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대권키 쥔 '백소회' 실체해부

대권플랜 가동? 반 총장 결심만 남았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반기문 대망론’이 새해에도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정작 본인은 차기 대선 출마설에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연초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반기문 UN사무총장은 압도적인 지지율로 1위에 올랐다. 그런데 반기문 대망론이 뜨면서 일반 국민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백소회(총무 임덕규)’라는 단체가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백소회는 어떤 단체이고 왜 지금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일까? <일요시사>가 백소회의 실체를 해부해봤다.

‘반기문 대망론’이 새해부터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서울신문>과 에이스리서치가 지난달 26~2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반기문 UN사무총장은 무려 38.7%p의 지지를 얻어 2, 3위인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9.8%p)과 박원순 서울시장(7.4%p)을 크게 앞질렀다.

반 총장은 국내에서 유력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될 때마다 손사래를 치며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반 총장을 향한 이 같은 국민적 지지도 때문에 반기문 대망론은 정치권에서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깊은 애향심
충청 대망론

한편 반기문 대망론과 함께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는 단체가 바로 ‘백소회(총무 임덕규)’다. 일반 국민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백소회는 지난 1992년 임덕규 총무가 주도해 만든 단체다. 백소회에는 회장 없이 총무만 두고 있는데 총무가 사실상 회장 역할을 하고 있다. 임덕규 총무는 백소회 창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총무직을 맡아오고 있다.

백소회는 ‘백제의 미소’ ‘100번 웃자’라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충청권 사람들이 모여 후배를 돕고 지역발전을 도모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모임이다. 현재 백소회에는 전현직 장·차관, 국회의원, 법조인, 금융인 등 충청권 출신의 수많은 저명인사들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심대평 지방자치발전위원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 박병석 전 국회부의장, 송인준 전 헌법재판관 등은 직접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고, 강창희 전 국회의장이나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 서청원 의원 등 충청권 출신 유력 정치인들도 모두 백소회와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다.

국내 조직 없다고? 물밑 조직 탄탄
반 총장은 완전무결점 대권후보

안철수 캠프 출신으로 정치권에서는 ‘킹메이커’로 통하는 윤여준 전 장관도 백소회 소속이다. 강 전 의장은 충청권 최초의 국회의장으로 당선된 이후 백소회 회원 수십명을 초청해 만찬을 가지기도 했다. 그 위세가 실로 대단하다.

충청 연고 기업인 한화는 백소회의 든든한 후원자다. 한화그룹은 지난달 서울 소공동 프라자호텔 루비홀에서 열린 백소회의 송년회를 후원하기도 했다. 특히 백소회는 ‘충청권 사람들이 모여 후배를 돕고 지역발전을 도모하자’는 창립 취지처럼 모임 때마다 충청권 인재 육성에 주력하자는 이야기를 공공연히 하고 있다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반 총장 역시 충북 음성 출신으로 충청권 인사다. 실제로 한 백소회 회원에 따르면 “모임 때마다 회원들 사이에서 반 총장을 차기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나오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백소회 지도부급 인사들은 회원들이 입방정을 떨어 아직 사무총장 임기 중인 반 총장에 누가 될까 입단속을 하는 분위기지만 아마 반 총장이 다음 대통령이 되길 누구보다 바라는 것은 그들 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직 탄탄
무결점 후보

하지만 반 총장이 단지 충청권 출신 인사이기 때문에 백소회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백소회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반 총장과 임덕규 총무와의 특별한 관계 때문이다.


지난해 9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임 총무는 “한 달에 평균 2~3회 (반 총장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안부를 묻고 국내 중요소식도 전한다. 지난해 반 총장이 서울을 방문해 국내 외국대사들과 가진 포럼에서는 저를 지칭하며 ‘한국에서 대사직을 잘 수행하려면 임덕규 회장과 친하게 지내라’라고 농담 반 진담 반의 언급을 하기도 했다”며 반 총장과의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임 총무는 반기문 대망론이 정치권에 불거지자 “저는 일부 정치권에서 전하는 반 총장의 최측근은 아니다”라며 반 총장과 선을 긋고 있다.

사실 임 총무는 반 총장을 UN사무총장으로 만드는 데에 지대한 공을 세웠던 인물이다. 임 총무와 반 총장은 지난 1972년 각각 한국·인도 친선협회 간사와 인도대사관 3등 사무관으로 처음 만난 이후 같은 충청권 출신 인사라는 공통점 때문에 지금까지도 매우 끈끈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임 총무는 반 총장이 UN사무총장에 선출되는 과정에서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를 벤치마킹한 반사모(반기문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를 만들어 직접 회장을 맡아 반 총장의 선거운동을 돕기도 했다.

