미리 보는 광복 70주년 ⑤전남 신안군

한국 농민운동사의 큰 획, 지주와 일제에 맞서다

돌이 많고 바위가 병풍처럼 둘러싸 암태도라 불리는 섬이 있다. 비금도, 도초도, 홍도, 흑산도 등 같은 신안군에 속한 이름난 섬에 비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어 일반 관광객보다 등산객이 주로 찾는다. 드넓은 논밭과 저수지가 펼쳐져 섬이라는 사실을 잊게 만드는 이곳은 어민보다 농업 인구가 훨씬 많다. 목포에서 서쪽으로 28.5km, 압해도 송공선착장에서 배로 25분이면 닿는 이 섬에 묵직한 근현대사의 자취가 깃들었다.

묵직한 근현대사의 자취 깃든 암태도
소작쟁의 기폭제가 된 항일농민운동

암태도는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소작쟁의이자, 한국 농민운동사에 큰 획을 그은 암태도 소작쟁의가 일어난 현장이다. 쟁의가 발발한 1920년대는 일제의 토지조사사업과 산미 증식 계획으로 전국 농민 80%가 소작농으로 전락한 상황. 암태도 역시 소수 자작농을 제외한 대다수 농민이 소작농이었고, 토지는 대부분 지주 문재철 소유였다. 

문재철은 일제의 저미가 정책으로 수익이 감소하자 7~8할에 이르는 소작료를 징수해 손실분을 보충하려 했고, 이에 소작농들은 서태석을 중심으로 암태소작인회를 결성해 소작료를 4할로 낮춰줄 것을 요구했으나 묵살 당한다. 1923년 가을 추수를 앞두고 시작된 쟁의는 지주 측의 회유와 협박, 소작인회의 추수 거부와 소작료 불납 투쟁으로 이어지며 해를 넘겼다. 

이 과정에서 목포경찰서가 일본 경찰을 암태도로 보내 소작인을 탄압하고, 마침내 소작인회 간부들을 구속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그러자 1924년 6월 암태도 소작인 400여명이 목포경찰서와 법원 앞에서 구속자 석방 시위를 전개하고, 7월에는 다시 600여명이 법원 앞에서 단식투쟁을 이어갔다. 전국에서 여론이 들끓고 노동·사회단체의 지지와 지원이 이어지자, 사태가 확산되는 것을 두려워한 일제는 구속자 석방과 중재에 나선다. 이에 소작료를 4할로 낮추고, 소작인회에 2000원을 기부할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 약정서를 교환하면서 기나긴 투쟁은 소작인의 승리로 끝났다. 암태도 소작쟁의는 일제강점기 대표적 항일농민운동이자 이후 전국에서 일어난 소작쟁의의 기폭제로 평가된다.

사라져 간
항쟁의 흔적


90여년이 흐른 지금 암태도에서 식민지 지주와 일제에 대항한 자랑스러운 항쟁의 흔적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쟁의를 이끈 지도자 서태석의 고향 오산마을 입구에 의사 서태석 선생 추모비와 가묘, 암태도 농민항쟁사적비가 서 있고, 그 외엔 1998년 건립된 암태도 소작인항쟁기념탑 정도가 전부다. 오산마을에 사는 70대 이상 노인 중에는 키가 유난히 크고 기골이 장대한, 하지만 일제의 모진 고문으로 정신분열증을 앓다가 불행한 삶을 마감한 선생을 기억하는 이들이 있다.

소작쟁의 후 항일 독립운동에 헌신한 서태석 선생은 1920년대 후반 공산당 관련 활동을 한 전력 때문에 오랫동안 금기의 대상이다가 2003년에야 뒤늦게 독립 유공자 훈장을 받았다. 암태도에 묻혀 있던 선생의 유해는 사후 65년이 지난 2008년 3월4일 국립대전현충원 애국지사 제3묘역에 안장되었다. 한편 암태면 주민센터 옆에 6.74m 높이로 조성된 암태도 소작인항쟁기념탑에는 쟁의에 앞장선 농민 43인의 이름과 소설 <암태도>를 쓴 송기숙 작가의 글이 새겨졌다.

목포로 원정 시위를 떠나기 위해 도민 수백명이 배를 탄 남강나루터도 의미 있는 장소다. 당시 암태도에서 목포까지는 뱃길로 한나절 거리였지만, 지금은 암태도 오도선착장에서 압해도 송공선착장까지 고작 25분 걸린다. 압해도에서 목포는 연륙교로 단숨에 갈 수 있다. 암태도와 압해도를 연결하는 새천년대교가 완공되는 2018년이면 암태도는 더 이상 섬이 아니다.

