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세태> '날 풀리니 날뛰는' 속옷 변태들 천태만상

분홍 팬티에 망사스타킹 신고 ‘인증샷’

[일요시사 사회2팀] 최용환 기자 = 타인에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개인의 취향은 존중 받아 마땅하다. 그렇지만 사회통념상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취향도 존재한다. 남자가 여자속옷을 즐겨 입는다면 어떨까. 장난으로 한두 번 입는 게 아니라 실생활에서 꾸준히 여자속옷을 착용하는 사람들이 있어 관심을 끈다. 신상 브래지어를 입고 ‘인증샷’을 올리며 자신의 몸매를 평가 받는 남자들의 모습에 돋보기를 대봤다.

 
‘유니섹스(남녀겸용패션)’가 대중화되면서 남녀 간 패션 장벽이 허물어진 지 오래다. 여자가 남성스럽게 입는 보이쉬룩도 이제는 익숙하다. 그에 반해 남자가 여성스럽게 꾸미는 모습은 보기 드물다. 그런데 남몰래 여자속옷을 입는 남자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독특한 취향을 공유하는 인터넷 카페가 있다. 여자속옷을 즐겨 입는 남자들이 모인 A카페에는 매일 수많은 인증샷이 업데이트된다.

개인의 취향?
변태 성욕자?
 
여자속옷 마니아들이 모여 있는 A카페는 지난해 11월28일 개설된 신생커뮤니티다. 회원 수는 700명 미만으로 멤버 목록은 비공개로 되어 있다. 최근에 만들어진 커뮤니티치고는 비교적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었다. 특히 사진게시판이 그랬다. 남자들이 여자속옷을 착용한 사진들 일색이었다. 일부 사진에 대한 회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A카페 회원들은 큐빅이 박힌 분홍색 리본팬티, 검정색 망사팬티, 꽃무늬팬티, 전신스타킹, 티팬티, 비키니 등을 입고 사진을 찍은 뒤 회원들의 호평을 받고 있었다. ‘너무 잘 어울려요’ ‘엉덩이 죽이네요’ ‘어디서 사셨어요?’ 등이었다. 충격적인 것은 이들 중 일부는 “푹신해서 좋다”며 생리대까지 착용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들은 이러한 모습을 자랑스럽게 여기면서 생리대의 제품명까지 공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 다른 회원은 전신 망사스타킹을 입고 찍은 사진을 올려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스타킹에 미니스커트를 입는 회원도 적지 않았다. 관련 제품을 문의하는 댓글은 끊이지 않았다.
 

A카페 회원들은 ‘셀카’로 자신의 모습을 드러냈다. 최근 필수 아이템으로 각광 받고 있는 ‘셀카봉’을 사용하는 모습도 보였다. 촬영장소는 방, 화장실 등 실내에서 이루어진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충격적인 사진이 포착됐다. 공원으로 보이는 공공장소에서 한 남자가 여자 팬티와 브래지어를 입은 채 아래서 위로 포커스를 맞추고 사진을 찍은 것이다. 근육도 탄탄한 편이었다. 남자의 가슴, 팔과 다리에는 털이 가득했다. A카페에는 이처럼 눈살 찌푸려지는 사진이 넘쳐난다.
 
또한 일부 회원은 아내의 몸을 몰래 찍어 올리기도 했다. 그리고 아내가 입던 속옷을 입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A카페 회원들의 주 연령대를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대부분 중년남성으로 추정된다. 미혼자와 기혼자가 골고루 섞여있는 모습이다. 간혹 미성년자로 보이는 회원들의 활동도 눈에 띄었다. 몇몇 남자들은 날씬한 체형으로 여자와 다름없는 몸매를 뽐내기도 했다.
 
‘여자속옷 입는 남자’ 변태카페 기승
망사 팬티·브래지어 광적으로 집착
 
이들이 여자속옷을 구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직접 구매, 의류수거함, 중고 속옷거래 등이다. 직접 구매는 말 그대로 여자속옷 매장에 들어가서 자신의 몸에 맞는 팬티와 브래지어를 구입하는 것이다. A카페 회원들이 여자속옷을 수집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다. 그 다음으로 의류수거함을 꼽을 수 있다. 다소 황당하지만 회원 중 일부는 인적이 드문 시간을 선택해 계획적으로 의류수거함을 뒤진 뒤 여성 속옷만 쏙 골라낸다.
 
