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거듭할수록 여자 아나운서들의 패션스타일이 향상되고 있다. 젊고 통통 튀는 아나운서들이 대거 등장하면서부터 웬만한 연예인 못지 않은 세련된 의상스타일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사실 이전까지 아나운서들은 약혼식에 어울릴법한 스타일을 고수해 왔다. 하지만 최근 아나운서들은 적극적으로 패션쇼에 참석하며 안목을 키우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는 부작용으로도 이어져 의상과 관련된 논란도 자주 불거지고 있다.
박은경 아나운서 방송서 숏팬츠 ‘눈길’…인터넷 달궈
최윤영·김주희·이혜승 아나운서도 의상 논란 겪어
SBS 박은경 아나운서의 의상 논란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박은경 아나운서는 지난 3일 자정, 진행을 맡고 있는 SBS <스포츠 투나잇>에서 연분홍색 재킷에 검은색 짧은 바지를 입고 나왔다.
해당 방송을 시청한 네티즌들은 캡처 화면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는 한편 “짧은 의상 때문에 불편해 보인다” “아찔한 핫팬츠를 입고 나오다니” “아나운서가 아니라 연예인같네” “유난히 개성 있는 옷을 즐겨 입는 박은경 아나” 등 댓글을 달며 관심을 보였다.
섹시화보 찍기도
그동안 박 아나운서는 <스포츠 투나잇>을 비롯해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서 미니스커트나 미니드레스를 선보이며 늘씬한 각선미를 뽐내왔다. 한 네티즌은 “2008년 6월 야구 시구하러 왔을 때도 핫팬츠 차림이었다”는 댓글을 남겼다.
서울대 의류학과 출신으로 탤런트 김태희의 선배이기도 한 박은경 아나운서는 과거 <접속 무비 월드> 등 여러 프로그램에 섹시한 의상을 입어 네티즌들의 눈총을 받기도 했었다. 또한 지난해 <한국방송대상> 시상식에서 가슴이 드러나는 드레스를 입어 화제가 됐었다.
사실 아나운서의 의상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 MBC 최윤영 아나운서, SBS 김주희, 이혜승 아나운서도 의상 논란을 겪은 바 있다.
MBC 최윤영 아나운서는 2005년 시사프로그램 <W>의 진행을 맡으면서 의상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최 아나운서의 민소매 의상과 진한 화장이 문제가 된 것. 당시 논란은 ‘의상 논란’에만 그친 것이 아니라 최 아나운서의 자질 논란으로까지 이어졌다. 또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 제작진이 최윤영의 의상과 화장을 사전에 검사하는 재미있는 상황도 벌어졌었다.
SBS 김주희 아나운서는 미스코리아 출신 아나운서로서 2006년 미스유니버스대회에 출전하면서 아나운서의 미인대회 출전이 옳은가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다. 특히 수영복 사진이 공개되면서 그 논란은 더욱 뜨거웠다. 미스코리아 진이라면 출전해야 하는 미스유니버스대회가 아나운서라는 이유로 문제가 된 것이다.
하지만 이 논란은 일부 언론이 수영복 사진을 이용한 선정적 보도에만 열을 올려 핵심 없는 논란이었다. 이후 김 아나운서는 2007년 SBS <일요일이 좋다-X맨>에 출연해 가수 아이비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춰 섹시댄스 논란과 함께 당시 입었던 핫팬츠로 의상 논란에 또 한 번 휩싸였었다.
SBS 이혜승 아나운서도 화려한 의상으로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SBS 아나운서 특집으로 꾸며진 <야심만만>에서 가슴골이 살짝 드러나는 의상을 입고 나와 논란이 됐다. 뉴스를 진행하며 지적이면서도 단아한 모습을 많이 보여줬던 그녀이기에 파급효과가 컸다.
MBC 이정민, KBS 김경란, SBS 김지연 아나운서는 모 남성잡지에서 화보를 찍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이들은 어깨와 다리, 가슴선 등이 드러나는 과감한 의상의 화보를 선보였다. 당시 “품위 유지 의무가 있는 아나운서가 선정적인 화보를 촬영해도 되느냐”는 비판여론이 제기되면서 문제가 확산됐다. 잡지사 측에서 사전 홍보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촬영을 했지만 ‘인기 여자 아나운서의 과감한 노출’이란 제목의 홍보자료를 각 언론사에 돌려, 문제가 커졌다.
아나운서의 의상 논란이 있을 때마다 여론은 ‘아나운서로서의 품위를 지키지 못했다’와 ‘아나운서 의상에 고정관념을 가질 필요는 없다’로 팽팽히 맞서곤 한다. 그리고 항상 거론되는 것이 ‘품위’ 문제다.
한 방송관계자는 “사실 아나운서의 품위를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로 봐야할지 참 애매하기만 하다. 때문에 이 논란에 정답은 없는 것 같다”며 “‘아마 앞으로도 대한민국 아나운서의 의상 논란은 계속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중들은 아나운서라는 직업에 대해 똑똑하면서도 정숙하고 조신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고, 이것이 아나운서가 유지해야 할 ‘품위’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때문에 아나운서들이 이에 벗어나는 행동을 했을 때에는 많은 질책과 비난이 쏟아지곤 한다. 대중들은 엄격한 잣대를 가지고 아나운서를 바라보는 듯 싶다. 이번 의상 논란도 같은 맥락이다”고 덧붙였다.
아나운서의 연예인화
최근엔 아나운서 뿐 아니라 기상캐스터, 리포터까지 노출이 유행이다. 박은경 아나운서 외에도 몇몇 아나운서는 연예인 못지 않은 옷차림으로 시청자 눈길을 사로잡는다. 기상캐스터와 리포터는 몸의 굴곡을 잘 드러내는 옷차림으로 카메라 앞에 선다. 방송에 나서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려고 노력한다.
한 방송관계자는 “방송가에선 기상캐스터와 리포터를 연예인으로 가는 징검다리로 생각하는 분위기이다. 신체 노출은 자신을 시청자들에게 어필해 눈길을 사로잡으려는 방법의 한 가지라고 본다”며 “최근엔 아나운서조차 연예인 변신을 꿈꾸며 연예 기획사 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