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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4월22일 11시39분

사건/사고


<충격세태> '날 풀리니 날뛰는' 속옷 변태들 천태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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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 팬티에 망사스타킹 신고 ‘인증샷’

[일요시사 사회2팀] 최용환 기자 = 타인에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개인의 취향은 존중 받아 마땅하다. 그렇지만 사회통념상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취향도 존재한다. 남자가 여자속옷을 즐겨 입는다면 어떨까. 장난으로 한두 번 입는 게 아니라 실생활에서 꾸준히 여자속옷을 착용하는 사람들이 있어 관심을 끈다. 신상 브래지어를 입고 ‘인증샷’을 올리며 자신의 몸매를 평가 받는 남자들의 모습에 돋보기를 대봤다.

 
‘유니섹스(남녀겸용패션)’가 대중화되면서 남녀 간 패션 장벽이 허물어진 지 오래다. 여자가 남성스럽게 입는 보이쉬룩도 이제는 익숙하다. 그에 반해 남자가 여성스럽게 꾸미는 모습은 보기 드물다. 그런데 남몰래 여자속옷을 입는 남자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독특한 취향을 공유하는 인터넷 카페가 있다. 여자속옷을 즐겨 입는 남자들이 모인 A카페에는 매일 수많은 인증샷이 업데이트된다.

개인의 취향?
변태 성욕자?
 
여자속옷 마니아들이 모여 있는 A카페는 지난해 11월28일 개설된 신생커뮤니티다. 회원 수는 700명 미만으로 멤버 목록은 비공개로 되어 있다. 최근에 만들어진 커뮤니티치고는 비교적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었다. 특히 사진게시판이 그랬다. 남자들이 여자속옷을 착용한 사진들 일색이었다. 일부 사진에 대한 회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A카페 회원들은 큐빅이 박힌 분홍색 리본팬티, 검정색 망사팬티, 꽃무늬팬티, 전신스타킹, 티팬티, 비키니 등을 입고 사진을 찍은 뒤 회원들의 호평을 받고 있었다. ‘너무 잘 어울려요’ ‘엉덩이 죽이네요’ ‘어디서 사셨어요?’ 등이었다. 충격적인 것은 이들 중 일부는 “푹신해서 좋다”며 생리대까지 착용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들은 이러한 모습을 자랑스럽게 여기면서 생리대의 제품명까지 공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 다른 회원은 전신 망사스타킹을 입고 찍은 사진을 올려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스타킹에 미니스커트를 입는 회원도 적지 않았다. 관련 제품을 문의하는 댓글은 끊이지 않았다.
 
A카페 회원들은 ‘셀카’로 자신의 모습을 드러냈다. 최근 필수 아이템으로 각광 받고 있는 ‘셀카봉’을 사용하는 모습도 보였다. 촬영장소는 방, 화장실 등 실내에서 이루어진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충격적인 사진이 포착됐다. 공원으로 보이는 공공장소에서 한 남자가 여자 팬티와 브래지어를 입은 채 아래서 위로 포커스를 맞추고 사진을 찍은 것이다. 근육도 탄탄한 편이었다. 남자의 가슴, 팔과 다리에는 털이 가득했다. A카페에는 이처럼 눈살 찌푸려지는 사진이 넘쳐난다.
 
또한 일부 회원은 아내의 몸을 몰래 찍어 올리기도 했다. 그리고 아내가 입던 속옷을 입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A카페 회원들의 주 연령대를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대부분 중년남성으로 추정된다. 미혼자와 기혼자가 골고루 섞여있는 모습이다. 간혹 미성년자로 보이는 회원들의 활동도 눈에 띄었다. 몇몇 남자들은 날씬한 체형으로 여자와 다름없는 몸매를 뽐내기도 했다.
 
‘여자속옷 입는 남자’ 변태카페 기승
망사 팬티·브래지어 광적으로 집착
 
이들이 여자속옷을 구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직접 구매, 의류수거함, 중고 속옷거래 등이다. 직접 구매는 말 그대로 여자속옷 매장에 들어가서 자신의 몸에 맞는 팬티와 브래지어를 구입하는 것이다. A카페 회원들이 여자속옷을 수집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다. 그 다음으로 의류수거함을 꼽을 수 있다. 다소 황당하지만 회원 중 일부는 인적이 드문 시간을 선택해 계획적으로 의류수거함을 뒤진 뒤 여성 속옷만 쏙 골라낸다.
 
