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덮친 공포의 메르스 '오해와 진실'

한국인에 강한 바이러스 '한반도 상륙'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 중동호흡기증후군(이하 메르스) 확진 환자는 현재(6월1일)까지 1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모두 국가 지정 격리병상에서 치료 중이지만, 매일 추가 환자가 발병되고 있어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중동국가 다음으로 우리나라가 최다 발병 국가로 지목돼 국민들의 메르스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메르스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봤다.

중동호흡기증후군의 국제 통상 병명은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Mers: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Corna Virus)다. 병명에 중동이 붙은 이유는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지역 아라비아반도를 중심으로 감염환자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러스 표면 모양이 태양의 코로나와 비슷해 코로나 바이러스가 이름 뒤에 붙었으며, 이 바이러스는 과거 낙타, 닭, 개, 돼지 등 포유류에서만 주로 발견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만?

메르스는 고열, 기침, 호흡곤란 등 심한 호흡기 증상과 설사, 구토 등 소화기 증상으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사스 증상과 유사, ‘중동의 사스’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급성 심근경색을 동반하는 등 사스 치사율의 6배에 달하며 치명률은 29%인 것으로 조사됐다. 유럽질병통제센터에 따르면 현재(5월21일 기준)까지 메르스 환자는 전 세계 24개국 1154명으로 471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환자의 97.6%(1126명)는 중동지역 거주자로 나타났다. 중동지역에서 추가 환자가 계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미국 등에서도 유입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잠복기를 거친 후 두통, 오한, 인후통, 콧물, 근육통을 비롯한 식욕부진, 오심, 구토, 복통, 설사 증상이 나타나는 게 일반적이다. 만성질환 및 면역기능 저하 환자에게서는 폐혈성 쇼크, 호흡부전, 다발성 장기 부전 등 폐렴과 급성 신부전의 합병증이 동반한다. 폐렴이나 무증상을 나타내거나 급성상기도질환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38℃ 발열증상을 나타내거나 37.5∼37.9℃의 발열 증상 및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역학조사관에 인계된다.

대다수의 감염자가 중동지역 거주자로 조사되고 있다. 또한 해외여행이나 해외근무 등으로 중동지역에 체류한 적이 있는 중동지역 이외 국가 감염자 사례가 다수 접수됐다. 낙타 및 박쥐가 감염의 매개체로 추정된다는 연구도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낙타시장, 낙타농장, 낙타 체험프로그램 참여 등 낙타와의 접촉 사례가 다수 접수됐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명확한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열나면 감염? 낙타 때문에?

메르스의 잠복기는 2∼14일(평균 5일)로, 잠복기를 거친 후 증상 및 바이러스가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잠복기 동안에는 바이러스가 전파될 확률이 낮으며, 감염자와 밀접접촉이 있는 경우에 한해 추가 감염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감염자가 검사받은 의료기관에서의 추가 발생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건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2m 이내의 신체적 접촉 또는 침에 의한 전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공기 중 바이러스 감염은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6월1일 기준)까지 우리나라의 메르스 감염자는 18명이다. 첫 번째 발병환자 A(68)씨는 지난달 20일 메르스 확진을 받았으며 이후 9명의 추가 감염자가 발생했다. 두 번째 감염자는 A씨의 아내이며, 3번째, 4번째, 6번째, 8번째 환자는 A씨와 같은 병실 또는 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로 밝혀졌다. 또한 5번째, 7번째, 9번째 감염자는 A씨를 진료 및 치료한 의사와 간호사다.

3번째 감염자의 아들이자 4번째 감염자의 남동생인 감염 의심자(44)는 지난달 26일 중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밝혀졌다. 감염 의심자의 출국 소식을 지난달 27일 접한 질병관리본부는 IHR 규정에 따라 WPRO와 중국 보건당국에 사실을 알려 진단검사와 치료를 받도록 조치했으며, 28일부터 중국 광둥성 소재의 한 병원에서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달 29일, 10번째 메르스 감염자로 확진됐다.

질병관리본부는 감염자의 부인과 의료진 10명을 자가격리하고 중국 출국 당시 같은 비행기에 탑승한 승객 및 직장 동료를 대상으로 격리 조치 여부를 조사 중이다. 알제리에서 4개월간 거주한 후 지난달 23일 입국한 정읍의 한 여성(25)이 감염 의심자로 지목됐으나, 바이러스검사에서 음성으로 판정돼 메르스 감염자가 아닌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사스보다 강하다” 전 세계 긴장
중동국 다음으로 최다 발병 국가

메르스 감염자 및 사망자 현황을 살펴보면 우리나라가  사우디아라비아(감염자 1002명, 사망자 434명), 아랍에미리트(감염자 76명, 사망자 10명), 요르단(감염자 19명, 사망자 6명), 카타르(감염자 12명, 사망자 4명) 등 중동 4개국에 이어 전 세계 5번째로 높은 감염률을 보였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지난달 21일까지 접수된 유럽질병통제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중동지역 10개국(감염자 1126명, 사망자 515명), 유럽 8개국(감염자 15명, 사망자 7명), 아시아 2개국(감염자 3명, 사망자 1명), 아프리카 2개국(감염자 5명, 사망자 2명), 아메리카(감염자 2명)순으로 조사됐다.