갯벌 위의
옛노두길

수곡리와 추포도 사이에 가로놓인 갯벌 위의 징검다리(노두)도 암태도의 명물이다. 노두는 썰물 때 2.5km에 이르는 두 마을을 연결해주는 바닷길 구실을 했으나 현재는 일부 흔적만 남았다. 옛 노두 옆에 개설한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차를 타고 추포도로 건너가면서 흔적을 볼 수 있다. 민간신앙 유적인 송곡리 매향비도 둘러봄 직하다.

연륙교와 연도교는 섬으로 구성된 신안군의 발전을 견인한 일등 공신이다. 암태도만 해도 바로 위의 자은도, 아래의 팔금도, 안좌도와 다리로 연결된다. 자은도와 암태도는 은암대교가, 암태도와 팔금도는 중앙대교가, 팔금도와 안좌도는 신안1교가 이어준다. 배 한 번만 타면 네 섬을 둘러볼 수 있다. 암태도에서 팔금도로 넘어가는 중앙대교 아래가 남강나루터다. 

자은도는 암태도와 달리 모래톱이 고운 해수욕장이 많아 여름철 피서객이 즐겨 찾는다. 분계·백길·둔장해변이 대표적이다. 분계해변의 여인송숲은 2010년 ‘제11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 천년의 숲 부문에서 아름다운 어울림상을 수상했을 만큼 빼어난 자태를 뽐낸다. 숲에는 호젓한 산책로도 조성되었다. 둔장해변은 마을에서 운영하는 백합 캐기 체험으로 인기다. 시원하게 트인 바다와 섬을 조망할 수 있는 ‘해넘이길’ 12km도 둔장마을을 지난다. 


네 섬 중 가장 작은 팔금도에서는 고려 시대 유물로 추정되는 삼층석탑을 볼 수 있다. 수화 김환기 화백의 고향 안좌도는 예술의 섬이라 불린다. 1910년 백두산 나무로 지었다는 생가와 마을의 벽화들이 여행자를 맞이한다. 안좌도의 또 다른 볼거리는 천사의 다리다. 안좌도와 부속 섬인 박지도, 반월도를 연결하는 V자 모양 다리로, 총 길이 1462m에 이른다. 썰물 때면 갯벌 생물 관찰 체험도 할 수 있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 정보>--------------------------
당일 코스

압해도 송공선착장→암태도 오도선착장→암태도 소작인항쟁기념탑→의사 서태석 선생 추모비, 암태도 농민항쟁사적비→팔금도 삼층석탑→안좌도 김환기 생가→안좌도 천사의 다리

1박 2일 코스
· 첫째 날 : 압해도 송공선착장→암태도 오도선착장→암태도 소작인항쟁기념탑→의사 서태석 선생 추모비, 암태도 농민항쟁사적비→옛 노두길→추포해변→송곡리 매향비→자은도 해넘이길→자은도(숙박)
· 둘째 날 : 자은도 분계해변→팔금도 삼층석탑→안좌도 김환기 생가→안좌도 천사의 다리

관련 웹사이트
· 신안군 문화관광 http://tour.shinan.go.kr
· 신안문화원 www.shinanculture.net

문의 전화
· 신안군청 문화관광과 061-240-8356
· 신안군청 신안농협페리 061-271-0090

대중교통
기차> 용산역-목포역 : KTX 하루 16회(05:20~22:15) 운행, 약 2시간30분 소요.
* 문의 :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버스> 서울-목포 :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24회(05:35~23:55) 운행, 약 4시간 소요.
* 문의 :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이지티켓 www.hticket.co.kr
           목포종합버스터미널 1544-6886

여객선> 압해도 송공선착장-암태도 오도선착장 : 1시간 간격(07:00~19:00) 운항, 25분 소요.
* 문의 : 신안농협 송공매표소 061-271-0090
           오도매표소 061-271-0052

자가운전
서해안고속도로 목포 IC→압해대교→송공선착장

숙박
· 밀알촌한옥펜션 : 자은면 구영2길, 061-271-4200, http://cafe.naver.com/milalchon
· 은혜민박 : 자은면 구영2길, 061-271-7466, http://blog.naver.com/ehminbak
· 너랑나랑펜션 : 안좌면 김환기길, 061-271-5089, 010-4658-2422

식당
· 신육일관 : 백반·회, 암태면 장단고길, 061-271-6767
· 섬마을음식점 : 백반·우럭탕, 안좌면 중부로, 061-262-2626
· 해송가든 : 오리백숙·토종닭 코스, 자은면 중부로, 061-271-8857
· 고향식당 : 백반·아구찜·돼지갈비, 신안군 자은면 구영 2길 56, 061-271-4805

주변 볼거리
목포근대역사관 1관(구 일본영사관)·2관(구 동양척식주식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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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