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부자들 '배당왕 리스트'

곡소리 가득한데 오너일가는 돈잔치

[일요시사 취재1팀] 이광호 기자 = 대한민국 10대 그룹 총수들이 받게 될 배당금 총액이 3000억여원에 이르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대주주 배당금에 매겨지는 최고 세율이 현행 38%에서 내년부터는 25%로 낮아져 총수 일가의 실질 배당소득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당초 정부는 배당 확대로 경제 활성화를 꾀했으나 단물은 총수일가와 외국인 투자자만 누리게 됐다. 정책목표와 어긋난 결과가 나왔다는 지적이다.


 
지난 8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국내 10대 그룹 총수 10명이 주식을 보유한 계열 상장사들로부터 2014년 결산에 따라 받은 배당금은 모두 3299억원이다. 이는 2013년 배당액 2439억원과 비교하면 860억원(35.3%) 늘어난 것이다. 10대 그룹은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두산, 현대중공업, GS, 한진, 한화 등이다.

위기라더니…
역대 최대 배당
 
10대 그룹 총수 중 1000억원 이상의 배당금을 받은 사람은 누구일까. 현재 와병 중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배당금 규모는 1758억원이다. 이 회장의 배당금은 2013년 1079억원보다 679억원(63%) 증가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1년 전보다 50% 가까이 늘어난 742억원의 현금배당을 받게 됐다. 현재 구속 수감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5.4% 늘어난 329억7000원을 받는다. SK그룹의 경우 전체 계열사의 평균 배당금은 1년 전보다 감소했는데, 총수일가 지분율이 40%를 웃도는 SK C&C의 배당만 30% 넘게 늘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32.8% 늘어난 94억1000만원을 받게 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25% 늘어난 84억9000만원을 받게 되고,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14.2% 증가한 35억6000만원을 배당으로 받는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배당은 192억4000만원으로 1년 전과 비슷하다.
 

배당금 증가율을 보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여타 총수들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조 회장이 그룹 계열 상장사들로부터 받을 배당금은 9억5000만원으로 2013년 2억1000만원의 5배에 육박한다. 이들 10대 그룹 총수의 배당금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정부의 배당 확대 정책에 따라 대기업들이 줄줄이 배당을 늘렸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10대 그룹 계열 상장사들의 2014회계연도 배당 총액은 8조6090억원으로 2013년의 6조7508억원보다 27.5% 증가했다. 10대 그룹 중 배당금이 줄어든 곳은 SK와 현대중공업이다. SK그룹은 배당 총액은 줄어들었으나 최태원 회장의 배당금은 오히려 뛰었다. 30대 그룹 내에서는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배당금이 82억9000만원으로 27.7% 늘어났으며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배당금은 71억3000만원으로 1년 전 36억2000만원의 2배다. 또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은 28% 늘어난 58억8000만원을, 정몽진 KCC그룹 회장도 28% 늘어난 168억2000만원을 받았다.
 
짠돌이 경영을 고수해 온 오뚜기도 배당금을 늘렸다. 오뚜기 배당금은 총 135억768만원이다. 이중 100억원 이상이 총수일가의 몫이다. 오뚜기는 함태호 명예회장 17.46%, 함영준 회장 15.38% 등 총수일가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63.42%에 이른다. 소액주주는 20.8%에 불과하다.

총수일가 독식
그들만의 파티
 
이처럼 기업들의 배당금이 늘어난 가운데 배당을 받지 못하는 총수들도 있어 눈길을 끈다.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은 전년에 154억원의 배당을 받았으나 이번에는 무배당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003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배당도 59억6000만원에서 53억원으로 11.1% 감소했다.
 
기업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국내 주요기업들의 배당금은 전체적으로 크게 뛰었다. 반면 계열사와 국민연금 소액주주들은 총수일가나 외국인 투자자에 비해 배당금 증가율이 낮았다. 4대 그룹 소속 계열사들이 타계열사 지분 보유로 받는 배당금은 지난해 1조2731억원에서 올해 1조5862억원으로 24.6%, 국민연금은 4467억원에서 5542억원으로 24.1% 각각 증가했다.
 