중고 속옷 거래도 빼놓을 수 없다. <일요시사>는 앞서 지난해 11월 ‘중고 속옷거래 실태’에 대해 다루면서 중고거래 카페에서 여성이 입었던 속옷을 돈을 주고 구하는 이들의 변태적인 실상을 공개한 바 있다. 지금은 이러한 거래가 더욱 더 음성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쉽게 찾아볼 수 없지만, 중고속옷 거래 시장은 여전히 건재하다. A카페 회원 중 일부는 여성의 분비물이 묻어난 팬티를 원한다. 중고속옷 팬티를 입고 ‘인증샷’을 올리면 높은 조회수와 넘치는 댓글을 볼 수 있기에 많은 회원들이 앞 다퉈 중고속옷을 구한다.

변태들의 놀이
생리대도 수집
 
여자속옷 입는 남자들이 모인 카페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중고속옷거래 관련 글도 판치고 있다. 카카오톡이나 틱톡 아이디를 알려주면서 접근해 오는 여자회원들이 적지 않은 것이다. 중고카페에서 중고속옷을 팔다 쫓겨난 이들이 A카페로 모인 모양새다. 전부는 아니지만 A카페 회원 대부분은 여자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는다. 오로지 속옷수집에 열중하고 있다. 
 
A카페 회원 중 일부는 자신들은 동성애자가 아니라고 극구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동성애자들의 모임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사진게시판을 포함한 나머지 게시판 글들은 대부분 영상통화나 즉석만남을 요구하는 것들이다. 자신의 몸매를 증명하는 사진을 미끼로 회원들과의 만남을 시도하는 것이다.
 
 
여자속옷 입는 남자들의 이야기는 A카페를 통하지 않더라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여자속옷에 집착하는 남자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내용은 이렇다. “저는 여자속옷을 입고 생활한 지 10년이 넘었어요. 여자속옷이 정말 예뻐 보이더라고요. 쇼핑할 때 여자속옷 매장에서 직접 구입하곤 합니다.
 
브래지어는 집에서만 착용하고 팬티는 밖에 나갈 때도 착용해요. 저처럼 남자가 여자속옷을 입고 생활하는 게 병일까요? 게이는 아닙니다. 남한테 피해는 안 주면서 살고 있어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 글에 대한 반응은 다양했다. ‘정신과에 가보길’ ‘변태 같다’ ‘집에서만 착용하면 O.K’ ‘개취(개인의 취향) 존중’ 등이었다.
 
이와 비슷한 고민은 또 있었다. 한 인터넷커뮤니티 고민게시판에는 ‘친누나의 팬티를 입는다’는 다소 충격적인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누나가 빨래통에 팬티를 던져 놓고 나가면 가족들 몰래 팬티를 꺼내 냄새를 맡은 뒤 그대로 제가 입어요. 누나 팬티를 입고 밖에 나간 적도 있어요. 죄책감이 들긴 하지만 이 짓을 멈출 수가 없어요. 중독인 것 같아요. 저 혹시 문제 있는 걸까요?”
 
여자속옷을 즐겨 입는 이들은 페티시(Fetish) 성향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페티시의 사전적 의미는 ‘특정 물건을 통해 성적 쾌감을 얻는 것’이다. 보통 페티시라고 하면 특정 신체부위에서 성적 흥분을 느끼는 것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은 사물도 이에 포함된다. 페티시는 ‘주문이 걸린 것’ ‘숭배하는 것’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었다. 일종의 주물숭배인 셈이다. 그래서 페티시를 ‘물신’이라고 번역하기도 한다. 이러한 페티시가 정신분석학에 와서 신체 일부나 특정한 물건에 성적 애착을 느끼는 일종의 도착현상으로 재해석됐다. 생각보다 광범위하게 쓰이는 말이라는 것이다.

엽기적 페티시
‘의상도착증’
 
페티시는 성별을 가리지 않지만 주로 남성에게 나타난다. 흔히 발, 머리카락, 여자속옷과 스타킹, 신발 등에 집착한다. 개중에는 신체 점, 배설물, 겨드랑이 등에 성적 흥분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신체적 기형에 흥분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도 흥미로운 점이다. 페티시는 상대가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선에서 성적 판타지를 이룰 매개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페티시를 갖고 있는 사람 다수가 가피학성 이상성욕 등의 성도착증을 함께 나타낼 수 있다.
 
