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맛따라 ③경남 창원시

그때 그 시절 나들이 공간으로 힐링 여행

온 도시를 들썩이던 벚꽃이 지고 경남 창원시 진해구로 향하던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진 5월, 북적이는 사람과 벚꽃에 가렸던 구도심의 다양한 매력이 드러난다. 100년 전 진해로 떠나는 여행이 그 첫 번째다. 두 번째는 다양한 즐거움이 있는 진해 바다와 숲.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온 가족이 창원시 진해구 여행을 계획해보자.

진해군항마을역사관서 1920년대 역사 여행
100년 전 설계 그대로인 진해구 도심 모습

100년 전 진해로 떠나는 여행은 중원로터리(진해8거리)에서 시작한다. 원형 광장을 중심으로 대칭을 이루며 사방으로 이어지는 8거리에 서면 여행자는 길을 찾기 어렵다. 하지만 두려워하지 말자. 8거리이기 때문에 조금만 이동하면 원하는 장소를 만날 수 있다. 

근대 역사 여행은 진해군항마을역사관에서 시작한다. 국가기록원의 기록사랑마을로 선정되어 만들어진 진해군항마을역사관에는 주민들이 기증한 역사 기록물과 옛 사진이 가득하다. 여행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1920년대 진해 모습이다. 1912년에 설계된 8거리가 고스란히 유지되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당시 도심 전체를 새로 설계했기 때문. 일본식 가옥이 있던 자리에 현대식 건물이 들어선 것이 다를 뿐, 중원로터리에서 이어지는 8거리 도로 모두 100년 전 설계한 그대로다.

곳곳의 옛 건물
찾아보는 재미

일본 사람들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이곳에 살던 조선 사람들을 강제 이주시켰다. 역사관 곳곳에 자기 땅을 지키기 위해 싸운 사람들의 기록이 있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경화동으로 옮겨 새로운 터를 잡아야 했다. 바둑판처럼 난 길을 따라 오래된 집이 규칙적으로 자리한 지금의 경화동 모습을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경화동에서 만든 과자도 역사관에서 판매한다. 사진 속 진해의 모습만큼이나 오래된 진해의 명물 ‘콩과자’다. 콩가루 15%가 섞인 반죽을 콩 모양으로 떼어 불에 구운 뒤, 설탕 시럽을 입혀 만든다. 완성된 과자가 콩처럼 생겼다고 콩과자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과자를 처음 만든 사람은 ‘경화당제과’ 이정제 대표의 아버지다. 일본에서 제과 기술을 배워 1915년부터 만들었다니 과자의 나이도 어느덧 100살이 넘었다. 100년 넘게 한 가지 과자를 옛 방식대로 만드는 진해 사람의 뚝심이 느껴진다.
진해 사람의 뚝심이 담긴 다른 명물은 ‘진해제과’의 벚꽃빵이다. 진해의 대표 상품을 만들기 위해 일본에서 벚꽃 추출물을 수입·개발한 빵이라고 한다. 빵에 든 소에서 벚꽃 빛과 향이 난다. 벚꽃이 진 지금,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먹거리다. 

진해군항마을역사관의 사진 속 건물은 저마다 이야기를 품고 지금도 사람들과 함께한다. 중원로터리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창원 진해우체국(사적 제 291호)은 1912년에 지어졌다. 러시아식 건물로 2000년까지 우체국 건물로 사용했다. 

진해의 문화 명소로 지금껏 자리매김하는 ‘흑백’은 진해우체국보다 1년 늦게 지어졌다. 피아니스트 유경아씨가 운영하는 문화 공간으로, 매주 토요일 오후 5시에 공연이 시작된다. 이 공간을 처음 만든 사람은 유경아씨의 아버지 고 유택렬 화백. 공간 곳곳에 유 화백이 만든 테이블과 책장, 그림이 있다. 아버지 때부터 같은 맛을 유지하는 모카커피도 이곳의 명물이다. 당시를 기억하고 찾아오는 여행자의 추억 속 그 맛을 낸다고.

진해탑 전망대 올라 해양도시 한눈에 만끽
창원국동크루즈를 타고 만나는 진해만 풍경

옛 건물에 자리한 음식점도 있다. 구 진해해군통제부 병원장 사택(등록문화재 제 193호)을 사용하는 ‘선학곰탕’이다. 옛 모습 그대로 간직한 건물을 돌아보는 재미와 함께 정성껏 끓인 구수한 곰탕을 맛볼 수 있다.
1950년대에 문을 연 중국 음식점 ‘원해루’도 진해를 대표하는 식당이다. 지금은 아들이 물려받아 운영한다. 원해루 건너편의 뾰족집도 옛 모습 그대로다. 세 곳에 지어졌으나, 지금은 이곳만 남아 식당으로 사용된다.
중원로터리에서 뻗어 나간 8거리 전체 모습을 보려면 제황산공원으로 간다. 산 정상의 진해탑 전망대에 서면 중원로터리는 물론, 바다에 맞닿은 해양 도시 진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산 아래 도로변에서 정상까지 모노레일이 운행되어 쉽게 오를 수 있다.

