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장신영이 오랜만에 스크린에 컴백한다. 오는 18일 개봉하는 영화 <무법자>에서 강력반 열혈 여형사로 변신한다. 그동안의 참하고 단아한 이미지를 벗고 거칠고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스크린을 누비게 됐다. 특히 <무법자>는 장신영이 지난 2009년 10월 결혼 3년 만에 파경소식이 알려진 뒤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거칠고 카리스마 넘치는 열혈 여형사 한소영 역
액션스쿨 다니며 근육 만들고 머리도 짧게 잘라
장신영은 동료 경찰관 오정수(감우성)의 비극을 옆에서 지켜보며 그의 분노와 상처를 이해하고 연민을 느낀다. 그러면서도 그를 막아야 하는 한소영을 열연했다. 그녀는 ‘왜’ 강력반 형사 한소영 역을 택했을까.
“처음에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제 캐릭터를 먼저 봤는데 제가 기존에 해왔던 역할과는 많이 달랐어요. 그래서 뭔가 느낌도 있고 저에게 새로운 연기 변신과 도전이 될 수 있을 것 같았고 내용이 살인에 대한 이야기지만 그 안에 가족애 같은 내면적인 내용, 그리고 계속 반전되는 내용들이 매력적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기존 역할과 달라 선택
17살이던 2001년 춘향선발대회 ‘선’으로 연예계에 데뷔한 장신영은 2년 후 SBS 일일드라마 <해뜨는 집>의 미혼모 연희로 연기자로 첫 발을 내딛었다. 드라마 <죽도록 사랑해> <귀여운 여인> <집으로 가는 길>에서 주인공을 맡아 주로 청순하고 단아한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보이시한 이미지로 변신, 화장기 없는 얼굴에 점퍼 차림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촬영 한 달 전부터 액션스쿨을 다니며 운동을 했죠. 원래 운동을 즐기는 편도 아닌데, 액션스쿨에서는 뛰고 구르고 근육운동에 매달렸죠. 생각보다 ‘빡세게’ 시키던데요.”
‘마르고 야리야리한’ 장신영이 여형사를 맡는다고 할 때 우려도 많았다. 가슴까지 내려오던 머리카락을 싹둑 자른 것도 그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자르기가 싫어서 가발을 써봤는데, 스스로에게 창피해서 감독에게 “저 자를게요”라고 선언했다. 막상 자르고 나니 머리 감고 물기만 툭툭 털어도 금방 말라 편했다.
“처음에 머리가 되게 길었어요. 촬영 들어가기 전에 긴 머리를 고집 하다가 감독님이 머리가 짧았으면 좋겠다고 해서 가발을 써봤더니 어색했죠. 그래서 그냥 제가 자른다고 했어요. 한소영이라는 역할은 긴 머리보다는 짧은 머리가 어울릴 것 같았어요. 터프한 역은 처음이었는데 처음 맡은 역을 제대로 해보자는 의미로 캐릭터에 맞게 잘랐죠.”
<무법자>는 촬영 종료 2년여 만에 개봉되는 영화. 그 사이 장신영은 개인적으로 힘든 일도 겪어야 했다. 어린 나이에 결혼했던 장신영은 지난 2009년 10월 이혼을 결정하고 아들과 함께 싱글맘으로 살아가고 있다.
“2년 전에 촬영을 했지만 개봉을 못했던 것이 오히려 다행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런 일이 있은 후 전혀 다른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요. 다시 일어서면서 새로운 캐릭터로 보여지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좋아요. 그전의 이미지가 아닌 강하고 털털한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장신영은 연기를 할 때는 한 아이의 엄마이기보다는 배우라고 강조했다.
“연기를 할 때는 아이에 대한 것보다 맡은 캐릭터에 맞게 집중하려 해요. 아이 때문에 어떤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은 거의 없어요. 현장에서는 작품에 집중하죠. 대신 쉴 때는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려 해요.“
그녀는 영화에 욕심이 있었지만 계속되는 일일, 주말드라마 출연에 기회를 놓쳤다. 비록 타박상을 입고 근육이 파열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이를 이야기하는 장신영의 모습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그것은 새로운 도전에 대한 만족감일터.
“사실 부담감이 많이 있었어요. 범인과 몸싸움을 벌이고 추격하는 장면을 촬영할 때는 5시간 가까이 뛰었어요. 총을 다루고 사격기술을 배운 것도 기억에 남고, 당시에는 총을 잘 쏘는 편이었어요.”(웃음).
연기할 때는 ‘엄마’이기보다 ‘배우’
장신영은 설레임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오랜만에 영화로 팬들을 찾아뵙고,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는 첫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과거보다는 앞으로 주목해달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행복하고 건강한 밝은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어요. 어떻게 성장하는지, 어떤 연기를 보여주는지 봐주세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면 팬들도 좋아하지 않겠어요. 이혼은 저의 개인적인 부분의 일이고 사실 좋지 않은 소식이기도 하잖아요. 앞으로는 그런 개인적인 부분보다는 저의 연기자로서의 행보에 대해서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