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명의 멤버들이 모여 한 팀을 구성하고 있는 그룹에는 유난히 눈에 띄는 멤버가 있다. 최근 인기 절정의 A 걸그룹 멤버 B양의 콧대가 하늘 높은 줄 몰라 ‘거만’이라 불리고 있다. B양의 주위를 당황하게 하는 행동 때문에 A 걸그룹이 방송가에서 욕을 먹고 있다.
B양 촬영 지각·펑크 잦아
다른 멤버가 대타 출연도
최근 방송가에서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A 걸그룹의 매니저 K실장은 “걸그룹은 관리하기가 너무 힘들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K실장은 기자와 통화 할 때마다 “잘 지내시죠”라고 물으면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닙니다”라고 답한다.
그러던 어느 날 K실장이 “오늘 술이나 한 잔 하시죠”라며 전화가 왔다. K실장의 가라앉은 목소리를 듣고 기자는 ‘스트레스가 심하구나’라고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K실장은 기자를 보자마자 한숨을 내쉬며 “우리 멤버 B양 때문에 죽겠습니다”라며 하소연했다.
B양, 매니저도 통제 ‘NO’
K실장은 최근 일어난 일을 털어놓았다. K실장은 지난 2월 초 모 프로그램 녹화가 있기 하루 전 날 B양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B양이 “내일 촬영장으로 직접 갈 테니 집으로 데리러 오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이었다. K실장은 시간과 장소를 다시 한 번 숙지시키고 전화를 끊었다.
녹화 당일, 촬영 1시간 전인 오전 9시에 촬영장에 도착한 K실장은 B양의 위치 파악을 위해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B양은 전화를 받지 않았고 소식도 없었다. 조급한 K실장은 B양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닌지 걱정이 돼 계속 전화를 했지만 통화가 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B양 어머님께 전화를 걸었고 돌아온 대답은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어제 밤샘 촬영이 있어 못 들어온다”고 연락을 했다는 것.
B양 어머니로부터 이 이야기를 들은 K실장은 ‘그러면 그렇지’하고 사태 파악을 하고 진화에 나섰다. 프로그램 제작진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고개 숙여 ‘죄송하다’는 말로 연신 사과를 했다. 이러길 3시간. B양은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아무렇지 않게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나타나 촬영에 임했다고 한다.
K실장에 따르면 B양의 이런 행동은 자주 일어난다고 한다. 한창 인기리에 방영 중인 모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A 걸그룹 멤버 C양. 처음 이 프로그램에서 출연 섭외를 받은 멤버는 원래 B양이었다. 하지만 PD와 마지막 미팅이 있는 날 B양이 연락이 되질 않았다. K실장은 PD를 설득해 C양을 출연시키기로 했고 C양은 스타가 됐다.
지난달에는 눈물을 머금은 일도 있었다. 모 드라마 제작 관계자한테 전화가 온 것. “드라마에 B양을 캐스팅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K실장은 “B양과 상의해 알려주겠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으려는 순간 제작 관계자가 “한 가지 묻고 싶은 게 있다”며 “B양이 촬영 펑크를 내는 일이 잦다고 들었는데 사실이냐. 방송가에서는 ‘B양을 섭외하면 고생한다’고 하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고 했다. K실장은 찔리는 마음에 어쩔 수 없이 “그럼 다른 사람을 캐스팅 해 보고 마음에 안 들면 다시 연락 달라”고 했다고 한다.
멤버간 불화로 이어질까 ‘노심초사’
K실장 “멤버들 불균형이 갈등 원인”
기자는 K실장으로부터 일련의 사건들을 듣고 “B양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이유를 파악했냐”고 물었다. 하지만 K실장은 “그냥 내부적인 일이라 알려줄 수 없다”고 말할 뿐 다른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K실장은 “B양이 하고 싶은 데로 하게 놔두는 게 잘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팀에 불화가 생기고 해체될 것 같다”고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남겼다.
이런 사태가 여러 번 생기면서 멤버들간에 질투가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월 중순. 춤 연습에 매진하던 멤버들은 밥 먹으러 나가는 시간도 아까워 연습실에서 시켜 먹기로 하고 K실장은 주문을 했다.
식사가 도착하고 연습실 바닥에 음식이 펼쳐지는 순간 B양이 “내가 평소 즐겨 먹는 게 아니다”고 소리를 지르며 밖으로 나가버린 것. 이 모습을 지켜본 다른 멤버들은 어이없어 했고 내분 조짐이 보이기까지 했다.
