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해외순방 징크스 집중해부

대통령 비행기 타면 나라는 시끌시끌 “왜?”

[일요시사 정치팀] 허주렬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순방 징크스’가 이어지고 있다. 박 대통령이 해외로 떠날 때마다 굵직한 정치적 사건들이 발생하는 묘한 일이 이번 캐나다·미국 방문에서도 어김없이 재현된 것이다. 대통령의 임무 중 외교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 만큼 해외순방은 필연적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 해외순방 때마다 나라를 시끄럽게 하는 사건들이 매번 되풀이되는 것은 참으로 공교롭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26일 캐나다·미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왔다. 취임 2년도 채 안돼 이번까지 10번째 해외순방을 다녀온 박 대통령의 활발한 외교활동과 그에 따른 성과는 청와대가 자신있게 내세우고 있는 부분이다. 이번에도 국제무대에서 상당한 외교성과를 거두며 국격을 높였다는 것이 당·정의 자평이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박 대통령이 자리를 비우기만 하면 정치적 사건이 터지는 징크스도 재현돼 해외순방 효과가 반감되는 모양새다.

송광용 사퇴
징크스 재현

청와대 송광용 교육문화수석이 박 대통령의 캐나다·미국 방문 출발일인 지난 20일 갑자기 사의를 표명했고, 사표가 전격 수리됐다. 국제적 행사인 인천아시안게임이 막 돛을 올린 가운데 주무 수석이 갑작스럽게 물러난 것이다. 특히 송 전 수석의 사퇴는 임명 3개월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이어서 여러 가지 뒷말이 나왔다.

이와 같은 인사조치에 대해 당초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송 수석이 학교로 돌아간다고 했다”는 짤막한 말 외에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송 전 수석이 내정되기 사흘 전인 지난 6월9일 서울교대 총장 재직시절 도입한 ‘1+3 유학제도’가 교육부장관의 인가를 받지 않아 ‘고등교육법을 위반’한 혐의로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게다가 경찰이 지난 7월31일 송 전 수석을 입건했고, 지난 22일에는 서울중앙지검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는 사실까지 확인됐다. 송 전 수석은 지난 6월12일 3기 청와대 참모진 개편에서 수석으로 내정될 당시에도 논문표절 및 중복게재 시비로 구설에 올랐으나 박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 바 있다.


박 대통령 취임 후 총 10차례 해외순방
떠날 때마다 굵직한 정치적 사건 터져

논란이 커지자 청와대는 지난 23일 기자들에게 배포한 ‘송광용 전 교육문화수석의 사퇴 관련 설명자료’에서 “지난 19일 민정수석실에서 송 전 수석이 서초경찰서에서 고등교육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 예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20일 본인(송 전 수석)에게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하고 청와대 수석의 신분을 유지한 채 수사를 받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사의를 표명해와 이를 수리하게 됐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인사검증에 또 다시 구멍이 난 것을 감추기 위해 ‘학교로 돌아간다’고 거짓 해명을 했다가 파문이 확산되자 뒤늦게 사실을 실토한 셈이다.

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은 “경찰에 소환되어 조사까지 받은 인사의 임명을 강행한 그 오만함은 도대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라며 “송 전 수석의 사퇴는 명백하게 박근혜정부의 고질병인 ‘수첩인사’에 따른 인사참사”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송 전 수석은 박 대통령 실소유주 의혹이 끊이지 않는 정수장학회에서 13년간 이사로 지낼 정도로 박 대통령과 친분이 두텁다. 박 대통령의 ‘수첩’에 충분히 오를 만하다는 얘기다.

이 외에도 박 대통령의 이번 순방 때는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사라진 7시간 행적’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현지교민들의 시위가 곳곳에서 펼쳐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이 “조속한 막말과 유언비어로 대통령을 비방하는 일부 교민들의 행태는 대한민국 국민으로 참으로 낯 뜨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들의 ‘스토킹 시위’는 우리나라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대통령의 순방 성과를 물거품으로 만드는 매국적인 행위”라고 논평을 낼 정도로 시위는 박 대통령의 해외순방 기간 곳곳에서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윤창중 사태
시작에 불과


문제는 이와 같은 일들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박 대통령 취임 후 첫 해외순방인 지난해 5월 미국 방문을 시작으로 해외순방 때마다 크고 작은 정치적 사건들은 어김없이 발생했다.

우선 첫 해외순방인 미국 방문 때는 수행원으로 함께한 윤창중 대변인이 주미 한국대사관 인턴 여직원(21) 성추행이라는 초유의 대형사고를 치고 해외순방 중 전격 경질됐다. 윤창중 사태는 2013년 말 중국 <신화통신>이 ‘세계 8대 굴욕 사건’ 중 하나로 꼽을 정도로 국제적 망신이었다.

이 사태로 박 대통령도 귀국 후 성과 알리기에 앞서 “공직자로서 있어서는 안 되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국민여러분께 큰 실망을 끼쳐드린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부터 해야 했다.