임 총무는 지난 2005년 반사모를 결성한 이후 반 총장의 선거운동을 하면서 외국 대사들을 만나 인사를 할 때면 한국말로 ‘반사모!’를 복창시킬 정도로 반사모 활동에 열성적이었다. 외교잡지 월간 <디플로머시>의 발행인이기도 한 임 총무는 30년 넘게 외교잡지를 발간하면서 구축한 전 세계 인적네트워크도 반 총장의 당선을 위해 모두 가동시켰다.

얼마나 열정적으로 선거운동을 했던지 임 회장은 반 총장의 당선을 확인한 후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반 총장은 사무총장에 당선된 바로 다음 날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도 임 회장을 직접 문병하고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정치권이 백소회에 주목하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백소회가 반 총장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 히든카드이기 때문이다. 대선후보로서 반 총장의 최대 약점은 국내에 별다른 조직이 없다는 점이다. 반 총장이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선거는 결코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막상 선거가 시작되면 하부 조직의 역량에 따라 결과가 뒤집히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물론 반 총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면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이니 만큼 반 총장 주변에 수많은 인사들이 순식간에 모여들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짧은 기간 어중이떠중이 모여든 인사들로는 아무리 숫자가 많아도 조직력을 기대할 수 없고, 대선캠프를 운영하면서 상당한 잡음에 시달릴 위험성이 농후하다.

임 총무는 UN사무총장 선거 당시 뛰어난 조직관리능력과 정치력으로 주변을 깜짝 놀라게 했던 인물이다. 임 총무가 백소회를 통해 갈고 닦아놓은 국내조직을 잘 활용만 한다면 반 총장의 대권행보에 걸림돌이 될 것은 더 이상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반 총장이 만약 사무총장 임기를 마친 후 대권플랜을 가동시킨다면 임 총무와 백소회는 반기문 대권플랜의 가장 중요한 퍼즐 조각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백소회 움직일까?
새로 조직 만들까?

하지만 백소회가 반 총장의 대선조직으로 활용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견은 크게 엇갈린다. 한 정치인 출신 백소회 회원은 반 총장이 대선에 출마한다고 해도 반 총장의 최측근인 임 총무나 백소회 회원 몇몇이 반 총장을 돕기는 하겠지만 백소회 전체가 반 총장의 대선조직으로 변화할 가능성은 없다고 내다봤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백소회에는 여당 성향을 가진 분들도 있고 야당 성향을 가진 분들도 있다. 나도 선거 때 백소회의 직접적인 도움을 받진 못했다. 내가 보기엔 반 총장이 대선에 출마한다고 해서 백소회 전체가 반 총장의 대선조직화되기는 힘들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고위 공무원 출신의 한 백소회 회원은 “백소회의 회장격인 임 총무가 나서는데 어떻게 백소회가 안 나설 수 있겠나? 오히려 야당 성향 인사 몇몇을 빼곤 대부분의 백소회 회원들이 반 총장을 돕고 나설 것”이라며 “백소회에 여야 인사들이 골고루 참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여당 보수성향이 더 강한 것은 분명하다. 백소회 회원 대부분이 반 총장에 대해 매우 큰 호감을 가지고 있다. 반 총장이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만 한다면 분명 백소회 회원 전체가 대동단결해 도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선 출마설 나올 때마다 거부반응
애향심 깊어 충청이 부르면 출마?

또 백소회에는 강창희 전 국회의장,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 서청원 의원 등 친박 핵심 인사들이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최근 친박계는 반 총장을 차기 대권 주자로 영입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친박 핵심인사들이 백소회 모임을 통해 반 총장의 최측근인 임 총무와 자연스럽게 만나면서 백소회가 반 총장의 영입 논의 창구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여러모로 백소회는 반기문 대권플랜의 중요한 퍼즐 조각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반 총장의 권력의지. 반 총장은 대권 출마설이 불거질 때마다 자신은 국내정치에 관심 없다며 선을 그어왔다. 그런 점에서 임 총무는 반 총장이 대선 출마를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키맨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충청권 인사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충청 홀대론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한 상황이다.

충청 홀대론 극복
반 총장에게 달려


충청권 인사들은 충청권의 인구가 이미 호남을 추월한 상황에서도 지금까지 충청권 출신 대통령이 단 한명도 나오지 않았다는 것에 심한 콤플렉스를 갖고 있다. (※충남 아산 출신의 윤보선 대통령이 있지만 4·19혁명으로 이승만의 자유당정권이 붕괴된 이후 내각책임제하에서 선출됐고 재임기간도 2년이 채 안됐다.)

임 총무가 이끌고 있는 백소회도 이런 충청인들의 콤플렉스가 어느 정도 반영된 단체라는 분석이다. 우리나라를 방문하면 충청권 관련 행사에 반드시 참석할 정도로 충청권에 대한 애향심이 깊은 반 총장에게 임 총무가 충청 홀대론을 앞세워 설득하면 먹혀들지도 모른다는 분석이다.

