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실 물도 없는데…홍천강물 끌어쓰는 오션월드 막전막후

가뜩이나 말라 가는데…막 퍼간다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강원도 홍천군에 위치한 대명 비발디파크가 홍천강물을 대량 사용하고 있어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41년 만에 최악의 가뭄 사태를 겪고 있는 가운데 4계절 테마파크 비발디파크는 여름과 겨울 성수기에 하루 평균 1만톤의 홍천강물을 유입하고 있다.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170만명의 내방객이 오션월드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비발디파크의 홍천강물 사용 논란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면서 주말간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오션월드를 찾는 내방객이 급증하고 있다. 다음달 1일부터는 본격적인 여름 성수기에 돌입, 오션월드는 내방객 유치를 위해 ‘홍천강물 1급수 사용’이라는 명목을 내세워 대대적인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손님만 받으면…
주민은 나몰라

한국수자원공사는 올해 강원도가 41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다고 발표했다. 특히 비발디파크가 위치한 강원 영서 지역의 지난 한 해 강수량은 721.1㎜로 197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농업 용수뿐만 아니라 생활 용수의 부족 사태도 빚어지고 있다.

지난해 가을부터 영서 지역의 10개 시·군 산간마을 400여 가구는 식수 지원을 받고 있기도 하다. 2012년부터 3년 연속 가뭄난을 겪고 있는 강원도의 농업 용수 및 생활 용수 부족은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는 전문가의 의견이다.

연간 170만명이 찾고 있는 국내 최고의 인기 워터파크인 오션월드를 비롯해 132만2021㎡ 규모의 스키월드, 1122만㎡ 전장 규모를 자랑하는 대명골프클럽, 5160객실의 대명리조트까지 비발디파크는 4계절 테마파크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시설의 식수 및 영업 용수로 홍천강물을 사용하고 있어 홍천군민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한 홍천군민에 따르면 비발디파크가 하천일시점용 허가 후 중장비를 이용, 무리한 강물 유입을 강행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2009년 농업용수의 부족 사태가 발생, 비발디파크 인근인 서면 두미리에 두미저수지가 축조되기도 했다.

워터파크·스키장에 일 평균 1만톤 사용
강원도 41년만에 최악 가뭄 ‘문제없나’

비발디파크 시설 관리 관계자에 따르면 비발디파크의 성수기 1일 평균 홍천강물 유입량은 1만톤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홍천군청 건설방재과의 최근 3년간 비발디파크 홍천강물 유입량을 살펴본 결과, 2012년 200만5381톤, 2013년 208만1309톤, 지난해 192만3833톤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200만톤의 홍천강물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수자원공사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하루 급수량은 335ℓ, 연간 12만2275ℓ의 물을 소비한다. 비발디파크가 연간 소비하는 홍천강물은 1만6357명이 1년 동안 소비하는 급수량과 같다. 

한강홍수통제소의 비발디파크 1일 취수 홍천강물양은 9894톤, 연간 361만1310톤으로 규제하고 있다. 비발디파크의 홍천강물 유입량이 가장 적은 달은 3월과 11월이다. 각 시설의 성수기를 살펴보면 오션월드는 6∼8월, 스키월드는 12∼2월, 대명골프클럽은 4∼6월과 9∼10월이기 때문이다. 특히 오션월드와 스키월드의 성수기에는 한강홍수통제소의 규정 유입량의 근사치만큼 홍천강물을 유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천수 세금 
고작 1억원?

오션월드의 물 사용량은 비발디파크 전체 물 사용량의 7분의 1 수준으로 연간 28만톤의 홍천강물을 사용한다. 취사장에서 전용상수도 공급을 통해 오션월드로 물이 내보내진다. 취수장에 보관되는 전체 물량은 4만5000톤이며 오션월드에만 하루 평균 1만5000톤의 물이 사용된다. 하루에 새롭게 유입되는 물은 3000톤이며 1만2000톤은 정수를 통해 재사용된다.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에버랜드는 강물이 아닌 상수도를 사용한다. 지난 한 해 동안 놀이공원, 리조트, 동물원 등의 에버랜드 전 시설에서 사용된 상수도 사용량은 91만6615톤이다. 비발디파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양이다. 에버랜드의 시설 관리 관계자에 따르면 에버랜드의 사용 물의 상당량은 자체 저수지물인 것으로 확인됐다. 가뭄철 용인시민의 불만이 제기되지 않은 이유다.


