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드라마 <다모>에서 김민준의 호위무사로 인기를 얻었던 배우 김민경이 지난 6월3일 오전 위암투병 중 사망했다. 김민경은 2년 전부터 위암 치료를 받아오다 최근 병세가 급격히 악화돼 끝내 숨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배우 장진영에 이어 젊은 여자연예인이 위암으로 세상을 뜨자, 연예기획사는 소속연예인 건강 챙기기에 비상이 걸렸다.
다모 김민경 위암으로 사망… 젊은 여자연예인 위암 공포
신인탤런트 A양 ‘신경성 위염’ 걸려…일 없어 신경 예민
김민경의 사망이 충격을 주는 것은 1981년 생으로 올해 나이 29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의사들은 젊은 여성의 위암 유병률이 높은 가장 중요한 이유를 ‘늦은 진단’에서 찾는다. 고 장진영의 측근에 따르면, 장진영은 위암을 진단 받기 이전에 내시경 검사를 받은 적이 없었다고 한다. 첫 내시경 검사에서 손 쓸 수 없이 퍼진 말기 위암이 발견됐다는 것. 신인탤런트 A양 매니저 B실장은 지난 5월 식겁했던 일을 털어놓았다.
‘연예인 보호’에 만전
지난해 초 데뷔해 드라마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신인탤런트 A양은 1년간 연달아 작품을 하다보니 심신이 피곤해 드라마가 끝나면 무조건 쉬어야겠다고 마음먹고, 지난 해 연말 드라마가 끝나자 휴식에 들어갔다. 처음엔 2~3개월 정도를 생각하고 휴식에 들어갔지만, 휴식기가 길어지자 불안감이 엄습한 A양은 조금씩 초조함을 보이기 시작했다.
A양은 매일 소속사 사무실에 찾아가 매니저에게 “일거리를 가져 오라”며 짜증을 내기 시작했고, 오디션에서 몇 번 떨어진 경험을 한 A양은 평소 부드러운 성격이 다혈질로 변하기 시작했다. 이후 술을 전혀 못하던 A양은 술 마시는 횟수도 늘었다.
‘이러다 말겠지’라고 생각했던 B실장은 지난 5월 오디션을 보러 가기 위해 A양이 혼자 자취하는 집에 데리러 갔다 식겁한 일을 당했다. A양이 배를 움켜쥐고 방에서 데굴데굴 구르고 있었던 것. 그 광경을 보고 놀란 B실장은 A양을 차에 태워 근처 병원으로 옮겼고, 신경성 위염이 심각한 상태라는 진단을 받았다. “가끔 소화가 안되고, 속이 메스껍다”는 소리를 듣긴 했지만, 그냥 간과하고 넘어갔던 것이다.
B실장은 사태의 심각성을 직시하고 소속사 관계자들과 대책 회의를 열었다. 대책 회의 결과 우선 A양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기로 하고, A양과 대화도 많이 나누고, 코디를 24시간 붙여놓았다.
B실장은 “A양이 ‘속 쓰리고 소화가 안되고, 식욕이 없다’고 했을 때 그냥 무시하고 넘어갔다. ‘아직 한창 젊은데 설마’하는 생각을 했다”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참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연예인을 옥죄는 것은 인기에 대한 불안감이다. 연예인은 인기를 먹고사는 존재. 한방에 대박 나고 한방에 박살나는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 설사 이번에 잘 됐다 하더라도 다음 번에도 성공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다. 신인일수록 더하다. “거기에서 오는 압박감은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 없는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연예인들에게 가장 큰 문제는 누구나 받는 스트레스를 직업상 노출시킬 수 없다는 점이다. 보통 사람들처럼 사람을 만나서 고민을 털어놓을 수도 없고, 술 한 잔 마시면서 스트레스를 풀기도 어렵다. 일단 자유롭지 못하고 행동을 구속받는 자체가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
B실장은 “연예인은 대부분 집에 가서 혼자 생활한다. 성격이 예민할 뿐 아니라 몸이 아파도 남에게 쉽게 이야기하지 못한다. 그런 생활이 반복되면서 병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매니지먼트사들은 ‘연예인 보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특히 예민한 여자연예인들이 소속된 매니지먼트사 매니저들은 소속 식구 챙기기에 신경이 곤두섰다.