과연 반 총장은 충청권 최초의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그 과정에서 백소회는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반 총장의 임기가 끝나는 오는 2016년 이후에는 그 실체가 확실히 드러날 전망이다.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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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정재관 현 군인공제회 이사장(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에게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이사장은 대한토지신탁의 박종철 대표이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표가 김건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의 담당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다.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청문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0월29일 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이던 정재관 이사장에게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전단지를 제거했음을 보고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와 사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인사를 둘러싼 윤석열정부의 정치권 인맥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개입 정황들 이날 오후 10시51분 박 구청장이 보낸 문자에는 ‘전단지 제거 완료’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ㅋ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취지의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가 오간 시간대는 소방 경찰 시민이 뒤엉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심폐소생술을 하던 10시49분과 겹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면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 관리 실패와 초기 대응 부실이 핵심 책임 논쟁으로 이어졌던 만큼, 참사 당일 용산구청이 어떤 업무에 행정력을 투입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청문회에서 해당 문자와 관련해 “전단지를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업무인 것 같아 전화해 보라고 한 것일 뿐 바로 나가서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문위원들은 문자 내용과 상황을 근거로 사실상 조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강하게 추궁했다. 또 참사 상황에서 대통령실 인근 문제를 별도로 챙기고 이를 대통령경호처 인사에게 보고한 정황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사고 우려 민원 전화가 쇄도하던 때 박 구청장은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진보 단체 전단지를 다 떼어냈다며 사진과 함께 보고 형식의 문자를 보냈다. 이를 받은 정 이사장은 웃으며 “고생했다. 이태원 압사사고 안타깝고”라고 답한 것이다. 이번 문자 공개로 이태원 참사 당시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판단과 대통령실 주변 기관과의 관계, 그리고 재난 상황에서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 구청장이 문자를 보낸 정 이사장은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과 절친한 육사 38기 동기다. 윤석열 캠프에서 ‘국방정책자문단 육사 8인회’로 통했으며 용산 ‘대통령실 이전 TF’에서 활동했다. ‘21세기 하나회’나 다름없다. 이태원 참사 전단지 제거 의혹 제기 보고받은 정, 대토신 사장 임명 개입? 박 구청장은 수사와 재판에서 이날 오후 10시51분에야 이태원참사를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느낌표까지 쓰며 “전단지 제거 완료”를 보고한 바로 그 시각과 분 단위까지 일치한다. 박 구청장이 참사 현장에 도착한 건 8분 뒤인 10시59분. 그 사이 박 구청장이 어디에 몰두했는지 그리고 대통령실 측근들과 어떤 소통을 한 건지 처음 드러났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양성우 이태원 특조위 위원은 “정재관이 전단지 제거를 요청했기 때문에 자랑하려고 보낸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박 구청장은 “전혀 아니”라고 답했다. 양 위원이 “정재관을 통해서 경호처장 김용현, 나아가 대통령 내외에게 전달될 것을 의식하고 보고한 것 아닙니까”라고 재차 질문하자, 박 구청장은 아니라고 답했다. 앞서 정 이사장은 특조위 조사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대통령실에 협조한 걸 자랑하려고 일방적으로 보낸 것 같다”고 진술했고,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현재 정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군인공제회는 약 17만명 군인 회원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대형 기관이다. 자산 규모는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하 기업 가운데 하나인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신탁회사다. 사실상 공제회의 핵심 투자 및 사업 플랫폼 역할을 한다. 문제의 중심에는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대표 박종철의 인사 흐름이 있다. 정 이사장은 2023년 1월 제16대 군인공제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예비역 육군 준장 출신으로 통상 소장 또는 중장급이 맡아왔던 자리에 임명된 이례적 인물이다. 군 안팎에서는 그의 발탁 배경에 윤 정부 핵심 인맥으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조 책임진 원스타 준장 실제로 군인공제회가 창립된 1984년 이래 준장급이 이사장을 맡은 건 정 이사장이 처음이다. 예비역 준장 출신인 정 이사장이 발탁된 데에는 ‘김용현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군 인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현역 군인 및 군무원 37명으로 구성된 제113차 대의원회의에서 선출,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취임하기 때문이다. 또 정 이사장은 육군사관학교 38기 출신으로 한미연합사 민군작전처장, 합참 민군작전과장,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등을 거친 군 경력 인사다. 특히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시절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구축하며 윤정부 핵심 라인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됐다. 