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대권키 쥔 '백소회' 실체해부

대권플랜 가동? 반 총장 결심만 남았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반기문 대망론’이 새해에도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정작 본인은 차기 대선 출마설에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연초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반기문 UN사무총장은 압도적인 지지율로 1위에 올랐다. 그런데 반기문 대망론이 뜨면서 일반 국민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백소회(총무 임덕규)’라는 단체가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백소회는 어떤 단체이고 왜 지금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일까? <일요시사>가 백소회의 실체를 해부해봤다.

‘반기문 대망론’이 새해부터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서울신문>과 에이스리서치가 지난달 26~2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반기문 UN사무총장은 무려 38.7%p의 지지를 얻어 2, 3위인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9.8%p)과 박원순 서울시장(7.4%p)을 크게 앞질렀다.

반 총장은 국내에서 유력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될 때마다 손사래를 치며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반 총장을 향한 이 같은 국민적 지지도 때문에 반기문 대망론은 정치권에서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깊은 애향심
충청 대망론

한편 반기문 대망론과 함께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는 단체가 바로 ‘백소회(총무 임덕규)’다. 일반 국민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백소회는 지난 1992년 임덕규 총무가 주도해 만든 단체다. 백소회에는 회장 없이 총무만 두고 있는데 총무가 사실상 회장 역할을 하고 있다. 임덕규 총무는 백소회 창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총무직을 맡아오고 있다.

백소회는 ‘백제의 미소’ ‘100번 웃자’라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충청권 사람들이 모여 후배를 돕고 지역발전을 도모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모임이다. 현재 백소회에는 전현직 장·차관, 국회의원, 법조인, 금융인 등 충청권 출신의 수많은 저명인사들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심대평 지방자치발전위원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 박병석 전 국회부의장, 송인준 전 헌법재판관 등은 직접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고, 강창희 전 국회의장이나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 서청원 의원 등 충청권 출신 유력 정치인들도 모두 백소회와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다.

국내 조직 없다고? 물밑 조직 탄탄
반 총장은 완전무결점 대권후보

안철수 캠프 출신으로 정치권에서는 ‘킹메이커’로 통하는 윤여준 전 장관도 백소회 소속이다. 강 전 의장은 충청권 최초의 국회의장으로 당선된 이후 백소회 회원 수십명을 초청해 만찬을 가지기도 했다. 그 위세가 실로 대단하다.

충청 연고 기업인 한화는 백소회의 든든한 후원자다. 한화그룹은 지난달 서울 소공동 프라자호텔 루비홀에서 열린 백소회의 송년회를 후원하기도 했다. 특히 백소회는 ‘충청권 사람들이 모여 후배를 돕고 지역발전을 도모하자’는 창립 취지처럼 모임 때마다 충청권 인재 육성에 주력하자는 이야기를 공공연히 하고 있다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반 총장 역시 충북 음성 출신으로 충청권 인사다. 실제로 한 백소회 회원에 따르면 “모임 때마다 회원들 사이에서 반 총장을 차기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나오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백소회 지도부급 인사들은 회원들이 입방정을 떨어 아직 사무총장 임기 중인 반 총장에 누가 될까 입단속을 하는 분위기지만 아마 반 총장이 다음 대통령이 되길 누구보다 바라는 것은 그들 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직 탄탄
무결점 후보

하지만 반 총장이 단지 충청권 출신 인사이기 때문에 백소회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백소회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반 총장과 임덕규 총무와의 특별한 관계 때문이다.


지난해 9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임 총무는 “한 달에 평균 2~3회 (반 총장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안부를 묻고 국내 중요소식도 전한다. 지난해 반 총장이 서울을 방문해 국내 외국대사들과 가진 포럼에서는 저를 지칭하며 ‘한국에서 대사직을 잘 수행하려면 임덕규 회장과 친하게 지내라’라고 농담 반 진담 반의 언급을 하기도 했다”며 반 총장과의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임 총무는 반기문 대망론이 정치권에 불거지자 “저는 일부 정치권에서 전하는 반 총장의 최측근은 아니다”라며 반 총장과 선을 긋고 있다.

