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무시한 작품…시청자들과 괴리 빚어
연기력 논란…송일국 ‘대작 징크스’ 위기
허접한 CG…100억원대 제작비는 어디로
신의 능력을 지닌 주인공이 세계 마약조직을 상대로 벌이는 싸움을 그린 블록버스터 드라마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는 100억원대에 달하는 제작비와 해외 로케이션 등 초대형 스케일, 송일국·한채영·한고은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방영 전부터 높은 기대감을 모았다. 하지만 처음 기대와 달리 시청률 하락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의 몰락 이유는 무엇일까.
<1>겉만 화려하고 속은 전혀 없는 원작을 무시한 작품
너무 기대가 컸던 탓일까. 막상 뚜껑을 열어본 <신불사>는 생뚱맞고 개연성을 잃은 전개로 원작만화의 재미를 반감시켰다는 혹평을 받고 있다. 드라마는 주인공 최강타가 어떻게 해서 신이라 불리는 경지에 이르렀는지, 그의 비밀 요새는 어떻게 구성됐으며 그와 함께 일하는 인물들은 왜 최강타에게 충성을 바치는지 설득력 있게 설명하지 못한 채 그저 평면적인 전개에 그치고 있다.
이미 방송 전부터 “드라마적인 개연성보다 우리만의 액션히어로를 창조하겠다”고 강조했던 <신불사>의 이같은 행보는 지난해 방송된 <2009 외인구단>을 떠올리게 한다. 이현세 작가의 원작만화를 드라마화한 <2009 외인구단>은 초반 큰 기대에도 불구하고 시대착오적이고 개연성 잃은 전개로 제작사 측이 준비한 20부를 채 내보내지 못한 채 16부로 종영해야만 했다.
한 방송관계자는 “만화원작 드라마들은 원작을 각색할 때 현 시대에 맞는 드라마적 문법을 사용해야 함에도 일부 작품들이 원작 특유의 만화적 문법을 그대로 차용해 TV 시청자들과 괴리를 빚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작진은 “만화 원작의 상상력을 그대로 살리려다 보니 본의 아니게 유치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더 완성도 높은 모습을 보이겠다”며 꾸준한 관심을 부탁했다.
<2>일부 배우들의 원작 캐릭터를 이해하지 못한 허술한 연기력
송일국은 <신불사>에서 아버지의 복수를 꾀하는 인물이자 자신의 정체성을 되찾아 가기 위해 대담하고 파워풀한 반전을 은밀히 준비하는 최강타 역을 맡았다.
‘말벅지’와 구릿빛 피부,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으로 여심을 사로잡고 있는 주인공 최강타로 완벽 변신했다는 평가다. 그야말로 만화같은 주인공 역할을 위해 송일국은 ‘근면성’으로 승부했다. 강타로 변신하기 위해 2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하며 로마 병사같이 단단하고 균형 잡힌 몸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 결과 “1년간 칼을 갈았다”는 그는 외모 상으로 캐릭터와의 합일에 성공했다. 하지만 멋진 겉모습과 액션에 너무 치중해서 일까 새삼스럽게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다. 일부 시청자들은 게시판 등에 “송일국씨 연기가 너무 안타깝다” 등의 글을 올리며 그의 부활을 바라고 있다.
<주몽>에서 국민배우로 떠올랐던 송일국은 <로비스트>의 실패에 이어 대작에 약하다는 징크스를 갖게 될 상황으로 몰리는 중이다.
<3>100억원대 제작비가 아까운 허접한 CG
제작비 100억원대를 자랑하는 <신불사>는 포스트 <아이리스> 자리를 노리며 웰메이드 액션 블록버스터 드라마를 표방했다. 1회 방송에서 하와이의 이국적인 풍경과 차량 추격신, 요트 폭발신 등 화려한 볼거리를 내세웠다. 그러나 조잡한 CG는 시청자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특히 극중 강타(송일국)가 김회장(김용건)의 요트를 폭파하는 장면과 그 파편이 보배(한채영)에게 날아가는 데 사용된 CG가 거슬렸다는 시청자들이 많았다. 어색한 CG가 극의 몰입도를 떨어뜨렸다는 것. 일부 시청자들은 “90년대 벡터맨을 보는 것 같았다”고 혹평하기도 했다.
한 방송관계자는 “폭파 장면 등 CG 처리는 <아이리스> 등의 명품 블록버스터 드라마를 통해 한층 높아진 시청자들의 수준을 만족시키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배우들의 노출도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았다. 극중 재벌 상속녀 비비안 역의 한고은은 섹시한 비키니로, 열혈기자 보배 역의 한채영은 귀여운 비키니로 각각 몸매를 노출했다. 주인공 송일국 역시 상반신을 노출하는 장면이 연이어 방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