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미술관 탐방 ⑤목포자연사박물관, 어린이바다과학관

호기심과 상상력의 보물창고로 오세요

‘목포’하면 옛 가요 ‘목포의 눈물’과 유달산이, 홍어와 낙지 같은 맛깔스런 남도의 음식이 떠오른다. 그런데 알고 보면 한 가지 더 있다. 목포는 박물관 투어를 떠나기에 안성맞춤인 도시다. 박물관 사이 거리가 가깝고, 자연사부터 수중고고학까지 장르도 다양하다. 갓바위 주변에 목포자연사박물관, 목포문학관, 남농기념관, 목포생활도자박물관, 문예역사관,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등 박물관과 전시관이 모여 있어 도보로 이동하며 관람을 즐길 수 있다.

직접 만져볼 수 있는 각종 공룡 전신 골격
매시 정각 4D 상영, 공룡시대 온 생동감

자녀와 함께하는 여행이라면 목포자연사박물관과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를 둘러보고, 차로 10분 거리인 목포어린이바다과학관까지 관람할 것을 추천한다.
지구 46억년 역사를 전시한 목포자연사박물관에서 인상적이고 압도적인 장면은 중앙홀의 거대한 공룡 뼈와 화석이다. 쥐라기의 대형 초식 공룡 디플로도쿠스, 디플로도쿠스를 공격하는 육식 공룡 알로사우루스, 백악기 하늘을 점령하던 익룡 등의 골격을 실제 크기로 재현했다. 관람 동선은 1층 지질관과 육상생명1관, 2층의 육상생명2관과 수중생명관, 지역생태관으로 이어진다. 직접 만져볼 수 있는 공룡 다리뼈, 바다의 사냥꾼인 상어와 밍크고래 진품 전신 골격은 아이들이 특히 흥미로워한다. 

4D입체상영관에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매시 정각에 4D 영상을 상영한다(정오 제외). 웅장한 사운드와 입체 영상, 생생한 특수 효과가 결합돼 마치 공룡시대에 온 것처럼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육식 공룡 알 둥지 화석 전시도 놓치지 말자. 2009년 전남 신안군 압해도에서 발견된 이 화석은 지름 2.3m, 무게 3톤에 이른다. 육식 공룡의 알 19개가 포함되었으며, 천연기념물(535호)에 지정되었다. 이 화석은 박물관 로비에서 만날 수 있다.

육식공룡·익룡
실제 크기 재현

목포자연사박물관 맞은편에 자리 잡은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수중 문화유산을 발굴·연구·전시하는 곳이다. 상설전시관이 총 4개인데, 그중 고려선실과 신안선실이 특히 흥미진진하다. 서해와 남해에서 발굴된 청자 운반선과 곡물 운반선이 들려주는 고려 시대 이야기, 1323년 중국에서 일본으로 향하다가 신안 앞바다에 좌초한 중국의 무역선이 전해주는 동아시아 해상 교역 이야기가 수백 년을 거슬러 눈앞에서 생생하게 펼쳐진다. 두 전시실 모두 복원된 선박과 발굴품 전시가 매우 입체적이고 동선이 매끄러워 관람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 밖에 <자산어보>의 발자취를 따라 서남해 어류와 민속 문화를 보여주는 어촌민속실, 한국 전통 배를 주제로 한 선박사실이 있고, 해변 전시장에 서해의 가거도 배와 동해의 목선 등 전통 선박 실물이 여럿 전시 중이다. 어린이해양문화체험관에서는 항해 체험을 통해 해양 문화를 배울 수 있다. 


목포어린이바다과학관은 2013년 삼학도에 문을 연 박물관으로,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서 차로 약 10분 거리다. 유아와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춰 전시 공간을 놀이터처럼 신나고 이해하기 쉽게 구성했다. 1층 ‘바다 상상홀’에서 노란색 잠수정을 타고 바닷속으로 진입하면 ‘깊은 바다’ ‘중간 바다’ ‘얕은 바다’로 자연스럽게 관람 동선이 이어진다.
수심 1000m 이하 깊은 바다에서 가상의 해저지형을 체험하고, 어슴푸레한 빛이 들어오는 중간 바다로 올라와 바다 생태계를 관찰한 다음, 수심 200m 내외 얕은 바다에서 바다 에너지에 대한 이해를 돕는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4D 영상관에서는 15분짜리 4D 입체 영상 〈바다 이야기〉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한 시간 간격으로 상영된다(정오 제외).