 
성도착증은 강력한 성적충동과 더불어 성적 흥분을 얻기 위해 비정상적인 대상이나 방법을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성적장애의 일종이다. 대개 젊은 남자들 사이에서 발생하며 성도착증의 대표적인 예로는 여자속옷이나 스타킹, 구두, 손수건, 밴드 같은 물건들을 수집하고 이것을 성적 공상이나 자위행위를 하는데 사용하는 ‘여성물건애’, 낯선 사람에게 자신의 성기를 갑자기 노출시킨 후 자위행위를 통해 성적 극치감을 얻는 ‘노출증’, 노출증과는 반대로 타인의 성행위나 성기를 반복적으로 훔쳐봄으로써 성적만족감을 얻는 ‘관음증’, 사춘기 이전의 소아와 성행위를 갖거나 그런 성적 공상을 함으로써만 성적인 흥분감을 느끼는 ‘소아성애증’의 경우는 특이하게도 주로 중년 이후의 남자에게서 많이 발견되며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성도착증 중 가능 흔한 유형이다.
 
물 만난 동성애자·트랜스젠더
T팬티 입은 근육질 남자 인기
 
그밖에도 영화나 소설의 주제로 많이 등장하는 성적가학증이나 성적피학증의 경우는 비록 발생빈도는 그다지 높지 않지만 난폭한 성폭행이나 살인사건과 같은 강력사건과 관련되기 쉬워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정신분석학에 따르면 앞서의 A카페 회원들의 행태는 ‘의상도착증’에 해당된다. 의상도착증은 도착의 한 형태로 보통 남성에게서 많이 일어나며 심리적 안정감과 성적 흥분에 도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제 또는 상상 속에서 여자속옷을 입는 행동을 가르킨다. 이들은 여자속옷으로 흥분감을 고조시킨다. 속옷뿐만이 아니라 가발을 포함해 여성의 의상 전부를 수집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 중에는 혼자서 죄책감에 시달리는 사람부터 아무런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류가 존재한다.
 
남자가 여자의 옷을 입는 것은 다중적 기능을 가진다. 특히 이들이 여자속옷을 입고 자위를 통해 사정을 하는 것은 여성과의 동일시와 거세 불안에 대해 승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표면적으로는 동성애나 성전환증 개인들이 단순히 옷을 바꿔 입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주물성애적 성질을 갖는다.

“감싸주는 느낌
밀착감이 좋다”
 
의상도착증 개인이 성 전환증 환자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그러나 여성이 되고자 하는 환승을 키우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나이가 들수록 여자속옷을 입는 행동의 성적 측면보다는 여성과 동일시로부터 오는 위안이 더 중요해진다. 이런 남성들은 점점 더 자신들을 성전환증 환자라고 생각하고 성전환 수술을 추구할 수도 있다. 또한 자살을 택하거나 스스로 페니스를 절단하는 등의 극단적인 행동을 할 수도 있다. 여성속옷에 과도하게 집착하다 보면 의학적 위기로 간주된다.
 
<cyh@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연초 인기만점' 복조리 알바의 불편한 진실
 
연초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것들이 있다. 그중 ‘복조리 알바’를 빼놓을 수 없다. 누구나 한 번 쯤은 연말 식사자리나 술자리에서 복조리를 들고 찾아오는 청년들을 마주한 적이 있을 게다. 복조리 알바는 과거부터 있었던 계절알바 중 하나다. 복조리 가격은 개당 5000원 선이며 알바생들은 ‘복’과 ‘기부’를 강조하며 판매를 시도한다.
 
복조리 알바생들은 술집 등이 밀집한 번화가뿐만이 아니라 일반 거주지역 아파트 등을 돌아다니며 집집마다 벨을 누르면서까지 판매를 시도하기도 한다. 이들 대부분은 수능을 마친 학생들과 대학생들이다. 청년들은 “아름다우시네요. 복 하나 받아가세요”라는 식으로 사람들에게 접근해 복조리를 건넨다. 그리고는 판매수익금은 장애인들에게 돌아간다고 강조한다.
 
연초를 맞아 알바를 찾는 학생들이 부쩍 늘면서 복조리 알바도 관심을 받고 있다. 짭짤한 수입이 보장된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인터넷 상에 떠도는 판매자의 글은 이렇다. 
 
