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3기 인사 관전포인트

김기춘 시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박근혜정부의 레임덕이 가시화되고 있다. 20%대로 떨어졌던 국정수행 지지율은 곧 30%선을 회복했지만 뚜렷한 반등 요인 없이 정체 중이다. 박근혜정부는 이른바 '인적쇄신'을 통해 당면한 위기를 타개한다는 전략이지만 '3기 정부'의 면면에선 국정쇄신의 의지를 읽기 어렵다. 당장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차기 대통령 비서실장 1순위로 거론되는 등 '수첩 인사'는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지지율 폭락으로 위기에 봉착한 박근혜정부가 개각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박근혜정부는 지난해 7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필두로 한 '2기 내각'을 출범시켰다. 그러나 '정윤회 문건 파동'과 '연말정산 세금폭탄 논란'을 거치면서 지지율이 20%대로 붕괴했다.

지지율 폭락
3인방 생존

지난달 28일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29.7%(표집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만 해도 50%에 육박했던 지지율은 불과 석 달 만에 20%포인트가 하락했다. '부정평가' 역시 62.6%를 기록해 취임 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정치권은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 30%를 정권의 레임덕을 가르는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이번 정권의 든든한 버팀목이던 TK(대구·경북)에서도 민심 이반이 진행 중이다. TK권의 지지율은 50% 아래로 내려왔다. 지난해 12월부터 박근혜정부의 지지율은 완연한 하락세에 있다.

악화된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박근혜정부는 개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달 23일 청와대는 정홍원 국무총리의 후임으로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를 내정했다. 이 후보자의 발탁은 기자들도 몰랐던 깜짝 인사였다. 이 후보자는 '언제 통보를 받았냐'는 질문에 "전날 밤에 전화를 받았다"고 답했다.


박근혜정부는 출범 후 유독 '깜짝 인사'를 고집했다. 배후에서 인사를 좌우하는 인물들은 여전히 미궁 속에 있다. 이른바 '십상시 논란'으로 인사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이번에도 바뀐 것은 없었다.

대통령의 '복심'인 문고리 3인방(이재만, 정호성, 안봉근)은 인사개편에서 살아남았다.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외형상 인사위원회에서 배제토록 한 게 전부였다. 몇몇 여권 관계자는 "(인사 과정에서) 이재만보다 안봉근의 이름이 더 자주 들렸다"고도 했다. 인사위원회에 없어도 인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방법은 많다. 이들이 청와대에 있는 한 ‘실세 논란’의 불씨가 남아 있는 셈이다.

십상시 논란 속 문고리 3인방 유임
비서실장 건재…최후 카드로 보류?

유임이 예상된 수석비서관 교체는 기습 단행됐다. 지난달 28일 <매일경제>는 "교체된 수석비서관들이 인사 발표가 이뤄진 당일(23일) 오전 9시15분께 교체를 통보 받았다"고 보도했다. 청와대가 홍보수석을 통해 인사발표를 한 시간은 같은 날 오전 10시였다.

사실상 경질된 것으로 알려진 윤창번 전 청와대 미래전략수석은 이날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점심약속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청와대 브리핑 직후 약속을 취소했다는 것이 기사화된 내용이다.

윤 전 수석은 지난달 29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일 통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려면 대통령께서 일을 그렇게 하셨겠냐"며 "소문은 있을 수 있지만 내가 더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냐"고 짚었다. 다른 질문에 대해선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라고 웃으며 답했다.

함께 교체된 유민봉 전 국정기획수석은 지난달 9일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과 관련해 "비서실은 이번 사건에 무거운 책임감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유 전 수석은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이 같이 해명하고 2주 뒤 짐을 쌌다. 그가 있던 국정기획수석실은 정책조정수석실로 개편됐다. 유 전 수석은 평소 임기 2년을 채우면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혀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두 수석의 교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진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도 주변 정리에 들어간 모양이다. 지난달 29일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김 실장이 심재륜 전 부산고검장 등에 대한 명예훼손 고소를 취하함에 따라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김기춘 거취
2월 내 결정

앞서 김 실장은 한 종편 방송에서 자신과 이른바 '구원파'가 오대양사건 당시 유착돼 있었다는 취지로 발언한 심 전 고검장을 고소했다. 비슷한 뉘앙스로 말한 문화평론가 김갑수씨도 함께 고소했다. 김 실장은 이들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면서 관련 인터뷰 내용을 지면에 실은 신문기자에 대한 고소도 취하했다. 정치권은 김 실장이 사퇴를 앞두고 주변 정리에 들어갔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김 실장이 이번 청와대 비서실 및 정무특보단 개각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거취와 상관없이 '수렴청정을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같은날 <문화일보>는 청와대 인사위원장인 김 실장이 검사 출신인 이명재 청와대 민정특보를 추천했으며, 민정비서관이었던 우병우 민정수석을 승진시켰다고 보도했다. 특히 최근 '항명사태'로 물러난 김영한 전 민정수석은 김 실장과의 불화로 사실상 '식물수석'이었다는 내용을 함께 전했다.