중고 속옷 거래도 빼놓을 수 없다. <일요시사>는 앞서 지난해 11월 ‘중고 속옷거래 실태’에 대해 다루면서 중고거래 카페에서 여성이 입었던 속옷을 돈을 주고 구하는 이들의 변태적인 실상을 공개한 바 있다. 지금은 이러한 거래가 더욱 더 음성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쉽게 찾아볼 수 없지만, 중고속옷 거래 시장은 여전히 건재하다. A카페 회원 중 일부는 여성의 분비물이 묻어난 팬티를 원한다. 중고속옷 팬티를 입고 ‘인증샷’을 올리면 높은 조회수와 넘치는 댓글을 볼 수 있기에 많은 회원들이 앞 다퉈 중고속옷을 구한다.

변태들의 놀이

생리대도 수집
 
여자속옷 입는 남자들이 모인 카페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중고속옷거래 관련 글도 판치고 있다. 카카오톡이나 틱톡 아이디를 알려주면서 접근해 오는 여자회원들이 적지 않은 것이다. 중고카페에서 중고속옷을 팔다 쫓겨난 이들이 A카페로 모인 모양새다. 전부는 아니지만 A카페 회원 대부분은 여자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는다. 오로지 속옷수집에 열중하고 있다. 
 
A카페 회원 중 일부는 자신들은 동성애자가 아니라고 극구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동성애자들의 모임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사진게시판을 포함한 나머지 게시판 글들은 대부분 영상통화나 즉석만남을 요구하는 것들이다. 자신의 몸매를 증명하는 사진을 미끼로 회원들과의 만남을 시도하는 것이다.
 
 
여자속옷 입는 남자들의 이야기는 A카페를 통하지 않더라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여자속옷에 집착하는 남자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내용은 이렇다. “저는 여자속옷을 입고 생활한 지 10년이 넘었어요. 여자속옷이 정말 예뻐 보이더라고요. 쇼핑할 때 여자속옷 매장에서 직접 구입하곤 합니다.
 
브래지어는 집에서만 착용하고 팬티는 밖에 나갈 때도 착용해요. 저처럼 남자가 여자속옷을 입고 생활하는 게 병일까요? 게이는 아닙니다. 남한테 피해는 안 주면서 살고 있어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 글에 대한 반응은 다양했다. ‘정신과에 가보길’ ‘변태 같다’ ‘집에서만 착용하면 O.K’ ‘개취(개인의 취향) 존중’ 등이었다.
 
이와 비슷한 고민은 또 있었다. 한 인터넷커뮤니티 고민게시판에는 ‘친누나의 팬티를 입는다’는 다소 충격적인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누나가 빨래통에 팬티를 던져 놓고 나가면 가족들 몰래 팬티를 꺼내 냄새를 맡은 뒤 그대로 제가 입어요. 누나 팬티를 입고 밖에 나간 적도 있어요. 죄책감이 들긴 하지만 이 짓을 멈출 수가 없어요. 중독인 것 같아요. 저 혹시 문제 있는 걸까요?”
 
여자속옷을 즐겨 입는 이들은 페티시(Fetish) 성향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페티시의 사전적 의미는 ‘특정 물건을 통해 성적 쾌감을 얻는 것’이다. 보통 페티시라고 하면 특정 신체부위에서 성적 흥분을 느끼는 것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은 사물도 이에 포함된다. 페티시는 ‘주문이 걸린 것’ ‘숭배하는 것’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었다. 일종의 주물숭배인 셈이다. 그래서 페티시를 ‘물신’이라고 번역하기도 한다. 이러한 페티시가 정신분석학에 와서 신체 일부나 특정한 물건에 성적 애착을 느끼는 일종의 도착현상으로 재해석됐다. 생각보다 광범위하게 쓰이는 말이라는 것이다.

