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예인 X파일 3탄’이라는 이름의 파일이 인터넷에 무차별 유포되고 있어 연예계가 비상에 걸렸다. 지난 2월 초부터 인터넷에서 떠돌고 있는 이 파일에는 80여 명의 연예인 실명이 포함돼 있다. 이 파일은 2005년 파문을 일으킨 바 있는 ‘연예인 X파일 1탄’과 2007년 유포된 ‘연예인 X파일 2탄’의 후속 판으로 불리고 있다. 이 파일은 주요 포털사이트의 카페나 블로그 게시판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허위 게시물 인터넷에 버젓이 떠돌아
연예인 80여명 실명 거론 사태 심각
지난해 말 ‘연예인 X파일 3탄’이라는 소문만 무성했던 괴문서가 급기야 지난 2월 초 한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서 버젓이 게시됐다. 아직도 원문은 삭제되지 않은 채 그대로 방치돼 있다. 게시물은 연예인이 명예훼손으로 소송을 제기할 경우 낭패를 보고도 남을 만한 내용으로 가득하다.
일부 떠도는 소문과 함께 소문의 주인공인 양 연예인들의 실명이 명기돼 그 심각성을 더한다. 문서에서 실명으로 등장하는 해당 연예인의 입장에서는 펄쩍 뛰고도 남을 만한 허위 내용들이 가감 없이 담겨 있다.
괴문서에 올라온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개그맨 C군과 방송인 D양
고가 선물 주고받기로 유명
열애기사가 터졌지만 극구 부인한 가수 A양과 탤런트 B군은 아직도 교제를 하고 있고 홍대 근처에서 자주 목격된다. 개그맨 C군과 방송인 D양은 고가의 선물을 주고받기로 유명하며 최근 D양이 C군의 소속사로 옮겼다. C군이 D양을 방송에 많이 꽂아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평소 어린 연예인들에게 들이대기로 유명한 가수 E군은 연예인 F양에게도 들이댔다. 일부러 가수들만 참석하는 파티를 만들고 F양과 같은 기획사 연예인들을 시켜 F양도 참석하게 한 다음 파티 내내 F양을 옆에 앉혀놓고 분위기를 조성했으나 사귀지 못했다.
가수 G양은 가수 H군과 헤어지고 두 명의 남자와 교제했다. 마지막 데뷔직전에 사귄 남자는 소문처럼 대단한 사업가가 아니라 평범한 중소기업 회사원이다. 약혼도 한 상태였지만 결국 일 때문에 헤어졌다.
가수 I양은 걸그룹에 들어온 것 자체가 부모의 힘이 컸다. 아빠가 연예 투자자여서 소속사와도 친분이 두터워 소개로 오디션도 없이 바로 합격했다. 집이 부자여서 성격이 좀 제멋대로인 편이다. 물론 소속사 교육아래 현재 말썽부리는 일은 없다.
가수 J군은 소문처럼 걸그룹 멤버 K양과 사귀는 것이 아니다. 현재 연상의 일반인 여자친구가 있다. 배우 L씨는 신제품 런칭 행사 때 다른 연예인들은 행사비만 받고 돌아간 반면 신제품을 색깔별로 여러 개 챙겨갔다. 개인 씀씀이 상태는 알 수 없으나 런칭행사에서는 꼼꼼히 가격 맞춰 행사 상품 가져가기 바빠서 ‘진상’ 연예인으로 구분된다.
가수 M양은 화장품 모델로 발탁 됐다는 언론 발표 훨씬 이전에 계약이 성사됐다. 지면촬영에 맞춰서 성형하고 조용히 지나가려 했으나 생각보다 얼굴상태가 말이 아닌데다 생방송으로 이미 알려지는 바람에 울며 겨자 먹기로 성형사실을 밝혔다. 방송에 얼굴이 나가고 네티즌 때문에 난리가 났을 때 소속사와도 마찰이 심했고 본인이 방송 은퇴도 심각하게 고려했다.
배우 N씨는 항간에 떠도는 드라마 대본 리딩을 안나온다는 얘기는 사실이 아니다. 자기 연기에 대한 프라이드가 강해서 때때로 마찰이 잦은 건 사실이나 드라마 관련 미팅에는 누구보다 열심히 참여한다. 대본, 연출에 대한 고집이 강해서 연출자나 작가와 좋게 끝나는 법이 없다.
