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상품의 비밀> 롯데칠성 ‘핫식스’ 에너지음료 중독 '위험하다'

소비자들 일반음료로 착각…알고 보니 카페인 범벅

[일요시사=경제2팀] 박효선 기자 = 수능이 100일도 채 남지 않았다. 뜨거운 여름 체력은 떨어진다. 수험생들은 에너지음료에 의지하게 된다. 특히 롯데칠성음료 ‘핫식스’가 인기다. 하지만 핫식스 과다섭취에 따른 메스꺼움, 더부룩함, 구토 등을 호소하는 부작용이 잇따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수능을 앞두고 불안해진 재수생 A씨. 여름철이 되면서 기력이 떨어져 피곤함을 자주 느꼈다. A씨는 핫식스 두 캔을 들이켰다. 갑자기 속이 뜨거웠다. 화장실을 자주 들락거렸다. 책을 펴고 펜을 잡아도 손이 떨렸다. 집중력은 흐트러졌다. 결국 이날 A씨의 하루는 흐지부지 끝났다.

마신 뒤 ‘메스꺼워’

그동안 국내에서 박카스, 비타500 등이 에너지 드링크로 알려져 오다 최근 에너지음료가 대중화되고 있다. 음료업체를 비롯해 제약회사까지 에너지음료시장에 뛰어들었다. 현재 에너지음료 시장 규모는 1000억원 규모로 2011년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종류만 10여 가지가 넘는다.

이 중에서도 롯데칠성음료 ‘핫식스’가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편의점 에너지음료 판매 순위에 따르면 핫식스(250ml)와 핫식스 라이트(0.2%) 등 핫식스군이 에너지음료 판매 1위를 차지했다. 동서식품의 레드불, 코카콜라 ‘번 인텐스’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러한 인기를 업고 롯데칠성음료는 지난4월 ‘핫식스’ 패키지 라벨을 새롭게 변경했다. 이번 리뉴얼은 지난 2011년 5월 이후 3년 만에 실시한 것이다. 다만 제품 성분은 그대로 유지했다.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핫식스에는 과라나추출물, 타우린, BCAA 아미노산, 홍삼, 가시오가피, 비타민B군 등 6가지 재료가 함유됐다.

핫식스 캔 겉표지에는 ‘타우린 1000mg 함유, 과라나 천연 고카페인 함유 60mg’이라고 적혀 있다. 타우린은 피로회복제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성분이다.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식물에서도 발견되지만 대부분 동물의 심장이나 간, 뇌에 들어 있는 영양소다. 타우린은 중추기능조절로 잠을 깨우거나 운동을 할 때 원활하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과다섭취하게 되면 위궤양이나 설사를 유발한다.

과라나는 남미 열대 과일이다. 이 열매에서 카페인을 추출한다. 과라나에서 추출한 카페인은 천연 카페인으로 각성효과를 준다. 잠시 동안 피로를 잊게 하고 활동성을 증진시킨다. 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마시게 되면 불면증, 신경과민, 메스꺼움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심장박동이 빨라지거나 혈압 상승, 이뇨 효과로 인한 탈수 증세에 시달릴 수 있다.