비발디파크와 에버랜드의 지난해 물 사용 관련 세금 규모를 살펴보면 비발디파크는 2억9653만6800원, 에버랜드는 13억1022만7860원이다. 비발디파크가 에버랜드에 비해 연간 물 사용량이 100만7218톤이나 많음에도 불구하고 세금을 10억1369만1060원이나 덜 낸 이유는 하천수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강홍수통제소에 따르면 비발디파크가 사용하는 하천수의 1톤당 세금은 50.3원인 반면, 에버랜드의 상수도요금은 1톤당 1430원(501톤 이상 상수도요금 적용)이다. 비발디파크의 홍천강물 사용은 세금감면에서도 이로운 측면이 있는 것이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하천수 사용으로 세금 절감 효과를 보고 있는 비발디파크와는 달리 에버랜드는 인근 주민의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수도를 사용하고 있다”며 “지난해 가뭄 사태가 심각해 자체 저수지의 물량이 부족해지자 상수도를 예년에 비해 많이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관할 넘어가기 전
이미 군청서 허가

비발디파크는 지난 2004년 홍천군청으로부터 홍천강의 취수 허가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2008년 4월 하천법 전면 개정으로 국가 및 지방하천의 하천수 사용허가가 지자체장에서 관할 국토교통부 산하, 홍수통제소로 일원화됐다. 이에 따라 비발디파크의 홍천강물 사용 규제는 홍천군청에서 한강홍수통제소로 바꼈다. 올 1월1일 비발디파크의 하천수 사용 갱신이 이뤄졌으며, 만료일은 2019년 12월31일이다.

한강홍수통제소 관계자는 “홍천강은 한강으로 유입되는 지방하천으로 영업용수 사용이 불가한 지역에 해당된다”며 “2004년 당시 홍천군청이 아닌 한강홍수통제소 관할이었다면 비발디파크의 홍천강물 사용을 불허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홍천강물뿐만 아니라 한강의 수위가 점차 낮아지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며 “이미 인·허가가 났기 때문에 2020년에도 자동 갱신될 것이다”고 밝혔다.

여름철 하루 1만톤의 홍천강물을 유입하는 비발디파크로 인해 홍천강물이 낮은 수위를 보임으로써 레프팅, 수상스키 등 홍천강 주변 관광지의 관광객이 발길을 끊고 있다는 지적이다.

홍천강 주변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강모씨는 “매년 여름이면 레프팅 등 수상 레포츠를 즐기려는 관광객들로 분주했지만, 비발디파크가 들어선 이후 홍천강의 수위가 낮아져 관광객의 발길이 줄어들었다”며 “적어도 가뭄철만이라도 홍천강물을 유입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주변 관광지는 썰렁
농업·생활용수 부족

비발디파크 인근 마을 주민들의 식수로 사용하는 지하수에서도 문제점이 발각됐다. 팔봉리 2리에 거주하는 신범호 주민은 지하수가 오염돼 식수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홍천군청에 민원을 제기한 바 있다. 또한 2013년 겨울철 인공눈 제조로 홍천강물을 무리하게 유입해 지하수가 고갈, 생활용수 부족 사태를 겪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또 다른 한 주민에 따르면 비발디파크는 비가 오는 날이나 새벽 3시가 넘은 시간에 폐수를 팔봉천 하류에 흘려보낸다는 점을 지적했다. 월 4∼5회 방류를 목격했다는 이 주민은 팔봉천의 수질 오염을 야기시킨다는 점을 민원으로 제기했다. 분기별 이뤄지는 홍천군의 수질검사에서 ‘양호’로 나타나긴 하나, 팔봉천의 체감 오염도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월 4회 폐수 방류
팔봉천 오염 우려