“복조리 판매고요. 일 할 땐 멘트만 잘 날리면 됩니다. 출퇴근은 2주에 한 번씩만 가능해요. 물론 숙식 제공하고요. 월 150만원 기본이고 일을 잘하시면 50만원 정도 추가됩니다. 친구랑 같이 지원해서 오면 10만원이 더 추가되고요. 차량보유자 우대합니다. 관심 있으시면 지역, 나이, 성별, 연락처 남겨주세요.”
 
요약하면, ‘월 150만원 보장’ ‘지역·나이 무관’ ‘숙식제공’ 등 꽤 괜찮은 조건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뭔가 찜찜하다. 일단 복조리를 팔아서 알바생 한 명 당 150을 쥐어준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지역과 나이가 무관한 것도 수상하다. 숙식제공은 더더욱 수상하다. 이쯤에서 ‘다단계’가 연상된다. 도대체 복조리 알바의 정체는 무엇일까.
 
복조리 판매 알바 구인 글은 포털 카페, 블로그 및 각종 인터넷커뮤니티 등 넓게 퍼져있다. 최근에는 자극적인 사진 등을 걸어놓고 알바생 모집에 열을 올리기도 한다. 그런데 안내문의 몇몇 문구에 물음표를 던지지 않을 수 없다. ‘하루 최하 20만원’ ‘3시간에 50개 판매 가능’ ‘다단계 절대 아님’. 돈이 급한 순진한 학생이라면 눈이 휘둥그레 진다.
 
그러나 복조리 알바에는 불편한 진실이 숨어있다. 복조리 알바의 문제점은 복조리 알바 유경험자의 심경고백을 통해 어느 정도 드러났다. 그는 돈을 많이 준다는 친구의 말을 믿고 복조리 알바를 시작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다단계였다고 말한다. 추가로 사람을 데려와야 돈을 받을 수 있는 구조였다는 것이다. 복조리 판매 방식은 이렇다. 우선 봉고차에 5∼6명 정도를 태운 뒤 특정 구역에 한명을 내려준다. 이내 다른 구역에도 한명을 내려준다.