김 실장의 유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현재로선 사퇴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법조계에선 황교안 법무부장관을 차기 비서실장 1순위로 꼽고 있다. 복수 사정기관 관계자는 최근 "BH(청와대)가 문건 유출 수사 경과를 지켜보며 황 장관 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황 장관은 지난달 27일 박 대통령과 함께 광주를 찾아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둘러보기도 했다.

황 장관 외에 하마평에 오른 인사로는 현경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권영세 주중대사, 최외출 영남대 부총장 등이 있다. 현 의장은 박 대통령의 오랜 자문그룹인 ‘7인회’라는 점이 돋보이지만 고령이라는 점에서 참신성이 떨어진다. 권 대사의 경우 비서실장보다는 개각 대상으로 지목된 통일부장관 쪽에 가깝다는 평가다. 최 부총장 역시 법조인이 주도하는 현 권력지형상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그림자 실세'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황 장관이 차기 비서실장으로 발탁된다면 법무부장관을 새로 뽑게 되면서 개각 폭이 당초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 실제로 법무부는 지난달 30일 검찰인사위원회를 열고 검사장급 이상 인사안을 확정했다. 최근 법무부는 사법연수원 16∼17기 인사들에게 "원활한 인사를 위해 협조해 달라"는 취지로 사퇴를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황 장관이 검찰 진용을 사전에 짜놓고 청와대로 가는 것 아니냐는 해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역시 검찰 내 일부 인사들에 대한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은 황교안
개각폭 커질 듯

만약 황 장관의 후임을 찾지 못할 경우 뜻밖의 인물이 비서실장에 오를 수 있다. 최근 한 언론은 김 실장의 경남고 후배인 김병호 언론재단 이사장을 유력 후보군으로 보도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차기 비서실장 선임에 김 실장의 '입김'이 닿을 것이란 점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김 실장이) 경질되는 것도 아닌데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상황에서 후임을 누구로 할지 의논하지 않겠냐"며 "김 실장의 영향력은 한동안 남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석인 해양수산부장관에는 허남식 전 부산시장과 새누리당 유기준 의원이 후보에 올라 막판 검증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 해양수산부장관이 힘 있는 부처가 아니란 점에서 민간 전문가의 발탁을 점치는 분위기도 있다.

해양수산부 외에는 모두 현직 장관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청와대 차원에서 극도의 보안을 유지한 까닭에 어떤 장관이 교체 대상인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현 상황에서 비교적 교체가 확실시된 후보로는 류길재 통일부장관과 서승환 국토교통부장관이 꼽힌다.

류 장관은 조직을 무난하게 이끌었지만 대북 강경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청와대와 '엇박자'를 냈다는 평가가 있다. 후임으로는 지난 대선의 공신 가운데 한 명인 권 대사가 검토되고 있다. 단 통일부 역시 힘 있는 부처가 아니란 점에서 권 대사가 장관직을 고사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국정원을 경험한 여권 정치인이 중용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대 밑바닥 지지율
인적쇄신으로 '점프'

서 장관은 지난 2기 내각 출범 때도 교체가 검토된 바 있다. 최근 논란이 된 '땅콩 회항' 사건의 '봐주기' 책임이 더해지면서 경질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법조계 안팎에선 최근 국토교통부 유관기관을 겨냥한 사정작업이 진행 중이란 얘기가 들린다. 일부 국회의원까지 연루된 사건이라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 장관의 후임으로는 경북 포항 출신인 강석호 새누리당 의원(제1사무부총장)과 충남 청양 출신인 한만희 전 국토교통부 차관이 하마평에 오른 상태다. 강 의원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새누리당 간사로 업무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박계라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한 전 차관은 박 대통령의 정치적 자산인 '행복도시'와 인연이 있다. 행복도시건설청장을 지내며 원안대로 사업을 추진한 이력이 강점이다.

당초 1월 말로 예정된 개각은 달을 넘겨 2월 초로 연기됐다. 정치권은 오늘(2일) 있을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 결과를 보고 청와대가 인사를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칫 친박계 위주로 정무특보단을 꾸리고 장관직에 대한 논공행상을 한다면 비박계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김 실장을 포함한 청와대 내 친박계 관료의 '깜깜이 인사'에 강한 불만을 품고 있다고 전해진다.

여의도 정가에선 몇 가지 경우의 수가 나오고 있다. 신빙성 높은 것은 일부 비박계의 중용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겠냐는 전망이다. 충성도가 낮은 인물을 영입해 김 대표의 입지를 축소시킨다는 전략이다.

반면 비박계의 승리와 함께 중립적인 관료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 경우 개각의 폭이 정가의 예측을 뛰어넘는 수준에서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비박 끌어안고
친박 세 불린다

정치 중립적 인사인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임기 3년 가운데 2년을 채워 개각 대상에 포함돼 있다. 임기 중 각종 금융 사고에 대한 책임론이 대두됐지만 청와대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러나 인사 특성상 때로는 '낙하산'을 내려 보내기 위해 '박힌 돌'을 빼내기도 한다. 이를테면 비박계의 승리가 신 위원장의 낙마로 귀결될 수 있는 것이다.

향후 발표될 정무특보단에는 친박 좌장인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과 친박계인 현기환·이성현 전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비서실장 교체로 본격화될 박근혜정부 3기의 면면은 문고리3인방, 법조마피아, 친박계가 혼합된 모습이다.

 

<angel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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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