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남자들‘성인피시방’에 몰리는 까닭

누드걸 ‘주물럭 서비스’에 흐물흐물

한국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광범위하게 성매매가 이루어지고 있는 나라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인 유흥가에서는 물론이고 주택가 한 가운데에서도, 이발소에서도, 오피스텔 건물에서도 성매매가 이뤄진다. 이렇게 ‘언제 어디서든’ 성매매를 할 수 있는 나라는 전 세계적으로도 드물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대열에 또 하나의 업소가 추가됐으니 다름 아닌 ‘성인 피시방’이다. 최근 성인피시방이 한 단계 더 ‘진보’했다. 이제는 단순히 가만히 앉아 포르노만 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성매매를 알선하거나 혹은 유사성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도대체 성인피시방에선 어떤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일까.

눈치 볼 필요 없고 가격도 저렴 마니아들 급증
음란물 보면서 유사성행위 가능 매력에 ‘풍덩’   


애초 성인피시방은 인터넷에 익숙하지 못한 성인들이 포르노 동영상을 보러 가는 곳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일반 피시방과는 다르게 소규모 방이 마련되어 있고 이곳에서 포르노를 보면서 자위를 하는 개념이었던 것.
실제 포르노를 어디에서 다운받아야하는지 모르는 많은 남성들에게 인기를 얻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실내 인테리어는 열악하고, 여성들의 수질도 ‘심각하게’ 떨어지지만 이곳을 자주 찾는 마니아들까지 생기고 있다.

뜨내기 손님
수요는 ‘꾸준’

중년 직장남성 최모(56)씨는 최근 들어 성인피시방을 자주 이용한다. 물론 회사에도, 집에도 사양이 좋은 컴퓨터는 있지만 그가 피씨방을 찾는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 다름 아닌 그곳에서 ‘유사성행위’를 할 수 있기 때문.
일단 실내는 값싼 합판으로 칸을 나눠놓은 방들이 있다. 그곳에 들어가서 포르노를 보면서 서서히 흥분될 즈음에 누군가가 ‘똑똑’하고 문을 두드린다. 다름 아닌 유사성행위를 도와주는 여성이 도착한 것.

그녀는 잠시 포르노를 함께 보는 듯하면서 서서히 남성의 허벅지를 만지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잠시 후 손은 남성의 성기에 올라가게 되고 마음껏 ‘주무르기’ 시작한다는 것. 남성의 표정을 살피던 그녀는 이제 남성에게 ‘바지를 벗어라’고 주문을 한 뒤 사정을 할 수 있도록 손으로 유사성행위를 한다.
요즈음 이런 성인피시방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말하는 최씨는 “사실 55살이 넘은 내 나이에 대딸방이나 키스방 같은 곳에 가는 것도 웃긴 일이 아닌가. 그런 곳에 가면 아가씨들도 나를 싫어하는 눈치를 보인다. 자기네들도 웬만하면 젊은 남성들과 하고 싶지 나같은 ‘노땅’이랑 하고 싶겠나”고 말문을 열었다.

최씨는 이어 “처음에는 그런 것을 무시하고 몇 번 드나들긴 했지만 이제는 그런 것도 싫어서 차라리 성인피시방에 간다. 그곳에 젊은 남성들은 극히 드물다. 대부분이 나 같은 중년 이상의 남성들이다. 눈치 볼 필요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또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싼 곳은 2만원, 비싼 곳이라고 해봐야 4만원 정도다. 낯선 여인이 사정을 도와주는 비용치고는 그리 비싸다고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매번 새로운 여성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그 맛도 제법 쏠쏠하다. 특히 멀뚱히 있는 것보다는 포르노를 보면서 그런 행위들을 하면 더욱 자극적인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성인피시방을 다닐 것 같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런 성인피시방은 사실 ‘음지의 성매매 업소’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음지’라는 것은 기존의 성매매 시장에서 그리 큰 규모를 차지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이 같은 성인피시방은 서울 전역에 30여 개도 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만큼 수요도 적고 공격적인 영업방식도 채택하지 않는다. 여느 업소들처럼 유흥관련 사이트에 기행기를 올리려는 의도도 가지고 있지 않다. 일단 업주들 스스로가 그런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저 뜨내기로 오는 손님이 있으면 받을 뿐이다.

그런 만큼 손님들 스스로도 이렇게 성인피시방에서 유사성행위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손님이 포르노를 보고 있으면 주인이 다가가 ‘아가씨가 필요하냐’라고 물은 뒤 손님이 원하면 아가씨를 불러주는 방식이다.

‘나이든 여성’에게
페티시즘 느낀다(?)