사실 임 총무는 반 총장을 UN사무총장으로 만드는 데에 지대한 공을 세웠던 인물이다. 임 총무와 반 총장은 지난 1972년 각각 한국·인도 친선협회 간사와 인도대사관 3등 사무관으로 처음 만난 이후 같은 충청권 출신 인사라는 공통점 때문에 지금까지도 매우 끈끈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임 총무는 반 총장이 UN사무총장에 선출되는 과정에서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를 벤치마킹한 반사모(반기문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를 만들어 직접 회장을 맡아 반 총장의 선거운동을 돕기도 했다.

임 총무는 지난 2005년 반사모를 결성한 이후 반 총장의 선거운동을 하면서 외국 대사들을 만나 인사를 할 때면 한국말로 ‘반사모!’를 복창시킬 정도로 반사모 활동에 열성적이었다. 외교잡지 월간 <디플로머시>의 발행인이기도 한 임 총무는 30년 넘게 외교잡지를 발간하면서 구축한 전 세계 인적네트워크도 반 총장의 당선을 위해 모두 가동시켰다.

얼마나 열정적으로 선거운동을 했던지 임 회장은 반 총장의 당선을 확인한 후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반 총장은 사무총장에 당선된 바로 다음 날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도 임 회장을 직접 문병하고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정치권이 백소회에 주목하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백소회가 반 총장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 히든카드이기 때문이다. 대선후보로서 반 총장의 최대 약점은 국내에 별다른 조직이 없다는 점이다. 반 총장이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선거는 결코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막상 선거가 시작되면 하부 조직의 역량에 따라 결과가 뒤집히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물론 반 총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면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이니 만큼 반 총장 주변에 수많은 인사들이 순식간에 모여들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짧은 기간 어중이떠중이 모여든 인사들로는 아무리 숫자가 많아도 조직력을 기대할 수 없고, 대선캠프를 운영하면서 상당한 잡음에 시달릴 위험성이 농후하다.

임 총무는 UN사무총장 선거 당시 뛰어난 조직관리능력과 정치력으로 주변을 깜짝 놀라게 했던 인물이다. 임 총무가 백소회를 통해 갈고 닦아놓은 국내조직을 잘 활용만 한다면 반 총장의 대권행보에 걸림돌이 될 것은 더 이상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반 총장이 만약 사무총장 임기를 마친 후 대권플랜을 가동시킨다면 임 총무와 백소회는 반기문 대권플랜의 가장 중요한 퍼즐 조각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백소회 움직일까?
새로 조직 만들까?

하지만 백소회가 반 총장의 대선조직으로 활용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견은 크게 엇갈린다. 한 정치인 출신 백소회 회원은 반 총장이 대선에 출마한다고 해도 반 총장의 최측근인 임 총무나 백소회 회원 몇몇이 반 총장을 돕기는 하겠지만 백소회 전체가 반 총장의 대선조직으로 변화할 가능성은 없다고 내다봤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백소회에는 여당 성향을 가진 분들도 있고 야당 성향을 가진 분들도 있다. 나도 선거 때 백소회의 직접적인 도움을 받진 못했다. 내가 보기엔 반 총장이 대선에 출마한다고 해서 백소회 전체가 반 총장의 대선조직화되기는 힘들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고위 공무원 출신의 한 백소회 회원은 “백소회의 회장격인 임 총무가 나서는데 어떻게 백소회가 안 나설 수 있겠나? 오히려 야당 성향 인사 몇몇을 빼곤 대부분의 백소회 회원들이 반 총장을 돕고 나설 것”이라며 “백소회에 여야 인사들이 골고루 참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여당 보수성향이 더 강한 것은 분명하다. 백소회 회원 대부분이 반 총장에 대해 매우 큰 호감을 가지고 있다. 반 총장이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만 한다면 분명 백소회 회원 전체가 대동단결해 도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선 출마설 나올 때마다 거부반응
애향심 깊어 충청이 부르면 출마?