송대섭 고려대학교 약학대학 교수와 바이오기업 바이오노트가 15분 만에 메르스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진단키트는 농림축산검역본부의 허가를 받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등에 정식 수출됐다. 하지만 현재까지 동물의 감염 여부 확인에 쓰이고 있어 임상 실험을 통한 식품의약안전처 허가가 가능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유럽질병통제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메르스 감염자 1625명 가운데 471명이 사망해 메르스의 치사율은 29%인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스 공포의 확산에 따라 전 세계 각국에서는 메르스 의심환자에 대한 조기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메르스 감염 요인 및 항바이러스제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어 치사율은 40%를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질병관리본부에서는 지난달 20일, 메르스 감염자와 밀접접촉한 것으로 의심되는 가족 및 의료진 64명을 즉각 격리 조치해 추가 감염자 발생을 예방하고 있다.

자가 진단은? 무조건 죽는다?

또한 중동지역을 방문했거나 낙타와의 접촉이 있으면서 귀국 후 14일 이내 발열, 기침 및 호흡곤란 등 호흡기 이상 증세가 있는 자에 대한 신고를 당부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전국 17개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이 즉시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를 지시했으며 지방자치단체와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를 통한 메르스 의심환자의 내원에 대비한 행동요령을 배포했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감염자의 경우 첫 번째 감염자에 의한 전염으로 밝혀져 격리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면 추가 감염자 발생이 희박할 것으로 전문가의 의견도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조사에 따르면 메르스 감염자 및 사망자의 평균 연령은 48.5세이며, 남여 성비는 1.7대 1이다. 특히 전 세계 메르스 감염자 및 사망자가 주로 50∼70대 남성들에게서 다수 발생돼 주의가 요망된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당뇨, 만성폐질환, 암, 신부전 등의 기저질환 환자에게서 메르스 감염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예방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질병관리본부는 일반적인 감염병 예방 수칙을 준수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일반적인 예방 수칙 사항으로는 ▲비누 및 알콜 손 세정제를 통한 손 씻기 ▲기침 및 재채기 시 휴지로 입과 코를 가리고, 휴지는 휴지통에 버리기 ▲씻지 않은 손으로 눈, 코, 입 만지지 않기 ▲발열 및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과 접촉 피하기 ▲호흡기 증상 및 소화기 증상이 있을 시 의료기관 방문하기 등이다.

보건당국 비상…부실대응 도마
인터넷·SNS 미확인 괴담 확산

중동지역 여행 시 예방 수칙은 ▲일반적인 예방 수칙 사항 지키기 ▲여행 중 농장 및 동물과의 접촉 피하기 ▲익히지 않은 낙타고기, 낙타유 섭취하지 않기 ▲사람이 붐비는 지역 방문 자제(부득이한 경우 마스크 착용)이며, 의료인 예방 수칙은 ▲환자 진료 전·후 손 씻기 및 손 소독 시행 ▲감염자 진료 시 개인보호장비 착용 ▲체온계, 청진기 등 진료도구 소독 ▲감염관리수칙에 따른 폐기물 처리 ▲환자 입원 치료는 음압격리병상 시설 기관 수행 등이다.

메르스 잠복기에는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배출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따라서 감염 의심자와 밀접접촉을 했더라도 잠복기 중 접촉했다면 진단 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증상이 발생한 감염자와 접촉한 경우에는 최종 접촉일로부터 14일간 자가 격리 및 모니터링을 실시한 후 증상 발생 시 진단검사(유전자검사)가 이뤄진다.

세계보건기구의 권고 사항에 따라 감염자 및 감염 의심자와의 밀접접촉 해당자는 2차례에 걸쳐 채혈검사가 이뤄진다. 2차 채혈 검사가 이뤄진 후 항체검사를 하도록 세계보건기구는 권고하고 있다. 자가 격리자의 경우 보건소 직원에 의해 1일 2회 증상 여부 및 체온 확인이 이뤄지며, 감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는 질병관리본부의 격리 조치가 이뤄진다.

의심자 접촉해도? 병원도 위험하다?

세계보건기구의 조사에 따르면 메르스의 감염은 감염자와 밀접접촉이 있는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감염자가 다녀간 의료기관에 방문한 것만으로는 전염될 가능성은 없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메르스 감염자 현황을 살펴보면 최초 감염자 및 추가 감염자와 밀접접촉한 자에 한해 전염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감염자와 밀접접촉한 것으로 추정되는 120명을 격리 관찰 중이다.

 

<evernur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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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