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여정 눈부신 ‘전라 연기’ 왁자지껄

자화자찬 “아름다운 베드신” 흥행몰이까지 할까?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게 남녀 주인공의 러브신. 경우에 따라서는 영화의 전체 내용보다 여배우들의 노출 수위에 더 관심이 쏟아지기도 한다. 최근 한국 영화계는 배우 조여정의 노출이 핫이슈로 떠올랐다. 영화 <방자전> 노출 수위가 영화 개봉 전부터 대역 논란을 빚을 정도로 화제의 중심에 선 것. 노출은 일단 눈길을 사로잡는 데는 도움을 주지만, 영화의 흥행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방자전>서 김주혁과 베드신… 한국판 <색,계> 찬사
노출신 처음 찍는 여배우 각종 구설수와 편견에 휩싸여


배우 조여정의 전라 노출이 포함된 파격 베드신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조여정과 상대역 김주혁은 지난달 25일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 <방자전>(감독 김대우)의 시사회를 통해 그동안 베일에 가렸던 정사신을 공개했다. 영화는 고전 <춘향전>을 소재로 춘향(조여정)을 사랑한 방자(김주혁)의 이야기와 신분 상승을 위해 방자와 몽룡(류승범) 사이를 오가며 사랑을 나누는 춘향을 그렸다.

화제가 되고 있는 베드신은 방자가 춘향과 처음으로 정을 통하는 장면. 춘향이 몽룡과 만난 뒤 방자와 갖는 잠자리 등이 두 차례 등장한다. 두 차례 베드신에서 조여정은 가슴과 전라의 뒤태를 드러내며 열연했다. 김대우 감독이 각본을 썼던 <정사> <스캔들> 보다 높은 수위이며, ‘19금’ 사극인 <미인도> <쌍화점>보다 한층 농염한 영상이 그려졌다.

조여정, 농도 깊은 베드신 선보여

<방자전>은 <미인도> <색,계>에 버금가는 정사신의 수위 때문에 여주인공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관심을 집중시켰다. 그간의 단아한 이미지를 깨고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 조여정은 “방자와 춘향은 비밀스럽게 사랑을 나누는 사이다. 그래서 전혀 과하지 않은 베드신이었다고 생각했다”며 “영화를 보니 베드신을 너무 아름답게 찍어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조여정은 이번 베드신을 대역 없이 소화해냈다.

문제는 이처럼 여배우의 노출에 맞춰진 관심이 흥행으로 이어지느냐이다. 일단 인지도 측면에서는 노출 마케팅의 효과가 엄청나다. <방자전>은 개봉 한 달 전부터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각 언론은 조여정을 <색, 계>의 탕웨이와 비교하는 기사를 내보내 정사신의 수위에 대해 기대감을 갖게 했고, <방자전>의 인지도는 껑충 뛰었다. 그러나 인지도가 올라간 다음에는 야한 영화로만 비쳐지는 것이 부담이다.

이에 대해 <방자전> 제작진 관계자는 “노출에 편중된 시선이 안타깝다”고 말하기도 했다.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노출 마케팅은 효과만큼 그 한계도 분명한 편이다. 정상급 여배우가 벗었다고 할지라도 관객 동원은 별개의 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과감한 노출은 입소문에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흥행을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얼굴없는 미녀>(2002년), <타짜>(2006년) 정도는 글래머 스타 김혜수의 노출 효과를 좀 봤다고 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영화 자체의 매력은 필수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김윤진의 <밀애>(2002년), 문소리의 <바람난 가족>(2003년) 등도 노출 수위는 차치하고서라도 영화 자체의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또 <해피엔드>(1999년)의 전도연처럼 연기력이 뒷받침되면서, 몸까지 사리지 않는 파격 노출은 배우에게도 플러스가 되어 돌아온다.

하지만 2008년 개봉한 손예진의 <아내가 결혼했다>, 김민선의 <미인도>, 송지효의 <쌍화점>과 2009년 개봉한 김옥빈의 <박쥐>는 네 여배우들의 노출이 이슈는 됐지만 기대만큼의 성적을 올리지는 못했다. 손예진은 <아내가 결혼했다>에서 극중 브래지어를 입지 않고 몸에 꼭 맞는 상의를 입고, 알몸 상태로 우의를 걸치고 활보하는 장면을 대역 없이 소화했다.
 