엽기적 페티시
‘의상도착증’
 
페티시는 성별을 가리지 않지만 주로 남성에게 나타난다. 흔히 발, 머리카락, 여자속옷과 스타킹, 신발 등에 집착한다. 개중에는 신체 점, 배설물, 겨드랑이 등에 성적 흥분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신체적 기형에 흥분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도 흥미로운 점이다. 페티시는 상대가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선에서 성적 판타지를 이룰 매개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페티시를 갖고 있는 사람 다수가 가피학성 이상성욕 등의 성도착증을 함께 나타낼 수 있다.
 
 
성도착증은 강력한 성적충동과 더불어 성적 흥분을 얻기 위해 비정상적인 대상이나 방법을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성적장애의 일종이다. 대개 젊은 남자들 사이에서 발생하며 성도착증의 대표적인 예로는 여자속옷이나 스타킹, 구두, 손수건, 밴드 같은 물건들을 수집하고 이것을 성적 공상이나 자위행위를 하는데 사용하는 ‘여성물건애’, 낯선 사람에게 자신의 성기를 갑자기 노출시킨 후 자위행위를 통해 성적 극치감을 얻는 ‘노출증’, 노출증과는 반대로 타인의 성행위나 성기를 반복적으로 훔쳐봄으로써 성적만족감을 얻는 ‘관음증’, 사춘기 이전의 소아와 성행위를 갖거나 그런 성적 공상을 함으로써만 성적인 흥분감을 느끼는 ‘소아성애증’의 경우는 특이하게도 주로 중년 이후의 남자에게서 많이 발견되며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성도착증 중 가능 흔한 유형이다.
 
물 만난 동성애자·트랜스젠더

T팬티 입은 근육질 남자 인기
 
그밖에도 영화나 소설의 주제로 많이 등장하는 성적가학증이나 성적피학증의 경우는 비록 발생빈도는 그다지 높지 않지만 난폭한 성폭행이나 살인사건과 같은 강력사건과 관련되기 쉬워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정신분석학에 따르면 앞서의 A카페 회원들의 행태는 ‘의상도착증’에 해당된다. 의상도착증은 도착의 한 형태로 보통 남성에게서 많이 일어나며 심리적 안정감과 성적 흥분에 도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제 또는 상상 속에서 여자속옷을 입는 행동을 가르킨다. 이들은 여자속옷으로 흥분감을 고조시킨다. 속옷뿐만이 아니라 가발을 포함해 여성의 의상 전부를 수집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 중에는 혼자서 죄책감에 시달리는 사람부터 아무런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류가 존재한다.
 
남자가 여자의 옷을 입는 것은 다중적 기능을 가진다. 특히 이들이 여자속옷을 입고 자위를 통해 사정을 하는 것은 여성과의 동일시와 거세 불안에 대해 승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표면적으로는 동성애나 성전환증 개인들이 단순히 옷을 바꿔 입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주물성애적 성질을 갖는다.

“감싸주는 느낌
밀착감이 좋다”
 

의상도착증 개인이 성 전환증 환자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그러나 여성이 되고자 하는 환승을 키우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나이가 들수록 여자속옷을 입는 행동의 성적 측면보다는 여성과 동일시로부터 오는 위안이 더 중요해진다. 이런 남성들은 점점 더 자신들을 성전환증 환자라고 생각하고 성전환 수술을 추구할 수도 있다. 또한 자살을 택하거나 스스로 페니스를 절단하는 등의 극단적인 행동을 할 수도 있다. 여성속옷에 과도하게 집착하다 보면 의학적 위기로 간주된다.
 
<cyh@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연초 인기만점' 복조리 알바의 불편한 진실
 
연초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것들이 있다. 그중 ‘복조리 알바’를 빼놓을 수 없다. 누구나 한 번 쯤은 연말 식사자리나 술자리에서 복조리를 들고 찾아오는 청년들을 마주한 적이 있을 게다. 복조리 알바는 과거부터 있었던 계절알바 중 하나다. 복조리 가격은 개당 5000원 선이며 알바생들은 ‘복’과 ‘기부’를 강조하며 판매를 시도한다.
 
