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결혼’이 연예계 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월드스타’ 김윤진이 미국 하와이에서 웨딩마치를 울렸다는 깜짝 소식을 알려왔다. 이제 유명 연예인의 결혼 소식을 접할 때 “결혼한다”가 아닌 “결혼했다”가 익숙해질 듯하다. 지난해 한류스타 이영애의 비밀 결혼 소식이 한동안 화제가 되었고, 전도연, 고 장진영, 정애연-김성준 커플도 비밀 결혼을 택했다. 연예인들이 ‘비밀 결혼’을 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윤진·이영애 등 조용한 ‘비밀결혼’ 올려
일반인 배우자 프라이버시 보호 의도 많아
‘월드스타’ 김윤진이 동갑내기 영화제작자 P씨와 전격 결혼했다. 김윤진은 지난 3월28일 “3년에 걸친 연애 끝에 미래를 함께 하기로 결심했다”며 “이제 새로운 출발을 하려 한다”고 결혼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2002년 P씨를 매니저로 처음 만난 김윤진은 일적인 관계를 유지해 오다 지난 2007년 <세상이 당신의 드라마다>라는 책을 쓰면서 연인 사이로 발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윤진, 하와이서 결혼식
두 사람은 하와이에서 개인비치를 빌려 가족 친지와 지인을 모시고 간소하게 웨딩마치를 올렸다. 현재 하와이에서 <로스트 시즌 6>을 촬영 중인 김윤진은 촬영을 마치는 대로 신혼여행을 떠날 예정이며 신접살림은 LA와 서울에 마련해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활동할 계획이다. 스타의 비밀 결혼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공개 결혼으로 대중의 축복을 받던 스타들이 언젠가부터 그들만의 비밀 결혼을 하고 있다.
만인의 사랑을 받는데 익숙한 스타들은 왜 비밀 결혼을 택할까. 스타들이 남몰래 결혼하는 이유는 몇 가지로 압축된다. 첫 번째는 식장에 취재진이 몰리는 것을 막고 조용한 가족행사로 진행하고자 하는 생각에서다. 결혼이 인륜지대사인 만큼 누구한테도 방해받지 않고 의미 있는 행사로 진행하고 싶기 때문이다. 또한 하객들을 위한 배려이기도 하다.
김윤진이 결혼식을 하와이에서 치른 것도 이런 이유에서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윤진 소유 미국 하와이의 개인 비치에서 열린 결혼식에는 드라마 <로스트> 배우들과 스태프, 양가 친지들만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속사 관계자는 김윤진이 “평생에 있을 단 한 번의 추억을 둘이 함께 조용히 치르고 싶다”며 “새로운 인생의 시작은 연애를 시작한 특별한 곳 하와이에서 하고 싶다는 뜻을 (남편과)같이 해 장소를 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하와이는 김윤진을 월드스타로 등극케 한 <로스트>의 촬영 장소여서 함께 해온 드라마 관계자 및 배우들과 기쁨을 나누고픈 본인의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김윤진이 주례와 같은 특별한 예식 없이 파티형식으로 진행할 뜻을 미리 밝힌 만큼 국내보다는 조용한 하와이에서 최소한의 하객만 참석한 가운데 조촐한 결혼식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배우자가 공개되는 것을 꺼리는 경우다. 유명한 기업가, 정치가 집안의 아들, 딸과 부부의 연을 맺는 경우 철저하게 극비로 부치고 혼인서약을 진행한다. 지난해 가장 큰 이슈는 바로 이영애의 비밀 결혼이었다. 이영애는 지난해 8월25일 한 법무법인의 보료자료를 통해서 “이영애씨는 2009년 8월 24일 가족들만 참석한 가운데 미국 교포인 J씨와 미국에서 결혼식을 했습니다”로 시작하는 간단한 글로 결혼 사실을 밝혔다.
이영애의 비밀 결혼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있는 남편 J씨의 신분노출과 관련이 있다는 게 정설이다. 결혼식에는 이영애의 부모님 등 가족과 매니저만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애도 기자회견 자리에서 “결혼하는 데 여러 가지 방식이 있을 거다. 이렇게 하는 사람도 있고, 저렇게 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조용한 것을 원했다”며 비밀 결혼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지난 2007년 7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전재용씨와 극비 결혼한 탤런트 박상아는 남편이 유명 정치인 집안이란 점에서 대외적으로 쏟아질 시선을 차단하려는 목적이 있었다. 두 사람은 경기도 파주시 헤이리 북카페 겸 화랑 아티누스에서 전두환 전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양가의 가족 친지 등 60명이 참석한 가운데 식을 올렸고 결혼 3일 후 언론에 공개됐다.
세 번째는 속도위반을 했을 경우다. 연예계 선후배 커플인 정애연-김성준 부부는 소속사도 모르게 결혼한 경우다. 이들은 지난해 11월22일 합정동 백주년기념교회에서 결혼 예배 형식의 비밀 결혼식을 올렸다. 정애연-김성준 부부는 교회에서 비밀 결혼을 치른 일주일 뒤 마련한 피로연 겸 두 번째 결혼식에서 “원래는 내년 3월에 결혼을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임신을 하게 됐다”며 비밀 결혼의 속 깊은 사정을 공개하기도 했다.
타이거JK-윤미래 커플은 아이를 낳은 후에야 결혼 사실을 알렸다. 이들은 한 불교 선원에서 가족만 참석한 조촐한 결혼식을 올렸다. 타이거JK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기 전 서둘러 결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마리오’ 이상훈 역시 러시아 무용수와 결혼한 사실을 덮고 있다가 아들을 출산한 뒤에야 결혼 사실을 세상에 공표해 눈길을 끌었다.
가족과 조촐한 결혼식 대세
집안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혀 비밀 결혼을 한 경우도 있다. 그룹 백두산의 리더 유현상은 80년대 당시 ‘아시아 인어’로 불리던 수영선수 최윤희와 극비 결혼식을 올려 화제를 뿌렸다. 당시 이들은 방송국에서 처음 만나 사랑을 틔웠지만 가족과 주변의 반대로 걸림돌이 되자 지인 서너명만을 참석시킨 가운데 전격 결혼식을 감행했다. 초혼이 아닌 재혼을 하는 경우도 어김없이 비밀 결혼을 한다.
시트콤 <순풍산부인과> 등으로 한창 인기를 누리던 탤런트 박영규는 지난 2005년 두 살 연하의 일반인 여성과 결혼했고, 가수 이선희는 2006년 11월 재미교포 사업가 J씨와 미국에서 극비리에 결혼했다. 윤승호 교수와 재혼한 김미화 역시 비밀 결혼을 준비해오다가 언론에 알려지는 바람에 결혼식 이틀 뒤 서둘러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