자산어보 발자취 따라 어촌 민속 체험
유달산 아래 구도심, 역사문화의 보고

목포에 왔으면 유달산은 꼭 한번 올라야 한다. 목포의 상징인 유달산은 해발 228m로 그리 높지 않지만 기세가 웅장하고, 목포 시가지와 바다를 한눈에 굽어보는 전망이 일품이다. 입구에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짚을 쌓아 군량미처럼 보이게 하여 왜군을 물리쳤다는 노적봉이 있고, 중턱에는 ‘목포의 눈물’ 기념비가 있다. 이등봉 아래 유달산조각공원은 예술과 자연이 어우러진 산책로다. 

유달산 아래 자리한 구도심은 근대 문화유산의 보고다. 목포에서 가장 오래된 근대건축물인 구 일본영사관과 구 동양척식주식회사 건물이 각각 목포근대역사관 1, 2관으로 개관 중이다. 최근 목포 여행자들 사이에 부쩍 인기를 끄는 카페 ‘행복이가득한집’과 게스트하우스 ‘목포1935’도 일제강점기의 건물을 활용한 공간이다.

목포가 선정한
남도의 계절 요리

목포진역사공원도 들러볼 만하다. 목포진은 1439년 처음 설치되었고(목포 만호진), 1502년에 성의 모습을 갖춘 조선 시대 수군 진영이다. 1895년 폐진된 이래 유적비 외에 흔적이 없었으나, 2014년 객사를 복원하고 조경을 식재해 공원으로 조성했다.
목포시 선정 ‘가오리찜과 매생이 요리’ 명인이 운영하는 모정명가에서는 남도의 신선한 재료로 구성된 계절 코스를 맛볼 수 있다. 다양한 매생이 요리와 피꼬막, 민어회, 홍어 등을 선보이며, 예약은 필수이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목포자연사박물관→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목포어린이바다과학관

1박 2일 여행 코스
· 첫째 날 : 목포자연사박물관→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목포어린이바다과학관
· 둘째 날 : 목포진역사공원→유달산→구도심 근대 문화유산

관련 웹사이트 주소
· 목포문화관광   http://tour.mokpo.go.kr
· 목포자연사박물관   http://museum.mokpo.go.kr
· 목포어린이바다과학관  http://mmsm.mokpo.go.kr
·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www.seamuse.go.kr

문의 전화
· 목포자연사박물관   061-274-3655
· 목포어린이바다과학관  061-242-6359
·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061-270-2000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목포 :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24회(05:35~23:55)운행, 약 4시간 소요.
* 문의 : 센트럴시티버스터미널  02-6282-0114
            이지티켓  www.hticket.co.kr
            목포종합버스터미널  1544-6886
기차> 용산-목포 : KTX 하루 12회(05:20~21:40) 운행, 약 3시간 30분 소요.
* 문의 :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자가운전 정보
서해안고속도로 목포 IC→영산호 방면(하굿둑 입구)→갓바위 문화타운→목포자연사박물관

숙박 정보
· (주)폰타나비치호텔 베니키아 : 목포시 평화로, 061-288-7000, www.fontanahotel.co.kr
· 베네치아호텔 : 목포시 미항로, 061-283-9955
· 목포1935 : 목포시 영산로59번길, 061-243-1935, http://cafe.daum.net/mokpo1935
· 샹그리아비치관광호텔 : 목포시 평화로, 061-285-0100, www.shangriahotel.co.kr
· 마리나베이 패밀리 호텔 : 목포시 해안로249번길, 061-247-9900,http://marinabayhotel.co.kr

식당 정보
· 모정명가 : 계절 코스, 목포시 미항로, 061-274-3456
· 하당먹거리 : 전복쇠고기낙지탕탕이, 목포시 장미로, 061-283-1738
· 덕인집 : 홍어삼합, 목포시 영산로73번길, 061-242-3767, 010-8727-3536
· 장터 : 꽃게살, 목포시 영산로40번길, 061-244-8880
· 독천식당 : 연포탕·낙지비빔밥, 목포시 호남로64번길, 061-242-6528