복조리 알바생들은 술집 등이 밀집한 번화가뿐만이 아니라 일반 거주지역 아파트 등을 돌아다니며 집집마다 벨을 누르면서까지 판매를 시도하기도 한다. 이들 대부분은 수능을 마친 학생들과 대학생들이다. 청년들은 “아름다우시네요. 복 하나 받아가세요”라는 식으로 사람들에게 접근해 복조리를 건넨다. 그리고는 판매수익금은 장애인들에게 돌아간다고 강조한다.
 
연초를 맞아 알바를 찾는 학생들이 부쩍 늘면서 복조리 알바도 관심을 받고 있다. 짭짤한 수입이 보장된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인터넷 상에 떠도는 판매자의 글은 이렇다. 
 
“복조리 판매고요. 일 할 땐 멘트만 잘 날리면 됩니다. 출퇴근은 2주에 한 번씩만 가능해요. 물론 숙식 제공하고요. 월 150만원 기본이고 일을 잘하시면 50만원 정도 추가됩니다. 친구랑 같이 지원해서 오면 10만원이 더 추가되고요. 차량보유자 우대합니다. 관심 있으시면 지역, 나이, 성별, 연락처 남겨주세요.”
 
요약하면, ‘월 150만원 보장’ ‘지역·나이 무관’ ‘숙식제공’ 등 꽤 괜찮은 조건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뭔가 찜찜하다. 일단 복조리를 팔아서 알바생 한 명 당 150을 쥐어준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지역과 나이가 무관한 것도 수상하다. 숙식제공은 더더욱 수상하다. 이쯤에서 ‘다단계’가 연상된다. 도대체 복조리 알바의 정체는 무엇일까.
 
복조리 판매 알바 구인 글은 포털 카페, 블로그 및 각종 인터넷커뮤니티 등 넓게 퍼져있다. 최근에는 자극적인 사진 등을 걸어놓고 알바생 모집에 열을 올리기도 한다. 그런데 안내문의 몇몇 문구에 물음표를 던지지 않을 수 없다. ‘하루 최하 20만원’ ‘3시간에 50개 판매 가능’ ‘다단계 절대 아님’. 돈이 급한 순진한 학생이라면 눈이 휘둥그레 진다.
 
그러나 복조리 알바에는 불편한 진실이 숨어있다. 복조리 알바의 문제점은 복조리 알바 유경험자의 심경고백을 통해 어느 정도 드러났다. 그는 돈을 많이 준다는 친구의 말을 믿고 복조리 알바를 시작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다단계였다고 말한다. 추가로 사람을 데려와야 돈을 받을 수 있는 구조였다는 것이다. 복조리 판매 방식은 이렇다. 우선 봉고차에 5∼6명 정도를 태운 뒤 특정 구역에 한명을 내려준다. 이내 다른 구역에도 한명을 내려준다.

자신의 구역에 내린 아이들은 해당구역 일대의 식당이나 호프집, 기타 상가들을 돌아다니면서 복조리와 함께 복권을 한 세트로 1만원에 판매한다. 판매금의 일부는 장애인을 위해 사용한다고 거짓말을 한다. 술에 취한 사람이나, 순진한 사람의 경우 별 거부감 없이 복조리를 구입한다. 드물지만 이런 방식으로 복조리를 많이 판매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들에게 돌아가는 금액은 당초 제시했던 금액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또 일각에서는 순진한 10대들을 이런 식으로 모아 제2의 다른 범죄를 벌일 수도 있다며 우려를 나타낸다. 아직 정확한 실체가 밝혀지진 않았지만, 10대들이 숙식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농후해 보인다. 알바 선택에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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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누운 김건희 미스터리