비발디파크 시설 관련 관계자는 “비발디파크로 유입된 홍천강물의 전량은 오수처리시설에 의해 골프장의 잔디 관리와 화장실 물, 청소 등으로 재사용 된다”며 “오염된 물을 하수구를 통해 팔봉천에 흘려보낸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오수처리시설에는 자동측정장치가 부착돼 있어 오염도에 따라 염소가 자동 투입된다”며 “하루 8∼25회 순환 정수돼 비발디파크의 재사용 물은 모두 수질검사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해명했다.

 

<evernur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대한민국 ‘물 부족 국가’, 워터파크의 성지?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Population Action International)는 우리나라를 물 부족 국가로 분류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 1인당 물 사용 가능량이 1488㎥로 물 부족 국가에 해당되며, 2025년에는 1199∼1327㎥로 분석돼 물 사정이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의 물 부족 사태가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워터파크가 우후죽순으로 늘어나 문제라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워터파크의 성지로 전락했다는 목소리다.

현재까지 등록된 전국 워터파크는 전국 47개소로 연간 1000만명의 내방객이 찾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워터파크가 연간 소비하는 물량은 대략 5000만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방객수 규모별로 살펴보면 오션월드가 연간 170만명으로 1위, 캐리비안베이가 162만명으로 2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덕산의 리솜스파캐슬(118만명)과 웅진플레이도시(99만명)가 뒤를 이었다. 오션월드와 캐리비안베이는 전 세계 워터파크 순위에서도 4위와 5위에 올랐다. <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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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 오세훈 한강버스, 아라호 흑역사 오버랩

