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광복 70주년 ③충남 천안시

안락한 쉼터에서 선열의 뜻 새기다

독립기념관은 일상의 삶과 친숙한 공간이다. 애국선열의 자주독립 의지를 고취하는 유적인 동시에, 가족 여행객에게는 안락한 휴식처다. 기념관에는 애국정신을 배우는 다양한 전시물과 더불어, 신록이 우거진 곳에서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숲길 코스가 갖춰졌다. 나무 그늘 아래 돗자리를 펴고 아이와 함께 나들이에 나선 가족들의 행복한 모습도 흔히 만날 수 있다.

가족 휴식처로 자리 잡은 천안 독립기념관
7개 전시관 일제 강점기·독립 운동 구현

거룩한 공간이라는 엄숙함을 잠시 걷어내면 독립기념관은 일상 속으로 익숙하게 파고든다. 아이들과 함께 방문할 수 있고, 숲이 어우러져 호젓한 나들이 장소를 찾기는 쉽지 않다. 기념관 곳곳에는 벤치가 마련되었고, 주변으로 여유로운 숲길이 이어진다. 여름이면 분수대에서 물이 치솟고, 기념관 둘레에 깔끔한 식당과 쉼터도 있다.
주말에 굳이 승용차를 타고 막히는 고속도로에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도 된다. 천안종합터미널이나 천안역에서 독립기념관까지는 시내버스가 수시로 오가며, 30분이면 입구까지 연결된다. 기차나 고속버스를 타고 반나절이면 훌쩍 다녀올 수 있고, 체험 학습 기능까지 갖췄다. 일상생활 속에서 대중과 자주 만나는 것은 독립기념관의 설립 취지와도 맞닿는다.

신록 우거진
숲길 산책

독립기념관 관람은 크게 ‘역사 알기’와 ‘자연 속 기념 시설 탐방하기’로 나뉜다. 하나는 겨레의 역사와 독립의 순간이 기록된 전시관 위주로 둘러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전시관 외곽의 호젓한 자연과 기념물을 구경하는 것이다. 기념관에서 제시하는 관람 소요 시간은 각각 3시간 정도. 두 가지 관람 공간을 적절히 섞어서 구경하고, 나머지는 기념관의 숲과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일정을 짜면 좋다. 겨레의 탑과 태극기를 배경 삼아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 전시관 뒤편 선현들의 시가 새겨진 잔디밭에서 담소를 나누는 가족들의 풍경…. 독립기념관을 일상으로 받아들인 이런 모습이 의외로 묘한 감동을 준다. 

어느 코스를 택하든 독립기념관에서 알현하는 필수 장소는 겨레의 탑과 겨레의 집이다. 겨레의 탑은 하늘로 날아오르는 새의 날개와 기도하는 손의 모습을 표현한 높이 51m 조형물이다. 기념관 어느 곳을 거닐든 이정표처럼 우뚝 솟은 겨레의 탑이 보인다. 탑을 지나면 동양 최대의 기와집이 웅장한 자태를 드러낸다. 겨레의 집은 수덕사 대웅전을 본떠 설계한 맞배지붕 건물로, 독립기념관의 주요 상징이다. 겨레의 집 내부에는 불굴의 한국인상이 있다. 겨레의 집 앞으로 태극기 815기를 연중 게양하는 태극기 한마당이 드넓게 펼쳐진다. 태극기 한마당은 2005년에 광복 60주년을 기념해 조성됐다.
‘역사 알기’를 구현하는 7개 전시관은 일제의 침략상을 고발하고, 일제강점기의 국난 극복사와 각지에서 펼쳐진 독립운동 등을 시기별로 전시한다. 제1전시관에서는 선사시대부터 조선 후기까지 우리 겨레의 문화유산과 외세 극복의 역사를 알리며, 제2~3전시관에서는 일제의 침략상과 애국선열들의 국가 수호 운동사를 살펴볼 수 있다. 