소비자 일반음료로 착각 “경각심 부족”
기운 돋는 약?…알고 보니 카페인 범벅

아울러 핫식스에는 B2, B6 등의 B계열 비타민을 함유하고 있다. 여기에 비타민제를 섞어 마시면 비타민을 과다 섭취하게 된다. B계열의 비타민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오히려 체력이 떨어질 수 있다. 메스꺼움, 홍조, 발진, 시력저하, 구토, 근육 마비 등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카페인 하루 권장 섭취량은 성인 400mg이하, 임산부 300mg 이하, 어린이와 청소년은 체중 kg당 2.5mg이하다. 카페인에 중독된 상태에서 섭취를 중단하면 반나절 후에 불안, 흥분, 수면장애, 얼굴 홍조, 소변량 증가, 소화장애, 근육 경련, 우울증, 판단장애, 두통, 불면, 근육통 등 금단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핫식스에 함유된 카페인은 체중 50kg인 청소년의 하루 카페인 섭취권장량 125mg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이 제품을 세 캔 이상 마시면 하루 섭취량을 초과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소비자의 에너지음료에 대한 경각심 부족을 우려했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에너지음료에 대해 일반음료라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청소년이 에너지음료를 하루 두 병 이상 마시면 인체에 위험하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경고했다.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 임산부의 경우 카페인 과다섭취로 인한 부작용 정도가 성인보다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올해 핫식스 등 대부분의 고카페인 제품은 학교매점에서 판매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에너지음료는 편의점이나 마트 등에서 쉽게 구입이 가능하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핫식스와 같은 에너지음료는 청소년들이 편의점이나 마트 등에서 쉽게 구입이 가능하다”며 “청소년들이 에너지음료를 일반음료라고 인식해 목이 마를 때마다 물처럼 마시게 되면 성장호르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이 관계자는 “박카스의 경우는 카페인이 들어 있어도 소비자들이 의약품으로 생각해 스스로 조심하지만 에너지 음료의 경우 일반음료라고 생각해 카페인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한 편”이라며 “에너지음료는 고카페인이 함유돼 자극이 커서 자주 마시면 중독되고, 다른 일반음료가 맛이 없게 느껴질 정도가 된다”고 조언했다.

회사 측은 인공 카페인이 아닌 천연카페인을 함유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핫식스는 과라나라는 식물에서 추출한 천연카페인을 쓰고 있어 부작용이 크게 우려되지 않는다”며 “캔 겉면에 어린이, 임산부 및 카페인에 민감하신 분은 음용에 주의하라는 표기를 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경고 문구는 핫식스 캔 뒷면에 작은 글씨로 적혀 있어 잘 보이지 않았다. 직접 찾아봐야 보일 정도다.

청소년 부작용 우려

식약처 지침안에 따르면 식품업체 및 제약업체는 제품에 대한 효능효과, 용법용량, 사용상 주의사항 등을 상세히 기재해야 한다. 사용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나타내야 한다.

한편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2012년 기존 250ml 용량 제품보다 카페인 함량을 44% 늘린 대용량 제품을 선보여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dklo216@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술+에너지음료’ 위험성 논란

일부 소비자들이 술집이나 클럽, 바 등에서 에너지음료를 술과 섞어 마시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고카페인 음료에 알코올까지 섞어 마시면 혈압상승과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어 다양한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에너지음료를 술과 함께 마시면 강력한 각성효과로 인해 술에 취하지 않은 것처럼 느끼게 된다. 미국에서 진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에너지 음료와 술을 함께 마시면 술만 마신 경우보다 필름이 끊기는 현상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운전을 시도한 사람도 4배 많았다. 따라서 미국, 캐나다 등에서는 에너지 음료에 대한 경고와 규제까지 도입한 상태다.


실제 지난 2012년에는 캐나다 10대 세 명이 에너지드링크 '레드불'을 마시고 사망했다. 35명은 2003년 이래 심각한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고 캐나다 정부가 발표했다. 캐나다의 일부 주는 에너지드링크의 판매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지난해부터 카페인 함량이 액체 1ml당 0.15mg 이상인 음료에 고카페인 함유 제품임과 총 카페인 함량 표기를 의무화했다. 또 어린이나 임산부 등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의 경우 섭취를 자제토록 하는 주의문구를 제품에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했다. 아울러 어린이, 청소년의 고카페인 음료 섭취를 제한하기 위해 학교 매점 및 우수판매업소에서 고카페인 음료 판매를 금지시키는 내용의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 특별법을 개정했다. <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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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전’ 친윤 대숙청 시나리오