1000억 오세훈 한강버스, 아라호 흑역사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시가 돛을 올린 한강버스가 고장 끝에 결국 멈췄다. 과거 ‘아라호 사업’도 재조명되고 있다. 아라호 사업은 2010년대 초반 경인 아라뱃길을 중심으로 관광 활성화와 교통난 해소를 위해 인천시와 공동으로 수백억원을 들여 기획한 수상 교통 프로젝트였다. 아라호는 시민들의 외면과 운영 적자로 인해 자취를 감췄다. ‘반면교사’로 삼았던 걸까? 서울시는 한강을 따라 운행되는 수상 교통수단으로, 서울 전역을 연결하는 새로운 교통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으로 지난 18일 한강버스 운항을 시작했다. 여의도, 잠실, 뚝섬 등 주요 한강변 거점과 지하철역을 연계해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게 핵심이다. 관광이냐 출퇴근이냐 서울시는 한강버스를 통해 관광 교통수단을 넘어 서울을 ‘한강 중심의 스마트 모빌리티 도시’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러나 정식 운항을 시작한 지 열흘 만에 운항이 중단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9일 오전 시청에서 열린 주택 공급 대책 관련 브리핑 도중 “한강버스 관련 입장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며 “시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열흘 정도 운행 통해 기계적·전기적 결함이 몇 번 발생하다 보니 시민들 사이에서 약간 불안감 생긴 것도 사실”이라며 “이번 기회에 (운항을) 중단하고 충분히 안정화시킬 수 있다면 그게 바람직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시는 이날부터 10월 말까지 한강버스 시민 탑승을 중단하고 성능 고도화와 안정화를 위한 무승객 시범 운항을 한다. 시는 국내 최초로 한강에 친환경 선박 한강버스를 도입해 지난 18일 정식 운항을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 22일에는 잠실행 한강버스가 운항 중 방향타 고장이 발생했고, 같은 날 마곡행도 운항 준비 중 전기 계통에 문제가 생겨 결항했다. 26일에도 운항 중 방향타 고장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운항 중단과 재개가 반복되자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과거 아라호의 값비싼 교훈을 남겼지만, 실패 요인을 분석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결과다. 한강버스 역시 또 하나의 혈세 낭비 사례가 될 수 있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아라호 사례를 철저히 분석해 이번에는 실질적인 시민 편익을 제공하고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강버스가 서울의 새로운 교통 패러다임으로 자릴 잡을지, 아라호의 전철을 밟을지는 향후 몇 년간의 운영 성과에 달려 있다. 서울시 아라호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첫 임기 때인 2010년 서울시가 예산 112억원을 들여 만든 2층 유람선으로 지난 2009년 5월부터 1년5개월을 들여 건조됐다. 오 시장의 지시로 건조된 아라호는 시민들에게 저렴한 요금으로 공연과 한강특화공원 관람이 동시에 가능한 선상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한다는 영리 목적보다 공공문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민자 유치 대신 재정이 투입된 사업이었다. 당초 아라호를 한강에서 인천 앞바다까지 운항하는 관광 크루즈선으로 활용하려 했으나 여덟 차례 시범 운항과 21회 시험 운항만 했을 뿐 사실상 사업은 중단됐다. 제작 당시부터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논란을 빚었던 아라호는 정식 취항도 해보지 못한 채 팔렸다. 실제 운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보험료와 유지비 등 관리 비용에만 연간 1억원이 들어간다는 점도 매각을 선택하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112억원 들여 29억원에 판 아라호 출항 나흘 만에 고장…오, 좌불안석 아라호가 정식 운항에 나서지 못했던 배경에는 서해뱃길 사업을 둘러싼 서울시와 시의회의 갈등도 있었다. 오 시장의 아라호 활용 계획에 당시 더불어민주당이 다수인 시의회가 이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10월 고 박원순 전 시장이 취임 후 사업 타당성 문제로 매각을 결정하면서 오 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사업이 백지화됐다. 결국 서울시는 아라호 매각을 결정한 후 지난 2013년 5월, 106억원의 예정 가격으로 매각 입찰에 나섰으나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이후 2차 입찰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알만한 이들은 알겠지만, 선박 사업은 수요를 찾기 어려운 사업 중 하나다. 결국 서울시는 3차 매각 입찰에서 최초 예정 가격에서 10% 인하된 95억원으로 깎았지만 이마저도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후 같은 해 11월, 4차 매각에서 15% 인하된 90억원에 입찰을 시도했지만 응찰자가 없어 가격 인하의 효과는 전혀 없었다. 