주변 볼거리
삼학도, 갓바위, 목포문학관, 이훈동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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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바뀐’ 이재명 이유 있는 대변신

‘확 바뀐’ 이재명 이유 있는 대변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코로나19 종식과 비상계엄, 대통령 파면으로 인한 조기 대선을 치르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대 대선과 21대 대선 모두 운명의 길목서 치러진 셈이다. 국민의 삶과 밀접하게 닿아 있는 정치권도 큰 영향을 받았다. 코로나19 정국과 내란 정국서 대선을 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는 지난 3년간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3년 전, 20대 대선이 치러지던 2022년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코로나19 시기였던 점을 감안해 소상공인 정책과 경제 재건에 초점을 맞췄다. 민주당의 1호 공약 역시 ‘코로나19 팬데믹 완전 극복’과 ‘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완전한 지원’이었다. 경제 대통령 앞세웠지만… 이 외에도 ▲오미크론 등 변이종 확산 대응 강화 ▲백신 및 치료제 확보 ▲의료보건체제 구축에 대한 충분한 재정 투입 ▲필수예방접종의약품 자급화 실현을 위한 국가지원체제 구축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당시 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는 ‘유능한 경제 대통령’에 초점을 맞춰 5대 비전으로 ▲신경제 ▲공정 성장 ▲민생 안정 ▲민주사회 ▲평화·안보 등을 제시했다. 10대 공약으로는 수출 1조달러를 비롯한 311만호 주택 공급, 문화 강국 실현 같은 경제 중심의 공약을 제시했다. 차기 정부의 큰 틀이 되는 10대 공약을 살펴보면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가 두루 담겼지만, 가장 주목을 받는 건 이 후보의 상징과도 같은 ‘기본 시리즈’ 정책이었다. 기본소득부터 기본주택, 기본금융을 합친 것으로 이 후보의 숨은 1호 공약이란 평도 나왔다. 기본 시리즈는 전 국민에게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하는 동시에 주거와 금융 면에서 보편적인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 공약이다. 가장 대표적인 공약으로는 ‘청년 125만원’ ‘전 국민 25만원’을 지급하는 기본소득을 꼽을 수 있었다. 기본소득은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이던 때부터 추진하던 정책이다. 2021년 7월 경선 후보 2차 정책 발표 기자회견서 이 후보는 “대전환의 위기 시대에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대대적 정부 역할도 중요한 성장 수단이지만, 세계 최저 수준인 국가의 가계소득 지원과 가계소비를 늘리는 것도 경제 성장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차기 정부 임기 내에 청년에게는 연 200만원, 그 외 전 국민에게 100만원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아울러 “지역 골목경제 활성화와 매출 양극화 해소를 위해 소멸성 지역화폐로 지급되는 기본소득은 현금과 달리 경제 활성화 효과가 극대화된다”며 “기본소득은 어렵지 않다. 작년 1차 재난지원금이 가구별 아닌 개인별로 균등하게 지급되고 연 1회든 월 1회든 정기 지급된다면 그게 바로 기본소득”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비상계엄 정신없이 도는 정치판 “전 국민 25만원 지원” 3년 사이 변화는? 당시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의 기본소득 공약이 과거 보수 정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주장하던 ‘경제 민주화’와 닮았다고 봤다. 그러나 이 후보의 기본소득은 재원 확충 방안 등 실현 가능성이 작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민주당은 재원 마련 방안으로 재정개혁을 추진하는 동시에 국토보유세와 탄소세 도입 등 다양한 방법을 제시했다. 그러나 당시 보수 진영에서는 “코로나19 지원금으로 나라 곳간이 텅 비었다”며 ‘포퓰리즘’이라는 꼬리표를 붙였다. 전 국민에게 25만원을 지원하는 방안은 20대 대선 이후에도 이 후보가 꾸준히 밀던 정책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차등 지원, 분배 방식 등에 변화가 생겼지만 이 후보는 지난해 윤 전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서 “민생회복 지원금을 꼭 수용해주길 부탁드린다”며 거듭 당부하기도 했다. 포퓰리즘이라는 보수 진영의 비판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부분적 기본소득은 아이러니하게도 2012년 대선서 보수 정당 박근혜 후보가 주장했다. 65세 이상 노인 모두에게 월 20만원씩 지급한다는 공약은 박빙의 대선서 박 후보 승리 요인 중 하나였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3년이 지난 지금 이 후보는 대선 정국이 시작됨과 동시에 1호 공약으로 “AI 인공지능 3강 도약”을 외쳤다. 