D엔터테인먼트의 한 홍보담당자는 “젊은 여자연예인들에게 안 좋은 일들이 생기면서 우리 회사 뿐 아니라 다른 회사들도 대책을 마련하는 것으로 안다”며 “우리 회사는 연예인들의 규칙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건강에 만전을 기할 것이다”고 전했다.
화려한 조명 아래 동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스타들. 하지만 빛나는 영광 뒤에는 남들 모르게 아픈 몸을 추스르며 강행군하는 고달픈 삶이 숨어 있다. 일반 직장인들이 업무와 관련해 직업병에 시달리듯이 스타들도 화려한 이면에는 위염에서 피부질환, 성대결절, 관절염, 대인기피증에 이르기까지 그들만의 직업병이 존재한다.
연예인에게 가장 흔한 병은 ‘위장병’…스트레스가 주원인
매일 짙은 메이크업에 피부 트러블과 호흡기 관련 질환도
연기자, 가수, 개그맨 등 분야를 막론하고 연예인들이 가진 가장 흔한 질환은 위장병이다. 하루에 소화해야할 스케줄이 빡빡하고 새벽이나 밤늦게까지 불규칙하게 진행돼 제때 끼니를 챙겨먹기 어려워서 생기는 것이다.
중국에서 국위선양을 하고 있는 장나라와 깔끔한 이미지의 박은혜는 신경성 위염 때문에 애를 먹는다. 대본이나 차기작 선정 등 워낙 신경 쓸 일이 많아 소화가 안되고 속이 쓰린 위염 증세로 한동안 고생했다.
뮤지컬 배우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옥주현과 배우 김아중도 촬영도중 쓰러져 병원 응급실에 실려간 적이 있다. 공교롭게도 둘 다 위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연예인 직업병 많아
위염 못지 않게 연기자에게 많은 직업병은 피부와 호흡기 관련 질환이다. 거의 매일 얼굴에 짙은 메이크업을 하고 오랫동안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하다 보니 피부에 트러블이 생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지사. 깨끗한 피부로 유명한 한지혜도 피부 트러블로 고생 한 적이 있다.
한채영은 2003년 드라마 <북경 내 사랑> 촬영 때 황사 때문에 눈과 기관지에 이상이 생긴 적이 있다. 일반인들은 마스크라도 쓸 수 있지만 연기를 하는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없어 고스란히 먼지를 마셔야 했다. 드라마, 영화, CF는 아무래도 많은 스태프들이 모인 공간에서 촬영하기 때문에 먼지가 많다.
가수들이 무대에 마음 편히 서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가수들의 대표적인 직업병인 성대결절로 노래를 제대로 부를 수 없는 경우. 가수들이 자주 걸리는 성대결절로 고생하는 연예인은 의외로 많다. 야외촬영이나 대하사극에 출연하는 연기자들의 경우 고음으로 연기하거나 소리를 지르는 장면이 많아 목에 이상이 생긴다.
촬영을 하다 뼈에 금이 가거나 부러지는 부상은 당연히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에 속한다. KBS 2TV 대하사극 <해신>의 주인공 최수종은 다른 사람과 달리 엄지손가락의 뼈가 보기 흉하게 불거져 있다. 액션 장면 촬영 중 칼에 맞아 오른손가락 인대가 손상된 흔적이다. 몸을 아끼지 않는 열연 덕분에 시청률이 높아졌지만 대신 비만 오면 손가락이 저릿저릿 아파 오는 후유증을 얻었다.
탤런트 박선영은 여자 연기자로는 특이하게 촬영 도중 여러 차례 부상을 당한 경험이 있다. 1999년 MBC 드라마 <진실>에 출연할 때 매서운 한겨울 날씨에 담을 넘는 장면을 찍다 떨어져 다리에 금이 갔다. MBC 주말극 <엄마야 누나야>에 출연할 때는 검지손가락이 문틈에 끼여 다치는 통에 뼈가 부러져 손가락 중상을 입었다. 이후 그녀는 손에 깁스를 하고 촬영 때는 손이 나오지 않는 바스트샷만 찍는 곤욕을 치렀다.
그런가 하면 엄태웅의 경우는 연기자들이 겪는 애환을 단적으로 잘 말해준다. 그는 영화 <실미도> 촬영에서 팔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입었다. 통행이 자유롭지 못한 섬이라 통증을 억지로 참으며 촬영에 참여했다.
이밖에 일부 스타들은 어디를 가나 자신에게 쏟아지는 사람들의 눈길이 부담스러워 이를 피하거나 의식하다가 ‘대인기피증’에 걸리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