또 백소회에는 강창희 전 국회의장,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 서청원 의원 등 친박 핵심 인사들이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최근 친박계는 반 총장을 차기 대권 주자로 영입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친박 핵심인사들이 백소회 모임을 통해 반 총장의 최측근인 임 총무와 자연스럽게 만나면서 백소회가 반 총장의 영입 논의 창구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여러모로 백소회는 반기문 대권플랜의 중요한 퍼즐 조각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반 총장의 권력의지. 반 총장은 대권 출마설이 불거질 때마다 자신은 국내정치에 관심 없다며 선을 그어왔다. 그런 점에서 임 총무는 반 총장이 대선 출마를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키맨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충청권 인사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충청 홀대론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한 상황이다.

충청 홀대론 극복
반 총장에게 달려


충청권 인사들은 충청권의 인구가 이미 호남을 추월한 상황에서도 지금까지 충청권 출신 대통령이 단 한명도 나오지 않았다는 것에 심한 콤플렉스를 갖고 있다. (※충남 아산 출신의 윤보선 대통령이 있지만 4·19혁명으로 이승만의 자유당정권이 붕괴된 이후 내각책임제하에서 선출됐고 재임기간도 2년이 채 안됐다.)

임 총무가 이끌고 있는 백소회도 이런 충청인들의 콤플렉스가 어느 정도 반영된 단체라는 분석이다. 우리나라를 방문하면 충청권 관련 행사에 반드시 참석할 정도로 충청권에 대한 애향심이 깊은 반 총장에게 임 총무가 충청 홀대론을 앞세워 설득하면 먹혀들지도 모른다는 분석이다.

과연 반 총장은 충청권 최초의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그 과정에서 백소회는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반 총장의 임기가 끝나는 오는 2016년 이후에는 그 실체가 확실히 드러날 전망이다.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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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주처럼’ 장동혁의 성전 막전막후