중원로터리를 벗어나 여좌천을 따라 올라가면 진해내수면환경생태공원이 자리한다. 저수지와 습지를 따라 산책로와 나무 그네, 체육 시설 등이 곳곳에 있다. 이곳은 생태 체험 학습장으로도 제격이다. 매일 오전 10시30분과 오후 2시30분에 생태해설사와 함께하는 숲 해설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예약하고 찾아가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숲 속 동식물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도심 속 힐링


진해의 바다는 해군사관학교박물관과 속천항에서 만나보자. 먼저 찾아갈 곳은 해군사관학교박물관이다. 아이들의 관심을 받는 것은 야외에 전시된 거북선. 고증을 통해 건조된 선체 내부에는 당시 거북선에서 사용한 무기가 전시되었다. 거북선의 구조도 살펴보자. 박물관 내부에는 어재연 장군 수자기 복제본 등이 전시되었고, 조선 시대 수군부터 현재 해군의 역사까지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해군사관학교박물관에 갈 때는 해군사관학교 홈페이지에서 예약해야 한다. 

속천항은 창원 시민의 놀이터이자 여행자의 쉼터다. 해변을 따라 자전거도로와 휴게 시설, 해양 스포츠 시설 등이 조성되었다. 이곳에서 창원국동크루즈를 이용할 수 있다. 금빛 물고기 모양 금어호가 대죽도, 소쿠리섬, 진해해양공원, STX조선, 거가대교 등이 자리한 진해만을 한 바퀴 돌아 들어온다. 상쾌한 봄바람을 맞으며 바다를 즐길 수 있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 정보>--------------------------

당일 코스
문화 유적 답사 코스 : 진해군항마을역사관(진해콩과자)→점심 식사(원해루나 선학곰탕)→흑백→진해우체국→제황산공원(모노레일)→진해제과
명소 탐방 코스 : 해군사관학교박물관→속천항(창원국동크루즈)→점심 식사(포항물회)→진해내수면환경생태공원

1박 2일 코스
첫째 날 : 진해군항마을역사관(진해콩과자)→점심 식사(원해루)→흑백→진해우체국→제황산공원(모노레일)→진해제과→저녁 식사(선학곰탕)
둘째 날 : 해군사관학교박물관→속천항(창원국동크루즈)→점심 식사(포항물회)→진해내수면환경생태공원

관련 웹사이트
· 창원시 문화관광  http://culture.changwon.go.kr
· 흑백   http://blog.naver.com/bechstein
· 제황산공원 모노레일  http://monorail.cwsisul.or.kr
· 해군사관학교박물관(방문·견학 신청)  http://museum.navy.ac.kr
· 창원국동크루즈  http://창원국동크루즈.com

문의 전화
· 창원시청 관광과 055-225-3703
· 진해군항마을역사관 070-7337-6110
· 제황산공원 모노레일 055-712-0442
· 진해제과 055-546-3131
· 경화당제과 055-546-6339
· 진해내수면환경생태공원 055-548-2766
· 해군사관학교박물관(방문·견학 신청) 055-549-1121
· 창원국동크루즈 055-541-3388

대중교통
기차>
서울역-창원중앙역 : KTX 하루 8회(05:15~19:10) 운행, 약 3시간 소요.
* 문의 :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버스> 서울-마산 :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36회(06:05~다음 날 01:00) 운행, 약 4시간 소요.
         광주-마산 : 광주종합버스터미널에서 하루 11회(07:00~20:20) 운행, 약 3시간 소요.
* 문의 :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코버스 www.kobus.co.kr
           광주종합버스터미널 062-360-8114, www.usquare.co.kr

자가운전
남해제1고속도로지선 서마산 IC→마산회원구청·통영·마산합포구청 방면 좌회전→국도2호선 진입, 약 14.5km 진행→중앙삼거리·진해우체국·중원로터리·북원로터리·진해역 방면 우회전→충장로 따라 128m 진행→수협 앞·진해우체국·중원로터리 방면 좌회전→제황산사거리→중원로터리

