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성매매 ‘출장 마사지’ 세계 <전격해부>

단순 마사지로 시작해 점점 뜨거워지는 유혹 “못 버텨”

‘출장 마사지’라는 것이 성행한지도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남성들이 모텔에 방을 잡고 아가씨를 부르면 30분 만에 아가씨가 ‘배달’ 되는 시스템이다. 물론 처음에는 마사지를 하지만 안마는 점점 ‘애무’로 변하면서 아가씨들은 ‘2차’를 노골적으로 제시하고 몸으로 ‘대시’를 한다. 이러한 방식의 성매매 시스템 자체는 그리 새로울 것은 없다. 하지만 최근 성매매에 대한 단속이 많아지면서 이로부터 어느 정도 자유로운 이 출장마사지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성매매의 또 다른 틈새시장 ‘출장 마사지’를 전격 해부했다.

모텔방 잡고 아가씨 콜하면 30분 만에 아가씨 ‘배달’
타인 눈치 안보고 현금결제로 단속 피해 남성들 선호


출장 마시지를 선호하는 이유는 굳이 많은 사람들의 눈이 있는 업소에 가지 않아도 되고 무조건 현금으로만 결제를 해야 하기 때문에 나중에 카드사용 기록 추적에 의한 단속도 염려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 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의 모텔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안락한 분위기의 모텔을 선택할 수도 있다. 모든 것은 남성이 ‘자기 주도적으로’ 선택할 수 있고 단속의 위험은 극히 낮아진다. 때로는 아예 기존 성매매 업소는 전혀 이용하지 않은 채 모텔을 통한 출장 마사지만 선호하는 남성도 있다.
출장 마사지의 경우 우선 둘만의 밀폐된 공간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기존의 업소가 주는 한계를 벗어나 자신에게 맞는 모텔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 만의 밀폐된
공간서 쾌락 추구

특히 최근의 모텔들은 그야말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왔다. 저렴한 비용에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형 TV, 인터넷이 접속되어 있는 컴퓨터 등 각종 편의시설이 모텔에서의 시간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만큼 섹스의 쾌락을 즐기기에는 안성맞춤의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들어서는 출장마사지만을 이용한다는 자영업자 백모(39)씨는 “사실 업소에 간다는 것은 여러 모로 불편한 일이다. 우선 업소에 들어갈 때 눈치를 봐야 하고 또 언제 단속이 나올지도 모를 일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백씨는 “뿐만 아니라 그런 업소들은 대개 쾌적하지도 못한 편이다. 퀴퀴한 냄새가 나기도 하고 위생에 대해서도 늘 의심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모텔의 경우 좋은 곳을 내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으니 그러한 염려는 최소한 없을 것 아닌가. 그런 점에서 출장마사지는 나에게 많은 선택권을 준다고 할 수 있다”고 강변했다.

하지만 출장 마사지도 단점이 있다. 일례로 ‘배달된 아가씨’를 교체해달라고 업주에게 요구하기는 힘들다는 것. 즉 초이스의 권한이 없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남성들이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한다. 어차피 안마와 함께 짜릿한 성적 욕구를 충족시키면 그만이기 때문에 굳이 아가씨들의 외모와 얼굴을 많이 따질 필요가 없다는 것. 또한 최소한 출장 마사지사 여성들도 ‘기본’은 갖추고 있기 때문에 지나치게 연연해할 필요는 없다고 말하는 남성들이 대부분이다.

출장 마사지는 어느 정도 아가씨와 ‘협상의 여지’가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손꼽힌다. 일반 업소의 경우 아가씨들도 업주의 눈치를 보기 때문에 행동이 자유롭지 못한다. 그러나 출장 마사지의 경우 최소한 모텔이라는 밀폐된 공간에 있는 시간만큼은 그 부분에서 자유롭다.

남성이 원할 경우 어느 정도의 비용을 더 준 뒤에 색다른 체위를 요구할 수도 있고 때로는 자신이 준비한 스타킹을 신기고 성관계를 할 수 있다. 얼마든지 페티시즘적인 욕구도 충족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따로 전화번호를 주고받아 아가씨들에게 ‘별도의 영업기회’를 줄 수 있다.
이렇게 해서 업주를 거치지 않게 되면 아가씨들은 자신이 받는 돈에서 따로 돈을 떼지 않으니 그리 나쁠 것도 없는 것이다. 남성들의 입장에서는 또 서로 관계가 가까워지면 ‘좀 더 싼 값에’ 성매매를 할 수 있다는 기대도 할 수 있다.