그러다 서울시는 지난 2016년 아라호를 매각하지 못하자 결국 임대 쪽으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아라호가 정식 운항도 못한 채 6년 넘게 여의도 한강공원 선착장에 방치되면서다. 서울시가 제시한 사업 기간은 연말까지 8개월이고 한 차례 1년간 계약을 연장할 수 있었다. 당시 최저 임대료는 2억6300만원이었다. 아라호는 임대 사업을 시작해 건조 6년 만에 빛을 봤지만, 운항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한강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아라호는 지난 2016년 민간업체인 레츠고코리아가 임대사업권을 낙찰받아 3년간 운영하다가 2018년 이랜드그룹 계열사 이랜드크루즈로 사업권을 넘겨줬다. 이랜드크루즈가 사업권을 따낸 시점은 지난 2018년 3월이지만 실제 운영은 2019년 6월부터 시작됐다. 이전 사업자인 레츠고코리아가 서울시의 계약 위반을 주장하며 유람선과 시설물 반환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랜드크루즈는 1년간의 법정 공방 끝에 지난 2019년 6월부터 운영을 시작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아라호의 임대 운영 사업을 1년 만에 접어야 했다. 애물단지 전락하나 이랜드크루즈는 임대계약 갱신청구권(1년)마저 포기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무렵부터는 주식회사 수가 임대사업권을 이어받았다. 이후 마지막으로 인더라인25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사업하는 조건으로 서울시와 지난 2022년 12월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1년 단기 임대계약이 종료된 이후에도 인더라인25가 철거하지 않아 서울시는 골머리를 앓았다. 아라호 운항은 멈췄지만, 선착장을 한 달째 무단 점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더라인25는 계약 연장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서울시는 인더라인25를 상대로 명도소송, 점유 이전 금지 가처분, 행정 가처분 등 소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아라호가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수요 예측 실패와 운영비 부담이었다. 당시 서울시는 아라호가 연간 수십만명의 승객을 유치할 수 있다고 예상했으나, 실제 이용객은 예측치의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 노선 설계가 시민들의 일상적인 통근이나 이동과 잘 맞지 않았고, 요금 역시 육상 교통수단에 비해 비쌌다. 결과적으로 관광객 유치에도 한계가 있었고,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아라호는 철수될 수밖에 없었다. 아라호는 건조한 지 15년 만에 민간에 팔렸다. 지난 1월 서울시 한강 유람선 아라호는 5차례 입찰 끝에 약 28억5780만원에 팔려 민간업체에 인도됐다. 2013년부터 총 9번의 입찰을 시도한 결과 3분의 1 가격에 달하는 헐값에 팔린 셈이다. 당시 서울시에 따르면 아라호는 2024년 11월 말 공개입찰을 진행한 뒤 지난달 주식회사 마이랜드와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길이 58m에 688톤 규모의 아라호는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과 서강대교 남단을 오갔다. 승객은 총 310명까지 태울 수 있다. 음악회, 공연, 결혼식, 영화 상영을 위한 시설도 보유했다. 선착장에는 편의점, 치킨집 등 부대시설도 있었다. 아라호는 건조 후 15년 만에 매각되기까지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다. 후임 고 박원순 시장이 2012년 사업을 백지화하면서 5년간 방치됐다. 2013년 5월 처음으로 공개입찰에 넘겨졌다. 시는 같은 해에만 총 4번의 입찰을 추진했으나, 입찰자가 없어 매번 무산됐다. 실패했지만 이번엔 달라? 서울시는 수의계약 방식으로도 매각을 시도했으나, 매각사의 자금 동원 문제로 불발됐다. 이에 시는 2016년 아라호를 매각하는 대신 민간 위탁하는 방향을 택했고, 2017년부터 민간 위탁을 통해 운영했다. 하지만 임대계약이 만료되면서 지난해 5월 말부터 운항이 중단됐다. 그러자 시는 다시 매각을 시도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총 5차례의 입찰을 진행했고, 같은 해 11월 말 입찰자가 나와 12월 매각 계약을 맺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간 아라호의 위탁 운영은 선박 운항이 아닌 선착장 내 치킨집 등 부대시설 위주로 돌아갔다”며 “자연스레 선박도 노후화되고, 전반적으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다시 매각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법적 분쟁으로 얼룩진 아라호를 통해 한강에 배 띄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경험했지만, 이번엔 다르다고 한다. 