‘교주처럼’ 장동혁의 성전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다주택 보유 사실을 정면 비판했다. 장 대표는 노모를 언급하면서 강하게 반박했다. 이를 비롯한 장 대표의 정치적 언행 곳곳엔 종교적 서사가 감지된다. 장 대표는 지금 ‘성전’을 치르고 있는 것일까?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엑스(X)에서 “장 대표가 주택 6채를 보유했다”는 언론 보도를 공유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다주택자를 규제하면 안 된다면서 이들을 보호한다”며 “기존 금융·세제 등 특혜를 유지해야 한다고 보느냐”고 비판했다. 부동산 평행선 장 대표에 따르면, 장 대표가 가진 주택은 ▲현재 거주 중인 서울 구로구 30평대 아파트 ▲국회 인근 오피스텔 ▲장 대표의 노모가 거주하는 단독주택 ▲국회의원 당선 후 매입한 지역구 충남 보령 소재 아파트 ▲경남 진주 소재 아파트 지분 1/5 ▲장 대표의 아내가 지분 일부를 소유 중이면서 장모가 거주하는 경기도 소재 아파트 등이다. 국민의힘은 “장 대표의 주택 6채의 가격을 합치면 공시지가 기준 약 8억5000만원 수준”이라며 “투기와 거리가 멀다”고 반박했다. 지난해 3월 공개된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장 대표가 신고한 토지 가격은 11억9000만원이다. 장 대표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노모가 거주하는 단독주택 사진을 공개하면서 “노모께서 ‘이 집을 없애려면 내가 얼른 죽어야지’라고 말씀하셨다”며 “이 대통령 때문에 불효자는 운다”고 반박했다. 이어 지난달 17일엔 “이 대통령의 SNS에 답하느라 명절 내내 핸드폰을 달고 있었더니, 노모께서 ‘핸드폰만도 못헌 늙은이는 어서 죽어야 하는디’라고 한 말씀 하신다”며 “‘날 풀리면 서울에 있는 50억원짜리 아파트 구경가기루 혔응께 그리 알어’라고 말씀하셨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25일 밤 엑스(X)를 통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는 지난 2월 이미 정해졌다”며 “재연장하리라 생각했다면 오산”이라고 일렀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는 오는 5월9일 종료된다. 이어 “비정상 덕분에 거두는 불공정한 혜택은 힘들더라도 반드시 없애야 한다”며 “버티는 이익이 버티는 비용보다 커선 안 되고, 비정상을 정상화할 수단·방법은 얼마든지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시장에 부동산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 인상 가능성이란 메시지로 전달됐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오랫동안 평행선을 유지했다. 이 대통령이 간접적으로 시사한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동시 인상은 문재인정부 때부터 계속 시도됐던 민주당의 오랜 부동산 문제 대응 방침이다. 하지만 문정부의 조치는 결국 ▲집값 폭등 ▲전·월세 매물 감소 및 가격 상승 ▲조세 저항 등으로 연결됐다. 경제학·부동산학에선 이를 ‘조세 전가·귀착’이란 원리로 설명한다. “조세 부담 귀착지는 법률적·실질적으로 다를 수 있다”는 취지의 원리다. 법률적으로는 주택 소유주가 부담하지만, 실질적으로 소유주는 전·월세 가격 상승을 통해 조세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 양도소득세까지 오르면, 매매 거래도 줄어들 수 있다. 설 전후 부동산·판결 논쟁…감지된 종교색 대표 전부터 종교 발언…이단 논란 성경 소지?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우리나라에선 보유세가 낮으면서 양도세가 높아서 매물 잠김 현상이 심하다”며 “취득·보유·양도 단계에서의 부동산 세제를 전반적으로 어떤 정합성을 가지고 운영할 것인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의 오랜 부동산 정책 대응은 ▲부동산 공시가격 인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유지 ▲월세 공제 확대 ▲건축 규제 완화 등을 통한 부동산 공급 확대 등으로 정리된다. 박근혜정부에선 “빚 내서 집 사라”는 말로 상징되는 대출 규제 완화·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부양책을 활용했지만, 미분양 주택 증가로 연결됐다. 윤석열정부에서도 미분양 주택 증가 현상을 바로잡지 못했다. 장 대표는 설 연휴 직후에도 윤석열 전 대통령과 관련해 큰 논란을 일으켰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제1심 재판에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장 대표는 이날 윤 전 대통령 제1심 선고 직후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우리 당이 배출한 전직 대통령의 유죄 판결에 책임을 통감하면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는 의견을 대신 밝혔다. 소장파들의 ‘절윤’ 요구도 강해졌다. 