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피자에서 무슨 일이…

본사 흠집내기? 가맹점 쥐어짜기?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미스터피자가맹점협의회가 매달 본사에 지급하는 광고비의 사용 내역서를 공개해 달라고 요구했다가 대표 가맹점 한 곳이 본사로부터 일방적 계약해지를 당했다. 공정거래원에 제출한 분쟁 조정의 결정이 나기도 전에 계약해지 통보를 받아 본사의 갑질 횡포라는 지적이다.

미스터피자가맹점협의회(이하 미피가협) 이모 회장이 미스터피자본사(이하 미피본사)로부터 지난 1일 계약 해지를 당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2월부터 미피본사에 광고비 사용 세부 내역 공개를 계속 요청했으나, 미피본사가 이를 거절하자 공정거래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일방적 계약해지
갑질 횡포 논란

공정거래원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미피본사가 광고비 사용 내역서를 공개하지 않자 이 회장은 미피가협을 대표해 인터넷 언론사에 미피본사와의 분쟁 사실을 알렸으며, 이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이에 미피본사는 공정거래원의 결과가 나오기도 전인 지난달 14일 이 회장에게 ‘가맹본부의 명예를 훼손했기에 3월부터 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했다.

미피본사가 이 회장의 가맹점 영업 정지의 근거로 제시한 건 미스터피자 가족점계약서다. 실제로 미스터피자 가족점계약서 제2장(조건) 24조(계약의 해지) 4항에는 ‘사실 또는 허위의 사실을 공연히 유포함으로써 가맹본부의 명성이나 신용을 뚜렷이 훼손’이라고 언급돼 있었다.

미피가협 소속 가맹점주 100여명은 지난 4일 미스터피자 본사 앞에서 ‘미스터피자 갑질 규탄 집회’를 열고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매출의 4%를 떼어가는 본사 광고비 내역 공개 ▲현행 피자 할인행사 가맹점 부담에서 본사와 분담 ▲미피가협 이 회장 계약해지 취소 등을 규탄했다.  


이 회장은 “미스터피자는 전국 프랜차이즈 체인점으로 광고가 매출과 직결된다”며 “최근 3년간 미스터피자 광고가 현저하게 줄었으며 매출도 3년 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미피가협 회장이 운영하는 매장을 영업 정지한다고 해서 가맹점주들의 불만이 사라지는 것이 아닌데 미피본사의 위협적인 자세로 국민의 논란만 불러일으킨 것 같다”고 지적했다.  

미피가협은 지난해 5월 개최된 미스터피자발전협의회 모임 이후 단 한 번도 광고비 사용 내역서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반면 미피본사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는 등 침묵을 일관해 왔다.  

한 가맹점주는 “미스터피자의 모기업인 MPK그룹은 코스닥 상장사이기에 광고 사용 세부 내역 공개를 요구하면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며 “이 회장은 미피가협의 회장으로서 전국 가맹점주를 대표해 한 행동일 뿐 독단적인 행태로 보고 이 회장의 가맹점만을 영업 정지 시킨 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다른 가맹점주는 “미피가협이 지난해부터 광고비 사용 내역서 공개 요구와 함께 TV광고를 늘려 달라고 여러 차례 문의했다”며 “미피가협의 요구에 미피본사가 신제품 출시에 맞춰 TV광고를 내보냈으나 비교적 광고단가가 낮은 밤 10시 이후에 광고를 편성하고 광고횟수도 줄였다”며 미피본사의 해명을 요구했다.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미피본사의 홍보팀에 전화인터뷰를 요청하자 미피본사의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 관계자는 “공중파방송의 광고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나 광고계의 흐름에 발맞춰 TV광고 노출을 줄이고 다른 매체를 통한 광고 비중을 높였을 뿐”이라며 “미피가협의 요구에 단 한 번도 광고비 내역을 공개하지 않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미피가협 회원 100여명의 주장과는 다른 입장이다. 미피본사는 광고와 관련된 사안은 광고대행사에 일임해 자세한 정보를 모른다고 했으며, 외부 공개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미스터피자의 전국 체인점은 435개점으로 직영점 14개, 가맹점 421개이다. 미피본사는 전국 가맹점주로부터 순매출의 4%에 해당하는 광고비를 받고 있으며 그 금액이 연간 140억원으로 추산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가맹거래사의 상품광고비 분담을 50대 50, 광고 분류가 애매할 경우는 75대 25로 권장하고 있다. <일요시사>에서는 미피본사에 광고비 분담률 자료를 의뢰했으나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스터피자의 광고비 명목으로 거둬들이는 금액의 규모로 미뤄 짐작해보면 광고비 전액을 가맹점에 전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가맹거래사의 광고비를 분석한 결과 탐앤탐스, 롯데리아, 엔젤리너스 등은 상품광고비 전액을 본사가 부담하고 있었으며, CJ푸드빌 투썸플레이스, 이디야커피 등은 본사와 가맹점의 비율이 50대 50으로 조사됐다.  


미스터피자 광고모델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최근 미스터피자는 신제품 출시와 함께 아역배우 출신 김유정을 TV광고 모델로 내세웠다. 지난해까지 미스터피자 광고 모델은 손연재, 2PM, 한효주, 문근영, 유승호, 박해일, 송강호 등 이른바 검증된 스타를 내세워 왔다. 확연히 비교되는 모습이다. 

3월1일자로 영업정지를 당한 이 회장은 “돈줄이 끊긴 상황이라 미피가협 회원들의 후원으로 가족의 생계와 직원의 월급, 밀린 가게 월세 등을 내고 있다”며 “본사에서는 문서나 전화로 해지 통보하면 그만이지만 가맹점주 같은 경우에는 한 가정의 생계가 달린 문제다”고 토로했다. 덧붙여 “미피가협의 대표로서 해야 할 말을 하는 것이며 이번 문제가 한 가맹점의 희생으로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며 “원만한 합의로 다시 가맹점을 재개하길 바랄 뿐이다”고 강조했다.  