실제 출장 마사지사와 ‘별도의 관계를 갖고 있다는 직장인 이모(33)씨는 “그녀를 처음 만난 것은 6개월 전이었다. 술에 취해 몸도 가누기 힘들고 은근히 성관계 생각도 났는데 마침 길거리에 떨어져 있는 출장 마사지 전단지를 보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씨는 “호기심에 한번 아가씨를 불렀는데 전혀 기대하지도 않게 외모가 괜찮았었다. ‘이게 웬떡’이냐는 생각에 일단 한번 서비스를 받은 다음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결국 그녀의 전화번호를 받아낼 수 있었고 그 후 몇 번의 문자를 통해 그녀에게 ‘아르바이트’를 제안했다. 업주를 거치지 않고 나와 직접 성매매를 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녀는 흔쾌하게 응했고 그 뒤로 가끔 생각이 날 때마다 모텔에서 만나 성관계를 맺고 있다. 이제 어느 정도는 관계가 가까워져 ‘애인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여자 친구나 와이프가 아니기에 쿨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어 더할 수 없이 좋다. 앞으로도 출장 마사지를 통해 작업하면 더 많은 여자들과 이런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자신했다.

외모와 얼굴
“따지지 않아”

비용의 경우 업체마다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대개 안마 서비스에 7만원, 성매매가 8만원 정도 선이다. 남성들의 입장에서는 모텔비용까지 내야 하기 때문에 이렇게 출장 마사지를 전부 받으려면 1회에 총 2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 것.
결코 적은 비용은 아니지만 쾌적한 공간에서 자신만의 성관계를 충분히 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남성들은 이 비용을 아깝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회사원 김모(34)씨는 “솔직히 룸살롱 한번 간다고 해도 최소 30만원 정도는 깨진다. 하지만 그렇다고 2차가 여기에 포함되느냐 하면 절대 그것도 아니다. 그냥 술 먹고 아가씨와 노가리 풀고 스킨십 좀 하는 게 전부다. 그런 거에 비하면 출장 마사지가 가격대비 훨씬 높은 효율을 자랑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는 “룸살롱에 가면 사실 몸이 더 축난다. 하지만 반대로 출장 마사지의 경우 온 몸을 풀어주는 마사지를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몸도 개운해 지기 때문에 일상적인 측면에서는 오히려 더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굳이 룸살롱에서 흥청망청 돈을 써댈게 아니라 출장 마사지를 하는 게 훨씬 더 지혜로운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권유했다.

비용 더 주면 원하는 성관계도 가능
관계 가까워지면 ‘애인모드’ 유지도


그렇다면 이런 곳에서 ‘출장’을 다니는 아가씨들은 도대체 어떤 부류일까. 관계자들에 따르면 전문적으로 성매매를 하는 여성이 일부를 차지하고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 이곳에서 ‘알바’를 하는 두 종류가 있다고 한다.

대략 비율은 5:5. 과거에는 전문 성매매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은 비율을 차지했지만 최근 1~2년 사이에 일반인 여성들이 급격하게 늘어났다고 한다.
그 이유는 경제적인 불황과 함께 급격하게 높아진 이혼율로 홀로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여성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녀들은 낮에는 보험이나 마트 등에서 일을 하고 밤에는 ‘성매매 여성’으로 변신해 자신의 삶을 꾸려나간다는 것.

취재진은 실제 출장 마사지를 불러서 그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었다. 이제 초등학교 4학년 아이가 있는 김모(28·여)씨는 매우 어려서 결혼을 한 케이스다. 하지만 남편은 생각보다 불성실했고 가정에 대한 책임감도 없었다. 결국 결혼 2년 만에 헤어지게 됐고 아이는 자신이 키우게 됐다는 것.

물론 처음 1년 동안은 어느 정도의 양육비를 받기도 했지만 그 뒤로는 그것마저 끊기면서 김씨는 온갖 잡일을 해야 했다. 하지만 정상적인 일만 가지고는 아이를 제대로 양육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결국 선택한 것이 출장마사지 일이다. 낮에는 집에 있기 때문에 아이와 충분히 대화를 할 수 있고 거기다가 학교 준비물도 잘 챙겨줄 수 있다고 했다.