장 대표는 다음 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장 대표는 “아직 제1심 판결이고, 무죄추정의 원칙은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줄곧 계엄이 곧 내란은 아니란 의견을 분명히 밝혀왔다”며 “제1심 판결은 이런 주장을 뒤집을 만큼 충분한 근거·설명을 내놓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과·절윤 주장을 반복하는 건 분열의 씨앗을 뿌리는 일”이라며 “단호히 절연해야 할 대상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윤 전 대통령의 이름을 이용하거나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앞세워 당을 갈라치기 하는 세력”이라는 등 공개적으로 ‘절윤 거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강경 보수 성향 유튜버로 활동하는 전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는 지난달 21일 진행된 서울 광화문 국민대회에 참석했다. 전씨는 이날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성경에 나온 빌라도 재판과 같은 짓을 했다고 본다”며 “빌라도는 죄 없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혀 죽게 했다”고 주장했다. 전씨는 지난달 3일 장 대표를 향해 “누구의 지지를 받아 대표가 됐는지 돌아봐야 한다”며 “누구와 갈지 분명히 선택하라”고 압박했다. 정가에선 “장 대표의 정치적 입지 선정에 전씨가 많은 역할을 했다”는 의견이 다수 나오고 있다. “절윤 요구는 분열의 씨앗” 장 대표도 대표 당선 이전엔 강한 종교적 발언을 하면서 윤 전 대통령을 두둔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3월 세이브코리아가 주최한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이번 계엄에도 하나님의 계획이 있다”며 “하나님은 대한민국을 새롭게 하실 것이고, 대한민국을 고쳐주실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9월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예방하면서 합장 반배가 아닌 목례로 인사해 물의를 일으켰다. 통상 정치인이 불교계 인사를 예방할 땐 개인의 종교 성향과 무관하게 합장 반배로 인사한다. 독실한 개신교 신자인 이명박 전 대통령도 불교계 인사를 예방할 땐 합장 반배를 했다. 결국 장 대표는 지난해 10월 다시 진우 스님을 예방하면서 여러 번 합장 반배했다. 그는 “특정 종교에 편향됐단 생각은 없지만, 밖으로 비친 모습 때문에 오해가 생긴다면 그 오해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해 9월엔 당시 구속됐던 손현보 담임목사가 이끄는 세계로교회 예배에 참석해 “손 목사 구속은 모든 종교인의 탄압이므로 떨쳐 일어나야 한다”며 “2025년 대한민국에서 종교 탄압을 막는 게 제 소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일부 강성 기독교인을 비롯한 강경 보수 세력의 지원을 받아 당 대표로 당선됐다. 현재도 절윤 거부 논란을 일으키는 등 강성 기독교인의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정치적 행적을 이어가고 있다. 단식투쟁을 했던 지난 1월엔 말씀보존학회가 펴낸 KJV(킹제임스 성경)를 읽는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끌었다. 말씀보존학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등 개신교 교단으로부터 “다른 성경 사본·번역본을 모두 마귀로부터 건너온 불건전한 사상으로 여긴다”는 취지로 이단이란 의심을 받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해 성탄절에도 이 성경을 들고 서울 사랑의 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장 대표 측은 성경 입수 경위에 대해 “확인해 보겠다”는 해명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교적 믿음 정치적 대응 그의 최근 언행에 대해 “기독교적 믿음이 바탕으로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과 SNS로 진행했던 다주택자 규제 관련 논쟁 중 노모를 언급하면서 “이 대통령의 SNS에 답하느라 명절 내내 핸드폰을 달고 있었다”고 주장한 것에 시선이 집중됐다. 이에 대해선 종교적 서사에서 흔히 나타나는 고난의 형식을 빌린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할 수도 있다. 노모를 언급한 것도 자신의 의견에 감성적 설득력을 부여하기 위해 사용한 장치로 해석된다. 노모와 자신의 고행을 강조하면서 지지자들에게 “이 대통령의 박해에도 불구하고, 당 대표로서 쉬지도 못하고 대응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성경 마태복음엔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기 전 겪는 고난이 서술돼있다. 이에 따르면, 예수는 채찍질과 육체적 고초 때문에 힘겹게 십자가를 지고 있었다. 로마 병정들은 예수의 옷을 벗겨 홍포를 입혔다. 그러면서 가시관을 엮어 머리에 씌운 후 오른손에 지팡이를 들렸다. 이어 무릎을 꿇린 후 “유대인의 왕이여, 평안할지어다”라는 조롱을 하면서 침을 뱉고 지팡이를 빼앗아 머리를 쳤다. “이 대통령의 SNS에 답하느라 명절 내내 핸드폰을 달고 있었다”는 장 대표의 항변은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을 오르는 예수의 고난을 연상시킨다. 또 세례자 요한의 상황에 빗댈 수도 있다. 세례자 요한은 바리새인을 향해 독설했다. 