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효리가 최근 발표한 4집 앨범 ‘에이치로직(H―Logic)’ 수록곡 중 일부에 대한 표절 사실을 인정했다. 이효리는 지난 6월20일 오전 팬카페에 올린 글을 통해 “4집 수록곡 중 신인 작곡가 바누스로부터 받은 일부의 곡이 표절인 것으로 밝혀졌다”며 “최선을 다해 도의적 책임을 지겠으며 후속곡 활동은 하지 못할 것 같다”고 밝혔다. 끊임없이 표절 논란에 휩싸여 온 이효리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브링 잇 백’ ‘더 세임’ 등 표절 인정…“도의적인 책임질 것”
2집 앨범도 표절 논란 휘말려…너무 인기가 많아서(?)
표절 논란이 일어난 곡은 ‘브링 잇 백’ ‘더 세임’ ‘하우 디드 위 겟’ ‘아임 백’ ‘메모리’ 등이다. 이 노래들은 앨범 발표 직후부터 표절 논란에 시달렸다.
이효리는 4집 발매 인터뷰 당시 “이번 앨범 작업을 하면서 ‘표절’ 여부에 가장 신경을 썼다”며 “아이폰 어플리케이션 가운데 비슷한 노래를 찾아주는 것이 있다. 그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했고, 주변 사람들에게 ‘비슷한 노래를 들은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고 말했다. 이효리가 얼마나 표절에 민감한지 보여지는 부분이다. 그러나 4집이 무더기 표절 논란에 휩싸이면서 또다시 마음 고생을 했다.
작곡가 학력·이력도 못 믿어
이효리 매니지먼트사 엠넷미디어 측은 처음 표절 논란이 불거졌을 때 일단 부인했다. 심지어 “바누스의 노래들이 데모 형태로 전달되면서 공표권을 얻지 않은 채 발표됐다. 소송을 위해 법적 자문에 들어가겠다”며 “‘공표권 소송’을 하겠다”고 큰소리를 쳤다.
이후 침묵으로 일관해 온 이효리와 매니지먼트사는 앨범 발표 두 달여가 지난 시점에 표절을 부분 인정했다. 이번에는 이효리가 직접 나섰다. 이효리는 스스로 표절을 인정하고 “도의적인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엠넷미디어는 지난 6월21일 이번 표절 사태와 관련, 회사차원의 대응조치를 전했다.
엠넷미디어는 “작곡가 바누스는 표절 논란에 대해 이효리에 제공한 7곡 전곡이 자신의 곡이며 오히려 4~5년 전 작업한 가이드 곡이 유출된 것이라고 밝히고, 영국으로부터 받은 당시의 녹음실 사용일지 및 표절 논란이 일고 있는 외국 가수들의 녹음 참여 사인이 된 문서까지 제공한 바 있다”며 “하지만 당사는 좀 더 정확한 사실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논란이 제기된 외국 아티스트와 관련자들을 직접 찾아 나섰고, 그 중 6곡에 대한 연락처가 파악되어 접촉을 시도했으며 3곡의 원작자들과 연락이 닿아 바누스로부터 당사가 구입한 곡들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시에는 즉시 회신을 해달라는 내용과 원작자임이 입증되면 당사가 도의적인 책임을 지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밝혔다.
엠넷미디어 측은 이어 “이 중 2곡에 대해서는 자신들이 해당 곡의 원작자임을 밝혀 왔으며 현재 양측 변호사를 통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는 중이다. 무엇보다도 소속 아티스트인 이효리의 명예가 걸린 일이기에 정확한 증거 자료와 사실 여부 확인을 최우선시 하고 있다”며 “영국, 캐나다, 노르웨이 등 각국에 퍼져 있는 관련자들의 정확한 연락처조차 알아내기 힘들었고, 당사는 현재 모든 노력을 총동원하여 사실 관계 입증에 힘쓰고 있으며 단 한 곡이라도 원곡에 대한 저작권 귀속 문제가 있다고 판명될 경우 곧바로 법적 조치에 들어갈 예정이다”고 그동안의 과정과 추후 조치 내용을 밝혔다.
엠넷미디어는 마지막으로 “엠넷미디어는 이효리와의 계약이 만료되더라도 사건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아티스트 보호 및 이번 앨범의 제작사로서 도의적 책임을 다할 것이다”고 마무리했다.
엠넷미디어가 이같이 공식 입장을 밝힌 배경에는 이효리가 곧 엠넷미디어와 계약을 만료하기 때문이 있다. 이후 조치에 대해 ‘책임이 과연 어디 있는가’라는 문제 제기가 있다고 봐야 한다.
표절 피해를 입은 엠넷미디어 측은 작곡가의 학력과 이력도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자체 조사한 결과 바누스가 연세대 법학과를 중퇴했다는 것과 미국 소니뮤직에 곡을 팔기로 했다는 말이 모두 거짓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이효리는 잇따른 표절 논란에 휘말린 경험이 있다. 너무나 인기가 많아서 일까. 국내외를 막론하고 이처럼 표절 논란에 많이 휩싸인 가수가 있을까.
지난 2006년 발표한 2집 앨범 활동을 표절로 접었다. 2집 타이틀 곡이었던 ‘겟차’가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두 썸씽’과 비슷하다는 의혹이 일었고, 이효리는 모든 음악적 활동을 중단해야 했다.
이효리의 경우 스타일 표절 의혹도 빼놓을 수 없다. 3집 ‘잇츠 효리시’ 티저영상은 영국 가수 에이미 와인하우스와 비슷했다. 헤어스타일, 의상, 메이크업이 비슷하다는 반응이었다. ‘유고걸’의 뮤직 비디오는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캔디맨’ 뮤직 비디오와 비슷해 수정에 들어가기도 했다.
이효리는 3집 당시 자신의 노래와 스타일을 둘러싼 표절 논란에 대해 “사람들이 너무 쉽게 ‘표절’을 운운한다”며 “스타일은 돌고 도는데 청바지 입고 있다고 다 표절이라고 할 수는 없지 않나. 한복 입고 민요를 부르지 않는 이상 비슷한 스타일은 어쩔 수 없다”고 답답한 심경을 전한 바 있다.
이제 관심은 표절에 대해 인정한 이효리의 추후 행보에 모아지고 있다.
이효리는 지난 6월20일 자신의 팬카페를 통해 “4집 수록곡 가운데 작곡가 바누스로부터 받은 곡들이 문제가 됐다. 조사 결과 바누스의 곡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본의 아니게 원작자에게 피해를 입힌 만큼 도의적인 책임을 지겠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후속활동 중단할 것”
이효리는 이어 “애착을 많이 가졌던 앨범이라 마음도 아프고 좀 더 완벽을 기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자책도 많이 했다”며 “낙담만 하고 있기보다는 행동에 나서서 모든 일을 처리하는 것이 저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표절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후속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런 그녀가 지난 6월21일 유재석이 고정 MC로 나선 SBS 새 예능 프로그램 게스트로 출연해 밤샘 녹화를 마쳤다. 표절 파문으로 시끄러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효리는 예능프로그램 출연을 고사하지 않았다. 이는 파문이 일기 전 이미 유재석과 했던 약속 때문으로 보인다.
방송 관계자에 따르면 “표절 파문이 일기 전에 유재석과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나온 것으로 안다”며 “이효리는 힘든 내색 않고 여유로운 모습으로 녹화에 참여했다. 그녀는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입힐까봐 오히려 현장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독려했다”고 전했다.
앞으로 이효리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