생계위해 어쩔 수 없이
일하는 여성 대부분

뿐만 아니라 성매매를 하게 되면 짧은 시간에 한 번에 최소 10만원 정도의 돈을 벌 수 있으니 한 달 동안 하루에 2~3명 정도의 남성만 상대해도 많게는 500만원까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경제적인 면만 따졌을 때는 큰 문제는 없다는 것이다.
다만 제일 안타까운 것은 가끔씩은 아이의 얼굴을 볼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럽다는 점이다. 혹시라도 어른이 되어서 자신의 엄마가 성매매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얼마나 큰 충격이 되겠냐는 것.

그러나 현재로서는 딱히 다른 방법이 없다고 한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아이와 자신이 굶어 죽을 판이기 때문에 ‘살기 위해서라도’ 이 일을 계속 해나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출장 마사지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비록 기타 대딸방이나 키스방에 비하면 가격이 비싼 편이지만 ‘가격대비’로는 훨씬 장점이 많기 때문이다. 성매매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한 이러한 출장 마사지도 완전히 사라지기는 힘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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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무원’ 여야 수장 동병상련

‘고립무원’ 여야 수장 동병상련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당내 강경파의 반발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동병상련을 느낄 법한 두 사람은 여야 지도부 회동이라는 전략적 제휴에 가까운 선택으로 각자의 어려움을 풀고 정국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했다. 오찬은 약 1시간 동안 진행됐고,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30분 동안 비공개 영수회담을 진행했다. 유튜브 권력자?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여야의 수장이지만, 각자의 이유로 자신의 진영에선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두 사람의 회담은 이 때문에 더욱 주목받았다. 정 대표는 지난달 26일 장 대표가 선출된 이후 줄곧 ‘무시’ 전술로 대응했다. 정 대표는 장 대표 선출 여부와 관계없이 국민의힘에 대해 정당해산심판 청구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강공 기조를 잇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여야 지도부 회동과 영수 회담을 진행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장 대표와 만난 것 자체가 고립무원에 처한 이 대통령의 상황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겪는 어려움은 여당인 민주당과의 관계로부터 시작된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관계에 대해선 “대통령 위에 방송인 김어준씨가 상왕으로 군림한다”는 설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이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 등 친문(친 문재인) 진영과 오랜 갈등 관계에 있었고 “민주당에서 세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김어준 상왕설’은 이젠 진보 성향 언론에서도 공공연하게 거론한다. <주간경향>은 지난 8일 ‘김어준 상왕설’을 다루면서 “김씨가 비판·견제가 어려운 신성불가침 영역이 됐다”는 민주당 내부 반응과 “김씨는 민주당의 고정 상수고, 당의 일부 기능이 김씨의 유튜브 채널로 이관됐다”는 일부 정치평론가 반응도 소개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로 알려진 민주당 곽상언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유튜브 권력이 정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면서 김씨를 강하게 비판했다. 다음 날엔 “저는 ‘유튜브 권력자’에게 머리를 조아리면서 정치할 생각은 없다”며 “이 방송에 출연하면 공천받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얘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조선일보>는 민주당 경선에서 손을 떼라’는 의견을 밝히셨다”고 강조했다. 곽 의원은 곧바로 반격을 받았다. 같은 당 최민희 의원은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곽 의원을 일컬어 ‘부화뇌동 국회의원님’이라고 지칭하면서 “자존감을 좀 가지시라. 부끄럽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최 의원이 곧바로 반격한 것은 역설적으로 김씨와 이 대통령의 위상을 확인시켜 줬다. 이 대통령은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50%가 넘는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 해체 ▲각종 외교 현안 ▲조국혁신당 성범죄 의혹 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에서 누르고 옆에서 치받고 이 대통령 앞에 수북한 난제 민주당에선 정 대표가 검찰개혁 관련 공세를 주도한다. 현재 진행 중인 3개의 특검(내란·김건희·채 상병)과 관련해 수사 기간·범위·인력 대폭 확대와 관련 재판 녹화 중계를 추진하는 특검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개정안은 이미 국회 법사위를 통과했고,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에 효력정치 가처분을 신청했다. 검찰을 겨냥해선 “추석 전 검찰을 해체하고,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과 공소청을 설치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사법부를 겨냥해선 내란 특별재판부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과 이재명정부 내부에선 중수청의 소속 부처를 놓고 이미 갈등이 있었다. 친명(친 이재명)계 좌장으로 알려진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중수청을 행정안전부에 설치하면 민주적 통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사실상 ‘법무부 설치’를 주장했다. 그러자 친민주당 진영은 정 장관에게 강하게 반발했다. 