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상품의 비밀> ‘선스프레이’ 실제 효과는?

살짝 뿌리면 끝? “금방 없어진다”

[일요시사 경제2팀] 박효선 기자 = 가볍게 뿌려주기만 해도 되는 선스프레이. 간편한 사용법 때문에 올해 여름 많은 소비자들이 선스프레이를 찾았다. 하지만 선스프레이의 자외선 차단 효과는 일반 선크림보다 훨씬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바디용 선스프레이를 얼굴에 분사할 경우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최근 해외로 여름휴가를 다녀온 A씨는 얼굴과 몸에 선스프레이를 뿌렸다가 낭패를 봤다. 햇살이 뜨거울 때마다 A씨는 선스프레이를 몸과 얼굴에 잔뜩 뿌렸다. 하지만 얼굴은 벌겋게 익었고, 피부는 따끔거렸다. A씨는 “평소 간편하게 뿌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선스프레이를 애용했는데 효과가 없다는 것을 휴가철 장시간 야외활동을 하면서 알았다”며 “좀 불편하더라도 차라리 선크림을 쓰는 게 낫겠다”고 토로했다.

선크림보다 ‘꽝’

간편하게 뿌리는 선스프레이가 인기를 끌고 있다. 손으로 바르는 기존의 선크림은 끈적끈적한 데다 백탁 현상도 심하다. 그래서 화장을 밀리고 들뜨게 만든다. 이러한 기존 선크림의 불편한 점을 보완한 제품이 선스프레이다. 손대지 않고 얼굴에 뿌리기만 해도 자외선 차단이 된다는 선스프레이는 소비자의 마음을 금세 사로잡았다.

해피바스, 이니스프리, 온더바디, 이자녹스, 더페이스샵 등 각종 화장품 업체들은 선스프레이를 줄줄이 출시했다. 화장품 업체들은 매장에서 선스프레이를 눈에 띄는 곳에 진열해 매출을 올렸다.

선스프레이의 폭발적인 인기에 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 등 홈쇼핑 업계도 ‘1초 선블럭’이라는 별칭을 붙여 선스프레이 마케팅에 나섰다. 1초 선블럭은 스프레이로 한 번만 뿌리면 1초만에 자외선 차단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간편하게 휴대가 가능하고 수시로 덧바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홈쇼핑들은 방송에서 스프레이를 얼굴에 뿌리고 일반 선크림과 비교한 모습을 보여주며 장점을 부각시켰다.


매출은 상승했다. 업계에 따르면 GS샵의 ‘레이어스 선스프레이’는 지난해보다 한 달 앞서 판매를 시작했음에도 한 달새 약 4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CJ오쇼핑이 판매한 자연의 레시피 선스프레이는 지난달 방송 두번 만에 약 3만개를 판매하는 등 방송 평균 8000개 이상이 팔렸다. 현대홈쇼핑도 방송 때마다 평균 3억7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자외선 차단 효과·안전성 논란
천식 등 호흡기질환 유발 가능성

하지만 이러한 선스프레이의 실제 효과는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SBS보도에 따르면 피부임상과학연구소의 실험결과 선스프레이의 사용 기준 효과는 미달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자외선 차단제 권고량은 1cm²당 2mg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얼굴면적을 고려하면 적정량은 800∼900mg이다. 손가락 한 마디 정도의 양이다. 선스프레이의 작은 입자로 권고량을 채우려면 1초로는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실제 선 스프레이를 뿌려서 이 권고량을 채우려면 40초 이상을 뿌려야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5초 내로 분사한다. 선 스프레이 제품에는 40초 이상 뿌려야 한다는 설명조차 없기 때문이다. 광고 자체도 ‘1초 분사’를 내세우고 있다.