경제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AI 대전환 시대를 위한 산업 육성을 약속했다. 고성능 GPU(그래픽처리장치)를 5만개 이상 확보하고 한국형 챗GPT를 국민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모두의 AI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사업이다. 국가 비전으로는 K-이니셔티브를 제시했다. 국내 AI 기술 등에 방점을 찍어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고 경제 성장 국가로 발돋움하겠다는 취지다. 이 후보는 K-이니셔티브를 지역별로 쪼개 맞춤형 공약을 제시하기도 했다. 경기 동탄서는 K-반도체를, 대전서는 K-과학기술을 중심으로 메시지를 냈고 전북 전주서는 K-컬처를 겨냥해 국악인과 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 후보의 21대 대선 공약은 ‘K’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지난 대선서 기본소득 같은 ‘이재명표 공약’을 앞세웠다면 이번에는 12·3 내란 사태로 무너진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켜 세워 ‘진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 지원금 어디로? 공약 발굴 과정 역시 K-이니셔티브를 앞세웠다. 후보 직속인 K-문화강국위원회는 문화 강국 실현을 위한 공약을, K-경제성장위원회는 맞춤형 의제를 설정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선대위 산하에는 K-민주주의·평화위원회를 설치해 ‘빛의 혁명’에 참여한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조직을 꾸렸다. 서울·인천·경기를 겨냥한 K-수도권 비전을 발표하며 “서울을 뉴욕에 버금가는 글로벌 경제 수도로, 인천을 물류와 바이오산업 등 K-경제의 글로벌 관문으로, 반도체와 첨단기술, 평화·경제의 경기로 수도권 K-이니셔티브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기본 시리즈의 존재감은 희미하다. 지난 대선서 기본 시리즈를 앞세운 것과 달리 이번 대선에서는 ‘기본 사회’라는 단어로 묶어 포괄적인 복지 정책으로 탈바꿈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 기본적인 삶을 국가 공동체가 책임지는 사회, 기본 사회로 나아가겠다”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국가전담기구인 ‘기본사회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양극화로 인한 분열과 갈등이 만연한 사회에 우려를 표하며 “기본 사회는 단편적 복지나 소득 분배에 머무르지 않고 국민의 주거·의료·돌봄·교육·공공서비스 전반에 대한 실질적 보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본사회위원회는 기본 사회 실현을 위한 비전과 정책 목표, 핵심 과제 수립 및 관련 정책 이행을 총괄·조정·평가하게 된다. 아동수당 확대나 청년미래적금,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 등 생애주기별 소득 보장 체계를 구축하고 농어촌 기본소득과 햇빛·바람 연금 같은 지역 맞춤형 소득 지원도 점차 확대해갈 예정이다. 개헌에는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나 싶더니 선거 막판서 대통령 4년 연임제와 등을 골자로 한 구상을 밝혔다. 개헌 시기에 대해서는 “논의가 빠르게 진행된다면 2026년 지방선거서, 늦어져도 2028년 총선서 국민의 뜻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국민투표법을 개정해 개헌의 발판을 마련하고 국회 개헌특위를 만들어 하나씩 합의하며 순차적으로 개헌을 완성하자”고 말했다. 이후 최종 공약집서 “위기의 민주주의를 개헌으로 지키겠다”고 밝히면서 다시 한번 못을 박았다. 우클릭? 융통성! 가장 큰 차이점을 보인 건 경제, 그중에서도 부동산 정책이다. ‘민주당 우클릭’이라는 표현이 나올 만큼 민주당은 중도우파까지 껴안는 방법을 마련했다. 우선 민주당은 주택 공급은 늘리되 부동산시장에는 최소한으로 개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왔다. 문재인정부 당시 과도한 세금 규제로 집값이 오르는 등 발생할 각종 부작용과 혼란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후보는 ‘경제 유튜브 연합 토크쇼’에 출연해 “주거 문제에 대해서는 생각을 많이 바꾼 편이다. 집은 주거용이지 투자·투기용은 아니어야 한다고 했는데 지금은 그게 불가능하더라”고 밝힌 바 있다. 부동산시장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하는 만큼 규제를 완화하는 방법을 택해야지, 억눌러서는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 역시 “우클릭, 태세 전환,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시장과 경제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정책을 수정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지난 대선서 “부동산 투기를 막으려면 거래세를 줄이고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 저항을 줄이기 위해 국토보유세는 전 국민에게 고루 지급하는 기본소득형이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세금으로 집값을 잡는 시대는 지났다”며 선을 그었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의 핵심 세제 역시 큰 틀에서 손대지 않고 현행 체계를 유지할 전망이다. 