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4주년 특별기획<2>여의도 입성 14년차 국회의원 현주소

‘어리바리’새내기 지금은 여의도 ‘주물럭주물럭’


정계에는 올해로 14돌을 맞은 <일요시사>와 동년배인 중견 정치인들이 많다. 1996년 당시 15대 총선을 통해 생애 첫 금배지를 달고 국회에 입성한 이들이 그 주인공이다. 등장 당시 ‘조연’에 지나지 않았던 이들은 현재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정계의 ‘주연’으로 성장했다. 이제 여의도는 이들이 내뱉은 말 한마디에 술렁일 정도다. 지난 시간 굴곡진 삶을 견디고 거물급 인사로 성장한 정계 주요 인사들의 정치 여정을 되돌아봤다.


‘어르신’ 등에 업고 ‘조연’에서 ‘주연’ 고속성장
14년 정치인생… 말 한마디에 ‘웃다가 울다가’

    
15대 총선이 치러진 1996년은 여의도에 ‘새내기’ 의원들이 대거 등장한 때다. 90년대 ‘3김시대’로 대변됐던 정치권 세력은 15대 총선을 기준으로 세대교체 바람이 불면서 혈기 왕성한 신인들이 다량 수혈됐다. 실제 당선된 국회의원 299명 중 46%인 137명이 초선의원일 정도다.

‘파릇파릇’ 새내기
“의젓하게 자랐네”

 
하지만 이들의 등장이 ‘혈혈단신’ 이뤄진 것은 아니다. 당시 정치권 최대 영향력을 자랑했던 ‘3김(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김종필 전 총재)’의 든든한 후원이 성장의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특히 YS(김영삼 전 대통령)와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러브콜은 신인 정치인들에게는 ‘핑크빛’ 미래에 대한 보장과 같았다. 15대 초선의원들 앞에 유독 ‘포스트 ○○○’, ‘○○○ 수제자’ 등의 수식어가 많은 까닭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1996년 정계 큰 어른들의 든든한 지원을 받고 성공적으로 국회에 자리매김한 대표 인사들은 누굴까. 최근 원내지휘봉을 잡게 된 김무성 한나라당 신임 원내대표가 그 중 하나다. 김 원내대표는 YS가 야당 총재이던 시절 그의 비서로 정계에 입문한 후 15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첫 입성했다. YS의 ‘정치적 수제자’로 불린 김 원내대표는 이후 16·17대까지 내리 3선에 성공하며 당내 중진의원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그의 운세가 늘 상승곡선을 그린 것은 아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후보의 대책본부 조직총괄본부장을 맡아 ‘친박계 좌장’으로 꼽혔던 그는 이듬해 18대 총선에서 ‘보복공천’의 희생양이 됐다. 그는 당을 떠나 무소속 출마를 감행했다. YS는 김 원내대표의 후보 선거사무실을 직접 찾아 그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

YS는 이 자리에서 “전국적인 인물이 된 김 의원은 앞으로 대통령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결국 자신의 텃밭이었던 부산에서 4번째 금배지를 가슴에 매단 그는 당당히 한나라당으로 복귀했다. 김 원내대표의 정치적 역경은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당 원내대표직을 두고 3번이나 고배를 마셔야했다.

앞서 2006년 1월과 7월 두 차례 원내대표 경선에 도전했지만 이재오 의원과 김형오 의원에게 잇따라 패했다. 지난해 5월엔 친이계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원내대표직에 추대됐지만 박 전 대표의 반대로 무산됐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4일, ‘3전4기’ 도전 끝에 당 의원 만장일치로 신임 원내대표에 선출되는 영광을 안게 됐다.

김 원내대표의 정치적 역경만큼이나 굴곡진 시간을 견뎌 낸 국회입문 ‘동기’가 있다.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이다. 홍 의원은 1993년 서울지방검찰청 검사로 재직하면서부터 정치권의 끊임없는 러브콜을 받았다. 1995년 사직 후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했던 그는 당시 14대 대통령이었던 YS의 권유를 받고 정치에 입문했다. 신한국당에 입당한 그는 15대 총선에 출마, 서울 송파구 갑에서 승리를 거두며 정치인생을 걷게 됐다.

YS·DJ 내민 손
거물급 성장 발판

하지만 기쁨도 잠시. 1999년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선고받고 의원직을 상실하는 고초를 겪었다. 이를 계기로 2000년 2월 탈당을 선언하기도 했던 그는 다행히 2001년 서울 동대문구 을 선거구 보궐선거를 통해 복귀, 건재함을 자랑했다. 이후 17·18대 국회의원에 연이어 당선된 홍 의원은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회 위원장, 국회 환경노동위 위원장 등을 지냈고, 2008년엔 한나라당 원내대표직을 맡아 정치권의 ‘주연’으로 자리매김했다.