하지만 이곳에 오는 여성들을 ‘아가씨’의 범주에 넣기는 좀 곤란하다는 것이 경험자들의 한결 같은 전언이다. 대부분 40대 이상의 여성들이기 때문이다. 그녀들은 과거에 화류계나 퇴폐 이발소 등지에서 일을 했던 여성들이 다수를 차지한다.

그녀들은 특정한 업소에 속해 남성들을 상대하기에는 나이가 너무 들어버린 여성들이 대부분이다. 결국 ‘프리랜서’로 그런 일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여성들이 많다. 남편이나 자식이 없이 홀로 사는 경우도 상당수다. 스스로 생계를 해결해야 하니 결국 성인피시방에서 퇴폐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살 수 밖에 없는 처지인 셈이다.

여성서비스에 은근히 중독성 느끼는 남성 다수
단속의 사각지대란 이유로 성인피시방 선호해


성인피시방에서 다양한 여성들을 만나봤을 뿐만 아니라 실제 외부에서 별도의 만남도 가져봤다는 조모(35)씨는 “사실 상당수의 화류계 여성들과 외부에서 별도로 만남을 가지기는 쉽지 않다. 대부분 업소 자체에서 그런 만남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성인피시방 같은 곳에서 그런 게 있을 리는 없다. 오히려 여성들은 자신들을 만나줄 남성들을 기대하곤 한다. 그래야 밥도 얻어먹고 술도 얻어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조씨는 이어 “작업이 무지하게 쉬운 곳이 성인피시방이다. 이제까지 한 3명 이상의 여성들을 그런 식으로 만나본 것 같다. 그녀들을 만나서 내린 결론은 모두들 과거 화류계 경험이 있으면서 이제 더 이상 그 누군가에게 의지할 사람이 없다는 점이었다”고 말했다.

또 “게다가 남성과의 잠자리를 무척 좋아하는 특성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섹스가 끝나고 나면 돈을 받기는 하지만 본인 스스로도 즐겼기 때문에 특별히 많은 금액을 요구하지도 않고 얼마의 돈을 달라고 말하지도 않는다. 그저 주면 주는 대로 받는 경우가 대다수였다”고 귀띔했다.

성매매는 현행법상 불법
단속의 끈 놓치 말아야

여성들의 서비스에 은근히 중독성을 느낀다는 젊은 남성들도 있다. 직장인 정모(32)씨는 “나 스스로 그런 이색적인 변태 행위에 관심이 많다. 그러다보니 방석집은 물론이고 온갖 유흥의 형태를 겪어봤다. 그런데 성인피시방의 경우 또 하나의 페티시즘이라고 할 수도 있을 듯하다”고 입을 열었다.
정씨는 이어 “피시방이라는 곳은 애초에 게임을 하거나 문서 작업을 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성매매라는 것은 전혀 생각할 수 없는 곳이다. 그런데 그런 곳에서 낯선 여성과 포르노를 함께 보면서 자위행위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일반적인 곳에서는 느낄 수 없는 낯선 환경임에 틀림없다”고 지적했다.

또 “거기다가 나이든 여성이 나온다는 것도 나에게는 오히려 매력적인 점이다. 남성들은 대부분 ‘영계’를 찾는 경우가 많지만 영계에 질리면 그때부터는 나이든 여성을 찾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성인피시방은 나이가 좀 든 ‘질펀한 여성’들과 음란한 행위를 하기에는 더 할 수 없이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성들이 느끼는 성인피시방의 또 하나의 장점은 바로 단속으로부터 ‘거의’ 자유롭다는 점이다. 실제 안마시술소, 대딸방, 오피스텔, 키스방 등 현재 단속의 대상이 되는 업소의 형태는 너무나 많은 반면 이를 단속할 수 있는 경찰의 인력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성인피시방은 단속이 되기에는 지나치게 그 영향력 자체가 미미하다. 일부 남성들은 이 같은 이유 때문에라도 성인피시방을 선호하는 경우까지 있다.

직장인 이모(36)씨는 “기혼자의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두려운 것이 단속이다. 참고인 조사를 받는 경우에도 다리가 후들거리고 심장이 떨릴 지경이다. 만약 그 사실을 아내와 집에서 알기라도 하면 이후 결혼 생활이 어떨지는 불을 보듯 뻔한 일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씨는 이어 “그런 점에서 성인피시방은 비록 상대하는 여성의 외모가 떨어지고 나이가 좀 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단속에 대한 걱정이 없기 때문에 그나마 안심이다. 얼마든지 단속을 피해갈 수 있는 ‘틈새 성매매 업소’는 있게 마련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세간에선 이럴수록 경찰은 단속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그 규모가 크든 작든, 어쨌든 성매매는 현행법상 불법으로 규정되어 있고 이런 틈새시장을 허락할 경우 향후에서 우후죽순처럼 생겨날 다양한 형태의 변태업소를 단속할 수 있는 명분마저 잃어버릴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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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