드러누운 김건희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돈과 권력을 가진 이들도 수사기관의 칼날 앞에서는 작아지는 걸까? 얼마 전까지 멀쩡하게 걷던 사람이 휠체어를 타고 나타나거나 아예 병원에 드러눕는 모습은 국민에게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전 영부인이 병원에 입원하며 이 같은 행렬에 동참했다. 정말 아픈 걸까, 수사 회피를 위한 ‘쇼’인 걸까? 비상계엄 사태, 탄핵 정국, 그리고 조기 대선을 넘어 이재명정부가 출범했다. 윤석열정부 이후 3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 집권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전 정부 지우기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실제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다음 날인 지난 5일 ‘3대 특검법’을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거부권 사라지자… ‘채상병 특검법’ ‘내란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등 3대 특검법은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찬성 194표, 반대 3표, 기권 1표다. 3대 특검법은 이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이후 국회에서 처음 통과된 법률안으로 기록됐다.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이른바 채상병 특검법은 2023년 7월 실종자 수색 작전 중 발생한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의 사고 경위와 정부 고위 관계자의 수사 방해 의혹 등을 수사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즉 내란 특검법은 ▲내란 행위 ▲외환 유치 행위 ▲군사 반란 등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범죄 의혹 11가지를 들여다본다. ‘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관련 국정 농단 및 불법 선거 개입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은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 여사 등과 관련된 16가지 의혹이 수사 대상이다. 3대 특검법은 한동안 윤정부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다. 채상병 특검법은 3번, 내란 특검법은 2번, 김건희 특검법은 4번 국회로 되돌아왔다. 하지만 정권교체로 이정부가 출범하면서 3대 특검법은 공포·의결됐다. 윤정부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를 키운 ‘매머드급’ 특검의 표적이 된 것이다.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김건희 특검법이다. 윤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함은 물론 국민의힘 지도부와 갈등을 빚으면서까지 지키려 했던 김 여사가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 김건희 특검을 지휘한다. 특검보 4명, 파견검사 40명, 파견공무원 80명, 특별수사관 80명 등 최대 205명 규모로 꾸려진다. 3대 특검 중 규모 면으로는 두 번째다. 서울아산병원 입원 지병 악화? 우울증? 수사는 최장 170일간 가능하다. 준비 기간 20일을 포함해 110일간 수사할 수 있지만 그사이 수사를 완료하지 못하거나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울 때는 30일씩 두 차례 수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민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의 국정 개입 및 인사 개입 의혹 사건 ▲코바나컨텐츠 전시회 뇌물성 협찬 의혹 사건 ▲대통령실 관저 이전 부당 개입 의혹 사건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등 부당 개입 의혹 사건 등 16가지 의혹을 살펴본다. 김건희 특검법은 특검이 인지한 관련 범죄 행위도 수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수사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의혹에 대한 수사 정도는 저마다 다르지만 김 여사의 소환조사는 기정사실화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일각에서는 김 여사가 검찰 포토라인에 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전·현직 대통령 부인 가운데 최초다. 실제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 수사는 ‘김 여사 조사만 남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진행됐다.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은 김 여사와 명씨가 주고받은 메시지 등 물증과 관련자 진술을 모두 확보했다. 이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은 김 여사에게 출석을 통보했지만 6·3 대선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불응한 바 있다. 문제는 김 여사가 최근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병원에 입원했다는 점이다. 김 여사는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처음 알려진 이유는 지병 악화였다. 당시 김 여사 측 변호인은 “몸이 쇠약해져 오늘 입원한 건 맞다”면서도 “병명은 모르는데 심각한 건 아닌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빨리 퇴원해 수사 준비 등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의혹만 16가지 이후 서정욱 변호사를 통해 김 여사가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서 변호사는 보수 성향 정치평론가로 윤 전 대통령 측 사정에 밝다고 알려졌다. 