숙박
· 북면황토방온천장 : 의창구 북면 천주로1170번길, 055-298-9890
· 탑모텔 : 진해구 벚꽃로, 055-542-7773
· 마산아리랑관광호텔 : 마산회원구 마산역광장로, 055-294-2211, www.hotelarirang.co.kr
· 호텔인터내셔널 : 성산구 중앙대로, 055-281-1001, www.hotelinternational.co.kr
· 홀인원모텔 : 진해구 백구로 055-543-0326

식당
· 원해루 : 중식, 진해구 중원서로, 055-546-9797
· 선학곰탕 : 곰탕, 진해구 중원로32번길, 055-543-6969
· 포항물회 : 물회, 진해구 편백로7번길, 055-542-1565
· 팥이야기 : 팥죽, 진해구 편백로, 055-546-7872


주변 볼거리
에너지환경과학공원, 해양레포츠스쿨, 진해드림파크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확 바뀐’ 이재명 이유 있는 대변신

‘확 바뀐’ 이재명 이유 있는 대변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코로나19 종식과 비상계엄, 대통령 파면으로 인한 조기 대선을 치르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대 대선과 21대 대선 모두 운명의 길목서 치러진 셈이다. 국민의 삶과 밀접하게 닿아 있는 정치권도 큰 영향을 받았다. 코로나19 정국과 내란 정국서 대선을 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는 지난 3년간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3년 전, 20대 대선이 치러지던 2022년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코로나19 시기였던 점을 감안해 소상공인 정책과 경제 재건에 초점을 맞췄다. 민주당의 1호 공약 역시 ‘코로나19 팬데믹 완전 극복’과 ‘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완전한 지원’이었다. 경제 대통령 앞세웠지만… 이 외에도 ▲오미크론 등 변이종 확산 대응 강화 ▲백신 및 치료제 확보 ▲의료보건체제 구축에 대한 충분한 재정 투입 ▲필수예방접종의약품 자급화 실현을 위한 국가지원체제 구축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당시 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는 ‘유능한 경제 대통령’에 초점을 맞춰 5대 비전으로 ▲신경제 ▲공정 성장 ▲민생 안정 ▲민주사회 ▲평화·안보 등을 제시했다. 10대 공약으로는 수출 1조달러를 비롯한 311만호 주택 공급, 문화 강국 실현 같은 경제 중심의 공약을 제시했다. 차기 정부의 큰 틀이 되는 10대 공약을 살펴보면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가 두루 담겼지만, 가장 주목을 받는 건 이 후보의 상징과도 같은 ‘기본 시리즈’ 정책이었다. 기본소득부터 기본주택, 기본금융을 합친 것으로 이 후보의 숨은 1호 공약이란 평도 나왔다. 기본 시리즈는 전 국민에게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하는 동시에 주거와 금융 면에서 보편적인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 공약이다. 가장 대표적인 공약으로는 ‘청년 125만원’ ‘전 국민 25만원’을 지급하는 기본소득을 꼽을 수 있었다. 기본소득은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이던 때부터 추진하던 정책이다. 2021년 7월 경선 후보 2차 정책 발표 기자회견서 이 후보는 “대전환의 위기 시대에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대대적 정부 역할도 중요한 성장 수단이지만, 세계 최저 수준인 국가의 가계소득 지원과 가계소비를 늘리는 것도 경제 성장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차기 정부 임기 내에 청년에게는 연 200만원, 그 외 전 국민에게 100만원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아울러 “지역 골목경제 활성화와 매출 양극화 해소를 위해 소멸성 지역화폐로 지급되는 기본소득은 현금과 달리 경제 활성화 효과가 극대화된다”며 “기본소득은 어렵지 않다. 작년 1차 재난지원금이 가구별 아닌 개인별로 균등하게 지급되고 연 1회든 월 1회든 정기 지급된다면 그게 바로 기본소득”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비상계엄 정신없이 도는 정치판 “전 국민 25만원 지원” 3년 사이 변화는? 당시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의 기본소득 공약이 과거 보수 정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주장하던 ‘경제 민주화’와 닮았다고 봤다. 그러나 이 후보의 기본소득은 재원 확충 방안 등 실현 가능성이 작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민주당은 재원 마련 방안으로 재정개혁을 추진하는 동시에 국토보유세와 탄소세 도입 등 다양한 방법을 제시했다. 그러나 당시 보수 진영에서는 “코로나19 지원금으로 나라 곳간이 텅 비었다”며 ‘포퓰리즘’이라는 꼬리표를 붙였다. 전 국민에게 25만원을 지원하는 방안은 20대 대선 이후에도 이 후보가 꾸준히 밀던 정책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차등 지원, 분배 방식 등에 변화가 생겼지만 이 후보는 지난해 윤 전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서 “민생회복 지원금을 꼭 수용해주길 부탁드린다”며 거듭 당부하기도 했다. 