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대 졸부의 진상짓 전말

재력 믿고 까불다 철창행

[일요시사 사회팀] 이광호 기자 = 주식투자의 대가로 알려진 복모씨가 유흥업소에서 난동을 피우고 경찰관까지 폭행해 구속됐다. 복씨는 10대 후반 300만원으로 주식투자를 시작해 100억원 이상의 부를 축적했다. 각종 방송에 다수 출연하면서 웬만한 연예인들보다 인지도가 높은 ‘수퍼개미’로 명성을 떨쳤지만 한순간의 실수로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의 졸부 근성은 돈으로 숨겨지지 않았다. 

 
지난 15일 전주지법 군산지원은 유흥업소에서 난동을 부리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복모(32)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하고 구속했다. 100억원대 슈퍼개미로 알려진 복씨는 지난해 12월7일 전북 군산시 나운동의 한 가요주점에서 지나가던 여성 A씨의 이마를 이유 없이 맥주병으로 때리고 또 다른 시민 B씨에게 “112에 신고하냐”며 지인과 함께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1억도 없는 것들”
 
또한 100억원대 슈퍼개미 복씨는 파출소에 연행돼 조사를 받다 경찰관의 얼굴에 물을 뿌리고 30분간 난동을 피우다가 이를 막던 다른 경찰관의 낭심을 걷어차는 등 공무집행방해 혐의도 받고 있다. 복씨는 경찰관들에게 “내가 100억원 중 10억만 쓰면 너희들 옷 모두 벗긴다. 당장 1억도 없는 것들이 나이만 먹어 가지고. 내가 아는 사람들에게 1억씩 주고 너희들 죽이라면 당장이라도 죽일 수 있다”며 입에 함부로 담지 못할 막말을 퍼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복씨가 2년 전에도 상해죄를 저질러 집행유예 판결을 받고도 다시 같은 죄로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있다”며 “자신의 경력만 내세워 책임을 모면하고 잘못은 뉘우치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복씨는 선고 공판일에 수억원대의 슈퍼카인 ‘람보르기니’를 끌고와 세간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복씨는 지난 2011년 케이블채널 tvN <화성인 바이러스>에 출연하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당시 그는 “3년간 이성교제를 하지 않았다. 돈을 보고 접근하는 여자들에게 상처를 입어 그런지 여자에 대한 불신이 생겼다”며 “이번 기회에 내 모든 걸 보여준 뒤 반쪽을 찾으러 방송에 나왔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그러면서 그는 미래 배우자를 향해 “4000만원의 용돈과 부채 탕감, 가사도우미 제공, 100% 저녁 외식, 자유로운 여가 활동을 제공하겠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공개 구혼에서 이상형으로 배우 박시은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방송에서 19살에 주식투자를 시작해 100억대 자산을 모은 슈퍼개미로 소개됐다.
 
그의 성공신화는 공중파 방송을 타기도 했다. 그는 방송에서 ‘20대 100억 부자’로 강조됐고, 자신이 사는 모습을 그대로 공개하기도 했다. 그의 집은 20억 이상의 70평대 주상복합 아파트였다. 초호화 인테리어를 본 많은 사람이 부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후 그는 ‘증권가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성공이미지를 빠르게 구축해 나갔다. 슈퍼개미로 성공한 복씨는 수많은 회사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으며 23세 최연소 애널리스트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제도권에 입성했다.
 
그는 단기간에 베스트 전문가로 선발되는 등 화려한 이력을 만들며 최정상의 자리에 올라 고액연봉을 받았다. 하지만 회사의 이익을 추구해야만 하는 애널리스트 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돈과 명예보다는 보람된 일을 하고 싶다며 은퇴를 하게 된다. 개인투자자들을 돕기 위해서였다.
 
10대 후반 300만원으로 주식투자 대박
업소녀 맥주병 폭행…경찰 낭심 걷어차 
 
그는 손실을 본 개인투자자들에게 투자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고민을 한 끝에 누구나 부담 없이 투자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사람들에게 친숙한 주식카페를 개설했다.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종목선정에 대한 어려움을 돕기 위해 매일 무료로 좋은 종목을 추천했다.
 