40초 이상 뿌려 권장량을 채운다 해도 자외선 차단 효과는 선크림보다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 결과 선크림을 바른 부위는 색깔 변화가 거의 없었지만 스프레이형 제품을 사용한 부위는 금세 지워졌다. 실제 미국 식품의약국 FDA는 선스프레이에 대해 기존 선크림에 적용하던 권고량을 동일하게 적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40초가 아닌 1분 이상을 뿌려야 한다는 이야기다.

특히 안전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선스프레이를 얼굴에 직접 대고 뿌렸다가 제품 속 성분이 호흡기로 들어가 천식을 유발하거나, 알레르기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소비자연맹은 이런 이유로 최근 선스프레이 제품을 어린이에게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FDA는 스프레이를 얼굴에 뿌리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캐나다에서도 얼굴에 직접 분사하는 것을 금지했다. 그런데 우리나라 광고에서는 모델들이 밝은 표정으로 선스프레이 제품을 얼굴에 분사한다. 이를 드러낸 채 웃고 있는 어린 아이의 얼굴을 향해 선스프레이 제품을 분사하는 광고도 있다.

전문가들은 선스프레이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했다. 강남에 있는 한 피부과 전문의는 “그동안 선스프레이는 바디(몸)에 뿌리는 휴대용으로만 시중에 판매됐는데, 어느 순간부터 얼굴에 뿌리는 용도로도 많이 쓰이고 있다”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프레이의 위험성을 간과하고 간편하다는 점 때문에 바디용마저 직접 얼굴에 뿌리는 사람도 있는데 굉장히 위험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바디용 선스프레이를 얼굴에 도포하면 제품 화학성분이 얼굴 피부에 자극을 줘 홍조, 가려움, 두드러기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스프레이 용액이 눈에 들어가면 염증, 충혈 등 안질환에 걸릴 수 있다. 비염증세가 있는 경우 기침, 천식, 호흡곤란 등의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

이 전문의는 “알려진 대로 선스프레이는 안전성 논란이 있는데다 땀과 유분이 많은 얼굴에 자외선 차단 효과를 보기 어렵다”며 “크림이나 로션형 자외선 차단제도 듬뿍 발라야 효과가 있는데, 선스프레이의 경우 워낙 입자가 작아 차단 효과가 거의 없고 용액자체가 흘러내려 물이나 땀에 쉽게 지워진다”고 설명했다. 크림형 자외선 차단제를 가지고 다니며 바르는 것이 확실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부연이다.

얼굴 분사 위험

그는 “굳이 선스프레이를 써야 한다면 얼굴보다는 다리나 팔 등의 신체에 뿌리는 것이 낫다”며 “여러모로 선크림을 바르는 것이 훨씬 좋지만 끈적거리는 느낌이 싫다면 귀찮더라도 스틱형 자외선 차단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선스프레이의 자외선 차단 효과 논란이 일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대책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dklo216@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유한킴벌리 ‘불량 기저귀’ 리콜

유한킴벌리가 염색이 불량한 기저귀 일부 제품에 대해 리콜을 실시한다. 한국소비자원은 기저귀의 붉은 염색이 옷에 묻어난다는 사례가 접수돼 조사한 결과 '보송보송 팬티' 여아용 기저귀 일부 제품에서 염색이 번지는 이염이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 이후 소비자원은 유한킴벌리에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소비자원은 유한킴벌리에 올해 3월과 4월에 생산된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고, 이미 판매된 제품을 사용 중인 소비자들에게 개선된 제품으로 교환하거나 환불할 것을 권고했다. 해당 기간에 제조된 제품은 현재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이후에 제조된 제품은 염색이 묻어나지 않도록 품질이 개선됐다.

'보송보송 팬티' 여아용 기저귀를 사용 중이거나 보유하고 있는 소비자는 유한킴벌리 콜센터(080-010-3200)를 통해 개선된 제품으로 교환받거나 환불받을 수 있다. 다만 소비자원은 “해당 제품은 품질경영 및 공산품 안전 관리법에 따라 안전성을 검증받은 제품”이라며 “제조사에서도 안전성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어 인체에는 무해할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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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