서 번호사는 YTN 라디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 여사가 계속 우울증 약을 먹는 등 평소에도 안 좋았다”면서 “특검은 6개월가량으로 먼저 다른 사람을 조사한 뒤 중간쯤 김 여사를 소환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이 김 여사가 특검을 피하려 한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는 “터무니없는 가짜 뉴스”라고 주장했다. 서 변호사는 김 여사 측한테서 들었다는 이야기도 공개했다. 종합하면 김 여사는 특검을 해명 기회로 보고 있다는 것. 말도 안 되는 가짜 의혹도 많으니 이번 기회에 깨끗이 정리하고 가자는 생각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병기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내란 수괴 윤석열은 경찰 소환에 불응한 채 거리를 활보하고 있고 요리조리 수사를 거부하던 부인 김건희씨는 급기야 병원에 입원해버렸다. 내란 2인자 김용현은 구속 기간 만료를 노리고 법원 결정을 거부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태가 이렇게 된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내란 수괴를 풀어준 지귀연 판사나 노골적으로 김건희를 비호하고 비화폰으로 내란 세력과 내통해 온 심우정 검찰총장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한 것에 대해 “마지막이라도 윤석열과 김건희가 깨끗한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지난 18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그래도 3년간 대통령을 했고 영부인을 했는데 그렇게 추잡하게 놀면 되겠냐”고 말했다. 민주당 “쇼 한다” 이어 “윤석열정권 때는 황제 수사 받고 더 나쁜 건, 진짜 나쁜 건 검찰이다. 다 덮었다”면서 “이제서야 통화 기록이 나오고 주가조작 나오고, 그리고 소환 통보하니까 우울증 걸렸다고 병원 가나? 우리 서민들이 병원 입원실 잡기가 쉽냐? 마지막까지 이렇게 추잡한 모습을 보이는 윤석열, 김건희는 절대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한 게 수사를 피하기 위해서라고 보는지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피하기 위해서다. 봐라, 대통령선거 때는 내가 검찰에 출두하면 선거에 영향을 준다. 그러면 보통 사람도 문제가 되는데 선거에 영향을 준다고 안 나가면 검찰이 봐주나?”라면서 “우리나라 검찰이 그렇게 비겁하고 진짜 심우정 검찰총장이나 서울중앙지검장 뭐예요? 무혐의 처리했다”고 답했다.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각종 해프닝도 덩달아 일어났다. 김 여사가 병원에서 마약을 투약한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가 하면 누군가 ‘김 여사에게 전달해 달라’며 병원에 치킨을 배달시켰다는 풍문도 나왔다. 경찰은 지난 19일 마약 신고를 한 신고자를 검거했다. 경찰은 신고자에게 경범죄처벌법 위반(거짓신고) 혐의를 적용해 약식재판인 즉결심판을 청구했다. 법조계에서는 김 여사의 병원 입원으로 특검 수사가 늦어지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 특검은 김 여사 입원 다음날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김 여사의 입원 사실을) 어제 언론 보도로 접했다”며 “대면 조사가 이뤄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어떻게 조사할지는 정하지 않았다. 특검보가 임명되면 차츰 논의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면 조사 언제쯤? 방패막이 사라졌다 김건희 특검팀은 김형근·박상진·오정희·문홍주 특별검사보를 임명하면서 진용을 갖췄다. 이들은 사건 수사와 공소 유지, 특별수사관 및 파견공무원에 대한 지휘, 감독 역할을 맡는다. 특검보들은 “실체적 진실규명을 위해 공정하고 투명하고 철저한 수사로 답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형근 특검보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나눠서 맡기로 한 것까지는 협의가 됐다”고 말했다. 김건희 특검은 3대 특검 중에 의혹이 가장 많고 그 범위도 방대해 수사에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특히 김 여사의 소환 여부, 시기, 방법 등이 수사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여사의 입원 기간은 2주 정도로 보는 시각이 많다. 문제는 그 시기가 지나고서도 김 여사가 수사에 불응하면 발생한다. 이때 특검이 김 여사에 대한 강제수사를 진행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민 특검은 지난 19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총괄하는 박세현 서울고검장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사건을 담당하는 박승환 서울중앙지검장 직무대리, 건진법사 진성배씨 의혹을 관할하는 신응석 서울남부지검장을 차례로 만나 면담했다. 민 특검은 “중앙지검에서 이첩한 사건과 파견 인력 문제를 협의하고 협조를 구했다”고 밝혔다. 특검법상 최대 40명의 검사를 파견받을 수 있다. 민 특검은 금융감독원도 찾아 관련 인력 지원을 요청했다. 언제까지 버틸까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상 이제 김 여사를 지켜줄 방패막은 사라진 상태다. 3대 특검 중 김건희 특검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유독 높은 만큼 김 여사가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은 점차 작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정권이 바뀌면서 검찰의 움직임이 달라지고 있는 점, 핵심 증인이 돌아설 수 있다는 점 등도 김 여사에겐 악재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