처음엔 동호회 수준에 지나지 않았지만 추천종목 적중률이 높고 무료추천종목만으로 원금을 회복했다는 소문이 빠르게 퍼지면서 31만명이 넘는 대형카페로 성장하게 됐다. 하루에 수백 명의 사람들이 앞 다퉈 가입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당시 카페 게시판에는 월 3000만원 이상 수익을 내면서 덕분에 집을 샀다는 글을 비롯해 수많은 찬사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주식 개미들에게 복씨의 존재는 구세주와 같았던 것이다.
 
 
카페에 걸려있는 그의 프로필에는 ‘대한민국 최초 20대 슈퍼개미 기록’ ‘대한민국 최연소 애널리스트 등록’ ‘대한민국 최연소 증권강연회 진행’ ‘대한민국 단독강연회 사상 최다 참여 인원 기록’ ‘KBS VJ특공대 주식고수 20대 100억 부자로 방송출연’ ‘SBS플러스 선우선의 돈의 교본 사파이어 방송출연’ ‘KBS, SBS 등 대다수 방송 출연’ 등 화려한 이력이 관심을 끌었다.
 
또한 ‘2년 연속 증권생방송 1-3위 수상’ ‘대다수 증권 사이트 회원가입률&전문가 수익률 1위’, 2006년 ‘증권생방송 부분 베스트 전문가 선발’ 2013년 ‘국회 2013년 대한민국을 빛낸 인물 대상 수상’ 등 화려한 수상내역을 자랑했다.
 
그러나 복씨의 이력은 명쾌하지 않다. 19살에 주식을 시작, 23세에 애널리스트로 증권사에 스카우트 됐다고 기재돼 있으나 그를 애널리스트로 뽑아준 증권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활동했다 할지라도 인터넷방송이었을 것이다. 투자대회에서 우승한 이력도 있으나 확인된 것은 없다고 전해진다.
 
복씨의 유료사이트 투자자문사 제이에스(JS·인터넷 카페 주식투자로 100억 만들기)도 소송으로 얼룩지고 있다. 당초 그는 “투자에 실패하면 회비를 전액 환불해준다”고 광고했으나, 실제로는 돈을 내면 가입비가 90%고, 회비는 10%일 뿐이다. 일부 회원은 이로 인해 한국소비자원에 분쟁 신청을 했고, 소비자원은 절반 가까이를 돌려주라는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복씨 측이 이를 거부하면서 민사 소송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람보르기니 끌고 다녀 
 
다른 시장과 달리 주식시장에서는 ‘수익을 올렸다’는 주장 자체가 광고가 된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말 한마디에 휘둘린단 얘기다. 당연히 가짜 전문가가 넘치면서 피해자들이 양산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규제는 미비한 편이다.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펀드 투자’ 돈 어디로?
 
금융감독원 조사자료에 따르면 펀드 투자자들 대다수는 해당 상품이 어디에 투자하는지조차 제대로 모른다. 펀드의 투자자산 구성내역을 아예 모르는 사람들은 37.2%였고 자신의 펀드를 어느 회사가 운용하는지 모른다는 사람도 11.5%였다.
 
펀드 가입 시 상담시간도 대부분 30분 미만이었다. 81.5%가 30분 미만 상담 후 펀드에 투자했으며, 10분 미만 상담한 고객도 15.5%나 됐다. 참고로 금감원 등 조사기관 요원들이 상품 모니터링에 드는 평균 시간은 51.7분이다.
 
한국금융투자협회 조사 결과를 보면 2012년 수익을 본 투자자와 손실을 본 투자자는 각각 53%와 47%로 비슷하다. 반면 주식의 평균 수익률은 10.1%, 손실률은 15%였고 펀드수익률은 7.2%, 손실률은 10.6%였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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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