제4전시관은 민족 최대의 항일운동인 3·1운동을 되짚어보는 공간이다. 제5전시관에는 국외에서 활동한 독립군과 광복군의 흔적이 있다. 제6전시관은 대한민국임시정부 요인의 밀랍 인형이 주요 볼거리며, 제7전시관은 애국정신을 체험해보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전시관 관람을 마치면 입체영상관에서 애니메이션 관람도 가능하다. 

독립기념관은 주변에 쾌적한 자연경관이 어우러져 가족 휴식처로도 손색이 없다. 백련못을 기점으로 시작되는 단풍나무 숲길은 여름에도 시원한 산책 공간이다. 숲길 초입에 조선총독부 건물을 철거한 부재로 조성한 전시공원 역시 볼거리다. 숲길 끝에 위치한 통일염원의 동산은 중심에 종을 설치한 원뿔형 무지개 조형물이 볼 만하다. 전시관 영역 뒤편에 마련된 추모의 자리는 애국선열의 뜻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곳으로, 병풍처럼 드리워진 벽 부조가 인상적이다. 

독립기념관에는 캠핑 공간과 꼬마열차, 어린이방 등 편의 시설이 갖춰져 있다. 입장과 각 전시장의 해설은 무료다. 주차료는 소형 2000원, 대형 3000원. 매주 월요일에 휴관하지만, 상설 전시관 외 야외 전시관과 쉼터는 연중 개방한다.

3·1운동 본거지
아우내장터

독립기념관에서 아우내장터와 유관순열사사적지까지는 대중교통으로 연결된다. 유관순 열사가 만세 운동을 펼친 아우내장터 일대는 병천순대거리가 조성되었다. 

천안의 명물인 병천순대는 50여년 전 병천면 인근에 돼지고기를 이용한 햄 공장이 들어서고, 당면 대신 채소와 선지로 속을 꽉 채운 순대를 만들어 먹으면서 시작됐다. 순댓국은 돼지 사골을 푹 곤 국물에 먹음직스럽게 썬 순대와 머리 고기를 듬뿍 얹어 내는데, 대를 이어 순대를 만드는 식당도 있다. 

유관순 열사가 귀향해 만세 운동을 일으킨 병천장터에서 유관순열사사적지까지는 걸어서 10여분이면 닿는다. 추모각과 동상, 기념관 등이 있으며, 초입에는 열사의 거리가 조성되어 뜻을 기린다. 


천안 도심에서 새로운 명소로 부각되는 곳은 구도심 중앙동의 미나릿길 골목 벽화마을이다. 1970~1980년대 천안의 풍경이 고스란히 남은 골목이 테마별 벽화로 새롭게 단장됐다. 어릴 적 놀이를 구현한 벽화부터 십이지신상을 담은 그림까지 다양한 벽화가 추억 여행을 돕는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 정보>------------------------
당일 코스

독립기념관→병천순대거리→유관순열사사적지

1박 2일 코스
첫째 날 : 독립기념관→병천순대거리→유관순열사사적지
둘째 날 : 미나릿길 골목 벽화마을→중앙시장→천안흥타령관

관련 웹사이트
· 독립기념관 www.i815.or.kr
· 천안시 문화관광 www.cheonan.go.kr/EgovPageLink.do?link=/tour/index

문의 전화
· 독립기념관 041-560-0114
· 천안시관광안내소 041-521-2038
· 유관순열사사적지 041-564-1223

대중교통
기차> 서울역-천안역 :
무궁화호 하루 25회(05:55~22:50) 운행, 약 1시간10분 소요. 천안역에서 독립기념관까지 400번 버스 운행, 약 25분 소요.
* 문의 :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버스> 서울-천안 :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70여회(06:00~다음 날 00:05) 운행, 약 1시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50여회(06:00~22:20) 운행, 약 1시간20분 소요. 천안종합터미널에서 독립기념관까지 400번 버스 운행, 약 30분 소요.
* 문의 :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코버스 www.kobus.co.kr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전철> 서울역-천안역 : 지하철 1호선 50여회(06:58~22:25) 운행, 약 2시간 소요. 천안역에서 독립기념관까지 400번 버스 운행, 약 25분 소요.
* 문의 : 서울메트로 1577-1234, www.seoulmetro.co.kr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 천안 JC→목천(독립기념관) IC→목천읍→독립기념관