포퓰리즘이라는 보수 진영의 비판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부분적 기본소득은 아이러니하게도 2012년 대선서 보수 정당 박근혜 후보가 주장했다. 65세 이상 노인 모두에게 월 20만원씩 지급한다는 공약은 박빙의 대선서 박 후보 승리 요인 중 하나였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3년이 지난 지금 이 후보는 대선 정국이 시작됨과 동시에 1호 공약으로 “AI 인공지능 3강 도약”을 외쳤다. 경제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AI 대전환 시대를 위한 산업 육성을 약속했다. 고성능 GPU(그래픽처리장치)를 5만개 이상 확보하고 한국형 챗GPT를 국민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모두의 AI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사업이다. 국가 비전으로는 K-이니셔티브를 제시했다. 국내 AI 기술 등에 방점을 찍어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고 경제 성장 국가로 발돋움하겠다는 취지다. 이 후보는 K-이니셔티브를 지역별로 쪼개 맞춤형 공약을 제시하기도 했다. 경기 동탄서는 K-반도체를, 대전서는 K-과학기술을 중심으로 메시지를 냈고 전북 전주서는 K-컬처를 겨냥해 국악인과 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 후보의 21대 대선 공약은 ‘K’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지난 대선서 기본소득 같은 ‘이재명표 공약’을 앞세웠다면 이번에는 12·3 내란 사태로 무너진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켜 세워 ‘진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 지원금 어디로? 공약 발굴 과정 역시 K-이니셔티브를 앞세웠다. 후보 직속인 K-문화강국위원회는 문화 강국 실현을 위한 공약을, K-경제성장위원회는 맞춤형 의제를 설정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선대위 산하에는 K-민주주의·평화위원회를 설치해 ‘빛의 혁명’에 참여한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조직을 꾸렸다. 서울·인천·경기를 겨냥한 K-수도권 비전을 발표하며 “서울을 뉴욕에 버금가는 글로벌 경제 수도로, 인천을 물류와 바이오산업 등 K-경제의 글로벌 관문으로, 반도체와 첨단기술, 평화·경제의 경기로 수도권 K-이니셔티브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기본 시리즈의 존재감은 희미하다. 지난 대선서 기본 시리즈를 앞세운 것과 달리 이번 대선에서는 ‘기본 사회’라는 단어로 묶어 포괄적인 복지 정책으로 탈바꿈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 기본적인 삶을 국가 공동체가 책임지는 사회, 기본 사회로 나아가겠다”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국가전담기구인 ‘기본사회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양극화로 인한 분열과 갈등이 만연한 사회에 우려를 표하며 “기본 사회는 단편적 복지나 소득 분배에 머무르지 않고 국민의 주거·의료·돌봄·교육·공공서비스 전반에 대한 실질적 보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본사회위원회는 기본 사회 실현을 위한 비전과 정책 목표, 핵심 과제 수립 및 관련 정책 이행을 총괄·조정·평가하게 된다. 아동수당 확대나 청년미래적금,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 등 생애주기별 소득 보장 체계를 구축하고 농어촌 기본소득과 햇빛·바람 연금 같은 지역 맞춤형 소득 지원도 점차 확대해갈 예정이다. 개헌에는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나 싶더니 선거 막판서 대통령 4년 연임제와 등을 골자로 한 구상을 밝혔다. 개헌 시기에 대해서는 “논의가 빠르게 진행된다면 2026년 지방선거서, 늦어져도 2028년 총선서 국민의 뜻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국민투표법을 개정해 개헌의 발판을 마련하고 국회 개헌특위를 만들어 하나씩 합의하며 순차적으로 개헌을 완성하자”고 말했다. 이후 최종 공약집서 “위기의 민주주의를 개헌으로 지키겠다”고 밝히면서 다시 한번 못을 박았다. 우클릭? 융통성! 가장 큰 차이점을 보인 건 경제, 그중에서도 부동산 정책이다. ‘민주당 우클릭’이라는 표현이 나올 만큼 민주당은 중도우파까지 껴안는 방법을 마련했다. 우선 민주당은 주택 공급은 늘리되 부동산시장에는 최소한으로 개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왔다. 문재인정부 당시 과도한 세금 규제로 집값이 오르는 등 발생할 각종 부작용과 혼란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후보는 ‘경제 유튜브 연합 토크쇼’에 출연해 “주거 문제에 대해서는 생각을 많이 바꾼 편이다. 집은 주거용이지 투자·투기용은 아니어야 한다고 했는데 지금은 그게 불가능하더라”고 밝힌 바 있다. 