잊을 만하면…갑을 논란 잇달아 터져
광고비 분담·할인행사 등 두고 갈등

이 회장은 지난 11일 법원에 미스터피자 가맹점 계약 무효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에 미피본사 측은 이 회장의 명예훼손죄 고발 여부를 고려 중이다. 

미스터피자 분쟁 논의를 접한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는 미스터피자의 가족점계약서가 갑의 위치를 남용한 불공정 거래 계약서의 대표 사례라고 꼬집었다. 가장 큰 문제로 제기된 사안은 이번 영업정지의 사유인 ‘사실 또는 허위의 사실을 공연히 유포함으로써 가맹본부의 명성이나 신용을 뚜렷이 훼손’ 조항이다.

이 조항대로라면 허위사실뿐만 아니라 사실을 유포하더라도 미피본사의 이익에 반하면 계약해지 사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정한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의 제15조(가맹계약의 해지사유) 4항에는 ‘가맹점사업자가 공연히 허위사실을 유포함으로써 가맹본부의 명성이나 신용을 뚜렷이 훼손하거나 가맹본부의 영업비밀 또는 중요정보를 유출하여 가맹사업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할 경우’라 명시돼 있다. 미스터피자는 계약서에 ‘사실 또는’이라는 문구를 추가해 계약 해지 사유를 확대시켰다.  

이에 대해 미피본사 관계자는 엇갈린 답변을 했다. 한 관계자는 “미스터피자의 이미지에 손상을 입힌 사실적인 내용의 한정된 표현일 뿐”이라고 밝혔으며 다른 한 관계자는 “왜 이런 조항이 있는지는 정확하게 모르겠다. 법무팀을 통해 계약서를 다시 조사하고 있다. 이 회장은 사실 유포를 한 게 아니라 허위사실을 유포했기 때문에 계약을 해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종 할인행사
본사분담 없어

미피본사가 이 회장이 운영하는 가맹점에 대한 계약 해지를 두고 가맹거래사와 변호사도 엇갈린 입장이다. 한 가맹거래사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이 나기 전에 영업 정지 명령을 내린 것은 문제다”며 “가맹점의 계약 해지는 본사의 계약서 조항이 아닌 가맹사업법에 명시한 대로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이 회장의 사유는 계약 해지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 변호사는 “이 회장이 가맹점주의 대표 입장에서 나섰더라도 법률에서는 개인의 행위로 간주한다”며 “언론에 제보함으로써 미스터피자가 이슈로 떠올라 명예훼손을 입힌 건 사실이라 영업 정지 해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스터피자의 통신사·카드사·포인트·내부행사 할인율을 통해서도 미스터피자의 갑질 횡포가 여실히 드러났다. 가맹점과 미피본사 그리고 해당 업체의 분담률이 공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스터피자의 할인율을 살펴보면 모든 할인에 대해 가맹점주와 해당 업체만 분담하고 있다.

미피본사의 분담은 어느 항목에도 없었다. 특히 해당 업체보다 가맹점주의 할인 분담률이 높게 편중돼 있다. 미스터피자가 진행하는 내부행사(방문포장, 온라인할인, E쿠폰, 모바일쿠폰 등) 할인율은 15∼40%의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으며 가맹점주에게 모든 부담을 떠넘겼다.

통신3사의 멤버십 제휴 할인을 살펴보면 15% 할인의 경우 가맹점주가 할인액의 전부를 분담한다. SKT의 20% 할인은 가맹점주가 17.5%, 통신사가 2.5%, LGU+는 15%, 20% 할인율 모두 가맹점주에게 분담한다. 삼성카드 페이백·현대M카드·하나SK 등의 카드사 할인은 대부분 가맹점주와 해당 카드사가 절반씩 분담한다. 국내 피자업계 1위인 미스터피자와는 달리 세계 최대 피자배달 전문 기업 도**피자에 문의해본 결과 본사의 분담이 전무한 할인율 적용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스터피자를 즐겨 먹는다는 김하은(28)씨는 “통신사 할인으로 저렴한 가격에 피자를 먹을 수 있어 매달 두 번 이상 미스터피자를 찾는다”며 “계산을 할 때 직원의 친절한 태도에 가맹점이 할인의 상당 부분을 분담하고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고 전했다.  

미스터피자는 지난해 창립 24주년 기념 런치뷔페 행사를 마련해 지난해 10월6일부터 11월28일까지 진행했다. 9900원에 피자 3종과 샐러드바, 음료를 제공하는 이 행사에 손님의 발길이 끊이지 않자 손해가 크다는 가맹점주의 반발이 거세졌다. 미피본사는 뒤늦게 치즈, 콜라시럽 등 40여만원 상당의 식자재를 지원해 준 것으로 밝혀졌다. 손해가 크다고 판단된 일부 매장에서는 이 행사를 진행조차 하지 않았다.

한 가맹점주는 “런치뷔페 행사 자체가 워낙 저렴해 수많은 손님이 몰려들어 매출은 급증했으나 실매출은 오히려 떨어졌다”며 “매출이 안 좋을 때는 행사를 중단하겠다고 미피본사가 애초에 약속했으나 행사 기간에 맞춰 종료됐다”고 불만을 토했다. 덧붙여 “당시 미피본사는 미피가협과 구두로 차액만큼의 보상을 지원해주겠다고 약속했으나 아직까지 그 보상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evernur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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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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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