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X파일 3탄’ 떴다

사실 아니지만 이미지 추락

최근 ‘연예인 X파일 3탄’이라는 이름의 파일이 인터넷에 무차별 유포되고 있어 연예계가 비상에 걸렸다. 지난 2월 초부터 인터넷에서 떠돌고 있는 이 파일에는 80여 명의 연예인 실명이 포함돼 있다. 이 파일은 2005년 파문을 일으킨 바 있는 ‘연예인 X파일 1탄’과 2007년 유포된 ‘연예인 X파일 2탄’의 후속 판으로 불리고 있다. 이 파일은 주요 포털사이트의 카페나 블로그 게시판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허위 게시물 인터넷에 버젓이 떠돌아
연예인 80여명 실명 거론 사태 심각


지난해 말 ‘연예인 X파일 3탄’이라는 소문만 무성했던 괴문서가 급기야 지난 2월 초 한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서 버젓이 게시됐다. 아직도 원문은 삭제되지 않은 채 그대로 방치돼 있다. 게시물은 연예인이 명예훼손으로 소송을 제기할 경우 낭패를 보고도 남을 만한 내용으로 가득하다.
일부 떠도는 소문과 함께 소문의 주인공인 양 연예인들의 실명이 명기돼 그 심각성을 더한다. 문서에서 실명으로 등장하는 해당 연예인의 입장에서는 펄쩍 뛰고도 남을 만한 허위 내용들이 가감 없이 담겨 있다.
괴문서에 올라온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개그맨 C군과 방송인 D양
고가 선물 주고받기로 유명

열애기사가 터졌지만 극구 부인한 가수 A양과 탤런트 B군은 아직도 교제를 하고 있고 홍대 근처에서 자주 목격된다. 개그맨 C군과 방송인 D양은 고가의 선물을 주고받기로 유명하며 최근 D양이 C군의 소속사로 옮겼다. C군이 D양을 방송에 많이 꽂아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평소 어린 연예인들에게 들이대기로 유명한 가수 E군은 연예인 F양에게도 들이댔다. 일부러 가수들만 참석하는 파티를 만들고 F양과 같은 기획사 연예인들을 시켜 F양도 참석하게 한 다음 파티 내내 F양을 옆에 앉혀놓고 분위기를 조성했으나 사귀지 못했다.

가수 G양은 가수 H군과 헤어지고 두 명의 남자와 교제했다. 마지막 데뷔직전에 사귄 남자는 소문처럼 대단한 사업가가 아니라 평범한 중소기업 회사원이다. 약혼도 한 상태였지만 결국 일 때문에 헤어졌다.
가수 I양은 걸그룹에 들어온 것 자체가 부모의 힘이 컸다. 아빠가 연예 투자자여서 소속사와도 친분이 두터워 소개로 오디션도 없이 바로 합격했다. 집이 부자여서 성격이 좀 제멋대로인 편이다. 물론 소속사 교육아래 현재 말썽부리는 일은 없다.

가수 J군은 소문처럼 걸그룹 멤버 K양과 사귀는 것이 아니다. 현재 연상의 일반인 여자친구가 있다. 배우 L씨는 신제품 런칭 행사 때 다른 연예인들은 행사비만 받고 돌아간 반면 신제품을 색깔별로 여러 개 챙겨갔다. 개인 씀씀이 상태는 알 수 없으나 런칭행사에서는 꼼꼼히 가격 맞춰 행사 상품 가져가기 바빠서 ‘진상’ 연예인으로 구분된다.

가수 M양은 화장품 모델로 발탁 됐다는 언론 발표 훨씬 이전에 계약이 성사됐다. 지면촬영에 맞춰서 성형하고 조용히 지나가려 했으나 생각보다 얼굴상태가 말이 아닌데다 생방송으로 이미 알려지는 바람에 울며 겨자 먹기로 성형사실을 밝혔다. 방송에 얼굴이 나가고 네티즌 때문에 난리가 났을 때 소속사와도 마찰이 심했고 본인이 방송 은퇴도 심각하게 고려했다.

배우 N씨는 항간에 떠도는 드라마 대본 리딩을 안나온다는 얘기는 사실이 아니다. 자기 연기에 대한 프라이드가 강해서 때때로 마찰이 잦은 건 사실이나 드라마 관련 미팅에는 누구보다 열심히 참여한다. 대본, 연출에 대한 고집이 강해서 연출자나 작가와 좋게 끝나는 법이 없다.