그동안 친민주당 성향을 강하게 드러냈던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지난달 29일 검찰개혁 공청회에서 “정 장관도 검찰에 장악돼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개혁 후속 법안을 마련하는 정부 기구 구성과 관련해 정 대표와 대통령실 우상호 정무수석이 크게 언쟁을 했다”는 설까지 불거졌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과 만났을 당시 공개 발언에서 특검 연장·특별재판부 설치와 관련해 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다. 장 대표가 거부권 행사를 요청한 명분은 ‘견제와 균형 붕괴’였다. 장 대표는 이어진 비공개 회동에서도 “오랫동안 되풀이된 정치 보복 수사를 끊어낼 수 있는 적임자는 이 대통령”이라면서 특검 연장·특별재판부 설치에 강한 우려와 유감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장 대표에게 뚜렷한 답변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 대통령의 반응을 놓고 “이 대통령이 제어하지 못하는 상황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정 장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수청 소속 부처도 행정안전부로 결정됐다. 이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이 당의 의사를 이겨내지 못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현대차·LG 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의 한국인 노동자 300여명 구금 사태도 이 대통령에게 비판의 화살이 집중되는 계기가 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그로부터 불과 10일 후 발생한 사태였다. 안팎 모두 꼬인 실타래 한미 양국은 정상회담 후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를 조성하기로 합의했고,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는 관세율은 15%로 확정했다. 일본은 5500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한 후 15% 관세율을 받아냈다. 그런데 일본의 관세율 15%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내려지면서 명문화된 것과 달리, 우리는 아직 문서를 받아내지 못했다. 미국 정부는 “3500억달러 투자처를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노동자 300여명이 구금된 구체적인 이유는 이들이 최대 90일 동안 단기 체류만 할 수 있는 무비자 전자여행허가 제도를 통해 입국해 근무한 것이었다. 단기 체류 비자로 입국해 근무한 이상 불법체류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까지 진행한 이 대통령에겐 “미국을 왕래하는 국민의 비자 문제에조차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냐”는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커진다. 일본과의 외교도 난항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진행한 후 17년 만에 공동언론발표문을 채택했다. 정상회담도 그만큼 훈훈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하지만 낮은 지지율과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의 지난 7월 참의원 선거 패배로 인해 사퇴 압력에 시달리던 이시바 총리는 지난 7일 결국 사퇴를 선언했다. 후임 총리 후보로는 자민당 다카아치 사나에 의원과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시바 총리와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자민당 내에서 파벌 색이 짙지 않아 비교적 온건한 정치 성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다카이치 의원은 강경한 우익 포퓰리스트였던 고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후계자로 알려졌다. 다카이치 의원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 ▲헌법 개정 ▲재무장 추진 ▲아베노믹스 계승 등 아베 전 총리와 거의 비슷한 정치색을 드러냈다. 지난 1994년엔 <히틀러 선거전략>이란 책의 추천사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책엔 “단기간에 여론을 모아 권력을 빼앗았다”거나 “긴급조치로 적을 섬멸했다”는 등의 독일 나치의 선거전략을 높이 평가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설득할 수 없는 유권자는 말살한다”는 등 작전을 일본 정치인의 선거 승리 전략으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대통령은 자신에게 호의적인 국내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고의로 신사 참배를 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와 상당한 갈등을 빚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민주당 소속임에도 강경한 우익 성향으로 유명했던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와 갈등하면서 지난 2012년 전격적으로 독도를 방문하는 강수를 뒀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재임 중 아베 전 총리와 상당한 갈등을 빚으면서 대중국 외교에 공들였다. 다카이치 의원이 후임 총리가 되면, 이 대통령도 전임 대통령들처럼 상당한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혁신당 나비효과 게다가 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 3일 중국 전승절 80주년 경축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보수 성향 유권자들에게 큰 비판을 듣고 있다. 우 의장은 행사에 함께 참석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짧게 인사를 나눴다. 반면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김 위원장을 2번이나 불렀음에도 아무 반응을 얻지 못해, 이 역시 보수 성향 유권자들로부터 큰 비판을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이후 친서방 외교에 유화적인 방향으로 선회하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전통적 방향과 충돌하는 상황으로 해석되고 있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내부에서 불거진 성추행·성희롱 사건도 이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혁신당은 조국 비상대책위원장 등 친문 핵심 일부가 창당했다. 