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산부인과의사회 “난소암도 정기적인 부인과 검진 필요”

난소암은 3기, 4기에 발견되는 경우 많아
가족력의 영향이 매우 큰 암, 정기적 검진 필수

1기 환자의 5년 생존율이 80~90% 달해

조병구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총무이사는 난소암도 자궁경부암처럼 정기적인 검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국가암검진이 시작된 후 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 5대 암에 대한 경각심이 커져 조기검진으로 발견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노령화로 인한 암환자 발생 수는 늘어나더라도 조기검진으로 치료 예후가 좋아지는 것이다. 여성암으로 많이 알려진 유방암과 자궁경부암도 2005~2009년 구간의 5년 생존율이 유방암은 90.3%, 자궁경부암은 80.1%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난소암의 경우에는 동기간의 5년 생존율이 60.2%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에서 난소암 진단을 받은 여성의 약 70%가 3기 이후에 발견되고, 3~4기 진단을 받은 여성들의 5년 생존률이 15~2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조병구 이사의 도움말로 난소암의 조기 진단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조병구 이사는 난소암이 여성 생식기 암 중 가장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초기에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거나, 있더라도 미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난소암은 어느 정도 진행이 되고 나서야 복통, 더부룩함, 소화불량, 하복부 이물감, 복수가 차는 증상, 질 출혈 등을 보이는데, 이마저도 많은 경우 단순 소화불량이나 체중증가, 다른 증상 등으로 오인하고 있다가 뒤늦게 병원을 찾을 때는 암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난소암은 50세 이후부터 70대 후반까지 증가하기 시작해, 60~64세에 발병빈도가 잦다. 이른 초경과 늦은 폐경, 10년 이상의 불임 환자 및 수유경력이 없는 여성에게서 발생하는 경우가 높으므로 자신이 고위험군에 해당된다면 예방 노력이 필요하다. 난소암은 유전적 요인이 높은 암으로써 어머니, 자매, 자녀 중 1명이라도 난소암 환자가 있다면 유전자 검사 또는 정기 검진을 철저히 챙겨야 한다.
그런데 골반 깊숙한 곳에 있는 난소는 어떻게 조기검진하는 것이 좋을까? 우선 자신에게 난소암 가족력이 있는지를 알아보고 난소암이 발생하기 쉬운 고위험군에 해당된다면, 정기검진을 받을 때 혈액검사에 난소표지자 검사도 포함해 받는 것이 좋다. 난소 종양 발생시 CA125라는 종양 표지 물질이 늘어나게 되는데, 이를 확인하는 검사다.
또한 초음파를 통해서도 난소암 검진이 가능하다. 난소암 검진을 위한 가장 간단한 방법은 산부인과에서 자궁경부암 정기검진을 받을 때, 질식초음파도 병행하는 것이다. 질식초음파는 난소에 가깝게 접근해 촬영하므로 난소의 세밀한 구조에 대해 고해상도의 영상을 얻을 수 있다. 방광을 채워야 확인할 수 있는 복식 초음파에 비해 더 편리하다. 초음파 검사 결과, 난소 종양이 의심될 때에는 CT나 복강경 검사를 통해 정밀검사를 추가로 받게 되고, 종양의 악성 여부는 조직검사를 통해 이루어지게 된다.
조병구 이사는 치명적인 난소암도 조기에 진단 받은 1기 환자는 5년 생존율이 80~90%이므로, 난소암도 자궁경부암처럼 정기적인 검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궁경부암은 난소암에 비해 우리나라 여성의 발생빈도가 약 2.3배 높은 질환이다. 따라서 자궁경부암 또한 예방을 위해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접종하고, 성생활을 하는 여성이라면 연 1회 자궁경부암 정기검진을 거르지 말고 받아야 한다. 별도의 난소암 검진까지 챙기기는 쉽지 않은 만큼, 연 1회 자궁경부암 검진을 위해 산부인과를 방문할 때마다 난소암 검진도 같이 받는다면, 자궁경부암과 난소암 같은 부인암을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난소암을 예방하려면 고지방식이나 인스턴트음식의 섭취를 줄이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의 섭취를 늘려야 한다. 꾸준히 운동을 해 건강을 관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모유 수유는 12개월 이상 충분히 오래 하고, 먹는 피임약을 복용하는 것도 난소암 예방 효과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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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