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덮친 공포의 메르스 '오해와 진실'

한국인에 강한 바이러스 '한반도 상륙'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 중동호흡기증후군(이하 메르스) 확진 환자는 현재(6월1일)까지 1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모두 국가 지정 격리병상에서 치료 중이지만, 매일 추가 환자가 발병되고 있어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중동국가 다음으로 우리나라가 최다 발병 국가로 지목돼 국민들의 메르스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메르스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봤다.

중동호흡기증후군의 국제 통상 병명은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Mers: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Corna Virus)다. 병명에 중동이 붙은 이유는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지역 아라비아반도를 중심으로 감염환자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러스 표면 모양이 태양의 코로나와 비슷해 코로나 바이러스가 이름 뒤에 붙었으며, 이 바이러스는 과거 낙타, 닭, 개, 돼지 등 포유류에서만 주로 발견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만?

메르스는 고열, 기침, 호흡곤란 등 심한 호흡기 증상과 설사, 구토 등 소화기 증상으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사스 증상과 유사, ‘중동의 사스’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급성 심근경색을 동반하는 등 사스 치사율의 6배에 달하며 치명률은 29%인 것으로 조사됐다. 유럽질병통제센터에 따르면 현재(5월21일 기준)까지 메르스 환자는 전 세계 24개국 1154명으로 471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환자의 97.6%(1126명)는 중동지역 거주자로 나타났다. 중동지역에서 추가 환자가 계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미국 등에서도 유입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잠복기를 거친 후 두통, 오한, 인후통, 콧물, 근육통을 비롯한 식욕부진, 오심, 구토, 복통, 설사 증상이 나타나는 게 일반적이다. 만성질환 및 면역기능 저하 환자에게서는 폐혈성 쇼크, 호흡부전, 다발성 장기 부전 등 폐렴과 급성 신부전의 합병증이 동반한다. 폐렴이나 무증상을 나타내거나 급성상기도질환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38℃ 발열증상을 나타내거나 37.5∼37.9℃의 발열 증상 및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역학조사관에 인계된다.

대다수의 감염자가 중동지역 거주자로 조사되고 있다. 또한 해외여행이나 해외근무 등으로 중동지역에 체류한 적이 있는 중동지역 이외 국가 감염자 사례가 다수 접수됐다. 낙타 및 박쥐가 감염의 매개체로 추정된다는 연구도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낙타시장, 낙타농장, 낙타 체험프로그램 참여 등 낙타와의 접촉 사례가 다수 접수됐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명확한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열나면 감염? 낙타 때문에?

메르스의 잠복기는 2∼14일(평균 5일)로, 잠복기를 거친 후 증상 및 바이러스가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잠복기 동안에는 바이러스가 전파될 확률이 낮으며, 감염자와 밀접접촉이 있는 경우에 한해 추가 감염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감염자가 검사받은 의료기관에서의 추가 발생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건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2m 이내의 신체적 접촉 또는 침에 의한 전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공기 중 바이러스 감염은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6월1일 기준)까지 우리나라의 메르스 감염자는 18명이다. 첫 번째 발병환자 A(68)씨는 지난달 20일 메르스 확진을 받았으며 이후 9명의 추가 감염자가 발생했다. 두 번째 감염자는 A씨의 아내이며, 3번째, 4번째, 6번째, 8번째 환자는 A씨와 같은 병실 또는 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로 밝혀졌다. 또한 5번째, 7번째, 9번째 감염자는 A씨를 진료 및 치료한 의사와 간호사다.

3번째 감염자의 아들이자 4번째 감염자의 남동생인 감염 의심자(44)는 지난달 26일 중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밝혀졌다. 감염 의심자의 출국 소식을 지난달 27일 접한 질병관리본부는 IHR 규정에 따라 WPRO와 중국 보건당국에 사실을 알려 진단검사와 치료를 받도록 조치했으며, 28일부터 중국 광둥성 소재의 한 병원에서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달 29일, 10번째 메르스 감염자로 확진됐다.