하지만 윤창중 사태는 시작에 불과했다. 박 대통령의 2차 해외순방인 지난해 6월 중국 방문 직전에는 남재준 국정원장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기습 공개해 여야가 수개월째 극한 대치를 이어가는 단초를 제공했다. 또 박 대통령을 맞이하기 위해 비상근무에 들어간 주중 한국대사관의 군사외교관이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낸 뒤 이를 은폐하려다 발각돼 소환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3차 해외순방인 지난해 9월 러시아·베트남 방문 때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아들 의혹이 불거져 취임 5개월 만에 옷을 벗는 대형사건이 터졌다. 이와 관련해 채 전 총장이 황교안 법무부장관과 국정원 대선개입 댓글 사건 선거법 위반 기소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다가 선거법 위반 기소를 강행한 것에 불만을 품은 청와대가 찍어낸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아울러 이때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이 정치권을 강타하기도 했다. ‘내란음모’는 30년 만에 발생한 사건으로, 덕분에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수면 아래로 파묻히게 했다. 당시 야권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공안정국을 조성해 위기 국면을 벗어나려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떠날 때마다
터지는 사건

4차 해외순방인 지난해 10월 APEC, ASEAN 정상회의 및 인도네시아 방문 때는 기초노령연금 공약파기로 국내에서 큰 파문이 일었다. 게다가 진영 보건복지부장관의 ‘항명 사퇴’ 파문까지 겹치며 박 대통령은 귀국 후 공약파기와 관련해 대국민사과를 하며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5차 해외순방인 지난해 11월 프랑스, 영국, 벨기에, 유럽연합 등 서유럽 순방에서는 현지 교민들과 유학생들이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과 관련해 ‘박근혜는 합법적인 대통령이 아니다’라며 부정선거 규탄집회를 열어 국제적 논란이 일었다.

또한 이 기간에는 박근혜정부의 통진당 정당해산심판 청구라는 초유의 사건도 터졌다. 당시 법무부는 통진당 해산심판 청구의 핵심적인 이유로 이석기 의원 등 통진당 핵심인사들이 북한과 연계된 ‘RO’ 조직원들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때는 이 의원 등의 내란음모 혐의에 대한 법원의 1심 판결도 나오지 않은 터였다. 때문에 야권에서는 “정당 해산심판 청구라는 초유의 사건을 박 대통령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해외순방 중 급히 추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쏟아냈다. 

6차 해외순방인 지난 1월 인도·스위스 방문 때는 사상 초유의 금융기관 개인정보 유출사태와 관련해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어리석은 사람은 무슨 일이 터지면 책임을 따진다”며 사태를 국민 탓으로 돌리는 발언을 해 국민적 공분이 일었다. 또 순방 직전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돼 전국이 몸살을 앓기도 했다.

7차 해외순방인 지난 3월 네덜란드·독일 방문 때는 국가정보원의 서울시 공무원 간첩증거 조작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던 국정원 대공수사국 직원이 자살을 시도한 이후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며 검찰의 ‘윗선’ 조사가 막히기도 했다.


‘윤창중 사태’부터 ‘송광용 사퇴’까지 징크스 지속
대부분 인사참사, 일부 사건은 일부러 터트리기도

8차 해외순방인 지난 5월 아랍에미리트연합국(UAE) 순방 때는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에 대한 대국민담화 직후 원전 관련 행사 참석을 이유로 출국했다가 야당으로부터 십자포화를 맞았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대변인은 “세월호 사태에서 얻는 교훈은 이윤보다는 생명과 안전이 우선돼야 한다는 기본적인 철학에 대한 인식의 공유인데 그 행사(원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한 것을 많은 국민들은 공감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통합진보당 김재연 대변인은 “모든 책임을 통감하며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고 해도 부족할 판에 안전과도 거리가 먼 원전 세일즈 해외순방이라니 할 말을 잃게 한다”고 꼬집었다.

9차 해외순방인 지난 6월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투르크매니스탄) 때는 전군에 대비태세 강화 지시가 내려진 상황에서 4성 장군인 신현돈 1군사령관이 위수지역을 이탈해 고향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휴게소 화장실에서 볼썽사나운 음주추태를 부리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또한 세월호 참사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정홍원 총리를 대신해 새 총리로 지명된 안대희 전 후보자가 과도한 전관예우 의혹에 휘말려 자진사퇴한 이후 2차 후보자로 지명된 문창극 전 후보자의 친일, 반민족적 교회 연설이 드러나 큰 파문이 일었다.

반복되는 참극
깊어가는 한숨


이처럼 박 대통령 해외순방 때는 어김없이 크고 작은 정치적 사건이 끊이지 않았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대부분 인사참사였다는 점이다. 이는 시작부터 인사문제로 지적을 받아온 박근혜정부가 아직까지도 사람을 제대로 가려 뽑지 못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물론 적재적소에 맞는 인사를 임명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미 심각하다는 수준을 넘어선 인사 참사가 박 대통령이 해외로 떠날 때마다 되풀이되며 해외순방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한숨만 깊어가고 있다.

 

<carpediem@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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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