자신의 구역에 내린 아이들은 해당구역 일대의 식당이나 호프집, 기타 상가들을 돌아다니면서 복조리와 함께 복권을 한 세트로 1만원에 판매한다. 판매금의 일부는 장애인을 위해 사용한다고 거짓말을 한다. 술에 취한 사람이나, 순진한 사람의 경우 별 거부감 없이 복조리를 구입한다. 드물지만 이런 방식으로 복조리를 많이 판매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들에게 돌아가는 금액은 당초 제시했던 금액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또 일각에서는 순진한 10대들을 이런 식으로 모아 제2의 다른 범죄를 벌일 수도 있다며 우려를 나타낸다. 아직 정확한 실체가 밝혀지진 않았지만, 10대들이 숙식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농후해 보인다. 알바 선택에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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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100일’ 공수처 위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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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오는 30일로 출범 100일을 앞두고 있다. 공수처는 문재인정부가 임기 초부터 밀어붙인 검찰개혁의 핵심이다. 기대와 우려 속에 닻을 올린 공수처는 지난 석 달 동안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빈수레가 요란하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지난 1월21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가 공식 출범했다. 1996년 참여연대가 부패방지법을 입법 청원한 지 25년, 2002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공수처 설치를 대선 공약으로 내건 지 19년 만이다. 문 대통령 1호 공약 공수처는 15대에서 19대 국회에 이르기까지 추진과 무산을 반복하며 부침을 겪었다. 20대 국회에서도 여야 간 첨예한 정쟁 끝에 공수처법이 통과된 데 이어 공수처장 인선을 두고 갈등을 빚었다. 2019년 12월30일 이른바 공수처법으로 불리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설치및운영에관한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같은 해 4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지 245일 만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발의한 안을 ‘4+1 협의체’가 수정한 내용으로 국회 문턱을 넘었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대통령을 비롯해 국회의원,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국무총리와 국무총리비서실 정무직 공무원, 검찰총장, 판·검사, 시·도지사 등이 모두 공수처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이 중 판·검사, 경무관급 이상 경찰에 대해선 기소권도 부여했다. 공수처장은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 7명 위원 중 6명 이상 찬성으로 2명을 추천하고, 대통령이 그중 1명을 지명,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되도록 했다. 추천위는 여야가 각각 추천한 위원 2명과 법무부 장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 등으로 구성했다. 당초 법안에는 야당의 비토권이 존재했다. 중복되는 범죄 수사에 대해서는 공수처가 우선 수사권을 갖도록 했다. 특히 검경 등이 범죄 수사 과정에서 고위공직자 범죄 등을 인지한 경우 이 사실을 즉시 공수처에 통보하는 조항이 담겼다. ‘통보 의무 조항’은 수사 착수 단계부터 검‧경 수사를 무력화하고, 공수처가 특정 인사에 대해 선택적 수사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우여곡절 끝에 출범 설립 취지부터 흔들 이날 공수처법 국회 통과로 공수처 출범은 2020년 7월로 예상됐다. 하지만 공수처장 후보 추천 과정에서 여야가 극심한 갈등을 보였다. 민주당 등 여권은 국민의힘이 비토권을 행사해 공수처장 후보 추천이 늦어졌고, 그로 인해 공수처 출범까지 차질을 빚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후 지난해 12월10일 ‘야당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내용을 담은 공수처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의 의결 정족수를 ‘7명 중 6명’에서 ‘3분의 2’(5명)으로 완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야당이 반대해도 공수처장 후보 추천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 것. 2020년 12월28일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는 판사 출신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과 검사 출신 이건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을 최종 후보 2인으로 선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가운데 김 선임연구관을 지명했다. 당시 청와대는 “김 후보자는 판사, 변호사, 헌재 선임연구관 외에 특검 수사관 등 다양한 경력이 있는 만큼 전문성과 균형감, 역량을 갖췄다고 판단했다”고 지명 배경을 밝혔다. 시작부터 기대와 우려 김 선임연구관은 인사청문회를 거쳐 초대 공수처장으로 임명됐다. 공수처 출범을 두고 여야는 극명한 온도차를 보였다. 민주당은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김 처장의 임명을 환영하며 검찰개혁 의지를 드러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정치적 중립성 논란의 불씨는 여전하다며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기대와 우려 속에 출범한 공수처의 지난 석 달은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조직 구성 과정에서 잡음이 나온 것은 물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황제 조사’ 논란, 5급 비서관 채용 특혜 의혹, 김 처장의 발언 논란 등이 연이어 불거졌다. 과제는 산적해 있는데 뚜렷한 돌파구 없이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공수처는 출범 초기부터 수사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 바 있다. 김 처장과 공수처 차장으로 발탁된 여운국 변호사는 둘 다 판사 출신이다. 김 처장은 처장과 차장이 모두 판사 출신이라 수사 능력에 의문이 있다는 우려에 대해 “부장검사, 검사장급을 포함해 수사 경험이 많은 검사 출신으로 보완하겠다”고 했다. 지난 1월29일 김 처장은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공수처 처장, 차장을 포함한 검사 25명 중 검사 출신 인원은 절반을 넘을 수 없다. 