질병관리본부는 감염자의 부인과 의료진 10명을 자가격리하고 중국 출국 당시 같은 비행기에 탑승한 승객 및 직장 동료를 대상으로 격리 조치 여부를 조사 중이다. 알제리에서 4개월간 거주한 후 지난달 23일 입국한 정읍의 한 여성(25)이 감염 의심자로 지목됐으나, 바이러스검사에서 음성으로 판정돼 메르스 감염자가 아닌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사스보다 강하다” 전 세계 긴장
중동국 다음으로 최다 발병 국가

메르스 감염자 및 사망자 현황을 살펴보면 우리나라가  사우디아라비아(감염자 1002명, 사망자 434명), 아랍에미리트(감염자 76명, 사망자 10명), 요르단(감염자 19명, 사망자 6명), 카타르(감염자 12명, 사망자 4명) 등 중동 4개국에 이어 전 세계 5번째로 높은 감염률을 보였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지난달 21일까지 접수된 유럽질병통제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중동지역 10개국(감염자 1126명, 사망자 515명), 유럽 8개국(감염자 15명, 사망자 7명), 아시아 2개국(감염자 3명, 사망자 1명), 아프리카 2개국(감염자 5명, 사망자 2명), 아메리카(감염자 2명)순으로 조사됐다.

송대섭 고려대학교 약학대학 교수와 바이오기업 바이오노트가 15분 만에 메르스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진단키트는 농림축산검역본부의 허가를 받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등에 정식 수출됐다. 하지만 현재까지 동물의 감염 여부 확인에 쓰이고 있어 임상 실험을 통한 식품의약안전처 허가가 가능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유럽질병통제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메르스 감염자 1625명 가운데 471명이 사망해 메르스의 치사율은 29%인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스 공포의 확산에 따라 전 세계 각국에서는 메르스 의심환자에 대한 조기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메르스 감염 요인 및 항바이러스제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어 치사율은 40%를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질병관리본부에서는 지난달 20일, 메르스 감염자와 밀접접촉한 것으로 의심되는 가족 및 의료진 64명을 즉각 격리 조치해 추가 감염자 발생을 예방하고 있다.

자가 진단은? 무조건 죽는다?

또한 중동지역을 방문했거나 낙타와의 접촉이 있으면서 귀국 후 14일 이내 발열, 기침 및 호흡곤란 등 호흡기 이상 증세가 있는 자에 대한 신고를 당부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전국 17개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이 즉시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를 지시했으며 지방자치단체와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를 통한 메르스 의심환자의 내원에 대비한 행동요령을 배포했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감염자의 경우 첫 번째 감염자에 의한 전염으로 밝혀져 격리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면 추가 감염자 발생이 희박할 것으로 전문가의 의견도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조사에 따르면 메르스 감염자 및 사망자의 평균 연령은 48.5세이며, 남여 성비는 1.7대 1이다. 특히 전 세계 메르스 감염자 및 사망자가 주로 50∼70대 남성들에게서 다수 발생돼 주의가 요망된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당뇨, 만성폐질환, 암, 신부전 등의 기저질환 환자에게서 메르스 감염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예방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질병관리본부는 일반적인 감염병 예방 수칙을 준수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일반적인 예방 수칙 사항으로는 ▲비누 및 알콜 손 세정제를 통한 손 씻기 ▲기침 및 재채기 시 휴지로 입과 코를 가리고, 휴지는 휴지통에 버리기 ▲씻지 않은 손으로 눈, 코, 입 만지지 않기 ▲발열 및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과 접촉 피하기 ▲호흡기 증상 및 소화기 증상이 있을 시 의료기관 방문하기 등이다.