바리새인은 중류층 중심 유대교 경건주의 분파로서 율법주의적 성향이 강해 예수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신약성서에 묘사된 바리새인은 예수와 적대적이면서도 예수를 믿었다. 바리새인은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으려고 했지만, 요한은 이들을 일컬어 “독사의 자식들”이라고 비판하면서 “누가 너희를 가르쳐 임박한 진노를 피하라고 하더냐”고 꾸짖었다. 바리새인과 달리, 요한은 광야에서 메뚜기와 석청을 먹으면서 극도의 절제를 통한 수행을 했다. 요한은 “주의 길을 예비하기 위해 광야에서 외치는 자”를 자처했다. 장 대표의 관점에선 자신과 이 대표의 논쟁을 일컬어 ‘당을 위한 헌신’이라고 규정했을 수도 있다. 장 대표가 노모의 존재를 강조한 이유는 효를 강조하려는 취지로부터 비롯된다. 따라서 장 대표 스스로 생각하는 효행을 ‘다주택 보유 욕심’이란 취지로 비난하는 이 대통령 등은 비정한 바리새인이 된다. 중요한 것은 “노모를 봉양하는 효를 실천하면서 나라 걱정을 위해 명절 연휴도 반납한다”는 서사라고 할 수 있다. 다주택 보유 사실만을 비판하는 현상은 형식주의에 치중된 비판이 된다. 애국과 효를 알아보지 못한 채 형식적으로 비판하는 사람들은 ‘독사의 자식들’이 된다. 전한길도 “윤은 예수, 지귀연은 빌라도” 지나친 피해자 서사의 끝…닉슨은 몰락 장 대표가 제명을 사실상 주도하는 등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비롯한 당내 친한(친 한동훈)계와 갈등하는 상황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힘에선 한 전 대표에 이어 김종혁 최고위원도 제명 결정이 났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은 당원권 1년 정지 징계 처분을 받았다.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었다가 결별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 해제와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다. 이후 강경 보수 일각에서 ‘배신자’로 취급받고 있다. 특히 종교적 성향이 강한 강경 보수 성향 지지자 일각에선 한 전 대표를 일컬어 “예수를 팔아넘긴 이시가리옷 유다가 아니냐”고 비판한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한 전 대표는 은자 30냥에 윤 전 대통령을 이 대통령과 민주당에 팔았다. 친한계에 집중되는 당내 징계는 중세 이단 심문을 연상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단 색출을 위해선 마을 전체가 서로를 감시·고발하면서 위축시켜야 한다. 당내 강경 보수 일각이 가장 중시하는 것은 ‘제2의 유다 탄생’을 막는 것이다. 배신자 척결 과정을 대내외적으로 드러낼 필요가 있다. 장 대표의 언행 근간엔 종교적 신념 여부를 고찰할 수 있는 행적이 다수 묻어나온다. 이는 장 대표 개인의 정치적 행적과 결합돼 밖으로 드러나고 있다. 장 대표 스스로 말하는 “명절 내내 핸드폰을 달고 있는” 수준의 고된 일은 야심과 신념을 결합해야 소화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유권자는 정교 분리에 엄격하다. 이따금 특정 종교에 기반한 정당이 창당돼 총선에 도전하지만, 이제까지 종교 정당이 원내에 진출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우리나라는 다종교 국가이기 때문에 특정 종교 편향 논란이 발생하면 다른 종교 교인의 반발·거부가 필연적으로 수반된다. 장 대표는 지난해 10월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해 큰 논란을 빚었다. 서정욱 변호사는 지난해 12월 JTBC <논/쟁>에 출연해 “장 대표가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할 당시, 두 사람은 10분 동안 서로 울기만 했다”며 “그 정도로 인간적 관계가 끈끈해서 장 대표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할 일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눈물 어린 면회는 예수가 베드로에게 ‘천국으로 가는 열쇠’를 부여하는 현장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장 대표는 종교적 언행과 감성 자극으로 정치 현황과 자신을 향한 논란에 대응하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정치적 대응을 했던 대표적인 정치인은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었다. 닉슨 전 대통령은 비자금 논란이 불거지자 자신의 가난을 강조하면서 “지지자가 선물로 준 강아지 체커스 만큼은 돌려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워터게이트 사건 당시에도 “언론이 날 파멸시키려고 음모를 꾸미고 있다”면서 “나는 사기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가난한 상황 고난의 형식 닉슨 전 대통령은 사건 은폐를 명령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결국 사임했다. 닉슨 전 대통령은 그 순간까지도 “당신을 미워하는 사람들은 당신이 그들을 미워하지 않는 한 이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치적 논란에 지나친 피해자 서사로 대응한 결과는 닉슨 전 대통령이 잘 보여줬다. 장 대표에게 필요한 것은 정말로 ‘천국으로 가는 열쇠’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