홍 의원은 이제 당 대표직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김영선 국회 정무위원장(한나라당)도 15대 총선 당시 YS의 공천장을 받아 정계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이들 중 한 사람이다. 김 위원장은 당시 이재오, 김문수, 홍준표, 이윤성, 맹형규 등과 함께 공천을 받아 국회 배지를 달았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의 등장을 두고 ‘YS의 아들인 현철씨의 추천을 받았다’, ‘추미애(당시 새천년민주당) 의원에 대한 반격 카드로 영입됐다’ 등의 설이 나왔다.

이유야 어찌됐든 당시 초선의원이었던 김 위원장은 14년의 지난 시간동안 당 안팎으로 화려한 기록을 줄줄이 남기며 중진의원으로 성장했다. 여의도 입성 이전 변호사와 시민사회활동을 거친 김 위원장은 과거 경험을 살린 적극적인 당정 활동으로 15대 국회 최우수 의원에 뽑히는 영예를 안았다. 이후에도 그는 한나라당 ‘여성 최초 대변인’이라는 타이틀을 얻었고, 2004년엔 최고위원에 선출되기도 했다.
 
DJ ‘러브콜’ 받고 ‘승승장구’ 추미애·천정배 
YS 발탁된 파워인사 김무성·김영선·홍준표


2006년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잔여 임기동안 당 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비록 24일간의 임시직이었지만 그는 이 기간 동안 적극적인 행보로 자신의 이름을 국민들에게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 또한 그는 대표직을 승계하자마자 곧바로 ‘정치적 스승’인 YS를 찾아 감사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후 그는 6년간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을 맡았고, 최근에는 국회 정무위원장까지 역임하며 화려한 이력을 이어가고 있다.

4선의원인 김 위원장은 이제 국회에서도 한참 ‘고참’에 속한다. 그녀 위로는 6선의원인 홍사덕·정몽준 의원과 5선의원인 김형오·이상득 의원 등이 있을 뿐이다. 김 위원장이 YS의 후광을 입었다면 추미애 국회 환경노동위원장(민주당)은 DJ의 후광으로 성장한 대표 인사다. 판사 출신의 추 위원장은 1996년 DJ의 적극적인 권유로 정치에 입문했다. 정계에 여성정치인 영입 바람이 거세게 부는 와중에 DJ가 고심 끝에 내놓은 히든카드였던 것이다.

덕분에 대구 태생으로 경상도의 ‘딸’인 김 위원장이지만 민주당의 텃밭인 전라도에서도 높은 인기를 얻을 수 있었다. 김 위원장은 15대 총선 당시부터 ‘포스트 DJ’로 불리며 성공가도를 달렸다. DJ 정부시절엔 행정자치부 장관 등 정부 요직인사에 수차례 노미네이트됐고,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부터는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2002년 대선 마지막 명동유세에서 “우리에게 정동영, 추미애가 있다”며 공개적으로 추 위원장을 대권주자로 지목했었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그에게도 시련은 찾아왔다. 노무현 정부 수립 후 당 분열에도 열린우리당이 아닌 민주당을 지켰던 그는 몇 달 뒤 ‘탄핵 역풍’을 맞았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낙선하고 만 것. 이후 미국 유학길에 올랐던 그는 2006년 8월말 귀국했다.

2년의 시간을 와신상담한 그는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17대 대통령선거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으며 재기의 발판을 다졌고, 이듬해 18대 총선을 통해 민주당으로 복귀했다. 지난해 8월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에 선출된 김 위원장은 최근 ‘노동법 파문’ 등으로 당내 입지가 흔들리고 있지만 여전히 차기 대권의 유력 인물로 손꼽히고 있다.

민주당내 비주류로 분리되는 천정배 의원도 이 당시 정치권에 발을 들인 인물이다. 인권변호사 출신인 천 의원은 일찍부터 정치권의 러브콜을 받았다. 하지만 때를 기다렸던 천 의원은 국민회의 창당을 추진하던 DJ의 부름에 응해 15대 총선을 거쳐 국회에 입문했다. 천 의원은 이후 빠른 속도로 명성을 얻었다. 1997년 국민회의 정책위원회 부의장을 거쳐 2000년엔 민주당 수석원내부총무를 역임했다. 2002년 대선에서 노 전 대통령을 적극 지지했던 그는 대선 이후 열린우리당의 창당을 주도하기도 했다.

넘어지고 일어서고
역경 딛고 주연 ‘우뚝’

곧바로 2004년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자리를 꿰찬 천 의원은 이를 계기로 국회 ‘거물’ 인사로 우뚝 섰다. 그는 이듬해 6월 법무부 장관에 임명되면서 다시 한 번 세간에 명성을 넓혔다. 2007년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그는 18대 총선에서 다시 민주당 소속의원으로 출마, 4선의원이 됐다.

2009년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강행처리에 불만을 품고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기도 했던 그는 지난 1월 복귀한 뒤 당 내 비주류의 핵심으로 고속성장 중이다. 일각에선 천 의원이 지방선거 직후 치러질 차기 전당대회에서 당권 획득을 목표로 세를 모으고 있다는 해석이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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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