보건당국 비상…부실대응 도마
인터넷·SNS 미확인 괴담 확산

중동지역 여행 시 예방 수칙은 ▲일반적인 예방 수칙 사항 지키기 ▲여행 중 농장 및 동물과의 접촉 피하기 ▲익히지 않은 낙타고기, 낙타유 섭취하지 않기 ▲사람이 붐비는 지역 방문 자제(부득이한 경우 마스크 착용)이며, 의료인 예방 수칙은 ▲환자 진료 전·후 손 씻기 및 손 소독 시행 ▲감염자 진료 시 개인보호장비 착용 ▲체온계, 청진기 등 진료도구 소독 ▲감염관리수칙에 따른 폐기물 처리 ▲환자 입원 치료는 음압격리병상 시설 기관 수행 등이다.

메르스 잠복기에는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배출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따라서 감염 의심자와 밀접접촉을 했더라도 잠복기 중 접촉했다면 진단 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증상이 발생한 감염자와 접촉한 경우에는 최종 접촉일로부터 14일간 자가 격리 및 모니터링을 실시한 후 증상 발생 시 진단검사(유전자검사)가 이뤄진다.

세계보건기구의 권고 사항에 따라 감염자 및 감염 의심자와의 밀접접촉 해당자는 2차례에 걸쳐 채혈검사가 이뤄진다. 2차 채혈 검사가 이뤄진 후 항체검사를 하도록 세계보건기구는 권고하고 있다. 자가 격리자의 경우 보건소 직원에 의해 1일 2회 증상 여부 및 체온 확인이 이뤄지며, 감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는 질병관리본부의 격리 조치가 이뤄진다.

의심자 접촉해도? 병원도 위험하다?

세계보건기구의 조사에 따르면 메르스의 감염은 감염자와 밀접접촉이 있는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감염자가 다녀간 의료기관에 방문한 것만으로는 전염될 가능성은 없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메르스 감염자 현황을 살펴보면 최초 감염자 및 추가 감염자와 밀접접촉한 자에 한해 전염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감염자와 밀접접촉한 것으로 추정되는 120명을 격리 관찰 중이다.

 

<evernuri@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1000억 오세훈 한강버스, 아라호 흑역사 오버랩

