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신양회 황태자 100억 대박의 비밀

돈 벌기 쉽다…기막힌 워런트 재테크

[일요시사 경제1팀] 한종해 기자 = 성신양회 3세가 마음만 먹으면 하루 아침에 100억원 이상의 평가 차익을 거둘 수 있게 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1주당 260원에 산 워런트로 성신양회 1주를 5210원에 살 수 있는 권리를 획득한 것. 업계에서는 편법 승계 혹은 편법 증여가 아니겠느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태현 성신양회 사장이 시가의 60% 가격에 신주인수권(워런트)를 대거 매입했다. 지난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김 사장은 지난달 29일 허필래씨로부터 워런트 95만9692주를 주당 260원에 사들였다. 워런트 매입에 사용된 돈은 2억5000여만원이다.

7억5000만원 쓰고

해당 워런트는 지난해 8월 성신양회가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발생한 2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부여된 것으로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각각 6.5%다. 행사 기간은 올해 8월30일부터 2018년 2월28일이다. 신주인수권 가치는 '블랙-숄즈 옵션가격 모델'에 의거해 829원으로 산정됐다. 블랙-숄즈 옵션가격 모델은 옵션의 이론가격을 계산하기 위해 개발된 모델로 대상자산가격, 행사가격, 가격변동성, 잔존기간 및 금리 등이 가격 계산의 변수로 적용된다.

당초 김 사장과 허씨는 산정가의 31% 수준에서 신주인수권을 차지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 사장이 지난해 11월 워런트 191만9385주를 5억여원에 인수하고 이번에 나머지 95만9692주를 매입하면서 BW에 부여된 워런트 370만여주 중 75%가량을 김 사장이 소유하게 됐다.

주목할만한 점은 워런트의 행사가다. 워런트는 일정 수의 보통주를 일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권한, 또는 그 권한을 부여하는 증서를 말한다. BW는 워런트가 붙은 사채를 뜻한다. 예를 들어 50만원인 A사 주식 1주를 3개월 뒤 53만원에 살 수 있는 워런트를 3만원에 샀다고 할 때 3개월 뒤 A업체 주식이 53만원이 되면 투자자는 투자원금 3만원을 손해 보게 되며, 56만원이 되면 투자금액 3만원을 회수할 수 있는 손익분기점이 된다. 하지만 A사 주식이 59만원이 되면 이 투자자는 3만원의 수익(수익률 100%)을 얻게 되며 주가가 오르면 오를수록 수익률은 무한이 증가할 수 있다.


김 사장이 1주당 260원에 매입한 워런트는 성신양회 1주를 5210원에 살 수 있는 권리다. 주식 전환은 매입 이후 다음 날부터 바로 가능하다. 지난 17일 성신양회 주가가 종가기준 9030원임을 감안하면 김 사장은 102억원가량의 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싼 가격에 신주인수권 대거 매입
증여세 꼼수?…102억원 차익 예상

업계 일각에서는 김 사장의 워런트 헐값 인수를 두고 3세 경영에 돌입한 성신양회가 김 사장의 입지를 강화하면서 편법 증여를 위한 '꼼수'를 부린 것이라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성신양회는 지난해 12월 당시 수석 부사장이던 김 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3세 경영에 나섰다.

김 사장은 성신양회 창업주인 고 김상수 성신화학(현 성신양회) 초대 회장의 장손이자 김영준 성신양회 회장의 장남으로 지난해 1월 수석 부사장에 오른 지 1년 만에 대표이사 사장이 됐다. 김 회장의 차남인 석현씨는 현재 이사직을 맡고 있다.

성신양회 지분 구조를 보면 김 회장이 11.86%(279만1332주), 김 사장이 10.81%(254만4444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석현씨가 4.04%, 김 회장의 부인 김형숙씨가 0.48%, 김 회장의 장녀 지현씨가 0.11% 등이다. 김 사장이 워런트를 행사할 경우 단 번에 최대주주로 뛰어 오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이 아들에게 주식을 증여할 경우 거액의 세금이 발생하기 때문에 워런트 발행을 통해 지분을 늘리고 자연스레 승계가 이뤄지는 꼼수를 쓴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102억 벌기


성신양회 측은 "단순히 워런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봐 달라"는 입장이다. 성신양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승계나 편법 증여 차원의 워런트 매입은 아니다"며 "워런트를 행사하더라도 50%에 이르는 세금을 내야하는 점을 감안하면 증여세를 피하기 위함이라고도 볼 수 없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워런트를 주식으로 전환을 했다고 하면 의혹이 발생할 수 있지만 현재는 보유만 하고 있는 상황으로 향후 어떻게 처리를 할지에 대해서는 경영자가 판단할 일"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의혹은 억측"이라고 설명했다.

 

<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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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