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탐방> 고급인력 키우는 울산대학교

대기업이 투자하고 ‘모셔간다’

[일요시사 사회팀] 박민우 기자 = 울산대학교는 1970년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가 ‘공업입국’실현을 위한 고급 기술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이후 지역사회의 요구에 부응해 1985년 종합대학교로 승격했다. 현재 11개 단과대학, 6개 대학원에 1만7000여명의 학생이 재학하고 있다.

 
울산대 한국 대학 최초로 ‘말콤 볼드리지(Malcolm Baldrige)’품질기준을 적용한 교육품질 혁신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 국가품질상에서 출발해 현재 미국 40개 주의 대학교와 보건의료기관에서 적용되고 있다.

11개 단과대학
 
▲고품질 교육 = 울산대는 교육 및 행정서비스 분야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얻으면서 교육인적자원부의 ‘교육개혁추진 우수대학’에 5년 연속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2003년도부터 한국공학교육인증원의 인증을 얻어 공학실무를 담당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증하는 공학교육인증제(ABEEK)를 시행하고 있다.
 
▲세계·국제화 교육 = 한 학기동안 해외 자매대학에서 수학하는 프로그램으로서 국내 대학 교육의 전범이 된 해외현장학습은 울산대학교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다. 이 프로그램은 휴학을 하지 않고도 자기가 낸 등록금으로 한 학기 동안 외국 대학에 유학하는 효과를 가져다주고 있다. 해외현장학습은 외국어계열 학부(과)뿐만 아니라 다른 계열에서도 전공과목 해외연수, 자매대학 유학, 학생교환교육, 해외어학연수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산학협동 교육 = 울산대는 완벽한 산학협동교육 프로그램을 자랑한다. 조선·화학·자동차산업 등이 밀집해 있는 한국의 산업수도에 위치하고 있다는 지리적인 이점과 현대중공업그룹이라는 튼튼한 재단의 지원으로 산학협동교육 프로그램이 효율적으로 이뤄진다. 산합협동교육은 각 학부(과)의 특성에 따라 ▲주일일형(주당 1일씩 한 학기 동안 실시) ▲장기형(4주 이상의 기간을 계속해 실시) ▲샌드위치형(3학년 수료 후 1년 동안 실시) 등으로 실시된다.
 
 

기업체 간부로 구성된 산업교수와 현장지도강사가 현장에서 교육생의 훈련태도, 열성, 협동심 및 판단력 등을 평가하기 때문에 진로선택 때 커다란 도움이 되고 있다. 샌드위치형 산학협동교육은 기업체로부터 숙식을 제공받고 일정 급여를 받기 때문에 자기의 진로를 더욱 구체화시키는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특성화 교육으로 명문 ‘우뚝’
‘현대’ 계약학과 졸업 전 취업
 
▲학부 일류화 사업 = 울산대는 학부에 ‘일류’ 브랜드(brand) 개념을 도입, 국내를 넘어 세계와 경쟁하는 명문학부를 만들고 있다. 기존 조선해양공학부와 화학공학부에 이어 기계공학부와 전기공학부가 세계 1위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원으로 일류학부 육성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든든한 기업의 지원으로 세계적인 경쟁력 확보는 물론, 경제 위기와 관계없이 취업 경쟁력을 갖춘다는 목표로 학부(Department)에 일류 브랜드(brand) 개념을 도입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세계 일류화 학부는 세계 최대의 조선, 자동차, 기계, 화학 등 중화학 공업도시 울산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을 전략화한 조선해양공학부와 화학공학부, 기계공학부, 전기공학부이다. 경쟁력 있는 학부는 특성화해 국내를 넘어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대학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맞춤형 학부들 = 조선해양공학부는 ‘세계 1위 조선국에 세계 1위 학부’를 지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졸업자 대부분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STX조선 등 세계 10대 조선소와 외국 선급사에 입사하며, 나머지 졸업생들은 관련 대기업과 대학원에서 자리를 잡고 있다.
 
화학공학부도 세계적인 정밀화학기업 ㈜KCC의 지원을 받아 지난 2008학년도부터 2012년까지 132억원을 투자했으며, 생명과학부는 학부장 공개채용과 교육 및 연구 지원으로 일류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교육부와 공과대학 화학공학부와 자연과학대학 화학과는 올해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대학특성화(CK)사업에 선정돼 효율적인 화학인재 양성이 이뤄지고 있다.
 
 

기계공학부는 현대중공업이 내년까지 5년 동안 125억원을, 전기공학부는 150억원을 투자한다. 이로써 기계공학부와 전기공학부는 현재 BK(두뇌한국)21사업 등 기존 정부지원 사업비를 포함해 각각 300억원 이상 투자된다. 기계는 40명, 전기는 55명에게 ‘일류화장학금’과 기숙사 제공, 해외연수 등의 혜택을 준다.
 
▲쾌적한 교육환경 = 울산대는 학생들이 학교에 가는 재미를 더욱 쏠쏠하게 느끼면서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쾌적한 교육시설 확충에 계속 투자하고 있다.

1만7000명 재학
 
▲2000년 산학협동관, 식물원 ▲2002년 생활과학관, 종합서비스센터 ▲2003년 목련학사 ▲2005년 아산스포츠센터, 제2아산도서관 ▲2008년 종합운동장 ▲2009년 서울청운학사 ▲2010년 국제관 ▲2011년 건축관 ▲2012년 학생생활관 등을 신축했다. 또 조선해양공학관과 화학공학관, 그린자동차인재양성센터 등을 리모델링했다.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울산대, 이 학부를 주목하라! '기계공학부'
 
울산대 기계공학부는 기계·자동차 분야에서 ‘국내 최고’를 목표로 학부일류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 1위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그룹으로부터 2015년까지 125억원을 지원받아 교수진을 강화하고 최신 교육 및 연구 기자재를 확충했다. 해외어학연수비까지 지원하는 일류화장학제도 운영과 다양한 현장인턴십, 취업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부가 2016년까지 156억원을 지원하는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 육성사업을 수행하는 것도 강점. ‘그린카인재양성사업’을 수행하면서 학생들은 기계, 전기전자 및 재료공학을 아우르는 체계적인 교육을 받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등 울산지역 기업체에서 실시하는 현장적응력 교육은 취업연계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학부 일류화사업의 일환인 현대중공업 산학장학제도와 함께 현대자동차그룹과의 맞춤형 계약학과 제도는 실질적인 실무교육뿐만 아니라 졸업 전 취업 보장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다른 대학과 차별화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해마다 기계자동차공학전공 3년생 15명을 선발해 2년 간 전액 장학금을 지원하고, 트랙지정 교과목 이수자로 평점 3.5점 이상을 유지하면 졸업 후 취업까지 보장하고 있다. 울산대 기계공학부는 기계자동차공학과 항공우주공학 등 2개의 전공으로 나누어 신입생 때부터 분리 모집한다.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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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