다만 이 후보뿐만 아니라 모든 대선후보들이 이렇다 할 부동산 공약을 내놓지 않고 있어 비교 대상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표가 떨어질 것을 우려해 후보 모두 부동산 정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공약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지난 3년간 일부 노선이 수정된 반면, 이 후보가 뚝심 있게 밀고 나간 공약도 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대선서 “여성가족부를 평등가족부나 성평등가족부로 바꾸고 일부 기능을 조정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밝혔는데 이번 역시 “성평등가족부로 확대·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기본 소득’ 내리고 ‘K-시리즈’ 올리고 갈라치기 대신 ‘중도 실용주의’ 노선으로 이 후보는 사전투표가 진행되기 하루 전날인 지난달 28일6 자신의 SNS에 ‘성평등가족부 확대 공약 메시지’를 내고 “여성들이 여전히 우리의 사회 많은 영역서 구조적 차별을 겪고 있음에도 윤석열정부는 성평등 정책을 후순위로 미뤘다”고 꼬집었다. 이어 “향후 내각 구성 시 성별과 연령별 균형을 고려해 인재를 고르게 기용하고 성평등 거버넌스 추진 체계도 강화하겠다. 중앙 부처와 지자체의 양성평등정책담당관제도를 확대해 성평등 정책 조정과 협력 기능을 강화하겠다”며 “지자체 내 전담부서를 늘려 성평등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겠다”고도 약속했다. 대법관 구성과 다양성 및 전문성 강화를 위한 ‘대법관 증원’도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현재 대법관 한 명이 맡는 사건의 수가 많아 증원은 불가피하다는 게 민주당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번 공약집에도 민주당은 상고심에 대한 국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대법관 증원과 전원합의체 변론 공개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공약집에는 구체적인 증원 규모를 적시하지 않았다. 앞서 민주당은 대법원이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되자 사법개혁을 예고했다. 이때 민주당이 대법관의 수를 100명으로 늘리는 법안을 발의했는데, 선대위가 해당 법안의 철회를 지시하면서 한때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흑묘백묘론’ 역시 20대 대선서도 주장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필요한 정책을 취하고, 김대중·박정희 정책을 따지지 않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에도 이 후보는 국민 통합을 제시하며 좌우를 가리지 않고 오직 경제를 살리는 데 집중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비상계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인 만큼 급진적인 변화와 이념 갈라치기보다는 대한민국을 안정 궤도에 되돌리는 ‘중도 실용주의’ 노선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리미리 착착척척 선대위 소속인 한 민주당 의원은 “조기 대선인 만큼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선거가 치러졌다. 그동안 어떻게 시간이 흘렀는지도 모를 만큼 바빴지만 국민 의견을 적극 수용해 좋은 공약이 나올 수 있었다”며 “대부분 이 후보 머릿속에 원래 있던 공약들이다. 여기에 지난 3년 동안 각종 위원회서 활동한 의원들의 시너지가 합쳐져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재명 공보물, 분위기도 바뀌었다? 대선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책자형 선거 공보물도 눈에 띈다. 지난 공보물은 ‘경제’ ‘일하는 대통령’ 등 유능함을 내세웠다면 이번에는 ‘내란 극복’ ‘빛의 혁명’을 반복적으로 강조해 희망에 초점을 맞추었다. 책자 한 면 전체를 응원봉 시위대 사진으로 채워 이번 조기 대선을 내란 세력 심판 성격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대선 출마 영상도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는 평이다.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 후보는 검은 배경의 스튜디오서 파란 넥타이와 정장을 갖춰 입은 채 출마를 선언했다. 반면 21대 대선 출마 영상서 이 후보는 밝은 분위기의 실내서 베이지색 니트를 입고 등장해 부드러운 면모를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