부장검사를 포함해 최대 12명을 임명할 수 있다”며 “인사위원회 검토를 받아봐야겠지만 처장 개인의 의견으로는 그 12명에 특수수사를 포함한 수사 경험이 있는 분들이 지원하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공수처는 현재 조직 구성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법에 규정한 검사 정원 25명 정원조차 채우지 못했다. 수사팀을 이끌어갈 부장검사는 정원의 절반인 2명만 추천돼 추가 채용이 불가피하다. 추천 인원 가운데 검찰 출신도 3명 안팎에 불과한 처지라 나머지 비검찰 출신 검사들을 교육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김 처장이 위원장을 맡은 공수처 인사위원회는 지난 2일 회의를 열어 부장검사 후보자 명단을 인사혁신처에 제출했다. 평검사 추천까지 포함하면 공수처는 부장검사 2명을 포함한 19명의 검사를 최종 선별했다. 검사, 판사 출신인 부장검사 2명을 포함해 인사위를 통과한 공수처 검사 19명 중 검찰 출신은 4명가량으로 알려졌다. 당초 4명을 선발하는 부장검사 자리에 40명, 19명을 뽑는 평검사 자리에 193명이 지원해 ‘10대 1’ 경쟁률이라는 말이 나왔지만 수사 능력 등 자질을 갖춘 지원자는 적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출금 의혹 관계자들의 기소 권한을 두고도 공수처는 검찰과 충돌하고 있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의 출국 금지를 주도한 의혹을 받는 이규원 검사와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을 기소했다. 김 전 차관 불법출금 의혹과 관련한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해서도 대검은 기소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소권으로 내부 충돌 검찰이 공수처의 의견과 다른 판단을 하면서 두 기관의 정면충돌 가능성이 제기된다. 공수처는 그동안 ‘검사에 대한 독점적 기소권’과 ‘공소권 유보부 이첩권’을 주장했다. 차 본부장은 검사가 아니지만 이 검사는 검사기 때문에 기소 권한이 공수처에 있다는 주장이다. 공수처는 해당 사건에 대해 수사 여건 미비 등을 이유로 검찰에 재이첩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수사 완료 후 공수처가 기소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사건을 재송치하라”고 요구했지만 검찰에서 두 사람을 기소한 것. 이성윤 지검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도 ‘황제조사’ 논란, 거짓말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달 7일 김 처장이 관용차를 이용해 이 지검장을 청사로 들인 사실이 확인됐다. 이 지검장은 김 전 차관 불법출금 의혹의 핵심 피의자다. 김 처장은 당시 이 지검장과 그의 변호인을 만난 이유에 대해 면담 및 기초 조사를 했다고 밝혔지만 조서를 남기지 않아 논란이 됐다. 문제가 확산되자 공수처는 “(이 지검장)면담 당시 공수처에 관용차가 두 대 있었는데 2호차는 체포 피의자 호송으로 피의자의 도주를 방지하기 위해 뒷좌석에서 문이 열리지 않는 차량이어서 이용할 수 없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2호차인 소나타 차량을 사용할 수 없어 처장 관용차인 제네시스를 보냈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익 신고인은 “2호차인 소나타 차량은 체포 피의자 호송용이 아닌 일반 업무용이고 출고 시 장착된 키즈락 기능 이외에 호송 피의자 도주를 막기 위한 뒷좌석 문열림 관련 차량개조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김 처장과 공수처 대변인을 허위 공문서 작성 혐의로 수원지검에 고발했다. 당시 이 지검장을 태운 관용차를 운전한 5급 김모 비서관의 특별채용 과정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김 처장은 취임과 함께 김 비서관을 공모 과정 없이 특별채용 했다. 특히 그가 여당 정치인의 아들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특혜 의혹으로 번졌다. 김 처장은 지난 15일 기자들의 질문에 “특혜로 살아온 인생에는 모든 게 특혜로 보이는 모양”이라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조직 구성·중립·황제조사 논란 1호 수사는 과연…돌파구 찾을까 앞서 공수처는 지난 2일 “공무원임용시험령 별표에 의하면 변호사는 5급 별정직공무원 임용 자격이 있고 공수처장 비서는 이 같은 규정에 따라 적법한 자격을 갖춰 채용된 것이므로 특혜 의혹 제기는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또 15일에도 설명자료를 내고 “인사청문회를 며칠 앞두고, 당시 처장 임명 일자가 유동적인 상황에서 이에 맞춰 즉시 부임할 수 있는 변호사여야 했다”며 공개채용절차를 거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처장 비서는 처장을 수행, 일정 관리 등을 하는 별정직으로, 별정직 비서는 대개 공개경쟁을 채용하지 않는다”며 “종전에는 연고가 있는 사람을 채용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처장과 아무 연고가 없는 사람을 채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공수처는 현재 검사 선발 정원을 절반 가까이 채우지 못한 채 수사에 착수해야 할 처지다.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검사 13명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했다. 잇따른 논란으로 위기에 처한 공수처는 ‘1호 수사’를 통해 국민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처장은 지난 12일 자문위원회 첫 회의에서 “우리 처가 당면한 현안들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수사기관이 될 수 있도록 자문위원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부탁드린다”며 “앞으로 시간이 좀 걸릴지라도 시간은 우리 편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중립성, 공정성 논란 등 공수처 설립 취지가 흔들릴 만큼 여러 악재가 불거졌지만 수사를 통해 이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첩이냐 직접이냐 1호 수사 사건이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김 전 차관 불법출금 의혹 사건이 될지, 새로운 사건이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법조계에선 김 전 차관의 불법출금 의혹 사건 등 검찰 이첩 사건을 우선 처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김 처장은 공수처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독자적인 수사에 착수해 성과를 낼만한 사건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기준 공수처에 접수된 사건은 총 837건으로 이중 부산참여연대가 엘시티 특혜 분양 의혹과 관련해 검찰 관계자를 고발한 사건 등 10건 내외가 주요 검토 대상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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