예고편에서 보여진 손예진의 은근한 노출 장면은 뭇남성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하지만 호기심만 자극했을 뿐 흥행에는 실패했다. 노출 수위 측면에서는 김민선의 <미인도>가 손예진의 <아내가 돌아왔다>보다 한 수 위였다. 강한 집착을 보인 김민선은 대역이 대기하고 있었지만 수위 높은 베드신을 직접 소화했다. 김민선의 전라로 서 있는 뒷모습 사진은 인터넷을 후끈 달궜고, 함께 정사신을 펼치는 첫사랑 강무 역을 김남길이 맡았다는 것도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역시 흥행에는 실패했다. 데뷔 후 계속 순수한 이미지를 고수해 왔던 송지효는 <쌍화점>을 통해 전라 베드신을 선보였다. 당시 유하 감독과 제작진은 이 배역에 관심을 보인 많은 여배우들에게 “중국 영화 <색,계> 수준의 노출신이 묘사될 예정이다”며 “탕웨이처럼 연기할 자신이 있으면 도전하라”고 당부했다.

이 말에 슬그머니 발을 뺀 여배우들이 대다수였고, 최종적으로 의외의 카드였던 송지효가 히로인으로 기용됐다. <쌍화점>은 고려말 나라를 빼앗길 위기에 처한 왕과 친위부대 건룡위 수장과의 동성애를 다룬 영화로, 주진모·조인성이 왕과 건룡위 수장 홍림으로 각각 출연했다. 송지효는 두 사람의 미묘한 기운을 감지한 뒤 질투심을 갖게 되는 왕비로 출연하며 극중 조인성과 파격적인 베드신을 선보였다.

개봉 당시 송지효와 조인성의 베드신은 이슈가 되면서 관객몰이를 했지만 ‘네임 밸류’에는 못 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옥빈은 <박쥐>에서 송강호와 함께 농도 깊은 베드신을 연기했다. 노출 수위가 높은 베드신은 세 차례, 몸을 아끼지 않는 연기를 펼쳤다. 영화 제작 전부터 수위 높은 베드신을 예고해 관심을 받은 것이 사실. 당시 김옥빈은 “부담 같은 건 없었다.

영화가 베드신보다 충격적인 것이 많아서 관객들이 기억이나 할지 모르겠다. 베드신 촬영장이 굉장히 조용했던 기억 밖에 안 난다.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했었다”고 밝혔다. <박쥐> 역시 출연 배우들의 파격적인 노출신이 화제에 올랐지만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어떻게 벗어나느냐가 관건

문제는 이처럼 여배우들의 노출이 이슈는 됐지만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을 경우다. 여전히 우리에겐 성에 대한 뿌리 깊은 보수성과 이중성, 그리고 이미지 덧씌우기의 편견이 남아 있다.  연예계 한 관계자는 “여배우가 수위가 높은 베드신을 기피하는 이유는 단순히 개인적인 수치심이나 두려움 때문만은 아니다. 노출이 있는 작품 이후에 줄곧 따라붙게 되는 ‘한번 벗은 여자’라는 껍데기는 여배우의 생명력을 갉아먹는 무거운 짐이다.

남자 배우와는 달리 어떤 작품에도, 어떤 활동에도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거추장스럽고 끈질긴 그림자이다”고 말했다. 노출신을 처음 감행하는 여배우는 이슈의 한가운데로 휩싸이면서 각종 구설수와 편견에 휩싸이게 된다. 문제의 작품이 끝난 이후에도 이후 작품 선택에 일정한 한계와 제한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베드신을 찍은 여배우는 그 장면을 어떤 작품에서, 어떻게, 어떤 맥락에서 촬영하느냐와 동시에 어떻게 그 편견과 굴레에서 현명하게 벗어나느냐가 중요하다. 크게 보면 다시 비슷한 맥락의 영화에 출연하느냐, 좀 더 휴식을 취하면서 서서히 대중의 기억에서 잊혀질 때쯤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오느냐의 갈림길이다. 하지만 최근 여배우들은 ‘예능’이라는 다소 생소한 길을 선택하면서 대중에게 자신의 변화된 이미지를 선보인다.