논란은 그로부터 약 4개월 뒤 이어진 박 대표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대표이사 선임 과정 역시 공제회 이사회 추천과 국방부 승인 절차를 거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모회사인 군인공제회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인사 흐름을 두고 “군인공제회 수장 교체 이후 산하 기업 인사까지 연쇄적으로 바뀌는 전형적인 권력 인사 패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한토지신탁 대표 선임 과정은 공개 채용 형식을 취하지만, 최종 후보자는 군인공제회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국방부 승인까지 거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공제회 수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 대표의 과거 이력까지 다시 조명되면서 정치적 논란이 확대됐다. 박 대표는 과거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담당했던 대한토지신탁 실무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이 사업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일가가 연루된 특혜 의혹 사건과도 연결된 사업이다. 당시 윤석열 측은 대선 과정에서 공흥지구 개발사업이 대한토지신탁 주도로 진행된 만큼 특혜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자료에서 박 대표가 해당 사업 담당자로 확인됐다. 2018년 12월 사업1본부장으로 퇴사한 박 대표가 정권 출범 이후 다시 복귀한 배경을 둘러싸고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토지신탁은 지난 11월 초 <일요시사>와 통화하며 “2014년 양평 공흥지구 사업은 오래된 만큼, 담당자를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요청한 ‘대한토지신탁 양평 공흥지구 개발 담당자 명단’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양평 공흥지구 사업 실무자들의 이름이 정확하게 기재돼있다. 김건희 일가 집사로 활동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의 가족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양평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대한토지신탁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14년 5월27일 양평 공흥지구 사업 담당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박 대표는 대한토지신탁 사업1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년 12월 퇴사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에이치에스파트너스그룹 사장과 비전알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23년 5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 같은 의혹은 대한토지신탁의 최근 경영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대한토지신탁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PF 부실 여파로 유동성 압박을 겪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수천억원 규모의 재무 지원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로부터 지급보증과 채권 인수 등을 통해 수차례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경영지표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군인들의 노후자금이 부실 자회사 방어에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의 100% 전액 출자를 바탕으로 부동산 신탁 및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주요 자금 조달이나 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을 지원하는 등 모회사를 지원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를 공모하는 모회사다.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도 군인공제회의 자회사 인사 시스템과 상법 및 관련 법규에 따라 진행된다. 대표이사직이 공석이 되면,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를 공개 채용한다. 지원자들은 정해진 기간 내에 지원서를 제출하며, 대한토지신탁 인사총무팀 등에서 서류 전형을 진행한다. 양평 공흥지구 사업1본부장이 대표이사로 김용현 입김?···군인공제회 연결고리 주목 논란의 핵심은 인사와 경영 책임의 연결성이다. 군인공제회는 군인 복지와 연금 재원을 운용하는 기관인 만큼 정치권 외풍으로부터 독립성이 중요하다. 정 이사장의 임명 배경부터 산하 기업 대표 인사까지 정치적 인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관 운영의 투명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군 관련 기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제회 관계자들은 “이사장이 특정 정치 라인으로 임명되면 관련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연쇄적으로 배치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기관의 본래 목적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공우이엔씨도 자금난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공우이엔씨는 대한토지신탁과 마찬가지로 군인공제회가 출자한 자회사다. 1993년 설립된 제일종합개발은 1999년 공우개발사업소 창설로 이어졌다. 군인공제회관과 계룡대 등의 시설 관리, 예식장, 사우나, 체력 단련장 등을 직영하는 업체였다. 2000년엔 육군 오수처리시설 용역관리와 환경공사로 사업 분야를 넓혀 나갔다.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부 핵심 사업은 이미 공우이엔씨 손을 떠난 상황이다. 2012년 국우터널이, 2022년엔 문학터널이 무료화됐다. 2023년엔 경북 영천 소재 군 골프장 충성대 체력단련장 운영이 종료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2023년 감사보고서는 공우이엔씨 민간사업 관련 보증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우이엔씨는 BTL이 아닌 기타 분야 사업에서도 2000억원대 보증을 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공우이엔씨 기타 사업 보증액 규모는 835억원 규모였다. 이 중 시설관리용역 관련 보증액을 제외한 기타 사업 분야 보증액 규모는 394억원이었다. 2년 사이 기타 사업 관련 보증액이 1222억원 불어났다. 2년 사이 보증액이 약 335% 폭증한 셈이다. 이로 인해 자금난 얘기가 고개를 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우이엔씨 상황은 2024년 들어 악화일로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기준 공우이엔씨 매출액은 1066억5280만원 규모였다. 그러나 23억2986만원 규모 영업손실을 봤다. 내부적으론 2024년 손실액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내부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공우이엔씨 적자 허덕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박 대표 인사 사이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인공제회와 산하 기업 인사 구조상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군인들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공공성 기관에서 정치권 인맥 중심 인사가 반복될 경우 제도적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