대박난 연기자 W군
룸살롱 ‘죽돌이’
가수 O양과 가수 P군은 지난해 말부터 교제를 시작했다. 한때 Q군과 열애설이 있어 모 신문에서 취재한 결과 P군이었다. 이를 눈치챈 소속사에서 이 신문과 적당한 선에서 합의하고 결국 무마됐다.
가수 R양은 씀씀이가 크다. 해외 나갈 때마다 준비한 돈을 쇼핑비로 다 써버린다. 신용카드를 사용하며 고르는 브랜드도 거의 명품. 어린 나이와는 다르게 패션쪽에 관심이 많아 첫 콘서트 의상을 직접 디자인하고 제출했으나 무산됐다.
연기자 S양은 대놓고 스폰서 존재에 대해 티를 내는 몇 안 되는 연예인 중 하나다. 드라마 주연도 모자라 최근에는 모 프로그램 MC까지 맡았다. 프로그램 캐스팅이 확정된 후 방송사에서 말이 많았다. 진행 실력도 엉망이라 대본회의 때마다 제작진과 마찰이 있다.
걸그룹 멤버 T양은 성격이 보통이 아니다. 같은 그룹 멤버들도 알아서 기게 만드는 성격의 소유자. 방송인 U양과 시비 붙고 대판 싸운 적이 있으며 연기자 V양과도 언성 높이며 말싸움을 한 적이 있다.
연기자 W군은 룸살롱 죽돌이로 자주 드나들며 그쪽 사람들한테 방송관계자를 소개받아 늦깎이 데뷔했다. 연기자로 정착한 후에는 출입을 끊었지만 데뷔전 그쪽에서는 이미 유명했다.
대부분 ‘연예인 뒷담화’ 거론
내용은 충격적이지만 조잡해
좋은 내용도 있다.
개그맨 X씨는 뺀질거릴 것 같은 방송성격과 다르게 작가나 감독에게 잘하고 항상 열심히 한다. 쉬는 시간에 방청객들에게 다가가 말도 걸고 음식도 나눠먹고 방송 일에 관계된 일은 정말 열심히 한다. 연기자 커플 Y양과 Z군은 잘 만나고 있으며 상견례는 이미 했고 곧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괴문서에는 ‘가수 H양 방광염’ ‘다수 연예인들 수면마취제 중독’ 등 확인되지 않은 저급한 내용들이 실려 있다. 이번 ‘연예인 X파일 3탄’은 내용이 허술해 아마추어가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우선 문장력의 수준이나 단어의 선택이 저급하고, 이미 세상에 알려진 소문들도 다수 기록 돼 있다.
파일의 내용은 충격적이지만 조잡하기 이를 데 없다. 하지만 정설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어 해당 연예인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대다수 네티즌들은 “누가 장난친 것 같다”, “수준이 너무 낮다”며 괴문서 내용을 믿지 않는 분위기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들은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겠나”, “이런 소문이 돌고 있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의구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탤런트 K양은 “X파일이 떠돌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확인해 봤다”며 “황당한 이야기가 마치 사실인 양 기록 돼 있어 억울하고 속상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연예인 G군은 “누가 이런 글을 올렸는지 경찰의 도움을 받아 실체를 밝히겠다”며 “심각한 명예훼손일 수밖에 없는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예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X파일 3탄’이 떴냐는 문의를 곧잘 받아왔고 해당 문서를 보기도 했다”며 “연예계의 속성상 허위성 소문이 생기는 것까지는 이해하겠지만 남들이 다 보는 인터넷 게시판에 아무 죄책감 없이 실명을 써가며 곧이곧대로 옮기는 행태에 대해선 아무리 해도 납득이 가질 않는다”고 말했다.
허위사실이지만
심각한 명예훼손
그는 이어 “2007년 연예인 X파일과 비교하면 조잡하기 이를 데 없다”면서도 “무작정 인터넷상에 떠돌아다니게 되는 것 자체가 연예인 이미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예계 종사자로서 명예훼손에 대한 인식이 크게 부족한 현재의 인터넷 문화가 한스럽기만 하다”고 덧붙였다.
원조격인 ‘연예인 X파일’은 2005년 1월 한 광고 회사 측이 리포터 8명의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국내 정상급 연예인 99명에 대한 사적인 정보와 그들을 둘러싼 소문에 관한 문건을 만들었다. 이 문건은 인터넷을 통해 유출됐고, 3~4일 만에 전국에 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