1000억 오세훈 한강버스, 아라호 흑역사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시가 돛을 올린 한강버스가 고장 끝에 결국 멈췄다. 과거 ‘아라호 사업’도 재조명되고 있다. 아라호 사업은 2010년대 초반 경인 아라뱃길을 중심으로 관광 활성화와 교통난 해소를 위해 인천시와 공동으로 수백억원을 들여 기획한 수상 교통 프로젝트였다. 아라호는 시민들의 외면과 운영 적자로 인해 자취를 감췄다. ‘반면교사’로 삼았던 걸까? 서울시는 한강을 따라 운행되는 수상 교통수단으로, 서울 전역을 연결하는 새로운 교통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으로 지난 18일 한강버스 운항을 시작했다. 여의도, 잠실, 뚝섬 등 주요 한강변 거점과 지하철역을 연계해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게 핵심이다. 관광이냐 출퇴근이냐 서울시는 한강버스를 통해 관광 교통수단을 넘어 서울을 ‘한강 중심의 스마트 모빌리티 도시’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러나 정식 운항을 시작한 지 열흘 만에 운항이 중단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9일 오전 시청에서 열린 주택 공급 대책 관련 브리핑 도중 “한강버스 관련 입장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며 “시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열흘 정도 운행 통해 기계적·전기적 결함이 몇 번 발생하다 보니 시민들 사이에서 약간 불안감 생긴 것도 사실”이라며 “이번 기회에 (운항을) 중단하고 충분히 안정화시킬 수 있다면 그게 바람직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시는 이날부터 10월 말까지 한강버스 시민 탑승을 중단하고 성능 고도화와 안정화를 위한 무승객 시범 운항을 한다. 시는 국내 최초로 한강에 친환경 선박 한강버스를 도입해 지난 18일 정식 운항을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 22일에는 잠실행 한강버스가 운항 중 방향타 고장이 발생했고, 같은 날 마곡행도 운항 준비 중 전기 계통에 문제가 생겨 결항했다. 26일에도 운항 중 방향타 고장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운항 중단과 재개가 반복되자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과거 아라호의 값비싼 교훈을 남겼지만, 실패 요인을 분석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결과다. 한강버스 역시 또 하나의 혈세 낭비 사례가 될 수 있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아라호 사례를 철저히 분석해 이번에는 실질적인 시민 편익을 제공하고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강버스가 서울의 새로운 교통 패러다임으로 자릴 잡을지, 아라호의 전철을 밟을지는 향후 몇 년간의 운영 성과에 달려 있다. 서울시 아라호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첫 임기 때인 2010년 서울시가 예산 112억원을 들여 만든 2층 유람선으로 지난 2009년 5월부터 1년5개월을 들여 건조됐다. 오 시장의 지시로 건조된 아라호는 시민들에게 저렴한 요금으로 공연과 한강특화공원 관람이 동시에 가능한 선상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한다는 영리 목적보다 공공문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민자 유치 대신 재정이 투입된 사업이었다. 당초 아라호를 한강에서 인천 앞바다까지 운항하는 관광 크루즈선으로 활용하려 했으나 여덟 차례 시범 운항과 21회 시험 운항만 했을 뿐 사실상 사업은 중단됐다. 제작 당시부터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논란을 빚었던 아라호는 정식 취항도 해보지 못한 채 팔렸다. 실제 운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보험료와 유지비 등 관리 비용에만 연간 1억원이 들어간다는 점도 매각을 선택하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112억원 들여 29억원에 판 아라호 출항 나흘 만에 고장…오, 좌불안석 아라호가 정식 운항에 나서지 못했던 배경에는 서해뱃길 사업을 둘러싼 서울시와 시의회의 갈등도 있었다. 오 시장의 아라호 활용 계획에 당시 더불어민주당이 다수인 시의회가 이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10월 고 박원순 전 시장이 취임 후 사업 타당성 문제로 매각을 결정하면서 오 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사업이 백지화됐다. 결국 서울시는 아라호 매각을 결정한 후 지난 2013년 5월, 106억원의 예정 가격으로 매각 입찰에 나섰으나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이후 2차 입찰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알만한 이들은 알겠지만, 선박 사업은 수요를 찾기 어려운 사업 중 하나다. 결국 서울시는 3차 매각 입찰에서 최초 예정 가격에서 10% 인하된 95억원으로 깎았지만 이마저도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후 같은 해 11월, 4차 매각에서 15% 인하된 90억원에 입찰을 시도했지만 응찰자가 없어 가격 인하의 효과는 전혀 없었다. 