B양 섭외 하면 고생(?)
K실장은 며칠 뒤에도 황당한 일을 겪었다. B양이 “할말이 있다”고 해 마주 앉은 K실장은 정말 어이가 없었다. B양이 멤버들 험담을 늘어놓은 것이다. 기가 막힌 K실장은 “멤버들끼리 그게 할 소리냐”며 B양을 꾸짖었고 B양은 “내가 우리 그룹을 먹여 살리는 것 아니냐”며 울음을 터뜨렸다고 한다.
걸그룹 멤버들간의 질투는 불화의 원인이 된다. 질투는 인기 불균형에서 온다. 그룹은 여러 명의 멤버로 구성되지만 한두 멤버에게 인기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특히 팀 내 독보적인 인기를 구가하는 멤버가 있을 경우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된다. 이는 대부분 여성그룹에서 빈번하게 보이는 갈등양상이다.
지금은 해체된 모 여성그룹의 경우 막내 멤버의 인기가 높아지자 다른 멤버들이 ‘왕따’ 시켜 소속사 측에서 큰 골머리를 앓았다.
과거 여자 아이돌그룹의 매니저를 맡았던 한 연예 관계자는 “아이돌그룹내의 갈등은 빈번하다. 어린 나이에 활동하면서 자기중심적인 사고가 강하게 배어있는 멤버들이 많은 것이 문제다. 남성그룹의 경우 주먹다툼이 일기도 하는데 중간자 입장에서 중재하느라 애먹었던 기억이 있다. 이는 시샘이 많은 여성그룹이 더 심하다”라고 말했다.
성격차이도 불화의 원인이다.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멤버들이 한데 모이다 보면 충돌을 겪을 때가 자주 발생한다. 크고 작은 갈등이 싸움으로 커져 껄끄러운 사이가 되는 것이다.
A실장은 “한두 멤버사이에서 어색한 관계가 조성되다 보면 전체적인 분위기도 저하된다. 갈등의 골이 깊어질 경우 주먹상태, 탈퇴 등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밝혔다.
멤버들 불화 → 해체
멤버들간의 불화는 그룹의 해체로 이어진다. 멤버간 불화는 남성그룹이 빈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실제로는 여성그룹 안에서 더욱 빈번한 편이다. 여성그룹들의 경우 한 멤버를 왕따 시키는 방향으로 전개된다. 실제 몇몇 여성그룹 안에서 이 같은 일이 일어났으며 적잖은 갈등을 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돌그룹은 대부분 데뷔전부터 합숙생활을 하며 팀워크를 다진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돌그룹의 멤버들은 가족 이상의 유대감과 친분을 가질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끝없는 왕따설이 이를 뒷받침한다. ‘멤버 왕따설’은 근거 없는 소문으로 끝난 적도 있었고 진실로 밝혀진 경우도 많았다.
한 그룹에서 빠진 멤버 E양은 소속사 관계자에 따르면 숙소로 남자친구를 데려오는 것은 물론이고 자궁외 임신으로 그룹에서 활동하는 동안 중절수술을 두 번이나 받았다고 한다. 특히 멤버들과의 사이도 좋지 않아서 멤버들 사이에서 항상 싸움을 일으키는 ‘쌈닭’이었다고. 때문에 나중에는 그룹에서 도리어 왕따를 당하기도 했다고 한다.
내홍이 잦은 여성 아이돌그룹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팀워크다. 다른 멤버가 유독 많은 인기를 얻을 때 시샘하기보다 응원을 아끼지 않는 자세가 중요하다. 모 그룹의 P양은 “내가 주목받을 땐 멤버들이 응원을 아끼지 않았고 멤버들이 잘 나가면 나도 늘 박수를 보냈다. 예쁘고 노래를 잘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가장 중요한 건 팀워크다”고 강조하곤 했다.
K실장은 “여자 사이에서 흔히 일어나기 쉬운 시샘이나 텃세 등을 이겨내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룹 내 갈등은 팀원간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소속사 측의 문제이기도 하다. 멤버간 불화나 갈등을 알고 있으면서도 조기에 진화하지 않은 소속사 측의 태도가 사태를 확산시키기 때문이다.
연예 관계자는 “인기 그룹의 경우 팀 내 불화가 있어도 숨기고 활동을 계속 해나갈 수밖에 없다. 그것이 잘못인 줄 알면서도 눈앞의 스케줄을 소화하기도 바쁜 것이 현실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