‘대선 전’ 친윤 대숙청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는 당원들의 도움으로 대선후보 지위를 유지했다. 확실한 명분을 쥔 김 후보는 설령 대선서 패배하더라도 당권 장악을 위한 투쟁을 이어가야 한다. 김 후보가 당내 주도권 다툼서 이기는 방법은 무엇일까?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는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권성동 원내대표 등 친윤(친 윤석열)계의 대선후보 교체 시도를 당원들의 반대로 진압한 후에야 선대위를 구성했다. 김 후보는 지난 11일 대선후보로 등록했고, 대선후보의 당무우선권을 발동해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을 같은 날 진행된 의원총회서 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했다. 갑툭튀 위원장 권 전 비대위원장이 후보 교체 시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기 때문이었다. 일각에선 권 원내대표의 사퇴도 강하게 요구했지만, 김 후보는 권 원내대표를 유임했다. 이날 진행된 의원총회엔 의원 107명 중 50명만 참석했다. 후보 교체 시도에 가담한 친윤계 의원들은 대거 불참했다. 이어 지난 12일엔 국민의힘 비대위 회의가 개최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회의서 김용태·주호영·권성동·나경원·안철수·황우여·양향자 등 7인 공동 선대위원장 체제를 발표했다. 김 후보는 후보 교체 시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을 대신해 박대출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했다. 박 의원은 선대위서도 총괄지원본부장을 맡았다. 이틀 동안 확정·발표된 인선 중 가장 주목받은 것은 김 비대위원장 임명이었다. 30대 중반 막내 초선 의원을 당 대표격 직책에 임명했기 때문이었다. 김 비대위원장은 비대위원으로서 후보 교체 시도에 강하게 반대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2021년 전당대회서 청년 최고위원으로 당선돼 이준석 당시 대표가 이끌던 지도부에 참가했다. 이어 황우여 전 비상대책위원장 시절에도 비대위원으로 발탁됐던 경험이 있다. 이 전 대표 시절엔 소장파 ‘천아용인’ 중 1명으로 거론됐던 적이 있고, 이 전 대표가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한 이후에도 돈독한 친분을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선 김 비대위원장 발탁을 놓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대비한 것”이라고 평가한다. 다만 김 비대위원장에 대해선 “소장파로서의 행보가 약하다”는 평가도 있다. 그래서 김 비대위원장이 적극적으로 권한을 행사할 수 있을지 회의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지난 12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서 “친윤계가 김 비대위원장을 화살받이·방패막이로 앞세워서 상황을 돌파하려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 비대위원장의 역량을 인정하는 기준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의 결별 및 출당을 제시했다. 함께 출연한 장윤선 정치 전문 기자는 “제일 고통스러운 사람은 김 비대위원장 자신일 것이란 얘기가 있다”며 “대선서 크게 패배하면, 그 책임을 김 후보가 아닌 김 비대위원장이 지는 방식으로 정리하기 위해 허수아비로 세워놓은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고 거들었다. 친윤계는 의원총회 불참으로써 김 비대위원장 지명에 암묵적으로 동의했다. 김 후보는 당원투표로써 친윤계의 후보 교체 시도를 진압했기 때문에 명분을 확보했다. 국민의힘의 주도권을 휘어잡을 기회를 얻었다고 볼 수도 있다. 30대 초선 비대위원장 총알받이? 방패막이? 김 후보가 대선후보 지위를 굳힌 후 먼저 교체한 사람이 이 전 사무총장이란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전 사무총장은 당 선거관리위원장 자격으로 김 후보 선출 취소 공고와 새 후보 등록 신청 공고를 발표했다. 후보 등록 신청 공고에 제시된 등록 신청 기간은 지난 10일 오전 3시부터 4시까지였고, 등록을 위해 준비해야 할 서류는 총 32종이었다. 등록 장소는 국회 본관 228호 비대위 회의실이었다. 이 황당한 상황은 한 편의 코미디로 남았다. 이날 오전 3시부터 4시 사이엔 공고를 본 후 국회를 방문해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등록하러 왔다”면서 국회 경비대에 “문을 열어달라”고 요구하는 조롱성 방송을 진행한 유튜버도 있었다. 이 전 사무총장은 소동이 끝난 후 의원 단톡방에 김 후보를 비판하고 권 전 비대위원장을 두둔하는 취지로 어느 정치평론가의 칼럼을 게재했다. 이어 친한(친 한동훈)계인 국민의힘 정성국 의원으로부터 “총장님 입맛에 맞는 정치평론가의 글을 단톡방서 읽을 이유는 없다”고 비판받았다. 김 후보로선 사태가 끝난 이후에도 후보 교체 시도를 정당화하는 이 전 총장을 유임시킬 이유가 없었다. 