연예계 한 관계자는 “혹자는 연기력과 작품의 완성도로 정면돌파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한동안 대중의 눈앞에서 사라지기도 하고, 때로는 조용히 소리 소문 없이 연기 활동을 마무리하기도 한다”며 “하지만 최근엔 쉽지 않지만 효율적이고 편리한 예능에 출연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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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없는 민주당 막전막후

브레이크 없는 민주당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윤석열정부를 겨냥한 더불어민주당의 공격이 거침없다. “정치 보복은 없다”고 단언한 이재명 대통령이기에 국민의힘에서는 크게 반발했다. 민주당은 ‘정치 보복’이 아닌 ‘내란 종식’이라고 받아쳤다. 사분오열로 흩어진 국민의힘이지만, 대통령 취임 후 한 달도 되지 않은 이재명정부를 공격하는 때에는 손발이 척척 맞는 모양새다. 지난 5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주도로 ‘채상병 특검법·내란 특검법·김건희 특검법’인 이른바 ‘3대 특검’이 가결됐다. 이후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이를 의결함으로써 수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지난 3년 동안 이어진 가결-거부권 무한 굴레가 이 대통령 취임 후 속전속결로 해결됐다. 허니문 없이 본게임 돌입 3대 특검은 모두 윤석열정부를 겨냥하고 있다. 해당 법안들은 본회의서 재석 198명 중 찬성 194표, 반대 3표, 기권 1표로 가결됐다. 내란 특검법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인한 내란 외환 행위, 군사 반란, 내란 목적 선동을 수사한다. 김건희 특검법은 윤 전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비롯한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명품 가방 및 금품수수 의혹 ▲공천 개입 의혹 ▲명태균·건진법사 등 국정 농단 의혹 등의 수사를 골자로 한다. 마지막으로 채상병 특검법은 2023년 7월 실종자 수색 작전 중 사망한 해병대원 채모 상병 사건 수사를 방해 및 은폐했다는 의혹을 규명하는 내용이다. 당시 수사 외압 과정에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임 전 사단장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태 공범 이모씨와 골프 모임 의혹이 터져 나오면서 사건의 마지막 퍼즐이 김건희씨로 지목됐다. 특히 채상병 특검은 전 정권에서 민주당 등 야당이 여러 차례 본회의에 올려 통과시켰지만 윤 전 대통령의 거부권에 막혀 번번이 무너졌다. 1년9개월 동안 제자리걸음이었던 특검법이 이재명정부에서 단번에 통과되자 본회의를 지켜보던 해병대 예비역 회원들이 일제히 자리서 일어나 거수경례하기도 했다. 지난 10일 3대 특검은 이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이날 오전 이 대통령은 이를 심의·의결한 뒤 자신의 SNS를 통해 “세 건의 특검법은 모두 윤정부가 거부권을 반복 행사하며 지연됐던 것”이라며 “멈춰있던 나라를 정상화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우원식 국회의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3개 특검법안에 대한 특별검사 임명 요청 서류에 결재했다”며 이 대통령에게 요청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요청서를 받은 이 대통령이 특검 후보 추천을 공식 의뢰하면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에서 특검 후보자를 각 1명씩 추천하게 된다. 속전속결 속 민주당 3특검법 모두 통과 반성 없는 국힘 ‘이 대통령 때리기’ 올인 내란 특검에 60명, 김건희 특검에 40명, 채상병 특검에 20명의 파견 검사가 투입되는 등 대규모 특검이 예고된 가운데, 민주당과 혁신당은 법조계 인사들 중 후보자를 물색해 빠른 시일 내 추천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정쟁에 함몰되는 대통령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기본원칙적 교훈과 경고를 드린다”며 곧바로 날을 세웠다. 앞서 민주당 단독으로 대법관 수를 30명으로 늘리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의결되고, ‘대통령 재판 중지법’까지 잇따라 추진되자 국민의힘은 “대선 다음 날 민생도, 외교·안보도 아닌 첫 입법 행위가 ‘사법부 장악법’이라는 사실은 충격을 넘어 경악스럽다”며 “괴물 독재 국가의 출발점”이라고 비판했다. 신임 대통령이 취임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여야가 사사건건 부딪치면서 협치는 사라지고 또다시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 허니문 기간도 없이 곧바로 싸움이 번진 것은 여당이 의석 다수를 차지한 여대야소 정국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다. 한국 역사를 돌이켜 보면 대선과 총선이 ‘심판론’처럼 작용하면서 여소야대와 여대야소 현상이 번갈아 나타났다. 