그러다 서울시는 지난 2016년 아라호를 매각하지 못하자 결국 임대 쪽으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아라호가 정식 운항도 못한 채 6년 넘게 여의도 한강공원 선착장에 방치되면서다. 서울시가 제시한 사업 기간은 연말까지 8개월이고 한 차례 1년간 계약을 연장할 수 있었다. 당시 최저 임대료는 2억6300만원이었다. 아라호는 임대 사업을 시작해 건조 6년 만에 빛을 봤지만, 운항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한강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아라호는 지난 2016년 민간업체인 레츠고코리아가 임대사업권을 낙찰받아 3년간 운영하다가 2018년 이랜드그룹 계열사 이랜드크루즈로 사업권을 넘겨줬다. 이랜드크루즈가 사업권을 따낸 시점은 지난 2018년 3월이지만 실제 운영은 2019년 6월부터 시작됐다. 이전 사업자인 레츠고코리아가 서울시의 계약 위반을 주장하며 유람선과 시설물 반환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랜드크루즈는 1년간의 법정 공방 끝에 지난 2019년 6월부터 운영을 시작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아라호의 임대 운영 사업을 1년 만에 접어야 했다. 애물단지 전락하나 이랜드크루즈는 임대계약 갱신청구권(1년)마저 포기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무렵부터는 주식회사 수가 임대사업권을 이어받았다. 이후 마지막으로 인더라인25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사업하는 조건으로 서울시와 지난 2022년 12월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1년 단기 임대계약이 종료된 이후에도 인더라인25가 철거하지 않아 서울시는 골머리를 앓았다. 아라호 운항은 멈췄지만, 선착장을 한 달째 무단 점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더라인25는 계약 연장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서울시는 인더라인25를 상대로 명도소송, 점유 이전 금지 가처분, 행정 가처분 등 소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아라호가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수요 예측 실패와 운영비 부담이었다. 당시 서울시는 아라호가 연간 수십만명의 승객을 유치할 수 있다고 예상했으나, 실제 이용객은 예측치의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 노선 설계가 시민들의 일상적인 통근이나 이동과 잘 맞지 않았고, 요금 역시 육상 교통수단에 비해 비쌌다. 결과적으로 관광객 유치에도 한계가 있었고,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아라호는 철수될 수밖에 없었다. 아라호는 건조한 지 15년 만에 민간에 팔렸다. 지난 1월 서울시 한강 유람선 아라호는 5차례 입찰 끝에 약 28억5780만원에 팔려 민간업체에 인도됐다. 2013년부터 총 9번의 입찰을 시도한 결과 3분의 1 가격에 달하는 헐값에 팔린 셈이다. 당시 서울시에 따르면 아라호는 2024년 11월 말 공개입찰을 진행한 뒤 지난달 주식회사 마이랜드와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길이 58m에 688톤 규모의 아라호는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과 서강대교 남단을 오갔다. 승객은 총 310명까지 태울 수 있다. 음악회, 공연, 결혼식, 영화 상영을 위한 시설도 보유했다. 선착장에는 편의점, 치킨집 등 부대시설도 있었다. 아라호는 건조 후 15년 만에 매각되기까지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다. 후임 고 박원순 시장이 2012년 사업을 백지화하면서 5년간 방치됐다. 2013년 5월 처음으로 공개입찰에 넘겨졌다. 시는 같은 해에만 총 4번의 입찰을 추진했으나, 입찰자가 없어 매번 무산됐다. 실패했지만 이번엔 달라? 서울시는 수의계약 방식으로도 매각을 시도했으나, 매각사의 자금 동원 문제로 불발됐다. 이에 시는 2016년 아라호를 매각하는 대신 민간 위탁하는 방향을 택했고, 2017년부터 민간 위탁을 통해 운영했다. 하지만 임대계약이 만료되면서 지난해 5월 말부터 운항이 중단됐다. 그러자 시는 다시 매각을 시도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총 5차례의 입찰을 진행했고, 같은 해 11월 말 입찰자가 나와 12월 매각 계약을 맺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간 아라호의 위탁 운영은 선박 운항이 아닌 선착장 내 치킨집 등 부대시설 위주로 돌아갔다”며 “자연스레 선박도 노후화되고, 전반적으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다시 매각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법적 분쟁으로 얼룩진 아라호를 통해 한강에 배 띄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경험했지만, 이번엔 다르다고 한다. 