숙박
· E천안호텔 : 서북구 양지21길, 041-592-0000, www.cheonanhotel.kr
· 천안상록호텔 : 동남구 수신면 수신로, 041-560-9114, www.sangnokresort.co.kr
· 굿모닝호텔 : 서북구 차돌들길, 041-578-6363 

식당
· 충남집 : 순댓국, 동남구 병천면 충절로, 041-564-1079
· 아우내한방순대 : 순대, 동남구 병천면 아우내순대길, 041-555-9833
· 쪽문만두 : 찐만두, 동남구 수선정길(중앙시장 내), 041-562-5447

주변 볼거리
각원사, 천안홍대용과학관, 아리리오광장, 태학산자연휴양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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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텔레그램 수사 협조의 허점

[단독] 텔레그램 수사 협조의 허점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텔레그램의 수사 협조가 시작된 지 반 년여가 지났다. 텔레그램의 수사 협조로 수사당국은 자경단 사건과 각종 딥페이크 사건 등 여러 사건의 수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장에 있는 수사 관계자들은 아직 부족한 협조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정적인 정보로 인해 피해자가 계속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텔레그램은 경찰청 및 대검찰청과 수사 협조를 맺었다. 이로 인해 수사당국에서는 수많은 성범죄와 마약범죄 등에 대한 수사가 가능했다. 하지만 오히려 현장 수사관들과 형사들의 몫이 커졌다는 일선 수사당국 관계자의 한숨도 같이 나오는 형국이다. 한정된 정보 텔레그램 공식 봇채널 ‘투명성 보고서(Transparency Reports)’에 따르면 텔레그램은 지난 1분기에 한국 수사당국 요청 372개를 이행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수사당국 요청 270건을 수행했으며 이와 관련된 이용자 수가 658명이라고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그램은 이용약관에 따라 수사당국으로부터 서비스 약관을 위반하는 범죄 활동과 관련된 사건의 용의자임을 확인하는 유효한 명령을 받으면 해당 이용자의 IP와 전화번호를 당국에 제공할 수 있다. 텔레그램은 ‘투명성 보고서’ 채널을 통해 당국 요청에 따라 IP 주소 또는 전화번호를 제공한 건수와 이에 영향을 받은 이용자 수를 분기마다 공개한다. N번방 사건 당시 카카오와 다르게 수사당국의 협조에 응하지 않았던 텔레그램의 과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당시 수사당국은 텔레그램의 개인정보 보호 기조였던 ‘그 어떤 기관의 요청에도 사용자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폐쇄적인 태도로 인해 수사에 난항을 겪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텔레그램 창업자 파벨 두로프가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정당한 법적 요청이 있을 경우 텔레그램 규정을 위반한 사용자의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히며 개인정보 보호 기조의 변화 방침을 알리면서 변화는 시작됐다. 다만 일선 수사당국 관계자들은 텔레그램이 수사당국에 제공하는 정보가 제한적이라는 불평을 내놓고 있다. 텔레그램이 한국 수사당국에 제공하는 정보는 범죄와 관련된 이용자의 IP와 전화번호뿐이다. 반년 동안 642건 이행 IP와 전화번호만 제공 한 일선 경찰청 사이버수사팀 관계자는 “텔레그램에 범죄자 신상 정보를 요청하면 받을 수 있는 것은 사용자 IP와 전화번호뿐이라 범죄자 신병을 확보할 때 사용된다”면서도 “하지만 전화번호는 대포폰 등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텔레그램이 제공한 정보만으로 범죄자를 검거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텔레그램이 제공해 준 번호를 통해 범죄자를 특정하고 검거했지만 전화번호가 도용된 사람인 적도 있었다”며 “또 어떤 사람은 번호를 바꿨는데 우연하게도 텔레그램서 제공한 번호로 바꿔 범죄 혐의가 없는데도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게다가 만약에 한 범죄 단체대화방에 대한 정보를 요구해도 대화방 운영자의 정보만 제공해줄 뿐 범죄에 가담한 사람(대화방에 있는 사람)에 대한 정보는 제공하지 않고 있다”며 “그들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그들의 범죄 혐의점을 다시 잡아서 텔레그램에 요청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확인되지 않는 제보로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공개하면서 괴롭히는 이른바 ‘수용소’방에서 한 피해자는 ‘딥페이크 주범’이라는 이유로 얼굴 사진, 나이, 전화번호 등이 공개됐다. 