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검찰, 문체부-대한체육회 갈등 내사 '왜?'

정부 숟가락 얹기 시작됐나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검찰이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대한체육회와 관련한 폭넓은 내사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전 회장은 지난 4월까지 대한체육회 명예회장을 지냈다. 박 전 회장을 겨냥한 내사지만 그 이면에는 통합체육회 출범에 반발하고 있는 일부 체육계 인사를 손보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또 합의 과정에서 '실세 차관'으로 알려진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대한체육회 측에 서명을 압박했다는 주장이 나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일 국민생활체육회가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대의원들은 국민생활체육회와 대한체육회간 통합을 지지하기로 결의했다. 총회에 앞서 열린 '체육단체 통합 설명회'에서는 '통합체육회'가 추진된 배경과 일정 등이 공유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김홍필 서기관을 보내 '체육단체 통합의 절차와 과제'에 대한 발제문을 낭독했다.

개정안 통과
논란은 여전

체육단체 개편을 위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은 지난해 10월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안민석 의원이 발의했다. 올 3월 개정안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같은 달 27일 정부는 국민생활체육회와 대한체육회를 하나로 통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대통령령을 공포했다. 법안에 따라 양 단체는 2016년 3월27일까지 통합을 완료해야 한다. 가칭 통합체육회 출범이 가시화된 것이다.

그간 박근혜정부는 의욕적으로 체육단체 통합을 추진했다. 새정치연합 역시 통합체육회 출범을 지지해왔다. 체육단체 이원화로 생긴 ▲전문체육의 저변 약화 ▲은퇴선수의 일자리 제공 한계 ▲생활체육 서비스 수준 미흡 등의 문제점에 서로 공감대를 이뤘기 때문이다.

정치권이 찬성하고 있는 통합체육회 추진에 우려하는 쪽은 대한체육회다. 원론적으로는 찬성이지만 각론에서 정부·국회와 이견을 보이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연간 2000억원이 넘는 국고를 지원받는 사실상의 이익단체다. 그 중심에는 KOC(대한올림픽위원회)가 있다. 대한체육회의 산하기구인 KOC는 올림픽에 출전할 국가대표선수들을 발굴·육성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KOC의 존재 때문에 대한체육회는 체육계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문제는 초기 개정안에서 KOC를 통합체육회로부터 분리하는 방안이 검토됐다는 것이다. KOC가 없는 통합체육회는 비 올림픽 종목과 생활체육만 관장하는 까닭에 위상이 격하될 수밖에 없다. 통합대상인 대한체육회의 반발로 KOC 분리는 개정안에 명시되지 않았다. 남은 쟁점은 크게 두 가지, 통합준비위원회의 인적 구성과 초대 통합체육회장의 선출 방안이다.

동상이몽
통합체육회

지난달 28일 대한체육회는 자체 뉴스레터를 통해 체육단체 통합과 관련한 첫 번째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주요 경과를 살피면 대한체육회가 주장하고 있는 '체육계 자율성 보장'이 곳곳에 적시돼 있다.

먼저 대한체육회는 지난 3월27일 문화체육관광부 쪽으로 건의서 전달 및 장관 면담을 요청했다. 이들은 양 단체가 통합되는 과정에 당사자끼리 협의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보장해달라고 주장했다. 여기서 말하는 '자율성'은 정부와 국회가 개입을 자제해달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4월21일 '수용 불가' 입장을 대한체육회에 통보했다. 장관 면담 요청에 대해선 회신하지 않았다.

앞서 대한체육회는 수차례에 걸쳐 통합준비위원회의 인적 구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세부 훈령에 따르면 통합준비위원회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천하는 3인, 대한체육회가 추천하는 2인, 국민생활체육회가 추천하는 2인,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추천하는 2인 등 모두 11명을 위원으로 두도록 구성했다.

하지만 이기흥 대한체육회 부회장은 "대한체육회가 7인, 국민생활체육회가 7인, 문화체육관광부가 1인을 추천해 통합준비위원회을 꾸려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은 대한체육회 내부 회의에서도 "체육단체 통합에 왜 정치인과 장관이 끼어드느냐"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또 그는 "(정부 안대로 되면) 내년 2월 선출되는 통합체육회장도 사실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명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 박용성 수사 중 돌연 대한체육회 내사
대한체육회·정부 주도 체육단체 통합에 반발


실제로 체육계에선 대한체육회를 이끄는 김정행 회장이 정권 눈 밖에 났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김 회장이 밀려난다면 이 부회장을 비롯한 수뇌부는 옷을 벗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이 부회장은 IOC(국제올림픽위원회)에 공식 질의서를 발송하겠다는 계획까지 세웠다. IOC는 각 NOC(국가올림픽위원회)에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도록 했는데 정부가 이를 어기고 있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서기관은 지난 4일 통화에서 "김정행 회장이 정부는 물론 국회와도 합의한 부분인데 이제 와서 법안을 반대하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라며 "대한체육회의 '7+7안'은 중간 조정자가 없어 의견절충이 어렵다는 것을 생각해 달라"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11월6일 새누리당 서상기 의원(당시 국민생활체육회장), 김 종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비밀 회동을 갖고, '체육단체 통합 합의문'에 서명했다. 이 자리에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발의한 안 의원도 함께했다. 주요 합의 내용에는 ▲2017년 2월까지 양 단체를 통합하고 ▲국민생활체육회를 법정법인화하며 ▲KOC 분리 문제를 19대 국회에서 차후 논의하기로 한 조항이 담겼다.

