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위기에 내몰린 한국 골프장 진단

“골프비용 싸지면 굳이 외국 나갈 필요 있나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골프 활성화 방안의 핵심 가운데 하나는 골프 관련 비용을 낮춰 해외로 향하는 골퍼들의 발걸음을 국내로 되돌리는 데 있다. 이렇게만 되면 위기를 맞고 있는 국내 골프산업이 내수 경기 회복의 효자노릇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 골프 관광객 200만명 육박
국내 골프장 관광수지 적자 심각

국내보다 해외서 치는 골프가 더 싸다?
고비용 구조 깨뜨려야 국내골프 살아나

한국골프장경영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골프관광객은 200만명에 이르렀으며 지출액도 4조원에 육박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골프장의 연간 매출액이 3조5000억원인 것을 감안할 때 골프 관광수지 적자는 심각한 수준이다.

전국 골프장 20여곳
‘법정관리 분쟁’ 왜?

해외로 골프를 치러 가는 이유를 묻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의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34.9%가 관광업무라고 답했으며, 31.8%는 저렴한 이용료를 꼽았다. 조사를 주도한 서천범 연구소장은 “주위 시선을 의식해 실제와 달리 관광업무로 답한 응답자가 많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의 비싼 비용이 해외 골프여행 사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골퍼들 사이에는 국내 골프장의 그린피뿐 아니라 8만~10만원인 카트비, 12만원 내외인 캐디피 등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중보다 3~10배 비싼 식음료 값과 단체행사 시상품으로 사용되는 프로샵의 선물가격도 시중보다 5배 이상 높다.
고비용 구조를 깨뜨리는 데는 골프장에 대한 차별·징벌적 중과세도 손볼 여지가 많다. 윤원중 한국골프장경영협회 사무국장은 “법률에 의해 강제적으로 골프장이 20% 이상 보유하도록 돼 있는 원형보존지에 대해 투기용 및 사치성 재산에 부과되는 종합합산 과세를 하는 것은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비용 절감이 최근 일기 시작한 골프 대중화에 가속도를 붙게 할 수 있다. 정책 변화도 선행돼야 한다. 그래야 골프 관련 고용창출, 해외 골프관광객 유치, 용품 및 의류시장 확대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 국내 골프장은 현재 최악의 상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례로 얼마 전 강원 횡성에 있는 한일개발 소유의 옥스필드CC(18홀 회원제)가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그러나 일부 회원은 통합도산법(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 적용될 경우 받을 수 있는 입회보증금이 대폭 줄어든다며 별도의 보증금 반환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수석부장판사 윤준)는 최근 옥스필드CC에 대한 기업회생절차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전국적으로 540여개의 골프장이 난립하고 경기침체로 골프인구 증가율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옥스필드CC는 과도한 부채를 이기지 못했다. 옥스필드 골프장은 2010년 문을 열었지만 당시 66억여원의 적자를 냈고 2011년 45억여원, 2012년 23억여원, 2013년 37억여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법 적용 따라
‘입회금 반환’ 갈려

일부 회원은 옥스필드CC가 통상 일반 기업의 파산 절차를 따를 경우 700억원에 달하는 입회보증금을 제대로 돌려받기 힘들 것이라며 별도의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 제27조는 ‘체육시설업자가 사망, 영업 양도, 합병의 경우 그 상속인, 영업양수인, 합병 후 존속하는 법인은 기존 회원의 권리를 승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골프장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더라도 회원의 분양금 반환채권을 우선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현재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에 접수된 골프장 법정관리 사건은 광릉레저개발과 오션뷰 등 총 7건이다. 전국적으로 법정관리 골프장이 20여건에 달하며 자본잠식 골프장은 80여개에 이른다.
‘기업회생(통합도산법)이 먼저냐, 회원권리(체육시설법)가 우선이냐’는 논쟁에 대한 지금까지의 법원 판결은 골프장 소유주에게 유리하게 나왔다. 지난해 9월 서울고등법원은 골프클럽Q안성의 회생계획안을 인가하면서 통합도산법을 적용해 회원들에게 원금의 17% 만 돌려주는 것으로 결정했다. 법정관리 골프장의 M&A과정에서 사실상 회원들의 권리를 대폭 축소시킨 법원의 판단이다.
옥스필드CC 측을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의 한 관계자는 “골프장 법정관리에는 통합도산법이 우선 적용돼야 실질적으로 골프장이 살아날 수 있다”며 “골프클럽Q안성 관련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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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폴 적색수배’<br> 황하나 근황 포착