대박난 연기자 W군
룸살롱 ‘죽돌이’

가수 O양과 가수 P군은 지난해 말부터 교제를 시작했다. 한때 Q군과 열애설이 있어 모 신문에서 취재한 결과 P군이었다. 이를 눈치챈 소속사에서 이 신문과 적당한 선에서 합의하고 결국 무마됐다.
가수 R양은 씀씀이가 크다. 해외 나갈 때마다 준비한 돈을 쇼핑비로 다 써버린다. 신용카드를 사용하며 고르는 브랜드도 거의 명품. 어린 나이와는 다르게 패션쪽에 관심이 많아 첫 콘서트 의상을 직접 디자인하고 제출했으나 무산됐다.

연기자 S양은 대놓고 스폰서 존재에 대해 티를 내는 몇 안 되는 연예인 중 하나다. 드라마 주연도 모자라 최근에는 모 프로그램 MC까지 맡았다. 프로그램 캐스팅이 확정된 후 방송사에서 말이 많았다. 진행 실력도 엉망이라 대본회의 때마다 제작진과 마찰이 있다.
걸그룹 멤버 T양은 성격이 보통이 아니다. 같은 그룹 멤버들도 알아서 기게 만드는 성격의 소유자. 방송인 U양과 시비 붙고 대판 싸운 적이 있으며 연기자 V양과도 언성 높이며 말싸움을 한 적이 있다.

연기자 W군은 룸살롱 죽돌이로 자주 드나들며 그쪽 사람들한테 방송관계자를 소개받아 늦깎이 데뷔했다. 연기자로 정착한 후에는 출입을 끊었지만 데뷔전 그쪽에서는 이미 유명했다.

대부분 ‘연예인 뒷담화’ 거론
내용은 충격적이지만 조잡해


좋은 내용도 있다.
개그맨 X씨는 뺀질거릴 것 같은 방송성격과 다르게 작가나 감독에게 잘하고 항상 열심히 한다. 쉬는 시간에  방청객들에게 다가가 말도 걸고 음식도 나눠먹고 방송 일에 관계된 일은 정말 열심히 한다. 연기자 커플 Y양과 Z군은 잘 만나고 있으며 상견례는 이미 했고 곧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괴문서에는 ‘가수 H양 방광염’ ‘다수 연예인들 수면마취제 중독’ 등 확인되지 않은 저급한 내용들이 실려 있다. 이번 ‘연예인 X파일 3탄’은 내용이 허술해 아마추어가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우선 문장력의 수준이나 단어의 선택이 저급하고, 이미 세상에 알려진 소문들도 다수 기록 돼 있다.

파일의 내용은 충격적이지만 조잡하기 이를 데 없다. 하지만 정설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어 해당 연예인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대다수 네티즌들은 “누가 장난친 것 같다”, “수준이 너무 낮다”며 괴문서 내용을 믿지 않는 분위기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들은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겠나”, “이런 소문이 돌고 있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의구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탤런트 K양은 “X파일이 떠돌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확인해 봤다”며 “황당한 이야기가 마치 사실인 양 기록 돼 있어 억울하고 속상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연예인 G군은 “누가 이런 글을 올렸는지 경찰의 도움을 받아 실체를 밝히겠다”며 “심각한 명예훼손일 수밖에 없는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예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X파일 3탄’이 떴냐는 문의를 곧잘 받아왔고 해당 문서를 보기도 했다”며 “연예계의 속성상 허위성 소문이 생기는 것까지는 이해하겠지만 남들이 다 보는 인터넷 게시판에 아무 죄책감 없이 실명을 써가며 곧이곧대로 옮기는 행태에 대해선 아무리 해도 납득이 가질 않는다”고 말했다.

허위사실이지만
심각한 명예훼손

그는 이어 “2007년 연예인 X파일과 비교하면 조잡하기 이를 데 없다”면서도 “무작정 인터넷상에 떠돌아다니게 되는 것 자체가 연예인 이미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예계 종사자로서 명예훼손에 대한 인식이 크게 부족한 현재의 인터넷 문화가 한스럽기만 하다”고 덧붙였다.

원조격인 ‘연예인 X파일’은 2005년 1월 한 광고 회사 측이 리포터 8명의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국내 정상급 연예인 99명에 대한 사적인 정보와 그들을 둘러싼 소문에 관한 문건을 만들었다. 이 문건은 인터넷을 통해 유출됐고, 3~4일 만에 전국에 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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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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