대표적인 여대야소 예로 민주화 이후 치러진 13대 총선이 있다. 1990년 노태우정부 시기 당시 민주정의당과 김영삼 총재의 통일민주당, 김종필 총재의 신민주공화당이 뭉치는 이른바 ‘3당 합당’으로 200석이 넘는 초거대 여당인 민주자유당이 탄생했다. 하지만 지역주의 고착화와 계파 갈등의 이유로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한계에 부딪혔다. 초반부터 어깃장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집권하던 지난 17대 총선에서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쳐 과반이 넘는 152석을 얻었다.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은 121석에 그치면서 여대야소 정국이 펼쳐졌지만, 당시 노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진행 중이었던 만큼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10년 만에 정권을 교체했다. 대선이 치러진 직후에 열린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기세를 몰아 153석을 얻어 여대야소 정국을 이어갔다. 이후 한나라당은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꾼 뒤 2012년 4월 치러진 19대 총선에서 친박(친 박근혜)계가 당권을 장악해 과반 의석을 차지했다. 같은 해 12월 박근혜정부가 들어서면서 여대야소의 틀을 갖췄지만 여권 내 계파 갈등, 쟁점 법안 등으로 실질적으로는 여소야대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박정부가 레임덕에 접어들면서 새누리당은 급격하게 기울기 시작했고 결국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123석, 새누리당이 122석을 얻었다.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되고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정권을 잡은 뒤 치러진 총선에서 민주당이 180석을 얻어 여대야소 정국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와 부동산, 집값 상승 등으로 5년 만에 정권을 고스란히 넘겨줬다.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심판론 성격으로 치러진 21대 총선에선 민주당이 180석을 얻으면서 그야말로 압승을 거뒀고 결국 3년 만에 여대야소 정국으로 돌아왔다. 이처럼 대한민국 정치 역사상 여당이 더 많은 의석수를 차지하는 건 드문 일은 아니다. 하지만 유독 이번 정권에서 국민의힘을 비롯한 보수 진영이 이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부터 ‘의회 독주’를 넘어 ‘의회 독재’ 프레임을 씌우며 견제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5월 유세 현장에서 국민의힘은 “이번 대선은 자유민주주의 선진 대국으로 도약하느냐, 아니면 전체주의 1인 독재국가로 추락하느냐의 기로에 있다”며 ‘이재명 포비아’ 여론을 띄웠다. 이낙연 전 총리가 상임고문으로 있는 새미래민주당은 “이재명 독재 정권 탄생 저지가 필요하다”며 국민의힘과 국민통합공동정부 운영 및 제7공화국 개헌추진 협약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대선 하루 전날이던 지난 2일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회 독재를 이재명과 민주당이 시작하면서 베네수엘라 지옥문을 반쯤 열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베네수엘라의 비극이 남의 일이 아니다”라며 “한때 남미의 모범 국가였던 베네수엘라가 반미 포퓰리즘과 경제 파탄, 사법 장악과 독재의 길을 걸으며 국민의 삶이 무너지고 자유가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잊지 말자” 윤 심판론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역시 “예전에 박정희 전 대통령도 독재한다고 말을 들었지만, 유신정우회를 만들어서 입법부를 장악하려고 했던 정도였다”며 “사법부를 장악하려 드는 것은 이재명 후보가 아마 가장 심할 것”이라고 말을 보탰다. 이 대통령 당선 이후 국민의힘은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과 대장동 재판이 사실상 중지된 것을 두고는 “정치 권력에 사법부가 무릎 꿇고 정치적 면죄부를 주면서 법 앞에 권력이 있다는 걸 선언한 것”이라며 “사법부는 이재명 괴물 독재 국가의 공범이 된다는 걸 기억하라”고 비난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자신의 SNS에 “유권무죄가 상식이 되어버린 세상, 권력이 있으면 면죄부를 받는 세상. 가히 ‘이재명 독재’ 세상이 도래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독재 프레임을 주장해 온 국민의힘에 국민 40%가 힘을 실어준 데에는 지난 3년간 민주당이 보여준 ‘협치 없는 정치’ 때문이라는 반박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금까지 봐온 이재명이란 사람은 당 대표 때의 정치 스타일도 그렇고 업무 방식도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면 강하게 밀어붙이는 성향이 있는 것 같다”며 “지금 민주당에서 누가 감히 이 대표를 견제하겠나. 국회의장도 민주당 출신이다. 