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본지 시사칼럼 연재 황천우 소설가

"박근혜 대통령, '박통' 딸인 줄 알았더니…"

[일요시사 정치팀] 허주렬 기자 = 헤밍웨이를 사랑한 문학청년, 정당 사무처 공채 직원, 시사칼럼니스트, 소설가…. 쉽사리 조합이 이뤄지지 않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는 바로 황천우 소설가다. 지난해 10월부터 본지에 <황천우의 시사펀치> 칼럼을 연재하고 있는 그는 정치에 몸담았던 13년가량의 적지 않은 경험과 글쟁이 특유의 고집을 바탕으로 정치권을 향한 날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새해부터는 격주로 독자를 만날 예정인 그를 <일요시사>가 직접 만나 칼럼에서 다하지 못했던 진짜 센 쓴소리를 들어봤다.

마흔이 훌쩍 넘은 나이에 안정된 삶이 보장된 직장을 내팽개치고 불확실한 꿈을 찾아 떠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책임을 져야 할 가정이 있다면 더욱 어렵다. 그런데 황천우 소설가는 13년이라는 기간 동안 정당 사무처(당시 한나라당)에서 근무하며 조직부장, 연수부장을 맡는 등 나름 잘 나가던 삶을 뒤로하고 소싯적 품었던 문학의 길에 뒤늦게 발을 들였다.

이후 단편소설 <해빙> <파괴의 역설>, 장편소설 <스러진 달> <삼국비사> <허균, 서른셋의 반란> <묘청> <소년 박정희> 등 다양한 글로 독자들을 만난 그는 정치마당의 수많은 모순을 직접 겪은 경험을 살려 시사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칼럼에 담긴 그의 정치권을 향한 날선 비판은 '이렇게 해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수위(?)가 높다.

지난달 29일 <일요시사>가 그를 직접 만나 한정된 지면 등을 이유로 칼럼에 싣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다음은 황 소설가와의 일문일답.

- 박근혜정부를 향한 비판의 강도가 상당히 높다.
▲ 미국의 극작가 테너시 윌리엄스가 쓴 <유리동물원>이라는 회곡이 있다. 여기에는 세상과 단절하고 유리동물들과만 노는 '로라'라는 아이가 나온다. 나는 박근혜 대통령이 로라와 닮았다고 본다. 곁에 두고 있는 인사들, 국정운영 방식을 보면 그런 생각을 지울 수 없다.

- 어떤 인사들이 문제라는 말인가?
▲ 일단 2013년 8월 김기춘씨를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임명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김 실장은 박 대통령의 어머니인 육영수 여사가 죽음을 맞게 된 사건을 권력의 입맛에 따라 조작한 장본인이다. 어머니의 사망 이후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했던 박 대통령이 이를 몰랐을 리 없다고 생각한다.(※본지 '문세광 자백 사건의 오해와 진실' '<황천우의 시사펀치> 대통령과 비서실장의 이상한 동거' 참조)

- 김기춘 비서실장 외에도 문제인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 최근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정윤회씨도 관련 보도를 접하고 깜짝 놀랐다. 정씨는 박 대통령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죽음과 관련된 최태민씨의 사위 아닌가(지난해 초 최씨의 딸 최순실씨와 이혼함). 어머니의 죽음을 왜곡하고 아버지의 죽음과 관련된 사람의 가족까지 곁에 두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

"김기춘·최태민·정윤회…이해불가 인사"
"공약파기는 일종의 사기, 사과해야"
"'박근혜 귀에 경 읽기' 신조어도 나올 판"

- 최태민씨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죽음과 어떤 관련이 있는가?
▲ 10·26사태를 일으킨 김재규의 항소보충이유서를 보면 최태민이 10·26 동기가 됐다는 얘기가 나온다(실제 항소보충이유서에는 최씨의 전횡이 10·26의 동기가 됐다는 내용이 있으나 구체적 부정행위에 대한 언급은 없다). 10·26 당시 비서실장이었던 김계원씨도 "차지철과 김재규가 싸운 것은 최태민 때문이다"라는 증언을 한 바 있다. 결국 최씨 때문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죽었는데도 아버지를 죽인 사람과 관계를 지속적으로 이어왔고, 심지어 사위까지 관계를 이어온 것은 박 대통령이 받아들이고 쉽지 않은 것은 안 받아들이는, 즉 앞서 언급한 <유리동물원>의 로라와 같기 때문이다.
 