기업들 배당 확대하면 경제활성화?
결과는…총수와 가족들 배만 불려 
 
하지만 전체 배당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계열사가 지난해 21.1%에서 올해 20.5%로 0.6% 포인트 하락했고, 국민연금도 지난해 7.4%에서 올해 7.2%로 0.2%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소액주주들은 들러리에 불과했다. 소액주주를 포함한 기타 주주들의 배당금은 전년대비 13.6%로 지난해 1조2140억원에서 올해 1조3786억원에 그쳤다. 총수일가나 외국인 투자자의 배당금 증가율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처럼 소액주주들이 상대적으로 혜택을 받지 못한 것은 정부의 배당확대 정책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올해 4대 그룹의 배당금을 ▲총수 및 직계가족 ▲외국인 투자자 ▲출자 계열사 ▲국민연금 ▲소액주주 및 기타 등 5대 주주별로 분석한 결과, 최대수혜자는 외국인투자자와 총수일가였다.
 
4대그룹의 배당금은 지난해 1조6937억원에서 28.1% 증가한 6조364억원으로 늘어났다. 전체 배당금에서 올해 외국인 투자자가 받는 배당금은 총 3조8128억원으로 지난해 2조8297억원보다 34.7% 증가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4대 그룹의 작년 대비 배당금 순증가분 1조6937억원 중 절반이 훨씬 넘는 58.1%인 9832억원을 챙겼다. 전체 배당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46.9%에서 올해 49.3%로 2.4%포인트 상승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그룹에서 작년보다 39.4% 증가한 2조1764억원, 현대차그룹에서 41.6% 늘어난 7559억원, SK그룹에서 5968억원, LG그룹에서 2837억원의 배당금을 각각 지급 받을 예정이다. 
 
 
재벌닷컴은 “정부의 배당금 확대 정책이 경제활성화를 위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소액주주 우대 및 차등배당제, 소액주주 배당세제 감면책, 배당소득에 따른 누진과세 등 다각적인 정책마련이 적극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소액주주는…
잔칫집 들러리?
 
당초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가계소득 증대세제 3대패키지’를 강조했다. 이 패키지는 근로소득 증대세제, 배당소득 증대세제, 기업소득 환류세제를 일컫는다. 이중 배당소득 증대세대는 기업 소득을 가계소득으로 환류시키기 위한 제도로 고배당 주식 보유 주주에 인센티브를 제공, 기업의 고배당을 유도하는 방안이다.
 
이 제도의 시행으로 고배당 기업의 주주는 소득세를 감면 받게 되고 고배당주식 배당소득의 원천징수세율이 기존 14%에서 9%로 인하(경감률 36%)되며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의 경우 20% 인하된 25%의 분리과세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이중 배당소득 증대세제는 기업 소득을 가계소득으로 환류시키기 위한 제도다. 고배당 주식 보유 주주에 인센티브를 제공해 기업의 고배당을 유도하는 방안이다.
 
배당은 유연하게 ‘팍팍’ 

임금은 인색하게 ‘빡빡’
 
기업소득 환류세제도 기업의 사내유보금 사용을 적극 독려하기 위한 제도다. 배당이나 투자, 임금 인상에 사용하지 않으면 일정 부분 이상의 차액의 10%를 과세하는 제도다. 업계에선 이 제도 시행으로 배당금이 3조원에서 6조원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배당소득 증대세제는 2015년 1월1일 이후 개시하는 사업연도의 결산배당분부터 3년간 한시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2014년 결산 배당에는 해당되는 사항이 없다. 하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배당 확대 정책이 이번 기업들의 배당 확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야당은 이러한 정책으로 인해 총수일가만 배당소득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지난 10일 이언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안 그래도 경제성장률 대비 현저히 낮은 실질임금인상률로 성장의 과실이 가계가 아닌 재벌 대기업 곳간에만 쌓이고 있어 분배구조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기업이 주주들에게 이익을 분배하는 것은 정당한 기업활동이다. 배당 규모에 대한 결정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정부가 경제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인 배당 확대를 주문했지만 배당 확대의 실익은 총수일가에 집중됐다. 자신들의 배는 불리면서도 직원들의 임금을 동결하거나 인상을 최소화하고 있는 행태도 보이고 있어 정부의 배당 확대 정책에 물음표를 짓게 하고 있다.