경찰도 딥페이크 주범이라는 제보를 받고 수사했다. 수사 결과 해당 피해자의 전화번호가 도용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무혐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한 검찰 수사관은 “텔레그램에는 수신자가 메시지를 확인할 경우 메시지가 삭제되거나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메시지가 삭제되는 보안 기능이 있다. 하지만 텔레그램이 서버에 메시지를 저장하는 기간은 고작 3일뿐”이라며 “이는 범죄자들이 더욱 용의주도하게 움직일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엉뚱한 사람 검거하기도 “용의주도한 범죄 발판” 이어 “수사관이 직접 방에 잠입해 범죄 증거를 모으거나 제보자 혹은 피해자로부터 받은 증거 자료 외에 또 다른 증거를 확보하는 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기 때문”이라며 “실제로 N번방의 조주빈의 추가 혐의들은 또 다른 피해자의 신고로 드러나게 된 것이지 포렌식 등으로 나온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또 대화방 운영자를 검거한 후 피해자 보호를 위해 텔레그램에 방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해도 그 대화방에 있던 다른 사람이 비슷한 대화방을 또 만들고 있다”며 “그렇게 되면 그 대화방을 다시 찾을 때까지 피해자가 더 발생하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지방검찰청 수사팀장은 “텔레그램 범죄는 대부분 비밀 대화방서 이뤄진다”며 “해당 비밀 대화방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특별한 링크가 필요하다. 첩보를 받고 링크를 통해 수사관이 잠입하려고 해도 운영자가 해당 링크를 계속 바꿔 비밀 대화방에 못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텔레그램 해당 링크로 들어갈 수 있었던 비밀 대화방에 대해 협조를 요청하면 답을 받기 힘들다”며 “수사당국서 직접 범죄 혐의점에 대한 증거를 제시해야 하기 때문인데 비밀 대화방에 들어가지 못했는데 어떻게 범죄 혐의를 증명할 증거를 수사관들이 가지고 있겠냐”고 되묻기도 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범죄자들이 이 같은 점을 잘 알고 이용하고 있는 듯하다고 짐작했다. 그는 “텔레그램이 제공하는 정보가 IP 주소와 전화번호뿐이라는 것은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라며 “만약 텔레그램이 IP 주소와 전화번호 외에 대화방까지 서버 포렌식 자료를 준다면 범죄자 검거는 더욱 쉬워질 수 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지금도 대부분의 범죄자 검거는 피해자, 공익제보자, 공범들의 기기를 포렌식해 얻거나 수사관들이 직접 잠입해 얻은 증거로 검거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해당 과정이 텔레그램서 이뤄져야 피해가 더 확산되지 않고 빠른 수사와 처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검거는 가능 그러면서 “하지만 검거가 불가능하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며 “수사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텔레그램의 협조 없이도 충분히 수사당국서 증거를 확보할 길은 많다. N번방 사건도 텔레그램의 협조가 없었지만 공범까지 검거되지 않았나. 수사를 더 빠르게 할 수 있도록 텔레그램이 협조를 해야 한다는 의미의 한풀이지, 범죄자들이 날뛰어도 별 수 없다는 말이 아니다”라고 힘줘 이야기했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