서울시는 이번 한강버스 사업에서 아라호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3가지 전략적 과제를 내세우고 있다. 먼저, 실제 수요 기반의 노선 설계를 강조했다. 또 관광 중심이 아닌, 출퇴근·생활 교통을 고려한 정류장 배치, 그리고 지하철·버스 환승과의 연계를 강화했다는 것이다. 합리적인 요금 체계를 내세우기도 했다. 기존 대중교통과의 환승 할인을 적용하고, 관광·레저용 프리미엄 서비스와 생활 교통 요금제의 이원화를 강조했다. 또 탄소 배출을 최소화한 전기·수소 하이브리드 선박을 도입했고, 실시간 교통 정보 제공 및 안전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한다. 서울시가 한강버스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들인 초기 사업비는 약 542억원으로 향후 발생할 총 사업비는 약 1500억~1750억원으로 예상된다. 아라호 사업비보다 10배가량 많은 혈세가 투입될 예정이다. 한강버스는 출·퇴근용 선박인 만큼 이용객을 충족하기 위해 여러 척의 선박이 필요하다. 지난해 3월 한강버스 운영사는 6척의 선박을 납품받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재는 첫 출항 이후 3척이 운항 중이며, 향후 6척의 선박이 모두 납품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선착장 시설, 운영 시스템, 접근성 개선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요소가 포함돼 총사업비가 1000억원대 중반까지 증가한다. 묻지 마 10배로 베팅 6시에 나와야 9시 출근 아라호는 ‘유람선 제작’이 중심이고, 공연시설 등이 포함된 문화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의 선박이었다. 시설 설계가 크고 복잡한 부분이 있지만, 수량이 하나라 규모 면에서 제한적이기에 한강버스와 다르다는 결론이다. 반면, 한강버스는 여러 척의 선박을 건조해야 하고, 선착장 설치 또는 보수도 그만큼 갖춰져야 한다. 또 전기 또는 하이브리드 선박을 도입한 만큼, 유지비용도 클 뿐만 아니라 홍보, 안전, 시험 운항 등 여타 부대 비용에 민간투자금 및 보조금 등이 혼합돼있어 사업비 증액은 여러 원인으로 발생한다. 한강버스 사업비가 초기 대비 크게 증가한 이유로 업체 선정 과정에서 계약 조건, 예상보다 오래 걸린 공정률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를테면 선박 제작 능력이 있는 업체와 없는 업체 간의 차이를 분석했는데, 일부 업체는 인프라가 부족하거나 준비가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아 계약이 무산된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강버스는 대중교통 기능이 강조되면서 ‘출퇴근 수단’ ‘교통망 보완’ 등의 역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초기 투자비가 크더라도 지속 운영을 통한 수요 확보가 전제된다. 하지만 계획 대비 수요가 예상만큼 확보될지, 운영비와 적자 보전 부담이 얼마나 될지는 논란 중이다. 한편, 한강버스는 정식 운항 나흘 만에 선박의 방향타 고장 등으로 잇따라 멈춰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지난 23일 기준 누적 탑승객이 1만명을 돌파하는 등 시민들의 큰 관심을 받은 한강버스가 정시성 확보가 중요한 대중교통수단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 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7시쯤 옥수선착장을 출발한 잠실행 한강버스가 강 한가운데서 20여분간 멈춰섰다. 결국 승객들은 종착지까지 가지도 못하고 도중에 내려야 했다. 한강버스 운영사는 고장 선박을 뚝섬 선착장에 접안한 뒤 승객들을 모두 하선시켰고, 뚝섬에서 잠실까지 구간의 운항을 취소했다. 지난 18일 정식 운항을 시작한 지 나흘 만에 발생한 일이다. 이 과정에서 제대로 된 안내 방송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탑승객은 “20분이 넘게 서 있었고, 안내 방송이 안 나오고 승무원도 안 계시고…. (뚝섬 선착장) 도착하기 2~3분 전에 승무원이 ‘이 배 잠실까지 안 간다’고 뚝섬에 다 내리셔야 된다고…”라고 말했다. 이 사고와 별개로 같은 날 오후 7시30분에 잠실 선착장을 출발할 예정이었던 마곡행 한강버스는 선박 고장으로 아예 결항됐다. 그 바람에 강서 방향으로 이동하려던 시민들은 황급히 다른 교통수단을 찾는 등 불편을 겪어야 했다. 승부수? 무리수? 서울시는 두 선박 모두 전날 밤 안정화 조치를 거쳐 다음 날인 23일 운항에는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또 선내 안내 방송이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선 한강버스 운영사가 이상을 감지한 뒤 원인을 파악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려 안내에 일부 지연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현재 한강버스는 마곡-망원-여의도-압구정-옥수-뚝섬-잠실 28.9km 구간을 상하행 7회씩 총 14회(첫차 11시) 운항하고 있다. 소요 시간은 마곡에서 잠실까지 127분이다. 여의도에서 잠실까지는 80분이다. 추석 연휴 이후인 다음 달 10일부터는 출퇴근 시간 급행 노선(15분 간격)을 포함, 평일 기준 왕복 30회로 증편한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