[단독] ‘인터폴 적색수배’
황하나 근황 포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마약 투약 혐의로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은 황하나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해 1월3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황씨를 형사 입건했다. 앞서 황씨는 2023년 9월, 영화배우 고 이선균을 협박한 유흥업소 실장 김모씨 등과 함께 내사를 받아왔다. 지난해 2월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간이시약 검사 등을 통해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했다. 수사를 받던 황씨는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 실제로 황씨는 지난해 3월 와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마약과 성매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추가 혐의가 드러나자 태국에 있는 황씨를 검거하기 위해 인터폴 적색수배와 현지 영사 조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폴 적색수배 중인 황씨는 지난 1년 사이 캄보디아로 이동했다. 유튜브 채널 ‘크라임넷’을 운영하는 제보자 A씨에 따르면 현재 프놈펜 소재 한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한국인 남성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지난해 태국으로 도주한 황씨는 자동차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는 현지인 N씨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있다. N씨는 태국 상류층을 뜻하는 ‘하이소(High-Society)’로 분류되는 유명인사다. 황씨의 지인이자 한국에서 모델 활동을 했던 여성 Y씨는 “(자신과 함께) N씨가 클럽, 유흥업소 등에서 황씨와 파티를 즐겼다”고 알려왔다. 태국에서 상위 10% 미만에 속하는 재벌인 하이소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파티를 즐길 뿐더러, 전관예우 등에 따라 현지 경찰의 수사가 어려운 대상이다. 황씨가 N씨의 비호를 받아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왔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Y씨를 비롯한 다수의 제보자는 황씨가 태국, 캄보디아 등을 오가며 성매매, 마약 유통 등에 가담했다고 전했다. 황씨는 한국에 있던 Y씨 등을 불러 현지 남성과의 성매매를 유도하기도 했다. 이 밖에 황씨는 과거 방송인으로 활동했던 에이미(이윤지) 등 유명인들과 어울리며 여유로운 삶을 이어갔다. 현지 정보망에 따르면 황씨는 하이소들과 함께 했기에 경찰의 눈을 피할 수 있었다. 하이소의 권력이 얼만큼인지 나타내는 실제 사례도 있다. 스포츠음료 ‘레드불’ 공동 창업주의 손자 오라윳 유위티야의 뺑소니 사망사건이다. 오라윳은 2012년 9월 방콕 시내에서 술과 마약에 취해 페라리를 과속으로 몰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근무하고 있던 경찰관을 치어 숨지게 한 후 도망쳤다. 그러나 경찰은 사고 후 스트레스로 술을 마셨다는 오라윳 측 주장을 인정하고 음주 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오라윳은 불기소됐고, 이후 마약 복용에 따른 처벌도 면했다. 경찰 추적 중에도 호화 생활 동남아 오가며 ‘환락 파티’ 2022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마약법 개정으로 만료됐다고 현지 검찰총장실 대변인이 밝혔다. 1979년 제정된 마약법을 보면 코카인 불법 복용자는 6개월~3년 징역에 처하고 공소시효는 10년이다. 오라윳의 공소시효는 그해 9월3일에 만료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2021년 12월 발효된 새로운 마약법에 따르면, 코카인 복용은 징역 1년에 공소시효는 5년이다. 이에 따라 오라윳의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는 자동 기각됐다는 것이다. 오라윳은 이를 틈타 해외로 도주했다. 불기소 결정 뒤 반정부 집회가 열릴 만큼 반발은 심했다. 결국 총리 지시로 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려졌다. 검찰과 경찰의 조직적 비호가 있었다는 정황도 포착했다. 검·경은 뒤늦게 부주의한 운전에 의한 과실치사에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도 추가했다. 하지만 오라윳의 행방은 묘연하다. 검찰은 경찰이 오라윳을 체포해 데려오기 전까지는 마약 복용 혐의로 기소할 수 없다고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현재 오라윳에게 남은 혐의는 과실치사뿐이며 공소시효는 2027년 9월3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를 종합하면, 황씨는 동남아로 도주하기 전 마약을 투약한 것과 더불어 지인에게 마약을 권하기도 했다. 황씨의 지인 J씨는 취재진과 전화 통화에서 “황하나가 나에게 좋은 거 있는데 해볼래?”라며 팔에 주사로 된 약물을 주입했다. 그는 “좋은 거라길래 설마 했는데,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를 하게 됐다”며 “정신을 차려 보니, 주변에 주사기들이 놓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J씨는 “마약을 투약한 것 같다”고 경찰에 자수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이어 황씨는 지난해 3월19일 취재진과 통화에서 “술은 왜 마셔요? 마약이 더 좋은데”라며 “왜 기자들은 내 기사만 쓰는지 모르겠다. 다른 약쟁이들도 많은데, 좀 취재하고 기사를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황씨의 아버지 황재필씨는 “딸이 적색수배된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카카오 메시지를 읽었지만, 묵묵부답이다. 태국 재벌 ‘하이소’ 조력 “나 잡아봐라” 수사망 피해 한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로 전환된 황하나에 대해 출국금지 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것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적색수배가 내려진 황씨가 이번에 귀국하게 되면, 앞으로 1년 이상 태국에 재입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는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이자, 동방신기 출신 박유천의 전 약혼녀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두 사람은 2018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수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황씨는 2019년 11월 항소심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면서 석방됐다. 앞서 여러 차례 마약 투약으로 처벌받은 이력도 있다. 2015년 5~9월 자택 등에서 필로폰을 세 차례 투약했다. 2018년 4월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 없이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집행유예 기간 중인 2021년 7월9일 재차 마약을 투약해 1심 판결로 추징금 40만원에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019년에 마약 투약죄로 선고받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동종범죄 재범에 이종범죄까지 저지른 대가로 가중처벌을 받은 것이다. 당시 마약 혐의와 함께 2020년 11월, 시가 500만원 상당의 명품 신발 등을 훔친 혐의도 받았다. 기소된 이후 세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2021년 10월28일 2심 판결서 검찰은 황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구형했다. 황씨는 최후 진술에서 “휴대전화도 없애고 시골로 내려가 열심히 살고 제가 할 수 있는 성취감 느끼는 일을 찾아 열심히 살아보겠다”면서 “지난 3~4년간 수면제나 마약으로 인해 제정신이 아니었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제가 너무 하찮게 다뤘고 죽음도 쉽게 생각하며 저를 막 대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변론했다. 그해 11월15일 2심 판결서 재판부는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 추징금은 4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태국서 이동 이후 2023년 이선균 마약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은 황씨를 포함해 총 8명이 마약을 투약한 단서를 포착하고, 일부는 형사 입건해 내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황씨는 내사자 신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내사 대상에 오른 인물 1명과 성명불상자 1명을 공갈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사실도 파악했다. 다수의 제보자들은 “황하나는 이선균이 협박당할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선균을 협박해 금품을 뜯은 전직 영화배우 박모씨와 유흥업소 여종업원 김씨의 협박 행각이 검찰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