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성인연극계 이슈메이커 이유린

“벗으려면 확실히 벗어야죠”

[일요시사 사회팀] 이광호 기자 = ‘실제 정사’ ‘알몸 퍼포먼스’ ‘아이돌 성희롱 발언’ ‘1000명과 성관계’ 등 거침 없는 발언으로 갖은 논란을 일으키며 세간의 시선을 모았던 성인연극배우 이유린. 그는 현재 <비뇨기과 미쓰리>에서 고개 숙인 중년남성의 자존심을 세우는 간호사 역을 맛깔나게 소화하면서 대학로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관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린은 2011년 성인연극 <교수와 여제자 2>로 성인연극계에 데뷔했다. <교수와 여제자 2> 공연 도중 상대배우의 팬티를 벗긴 뒤 성기를 실제 애무했다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대중적 인지도를 높였다. 이후 러시아 출신 여배우 라리사와 함께 <교수와 여제자 3>에 캐스팅됐고, 여세를 몰아 <비뇨기과 미쓰리>의 주인공으로 낙점됐다.

과감한 노출
 
이유린이 출연하는 <비뇨기과 미쓰리>는 중년의 성 트러블에 고민하는 남자 ‘성기(최세웅 분)’ 앞에 섹스 테라피 전사를 자청하는 ‘미쓰리(이유린 분)’라는 여자가 나타나 펼치는 좌충우돌 섹스연극이다.
 
야하다고 소문난 연극의 실체가 궁금해서 지난 달 21일 <비뇨기과 미쓰리>를 관람하기 위해 대학로에 위치한 소극장 피카소를 찾았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관객석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성인연극답게 대부분 남성이었지만 커플도 적지 않았다. 이 중에는 중년부부도 있었다.
 
성인연극을 처음 접하는 사람은 다소 놀랄 수도 있다. 노출 수위가 꽤 높기 때문이다. 민망한 몸 동작은 침대, 소파, 의자 등 무대 위 모든 장소에서 이루어진다. 과감한 노출과 신음소리가 눈과 귀를 자극한다. 실제 정사로 착각하는 이들도 있다.
 

중년 남성들이 반한 이유?
실제 뺨치는 파격 정사연기
성인연극으로 대학로 달궈
 
“아시다시피 19금 성인연극이에요. 저는 극 중 중년 남자의 고개 숙인 자존심을 세워주는 역할을 맡고 있죠. 그런데 정사연기를 두고 실제로 하는 거냐고 진지하게 물어보는 분들이 있어요. 심지어 부부가 아니냐고 캐묻는 경우도 있어요. 그만큼 연기가 리얼하다는 거겠죠.”
 
‘올 누드’ 연기를 펼치기 때문에 착각할만도 하다. 그러나 실제로 정사가 이루어지는 일은 없다. 이유린은 공연 중 ‘테크닉’을 전수하면서 옷을 벗은 채 관객석 앞좌석에 앉아 있는 남성들에게 다가가기도 한다. 이때 많은 일들이 벌어진다.
 
“솔직히 가슴은 그러려니 하거든요. 만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거기로 손이 들어오는 경우에는 조금 난감하죠. 과한 행동을 하는 분들은 대개 60대 이상의 노인들이에요. 과하다 싶으면 얼른 자리에서 뜨고 무대로 돌아가요.”
 
개인적인 만남을 요구하는 남성들도 적지 않다. 무대를 마치고 기념사진을 촬영한 뒤 노골적으로 애정을 표현하는 일이 빈번하다. 특히 중년남성들이 그렇다. 그러나 이유린은 솔직하게 말한다. “제 스타일 아니에요.” 무대가 아닌 블로그 등을 통해서도 연락이 쇄도한다. ‘연극처럼 만나서 해달라’ ‘성매매를 원한다’ 등 끊임없는 ‘카톡’에 스마트폰을 두고 2G폰을 사용 중이다.
 

“연기는 연기
혼동 마세요”
 
“영화에서 노출하는 여배우가 있듯이 저도 작품으로 연기력을 발휘하는 건데, 연극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분들이 있어 난감할 때가 있어요. 그리고 몇몇 관객들은 공연이 끝난 뒤 저에게 다가와 따로 명함을 주면서 데이트를 요구해요. 마음에 드는 남성이 있어서 몇 번 만나보기도 했지만, 그들의 목적은 오로지하나였어요.”
 
성인연극 특성상 이러한 일은 피하기 어렵다. 그래서 이유린은 조금 바꿔서 생각한다. 관객들의 무리한 요구는 피하는 게 맞지만 성 관련 상담에는 매우 친절하게 답변하고 있다. 자신의 강점을 특화한 것이다.
 
“제 블로그에 성 상담을 요청하는 분들이 수두룩해요. 저는 성적인 부분에 흥미를 갖고 있기 때문에 모든 쪽지에 성실히 답변을 해주는 편이에요. 가끔 어떤 분들은 저에게 ‘선생님’이라고 부르면서 조언을 구하기도 해요. ‘성기 크기 고민’ ‘체위 추천’ 등이 주를 이루죠. 아무래도 제가 지금까지 많은 남성들을 상대했으니까요.”

블로그 성상담도
 
이유린은 2007년부터 누드모델로 활동을 했다. 그러던 중 한 다큐멘터리 방송에 출연했다. 이후 현 기획사(환이랑 놀자) 대표로부터 연락을 받았고 성인연극을 시작하게 됐다. 그러나 성인연극은 누드모델과 확연히 달랐다. 누드모델은 사진작가 앞에서만 벗으면 되지만 성인연극은 많은 사람들 앞에서 벗어야 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많이 떨었다. 그러나 지금은 100명이 넘는 관객들 앞에서도 당당하게 연기한다.
 
“과감하게 노출을 하면서도 일반 연기자들처럼 연기를 잘한다는 칭찬을 받을 때 가장 뿌듯해요.”
 
 
<khlee@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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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