서울시는 이번 한강버스 사업에서 아라호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3가지 전략적 과제를 내세우고 있다. 먼저, 실제 수요 기반의 노선 설계를 강조했다. 또 관광 중심이 아닌, 출퇴근·생활 교통을 고려한 정류장 배치, 그리고 지하철·버스 환승과의 연계를 강화했다는 것이다. 합리적인 요금 체계를 내세우기도 했다. 기존 대중교통과의 환승 할인을 적용하고, 관광·레저용 프리미엄 서비스와 생활 교통 요금제의 이원화를 강조했다. 또 탄소 배출을 최소화한 전기·수소 하이브리드 선박을 도입했고, 실시간 교통 정보 제공 및 안전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한다. 서울시가 한강버스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들인 초기 사업비는 약 542억원으로 향후 발생할 총 사업비는 약 1500억~1750억원으로 예상된다. 아라호 사업비보다 10배가량 많은 혈세가 투입될 예정이다. 한강버스는 출·퇴근용 선박인 만큼 이용객을 충족하기 위해 여러 척의 선박이 필요하다. 지난해 3월 한강버스 운영사는 6척의 선박을 납품받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재는 첫 출항 이후 3척이 운항 중이며, 향후 6척의 선박이 모두 납품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선착장 시설, 운영 시스템, 접근성 개선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요소가 포함돼 총사업비가 1000억원대 중반까지 증가한다. 묻지 마 10배로 베팅 6시에 나와야 9시 출근 아라호는 ‘유람선 제작’이 중심이고, 공연시설 등이 포함된 문화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의 선박이었다. 시설 설계가 크고 복잡한 부분이 있지만, 수량이 하나라 규모 면에서 제한적이기에 한강버스와 다르다는 결론이다. 반면, 한강버스는 여러 척의 선박을 건조해야 하고, 선착장 설치 또는 보수도 그만큼 갖춰져야 한다. 또 전기 또는 하이브리드 선박을 도입한 만큼, 유지비용도 클 뿐만 아니라 홍보, 안전, 시험 운항 등 여타 부대 비용에 민간투자금 및 보조금 등이 혼합돼있어 사업비 증액은 여러 원인으로 발생한다. 한강버스 사업비가 초기 대비 크게 증가한 이유로 업체 선정 과정에서 계약 조건, 예상보다 오래 걸린 공정률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를테면 선박 제작 능력이 있는 업체와 없는 업체 간의 차이를 분석했는데, 일부 업체는 인프라가 부족하거나 준비가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아 계약이 무산된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강버스는 대중교통 기능이 강조되면서 ‘출퇴근 수단’ ‘교통망 보완’ 등의 역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초기 투자비가 크더라도 지속 운영을 통한 수요 확보가 전제된다. 하지만 계획 대비 수요가 예상만큼 확보될지, 운영비와 적자 보전 부담이 얼마나 될지는 논란 중이다. 한편, 한강버스는 정식 운항 나흘 만에 선박의 방향타 고장 등으로 잇따라 멈춰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지난 23일 기준 누적 탑승객이 1만명을 돌파하는 등 시민들의 큰 관심을 받은 한강버스가 정시성 확보가 중요한 대중교통수단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 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7시쯤 옥수선착장을 출발한 잠실행 한강버스가 강 한가운데서 20여분간 멈춰섰다. 결국 승객들은 종착지까지 가지도 못하고 도중에 내려야 했다. 한강버스 운영사는 고장 선박을 뚝섬 선착장에 접안한 뒤 승객들을 모두 하선시켰고, 뚝섬에서 잠실까지 구간의 운항을 취소했다. 지난 18일 정식 운항을 시작한 지 나흘 만에 발생한 일이다. 이 과정에서 제대로 된 안내 방송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탑승객은 “20분이 넘게 서 있었고, 안내 방송이 안 나오고 승무원도 안 계시고…. (뚝섬 선착장) 도착하기 2~3분 전에 승무원이 ‘이 배 잠실까지 안 간다’고 뚝섬에 다 내리셔야 된다고…”라고 말했다. 이 사고와 별개로 같은 날 오후 7시30분에 잠실 선착장을 출발할 예정이었던 마곡행 한강버스는 선박 고장으로 아예 결항됐다. 그 바람에 강서 방향으로 이동하려던 시민들은 황급히 다른 교통수단을 찾는 등 불편을 겪어야 했다. 승부수? 무리수? 서울시는 두 선박 모두 전날 밤 안정화 조치를 거쳐 다음 날인 23일 운항에는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또 선내 안내 방송이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선 한강버스 운영사가 이상을 감지한 뒤 원인을 파악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려 안내에 일부 지연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현재 한강버스는 마곡-망원-여의도-압구정-옥수-뚝섬-잠실 28.9km 구간을 상하행 7회씩 총 14회(첫차 11시) 운항하고 있다. 소요 시간은 마곡에서 잠실까지 127분이다. 여의도에서 잠실까지는 80분이다. 추석 연휴 이후인 다음 달 10일부터는 출퇴근 시간 급행 노선(15분 간격)을 포함, 평일 기준 왕복 30회로 증편한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