네 사람의 합의 직후 체육인 출신인 새누리당 이에리사 의원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체육계가 자율적으로 통합을 추진해야 하는데 정치인과 해당 부처가 깊숙이 관여한 꼴"이라며 "이 합의문을 IOC로 보내면 어떻게 되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실제 김 회장은 대한체육회 대의원들의 동의 없이는 서명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주변에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세 차관'
서명 압박?

그러나 결과적으로 김 회장은 합의문에 날인했다. 이를 두고 한 체육계 관계자는 "김 차관이 서명 당일 김 회장을 불러 ‘내가 책임질 테니 사인하세요’라고 했다”라며 “‘나중 일은 그때 가서 처리하면 되지 않냐. 2017년까지 있을지도 모르는데…’라고 했다는 소문이 체육계에 파다하다”라고 말했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정부가 체육단체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한 셈이 된다.

그렇지만 관련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측은 "(우리가) 압력을 넣을 이유가 어디 있느냐"라며 "당사자가 아니면 모르는 일"이라고 답했다. 협상에 참여한 안 의원 측 역시 "(압력이건 아니건) 의미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설사 강요했다고 하더라도 체육단체의 수장으로서 그때 거부했어야 맞는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 측 역시 "문제를 제기하고자 했다면 법안 통과 이전에 했어야 한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 차관이 한 '발언'의 진위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체육계 일각에선 "나도 그 말을 들었다"라고 했고, 반대편에선 "유언비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소문이 나온 배경은 한 갈래로 모였다. 바로 '실세 차관' 의혹이다.

지난해 12월 안 의원은 국회 본회의 긴급 현안질의에서 김 차관의 인사개입 의혹을 폭로했다. 당시 안 의원은 "우상일 체육국장이 임명되는 과정에 김 차관이 개입했다"라고 밝혔다. 김 차관은 '문고리 권력'으로 지목된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함께 문화체육관광부 인사에 개입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았다. 당시 김 차관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김 차관은 국민생활체육회 사무총장을 추천하는 등 일부 인사에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교롭게도 국민생활체육회는 대한체육회와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단체다. 때문에 정치권에선 김 차관이 초대 통합체육회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김 회장은 소극적인 행보로 의심을 사고 있다. 대한체육회 회장이면서도 대한체육회의 입장을 알리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럴 만한 사정도 있다. 김 회장과 각별한 사이로 전해진 박범훈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과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이 나란히 검찰 수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문체부 2차관 합의 압박설 “근거 없는 유언비어”
'정치권 개입' vs '밥그릇 챙기기' 논란 계속


김 회장은 2013년 2월 대한체육회장 선거 당시 박 전 수석을 통해 박 전 회장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박 전 회장은 투표권이 있는 선수위원장에 김 회장 쪽 인사를 임명해 선거에 개입한 것으로 의심됐다. 현 대한체육회가 사실상 '박용성사단'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 부회장 역시 박용성사단의 일원으로 '제30회 런던올림픽 대한민국 대표선수단' 단장을 역임했다.

논란이 지펴지자 김 회장은 수술을 핑계로 국회 증인 출석을 거부했다. 지난 4월 김 회장은 체육단체 통합 문제와 관련해 이 의원 측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며 병원에 입원했다. 이날이 4월8일이다. 입원 직후 김 회장은 외부와의 연락을 차단했다.

그런데 김 회장의 올 4월 업무추진비 내역을 확인하면 수상한 구석이 눈에 띈다. 김 회장은 같은 달 15일 '언론사 업무협의'란 명목의 식대를 지출한 것으로 돼 있다. 수술 중이라던 김 회장이 누군가와 대면한 것이다. 이에 대해 대한체육회는 "김정행 회장이 수술을 받은 것은 맞다"라면서도 "업무추진비 지출은 우리도 처음 듣는 얘기"라고 언급을 꺼렸다.

지난 5월20일 대한체육회는 이사회를 열고 새누리당 문대성 의원(IOC 위원)을 선수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또 조현재 전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을 전국체육대회 위원(행사추진위원장)으로 추대했다. 조 전 차관은 대한체육회 내부의 통합추진위원회 부위원장도 겸하고 있다. 이는 정치권의 '입김'에 맞서 체육계가 내놓은 고육지책이라는 해석이다.

9일 대한체육회는 대의원총회를 앞두고 있다. 총회에서 대의원들은 '7+7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만약 대의원들이 정부 안(3+2+2+2)을 거부하기로 결의하면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경우에 따라선 대한체육회를 겨냥한 정권 차원의 사정작업이 벌어질 수 있다.
 

최근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대한체육회와 관련한 검찰의 내사가 끝났다"라며 "수사 착수시기를 저울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취재 결과 검찰의 칼날은 박용성사단으로 분류된 김 회장과 이 부회장을 겨냥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정행은 뒷짐
이기흥 전면에

앞서 검찰은 박 전 회장에 대한 소환을 앞두고 대한체육회 선거 과정을 포함해 국가대표 선발 비리, 협찬계약 특혜 의혹 등을 광범위하게 들여다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대한체육회는 "박 전 회장은 명예회장일 뿐이고, 현 회장과 관련한 검찰의 자료협조 요구는 없었다"라고 밝혔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이 부회장의 거취 문제다. 대한수영연맹 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그는 지난해 감사원에서 16억원 상당의 수의계약에 대한 시정권고를 받았다. 지난달 중순에는 대한수영연맹 이사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국가대표 코치와 학부모들로부터 2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구속됐다. 당시 사정기관 관계자는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 가능성을 조심스레 언급했다. 현재 이 부회장은 대한체육회가 자체 추진하고 있는 통합준비위원회(정부 주도 위원회와는 별개)의 업무를 총괄·지휘하고 있다.

 

<angel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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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