부동산시장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하는 만큼 규제를 완화하는 방법을 택해야지, 억눌러서는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 역시 “우클릭, 태세 전환,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시장과 경제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정책을 수정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지난 대선서 “부동산 투기를 막으려면 거래세를 줄이고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 저항을 줄이기 위해 국토보유세는 전 국민에게 고루 지급하는 기본소득형이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세금으로 집값을 잡는 시대는 지났다”며 선을 그었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의 핵심 세제 역시 큰 틀에서 손대지 않고 현행 체계를 유지할 전망이다. 다만 이 후보뿐만 아니라 모든 대선후보들이 이렇다 할 부동산 공약을 내놓지 않고 있어 비교 대상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표가 떨어질 것을 우려해 후보 모두 부동산 정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공약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지난 3년간 일부 노선이 수정된 반면, 이 후보가 뚝심 있게 밀고 나간 공약도 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대선서 “여성가족부를 평등가족부나 성평등가족부로 바꾸고 일부 기능을 조정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밝혔는데 이번 역시 “성평등가족부로 확대·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기본 소득’ 내리고 ‘K-시리즈’ 올리고 갈라치기 대신 ‘중도 실용주의’ 노선으로 이 후보는 사전투표가 진행되기 하루 전날인 지난달 28일6 자신의 SNS에 ‘성평등가족부 확대 공약 메시지’를 내고 “여성들이 여전히 우리의 사회 많은 영역서 구조적 차별을 겪고 있음에도 윤석열정부는 성평등 정책을 후순위로 미뤘다”고 꼬집었다. 이어 “향후 내각 구성 시 성별과 연령별 균형을 고려해 인재를 고르게 기용하고 성평등 거버넌스 추진 체계도 강화하겠다. 중앙 부처와 지자체의 양성평등정책담당관제도를 확대해 성평등 정책 조정과 협력 기능을 강화하겠다”며 “지자체 내 전담부서를 늘려 성평등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겠다”고도 약속했다. 대법관 구성과 다양성 및 전문성 강화를 위한 ‘대법관 증원’도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현재 대법관 한 명이 맡는 사건의 수가 많아 증원은 불가피하다는 게 민주당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번 공약집에도 민주당은 상고심에 대한 국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대법관 증원과 전원합의체 변론 공개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공약집에는 구체적인 증원 규모를 적시하지 않았다. 앞서 민주당은 대법원이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되자 사법개혁을 예고했다. 이때 민주당이 대법관의 수를 100명으로 늘리는 법안을 발의했는데, 선대위가 해당 법안의 철회를 지시하면서 한때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흑묘백묘론’ 역시 20대 대선서도 주장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필요한 정책을 취하고, 김대중·박정희 정책을 따지지 않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에도 이 후보는 국민 통합을 제시하며 좌우를 가리지 않고 오직 경제를 살리는 데 집중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비상계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인 만큼 급진적인 변화와 이념 갈라치기보다는 대한민국을 안정 궤도에 되돌리는 ‘중도 실용주의’ 노선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리미리 착착척척 선대위 소속인 한 민주당 의원은 “조기 대선인 만큼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선거가 치러졌다. 그동안 어떻게 시간이 흘렀는지도 모를 만큼 바빴지만 국민 의견을 적극 수용해 좋은 공약이 나올 수 있었다”며 “대부분 이 후보 머릿속에 원래 있던 공약들이다. 여기에 지난 3년 동안 각종 위원회서 활동한 의원들의 시너지가 합쳐져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재명 공보물, 분위기도 바뀌었다? 대선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책자형 선거 공보물도 눈에 띈다. 지난 공보물은 ‘경제’ ‘일하는 대통령’ 등 유능함을 내세웠다면 이번에는 ‘내란 극복’ ‘빛의 혁명’을 반복적으로 강조해 희망에 초점을 맞추었다. 책자 한 면 전체를 응원봉 시위대 사진으로 채워 이번 조기 대선을 내란 세력 심판 성격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대선 출마 영상도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는 평이다.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 후보는 검은 배경의 스튜디오서 파란 넥타이와 정장을 갖춰 입은 채 출마를 선언했다. 반면 21대 대선 출마 영상서 이 후보는 밝은 분위기의 실내서 베이지색 니트를 입고 등장해 부드러운 면모를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