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정책연구원이 본 ‘박근혜 정치’ 대응전략

“박근혜 경멸하는 것은 현실감각 마비된 것”

[일요시사 정치팀] 허주렬 기자 =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의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에서 눈길을 끌 만한 보고서 하나를 내놨다. ‘박근혜 정치를 넘어서’다. 보고서에는 ‘박근혜 정치’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궁지에 몰린 야권의 자기반성 및 대응전략이 담겨 있다. 그 내용을 <일요시사>가 자세히 들여다봤다.

세월호 참사, 인사 참사, 공약 파기,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하나같이 정부와 여당에 치명상을 입힐 사안들이 줄줄이 터졌지만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견고한 지지율은 요지부동이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대선 이후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며 지지율이 반토막 났다.

요지부동 당·정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지난달 20~24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과반이 넘는 50.3%, 새누리당의 정당 지지율은 43.1%,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은 20.9%다(표본오차 - 95% 신뢰수준에 ±2.0%p).

같은 기관의 지난 대선 직전(2012년12월10~16일) 조사에서는 당시 박근혜 후보 지지율은 48.2%(문재인 후보와 양자대결 구도 조사), 새누리당은 46.4%,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은 42.0%였다(표본오차 - 95% 신뢰수준에 ±1.2%p). 

이러한 흐름은 역대 한국 정치에서는 없었던 새로운 현상이다.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까지 ‘이회창 대세론’이 거셌을 때도 새누리당 지지율은 30%대였다. 현재의 독특한 정치지형이 만들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민주정책연구원의 이진복 연구위원이 최근 작성한 ‘박근혜 정치를 넘어서’라는 보고서에는 이러한 물음에 대한 일정한 답이 담겨 있다. 우선 이 연구위원은 박 대통령의 정치전략을 ‘51% 전략’이라고 분석한다.

박 대통령이 대선 당시 내세웠던 ‘100% 대한민국’은 집권 후 사라졌고, ‘우파 51% vs 좌파 49%’의 우파 우위 ‘두 개의 대한민국 전략’ 정치가 이뤄지며 박 대통령에 대한 ‘묻지마 지지자’와 ‘묻지마 혐오자’로 국민이 양분됐다는 얘기다.

이러한 ‘진영 정치’는 앞서 노무현 대통령도 실시한 바 있다. 노 대통령이 국가보안법 개폐, 사립학교법 개정 등을 놓고 선명한 진보 정치를 한 것이 대표적 예다. 하지만 그는 진보진영을 활성화시켜 일그러진 역사를 바꾸려는 의지가 강했다는 평가가 많다.

민주정책연구원 민병두 원장은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의 진영정치는 반대진영에 대해서는 ‘경제’와 ‘민생’이라고 하는 것을 갖다 붙이며 단점을 은폐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둘 다 진영정치를 했지만 방식과 결과는 차이가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정치를 넘어서’ 보고서 주목
냉철한 현실 진단 및 대응전략 제시

보고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박 대통령이 ‘뺄셈정치’가 아닌 ‘덧셈정치’로 자기편을 플러스하는 정치를 선택하고 있다고 호평한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이 연구위원은 “전임 노무현 대통령 시절의 분당과 이명박 대통령 시절의 친박(친박근혜)계 공천학살과 달리 박 대통령은 민주화 이후 최초로 인기 없는 전정부와 차별화를 하지 않았다”고 기술했다.

그리고 이러한 선택은 보수지지층의 대단결을 유지하면서 불안한 중도층에게 안정감을 줘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높은 지지율의 든든한 배경이 됐다는 것이 이 연구위원의 분석이다. 


심지어 그는 “새누리당을 단순한 보수정당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 중도까지 장악한 중도보수정당으로 인식해야 한다. 동일하게 (지지율이) 50%에 가까운 대통령을 (야권 지지자들이) 경멸하는 것은 자기위안일 뿐, 현실감각이 마비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 대통령의 실정을 폄훼하기보다 넘어설 만한 대안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지난 총선부터 시작해 새누리당이 각종 선거에서 연전연승을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기는 보수의 ‘수권DNA’에 대한 분석도 주목된다. 이 연구위원에 따르면 ▲비상시에 보수의 관성과 구태를 깨는 유연성 ▲고정지지층을 모욕하지도, 그렇다고 극단적 애국 세력에 끌려다니지도 않는 안정성 ▲계보를 불문하는 ‘최적·최강후보’ 공천 등이 새누리당 연전연승의 배경이다.
 

박 대통령의 통치수법에 대한 분석도 눈길을 끈다. 보고서는 박 대통령의 통치수법을 크게 세 가지로 규정하고 있다. 첫째, 여론조사 정치다. 집권 초를 어떠한 개혁 드라이브도 없이 보내면서도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국민적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대통령에 대한 낮아진 국민 기대수준에 맞춰 지지율을 관리하겠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일례로 박 대통령은 두 번의 사과를 했는데 한번은 지지층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기초노령연금 후퇴였고, 다른 한번은 여론의 지탄을 받은 세월호 참사 관련 사과였다. 그러나 여론이 유리하게 돌아서자 얼굴을 바꿔 냉혹한 대처를 보였다.

둘째, 국가원수 정치다. 국가원수의 초당적 외교안보 이슈에 집중하고 행정수반으로서 당파적 내치 이슈의 덫에 빠지지 않으려 하며, 국내 정치와 관련해서는 ‘민생 vs 정쟁’ 구도의 슬로건형 국가원수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해외순방으로 자리를 비울 때마다 대형 사건들이 어김없이 터졌고, 불리한 국내 이슈에는 침묵하며 유체이탈 화법으로 정치권을 비판한 것 등이 대표적인 예다.

셋째, 국면전환 정치다. 국가기관의 선거중립, 안전 대한민국 등 거대 단일이슈형 개혁과제가 부상하면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거시적으로는 좌·우파의 시끄러운 소수의 문화적 이슈로 왜곡하면서 이를 조용한 다수 국민들이 중시하는 민생이슈로 물타기하고, 미시적으로는 능수능란한 언론플레이와 권모술수로 신속한 국면전환을 한다는 것이다.

야 ‘상상속의 서민’ 대변

야당을 향한 날선 지적도 있다. 이 연구위원은 야당이 강한 야당에 대한 고정관념, 선악 이분법에 입각해 진영 논리에 매몰됐다고 분석한다. 또한 부자와 서민을 제로섬 관계로 여기는 심리, 부자를 적대하고 중산층을 무시하는 행태를 꼬집으며 ‘상상속의 서민’을 대변하고 있다고 질타한다. 있는 그대로의 서민에 맞추지 않고 자신들이 원하는 서민을 기준으로 당위 일변도로 나가면서 오히려 현실의 서민을 멀어지게 만들었다는 의미다.

그 결과로 서민이 보수를 지지하고 잘 사는 강남좌파가 진보를 지지하는 패러독스가 만들어졌다고 진단한다. 그러면서 보수를 지지하는 현실 서민의 신뢰를 얻기 위한 자기 혁신이 절실하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야당의 대응 전략으로 ‘박근혜 정치’의 허점을 파고들 것을 주문한다. 국회 내에서 ‘신뢰의 정치’ ‘공감의 정치’ ‘진짜 국민제일의 정치’를 실현하고, 외적으로는 시민단체와 역할을 분담하는 ‘네트워크’를 형성해 해법을 제시하는 수권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신뢰란 쌓기는 어렵고, 한 번 잃은 뒤에 다시 얻기는 더 어렵다. 새정치연합이 수권정당의 이미지를 국민에게 다시 한 번 각인시킬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carpediem@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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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