- 국정운영은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라고 보는가.
▲ 지금까지 한 게 없다. 굳이 대표적으로 몇 가지를 꼽자면 우선 '통일 대박론'을 언급한 것이다. 이것은 가정법이다. 구체적 청사진도 없이 전 세계를 다니며 "통일은 대박"이라고 말하는 것은 대통령이 할 소리가 아니다. 현실적으로 실현되기 힘든 미래를 계획도 없이 제시하며 헛된 희망을 주는 것은 책임 있는 대통령의 자세가 아니다. 그리고 통일이 대박일지 쪽박일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

- 국정운영과 관련해 공약 후퇴에 대한 지적도 있다.
▲ 기본적으로 선거는 후보들의 공약을 보고 표를 찍는 것이다. 공약 파기는 일종의 '사기'라는 얘기다. 그런데 박 대통령은 공약을 파기하고 일말의 사과조차 안 한다. 특히 '기초단체 무공천' 공약 같은 경우 재정이 소요되는 것도 아니고 가진 기득권을 내려놓으면 되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안 했다. 이외에도 국민통합, 경제민주화 등 파기된 공약이 수두룩한 것이 사실이다.

-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것은 거부하고, 받아들이고 싶은 것만 받아들이는 것이 문제다. 소통이 안 된다는 의미다. 이러다 '쇠귀의 경 읽기'를 빗댄 '박근혜 귀에 경 읽기'라는 신조어까지 나올 판이다. 원칙과 고집은 다른건데 이 차이를 모르는 것 같다. 이대로는 진짜 위험하다. 이미 레임덕이 시작됐다는 말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지 않은가.

- 박근혜정부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박 대통령이 '박통(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줄 알았다. 아버지의 부산물을 취하기 위해 정치를 시작한 줄 알았다는 얘기다. 그런데 박정희시대 개발우선주의정책 추진 과정에서 생겨난 문제점들을 해소하지는 못할망정 후퇴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의 박영선 의원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박 의원은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다가 역량이 안 돼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용감한 선택이라 생각한다.

 

<carpediem@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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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단독 보도> ‘3조 도박 조직’ 최이동 송환 막전막후