배당 확대 정책

누구를 위해서?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1월 전국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올해 전년 대비 투자를 늘리겠다는 기업은 전체 응답기업의 31.4%에 그쳤다. 반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39.8%) 투자를 줄이겠다(28.8%)는 응답은 68.6%에 달했다. 기업들은 임금 인상에 대해서도 극히 소극적인 모습이다. 기업들이 임금결정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삼성전자는 올해 임직원들의 임금을 동결하고 보너스를 삭감했다. 급기야 경영자총협회는 기업들에게 임금인상을 자제해 달라는 공식발표를 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액면분할은 총수일가의 독식을 막을 수 있는 하나의 방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액면분할은 주식 1주당 액면가액을 N분의1로 쪼개는 것을 말한다. 개별 주식선물·옵션의 거래 문턱을 낮춰 개인들의 레버리지 투자 수요를 이끌어 낸다. 선물·옵션은 투자비용 대비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고 현물(주식) 투자에 따른 리스크 헤지(위험 분산)하는 효과가 있다. 개인 투자자들의 접근이 쉬워지면 개인 투자자들에게 돌아가는 배당금도 점차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애플도 지난해 주가가 700달러에 육박하자 7분의1 액면분할을 실시하는 등 지금까지 네 차례 액면분할을 거쳤다.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한국도 ‘사토리족’ 증가 
기업 일자리 창출 없어…좌절하는 청년층
 
영국의 ‘차브(chav)’나 일본의 ‘사토리(さとり)’와 같이 우리나라에도 ‘미래의 삶에 희망을 두지 않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영국의 차브는 19세기 ‘어린이’를 의미하는 집시언어에서 유래됐지만 지금은 ‘더러운 공영주택에 살면서 정부의 복지예산을 축내는 소비적인 하층계급과 그들의 폭력적인 자녀’를 뜻한다. 차브는 영국 청년 실업률과 무관하지 않다. 일본의 사토리는 거창한 야망이 없고 안분지족하는 이들을 의미한다. 하지만 안분지족하는 것처럼 보일 뿐이지 사토리 세대의 미래는 어둡다. 현재 많은 일본의 젊은이들은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프리터’족이나 비정규직이다.
 
최근 청년층 관련 통계 자료를 보면 이 같은 분위기가 국내에도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12일 통계청의 1월 고용동향 데이터를 보면, 15∼29세 사이 청년층의 체감실업률은 21.8%에 달한다. 체감실업자수만도 107만1000명이다. 정부가 밝힌 공식 실업자 39만5000명의 2.7배다. 체감실업률은 취업준비자와 구직단념자, 임시직이나 일용직 등에 취업한 불완전 취업자까지 실업자로 간주해 산출한 통계다.
 
연애·결혼·출산? 딴 나라 얘기
대인관계·내 집 마련도 포기
 
정부가 공식적으로 밝힌 청년 실업률은 역대 최대치다. 청년층 실업률은 9%로 전년보다 1%포인트 증가했다. 청년들의 취업률은 갈수록 추락하고 불완전 고용만 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저임금’ 이슈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정규직을 기대하기 어려워 최저임금이 보장된 아르바이트자리로 눈길을 돌리는 것이다.
 
여기에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3포 세대’에서 내 집 마련, 인간관계까지 포기하는 ‘5포 세대’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얼마 전 한 취업포털 사이트가 2030세대 288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연애’ ‘결혼’ ‘출산’ ‘대인관계’ ‘내 집 마련’ 중 한 가지 이상을 포기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57.6%가 ‘있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0.2%(이하 복수응답)가 ‘결혼을 포기했다’고 답했다. 뒤이어 내 집 마련 46.8%, 출산 45.9%, 연애 43.1%, 대인관계 38.7% 등이었다.
 
상황이 이렇지만 기업들은 일자리 창출에 인색한 모습이다. 급기야 일부에서는 ‘열정페이’로 청년들의 열정을 갉아먹고 있다. 인턴 후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고 밝힌 뒤 이를 어기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지난 2월 시장조사 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는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이민’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 따르면 20대의 90%와 30대의 93.2%가 이민을 고려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조사는 최근 이민을 고려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원인에 대해서 한국 사회의 지나치게 과열된 경쟁구조와 점점 심해지는 소득불평등 구조, 국내의 열악한 노동환경 등을 거론했다. 청년세대의 문제를 개인의 차원이 아니라 구조의 차원에서 그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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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