이 사건은 혁신당 강미정 전 대변인이 탈당하면서 폭로해 외부에 알려졌다. 가해자로 지목된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과 친분이 돈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우석 전 사무부총장은 조 비대위원장이 민정수석이었을 당시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지냈다. 조 비대위원장은 그동안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이 여파는 민주당과 이 대통령에게 번지고 있다. 기성세대 남성의 위선과 운동권 특유의 성 문화 논쟁으로 확대되면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범죄 사건까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으로선 친문계와 빚고 있는 광범위하면서도 조직적인 엇박자가 국정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그 뒷감당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장 대표도 이 대통령 못지않은 고립무원 상황에 직면했다. 시작은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로부터도 신임받았던 김도읍 의원을 지난 1일 정책위의장으로 임명한 것이었다. 그러자 “장 대표 당선에 큰 공을 세웠다”고 자부하던 강경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크게 반발했다. 특히 고성국 ‘고성국TV’ 대표는 지난 2일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려면, 국민의힘이 지자체장 30석을 자유통일당 등 자유 우파 정당 4개에 양보하면 된다”고 요구했다. 강경 보수 공세 친한 숙청 시동 민주당의 각종 입법 공세 방어 등 대여 공세 수단도 마땅치 않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노란봉투법 통과를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동원했지만, 큰 의미를 두기 어려웠다. 노란봉투법은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 종료 직후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민의힘이 할 수 있는 일은 본회의 불참밖에 없었다. 3개의 특검은 이미 국민의힘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 현실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은 실질적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장외 집회밖에 없다. 장 대표는 강경한 대여 공세를 약속하면서 당 대표에 당선됐지만, 강경한 대여 공세를 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은 처음부터 없었다. 따라서 여야 지도부 회동은 장 대표에겐 정치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기회였다. 최소한 “이 대통령에게 우리의 요구를 가감 없이 전달했다”고 자부할 만한 명분이 마련된 것이었다. 내부 사정도 녹록하진 않다. 장 대표에겐 지난해 12월 결별한 친한계(친 한동훈)와의 내부 투쟁도 숙제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다만 장 대표가 당선된 것 자체가 이미 친한계엔 큰 타격이었다. 아울러 친한계엔 ▲김종혁 전 최고위원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 ▲윤희석 전 대변인 ▲송영훈 전 대변인 등 국민의힘을 대표해 각종 시사프로그램 패널로 출연하는 인사들이 다수 소속돼있었다. 이들은 대체로 친한계의 이해관계를 각종 방송에서 대변했다. 장 대표는 지난 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서 “방송에서 당의 의견을 가장해 당에 해를 끼치는 발언을 하는 것도 해당 행위”라며 “국민의힘을 공식적으로 대변하는 인물임을 알리는 패널 인증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장 대표의 방침은 “국민의힘 몫 토론자로 출연해 친한계를 대변하는 인사들을 방송에서 솎아내려는 것”이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처럼 장 대표는 당내에서 양면 전선을 펼쳐놨기 때문에 현재 상황이 녹록지 않다. 강도 높은 내부 투쟁을 진행하는 이 대통령과 장 대표로선 여야 지도부 회동이 동병상련에 가까운 전략적 제휴였을 가능성이 있다. 장 대표는 비공개 회담에서도 국민의힘의 의견을 모두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도 뚜렷한 확답만 하지 않았을 뿐, 대통령 당선 이전 강성 이미지를 중화하려는 듯 유화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불화를 이용하려고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장 대표도 내부 반발이 있고, 강도 높은 내부 투쟁을 진행해야 해서 제 코가 석 자”라고 보고 있다. 아울러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그동안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나름대로 중도를 지향하고자 강경파와 투쟁해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당분간 이들이 전략적 제휴를 맺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과 장 대표의 회담 분위기를 무색하게 하듯이 다음 날인 지난 9일 진행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내란 청산은 정치 보복이 아니”라며 “국민의힘이 내란 세력과 단절하지 못하면, 위헌정당 해산심판 대상이 될지도 모르니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수북한 현안들 ‘내란’은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보수 진영을 공격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일반 명사가 됐다. 정 대표는 대표적인 당내 강경파로서, 국민의힘에 대한 강경한 태도가 정치적 상징이 된 지 오래다. 이 대통령과 장 대표가 마주 보고 성과를 낼수록 정 대표는 설 자리를 잃는다. 정 대표의 제동은 “고립무원에 처한 여야 수장이 서로에게 동병상련을 느껴도 큰 의미가 없을 것”이란 경고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 바퀴들이 삐걱대는 사이 현안은 더욱 수북이 쌓이고 있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