제어장치가 없는 상황에서 당연히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선 이후에도 국민의힘은 반성은커녕 당권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집안싸움이 한창인 와중에도 민주당의 법안 처리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의회 독재라고 비판하니, 국민의 피로감도 덩달아 높아지는 형국이다. ‘민주당의 의회 독재가 우려되나’라는 질문에 여당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국민의 선택을 독재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윤 전 대통령은 민주당의 행태를 알리기 위해서라며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탄핵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민주당에 힘을 ‘몰빵’해준 것은 다름 아닌 국민이며, 야당이 된 국민의힘은 원색적인 비난을 멈추고 여당 견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의회 독재? 윤 심판은 국민의 뜻” 여대야소 처음 아닌데…야 맹공 민주당 양부남 의원 역시 대선 전 토론 프로그램 <국민맞수>를 통해 “의회 민주주의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서 의회 민주주의로 당을 지도했을 뿐이고 앞으로 하려는 것도 민주주의”라고 설명했다. 양 의원은 “이낙연 전 총리나 바른미래당 손학규 전 대표 등 몇몇 사람이 의회 독재라는 주장을 하고 김문수 후보도 ‘방탄 괴물 독재 국가’를 운운한다”며 “이재명 (당시) 후보를 괴물 독재로 지칭하는 자체가 국민 의식 수준을 우습게 보는 것이고 정치 엘리트 기득권의 기만이자 오만이며 교만”이라고 직격했다. 이날 토론에 함께 출연한 국민의힘 홍석준 전 의원이 민주당의 예산 폭주, 행정부 장악 등을 예로 들자 “독재와 개혁을 혼동하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양 의원은 “민주당이 하려는 사법제도 개혁이라든지 기재부 개혁 등은 나름 합리성 이유가 있는 것”이라며 “이런 개혁을 독재로 호도하는 것은 정말로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이다. 국민 생각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도 이 주장에 힘을 실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우리나라 국민 성숙도를 봤을 때 의회를 장악했다고 독재 정치를 하다가는 그 정권도 혼이 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KBS <전격시사>에 출연해 ‘내란 극복’을 축소할 것을 주장하며 “내란 극복이라는 것을 너무 광범위하게 적용해서 하다가는 결국 보복이라는 말도 나올 수 있다. 국민과 대화, 특히 자기와 반대되는 측 사람과 대화를 활발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과거 여대야소 정국에서는 여당이 고삐를 꽉 쥐고 있었음에도 하루하루 순탄치 않았다. 지금처럼 의회 독재든, 계파 갈등이든 어떤 이유에서든 야당이 호시탐탐 무너뜨릴 기회를 노렸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대통령을 배출한 거대 여당이지만 계속해서 발목 잡힌다면 문재인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효능감 문제에 부딪힐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번엔 다르다 최요한 정치 평론가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과거의 여대야소와 지금의 여대야소는 다르다”고 말했다. 최 평론가는 노태우정부 당시 3당 합당을 예로 들며 “과거에는 여대야소를 인위적으로 만드는 경우가 있었지만 지금은 국민투표를 통해 민주당 계열에 표가 몰렸다. 그리고 민주당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출했다”며 “윤석열이란 선장이 자격이 없으니 다른 사람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견제론이 나왔고, 그 결과 총선과 대선 모두 윤석열 심판론으로 치러졌다. 방향타를 국민이 만들어준 것”이라고 진단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 대통령 재판, 올스톱 일단 푼 사법 족쇄? 법원이 오는 18일로 예정됐던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파기환송심 사건에 대해 기일을 추후에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형사7부는 이같이 밝히며 “헌법 제84조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헌법 제84조에 따라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을 진행 중인 재판에 적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리스크였던 대장동 배임 사건 역시 재판부가 재판을 연기했다. 이로써 이 대통령의 다른 재판 역시 추후 지정될 가능성이 커 법조계에서는 사실상 임기 중 재판이 정지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법원은 대장동 배임 사건 재판부는 이 대통령과 함께 기소됐던 더불어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에 대해서는 계속 재판을 진행할 방침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