[일요시사 단독 보도] ‘3조 도박 조직’ 최이동 송환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10년 가까이 해외에서 도피 생활을 이어온 3조원대 불법도박 조직의 핵심 인물들이 국내로 송환됐다. 이번에 국내로 송환된 조직원 중 한 명은 지난 7월 <일요시사>가 단독 보도를 통해 언급한 인터폴 적색수배자 최이동씨로 확인됐다. 최씨는 개그맨 조세호씨와의 친분으로 논란이 됐던 인물이다. 해외 불법도박 조직의 부총책이며, 함께 적색수배된 도박 사이트 조직 총책 김현규씨와 친동생 김찬규씨는 국내 송환 대기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국내 송환이 이뤄진 인물은 1982년생 최이동씨와 조직원 A씨, 개발자 B씨 등 3명이다. 이 가운데 최씨는 3조1000억원 규모의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 및 범죄수익 세탁 혐의를 받는 조직의 부총책이다. A씨는 조직 관련자로 파악됐다. 개발자 B씨는 불법 도박 사이트의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세호 친구 최이동 범정부 합동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TF’는 UAE 당국과 공조해 불법 도박 사이트 총책 김현규씨와 부총책 최이동씨를 현지에서 검거하고, 최씨부터 지난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했다고 밝혔다. 이번 검거 작전은 한국과 UAE 수사 당국의 국제공조를 통해 진행됐다. 양국은 아랍어로 파멸 또는 멸망을 뜻하는 ‘HALAK’을 작전명으로 정하고 피의자들의 거주지와 이동 동향을 실시간으로 공유했다. 이를 바탕으로 UAE 당국은 현지 검거 작전을 벌여 주요 피의자들의 신병을 확보했다. 수사 당국이 공개한 전체 도박 사이트 운영 규모는 3조1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김씨와 최씨가 관여한 것으로 지목된 조직의 운영 규모는 2조6000억원에 달한다. 나머지 5000억원 규모의 불법도박 사이트는 별도 조직에서 운영한 것으로 파악됐다.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을 담당한 개발자는 검거되는 과정에서 중학생 등 청소년까지 불법도박 영업에 동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수사 당국의 추적을 피하려고 2016년 해외로 도주한 뒤 제3국 여권을 사용해 신분을 감추고 여러 차례 거주지를 옮기며 10년 동안 도피 생활을 이어왔다. 또 국내 유명 인사들을 현지로 불러들이거나, 고급 식당과 유흥업소를 이용하고 명품을 구매하는 등 호화 생활을 누린 것으로 드러났다. 최이동·김현규·김찬규 인터폴 적색수배 단독 보도 수조원대 도박 사이트 운영·자금세탁 추적 국내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해외 축구팀 유니폼과 경기장에 광고하기도 했는데, 이렇게 벌어들인 돈은 다시 대포통장으로 세탁했다. 정부는 TF를 중심으로 해외 거점을 둔 사이버 도박 조직을 추적해 검거하고, 자금 세탁망과 해외 은닉 재산 추적을 통해 범죄수익 환수도 추진할 방침이다. 도박 조직의 총책으로 지목된 김씨는 UAE 현지에서 국내 송환을 기다리고 있다. 김씨의 친동생 김찬규씨 역시 국내 송환 대기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일요시사>가 보도한 ‘조세호 82 멤버 조폭 최이동 정체’(https://www.ilyosisa.co.kr/news/article.html?no=257069) 단독기사에서 실명과 함께 범죄 혐의 및 해외 도피 행적을 추적했던 조직이다. 당시 <일요시사>는 최이동·김현규·김찬규 등 3명이 해외 불법도박 사이트 운영과 범죄수익 세탁 등의 혐의로 인터폴 적색수배 상태라는 사실을 보도했다. 세 사람의 구체적인 관계는 물론 국내 유명 인사들과의 연결고리, 자금 세탁에 활용됐다는 의혹을 받는 국내 사업체까지 추적했다. 최씨의 국내 송환으로 과거 김병수 전 김포시장과의 관계도 재조명되고 있다. <일요시사>는 지난 7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촬영된 단체 사진을 토대로 최씨와 김찬규씨가 김 전 시장과 함께 여행 일정을 소화했던 사실을 보도했다. 해당 사진에는 김포시 자문변호사로 활동한 경찰 출신 이상훈 변호사도 등장했다. 김포시장 지인? 당시 김 전 시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2023년경 이 변호사의 권유로 말레이시아를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시장은 “이 변호사가 바람을 쐬러 가자고 제안해 금요일에 출국한 뒤 일요일에 돌아오는 일정으로 해외를 다녀왔다”는 것이다. 김 전 시장은 최씨에 대해 몇 차례 만난 적은 있지만 사업가로만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어 당시 최씨와 김찬규씨가 인터폴 적색수배 상태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묻자 김 전 시장은 “몰랐다. 수배자라면 당연히 검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씨는 김포FC 홈경기장 VIP석에서도 목격된 바 있다. 김포FC는 김포시가 운영하는 시민구단으로, 당시 구단주는 김 전 시장이었다. 이에 김포FC 측은 “구단이 최씨를 직접 초청한 사실은 없으며 다른 멤버십 회원이나 후원사를 통해 티켓을 전달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김 전 시장 역시 취재진에 “VIP석은 스폰서에게 배정되는 자리로, 구체적인 출입 경위는 구단에 문의하라”고 반박했다. 조세호와 친분 과시하던 조직 부총책 최이동의 두 얼굴 김병수 전 김포시장과 말련 동행…김포FC VIP석도 등장 특히 최씨와 김 전 시장을 연결한 이 변호사는 경찰 출신으로 김포시 자문변호사를 지낸 인물이다. 그는 다른 사건에서도 수사를 받던 차가원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대표와 현직 경찰관의 만남을 주선한 인물이다. <일요시사>는 이 변호사가 소유한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 건물에 최씨 명의의 대부업체가 법인 본점 주소지로 등록돼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부동산 등기부와 법인 등기사항을 대조한 결과, 이 변호사는 한남동 S 빌딩의 소유자였으며 최씨 명의 H 대부업체는 해당 건물을 사업장 소재지로 사용하고 있다. 최씨 등이 국내에서 수익을 현금화하거나 다른 사업자금으로 전환했다면 범죄수익 추적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수사 관련 자료와 복수의 제보를 종합하면 김씨는 해외 도박 조직의 전반적인 운영과 자금 흐름을 관리하고, 김찬규씨는 현지 실무와 도박 사이트 관리 등에 관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찬규씨는 올해 4월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납치사건의 피해자로 등장하면서 처음 신원이 드러났다. 말레이시아 현지 보도에 따르면 한국인 권모씨 등 3명은 지난 4월17일 겐팅하이랜드에서 쿠알라룸푸르로 이동하던 김찬규씨를 납치해 감금한 뒤 거액의 몸값을 요구한 혐의로 기소됐다. 남은 수배자는? 현지 수사 당국은 사건 발생 나흘 만에 김찬규씨를 구조하고 납치 용의자들을 체포했다. 김찬규씨가 인터폴 적색수배 대상자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건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됐다. 현지 법원에서 그는 불법체류 혐의 등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납치사건에서는 피해자였지만, 한국에서는 해외 불법도박 사이트 운영 등에 관여한 혐의로 수사를 받는 피의자 신분이었던 셈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