선거를 목전에 두고 있으므로 권 원내대표까지 교체해 파문을 확대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김 후보가 당의 주도권을 확실히 휘어잡을 기회를 잡은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선대위를 움직일 당 사무총장은 빨리 교체해야 했다. 김 후보는 권 원내대표를 유임시켜 ‘휴전’ 메시지를 보낸 후 친윤계와의 암묵적 합의를 거쳐 김 비대위원장을 임명했다. 이어 실권을 행사하는 사무총장을 신속하게 확보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교체 시도는 1991년 8월 발생한 소련 공산당 보수파의 쿠데타를 연상시킨다. 보수파는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대통령을 몰아내기 위해 쿠데타를 일으켰다. 이 쿠데타는 KGB 알파그룹과 전차부대 등이 동원돼 신속하게 진행된 군사작전이었다. 쿠데타는 실패했고, 소련은 해체됐다. 이처럼 정치적 기획을 군사작전처럼 몰아쳐 진행하는 성향이 있는 사람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윤 전 대통령은 이런 식으로 당 대표 2명과 비대위원장 1명을 쫓아낸 적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대변인은 지난 10일 “윤석열 지령, 국민의힘 연출로 시작된 대선 쿠데타”라고 주장했다. “행보가 약하다” 윤 전 대통령도 본의 아니게 자수 아닌 자수를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그런데 이 게시글엔 “김 후보를 지지하셨던 분들도 이 과정을 겸허히 품고 서로의 손을 맞잡아야 한다”는 문장이 있었다. 김 후보의 패배를 기정사실로 한 게시글을 수정 없이 그대로 올렸다. 김 후보와 친윤계의 대결이 ‘휴전’에 불과하다는 것을 암시하는 게시글이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등 친한계는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김 후보를 거들었다. 이 중 친한계 좌장 6선 조경태 의원은 김 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단일화 논란이 분분했던 지난 9일에도 “무책임한 외부 인사 영입을 통해 대선을 치를 거라면, 경쟁력 있는 이재명 후보를 데리고 오는 게 빠른 거 아니냐”면서 김 후보를 두둔했다. 이를 두고 “당원투표서 김 후보 교체 시도가 부결됐던 이유 중 하나는 친한계 당원들의 반대 움직임”이라고 보는 일각의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김 후보와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탄핵 등 여러 사안서 의견이 엇갈렸다. 두 사람은 국민의힘이 대선서 패배하면 다시 진행될 가능성이 큰 당권 투쟁의 잠재적인 경쟁 상대다. 김 후보는 56.53%를 얻어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한 전 대표가 얻은 43.47%도 무시하긴 어려운 수치다. 친한계 일원인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한 전 대표의 선대위 참여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전 대표는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상계엄 및 탄핵 반대에 대한 사과 ▲윤 전 대통령 부부와의 절연 ▲한 전 총리와의 단일화 약속을 내걸고 후보로 선출된 것에 대한 사과 등 자신의 선대위 참여 조건을 제시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를 언급하면서 “김 후보가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렇듯 김 후보는 당내 유력 계파들인 친윤·친한과의 불씨를 두고 있다. 두 계파 모두 앙숙이기 때문에 김 후보로선 두 계파 모두를 포섭하기도 쉽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2026년엔 국회의원들의 ‘대목’이라고 볼 수 있는 지방선거가 진행된다. 불씨가 들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최소한 선거 상황에선 김 비대위원장이란 완충지대가 필요했을 가능성도 있다. 김 후보도 바보가 아닌 한 대선 승리 가능성이 크지 않단 것은 잘 알고 있다. 그 자신도 친윤계의 쿠데타로 인해 정당하게 선출된 후보직을 잃을 뻔했다. 대선 이후엔 곧바로 당권 투쟁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 후보가 대선 이후에도 정치적 영향력을 잃지 않고 당을 장악하려면 당권 투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김 후보에게도 우군이 필요하다. 남겨놓은 갈등 불씨 김 후보는 지난 2020년 1월 국민의힘의 전신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이후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돈독한 친분을 유지했다. 같은 해 8월 발생한 사랑제일교회 코로나19 집단감염 사건 이후에도 경찰이 자가격리 조치를 어기고 집회에 참석한 사랑제일교회 일부 신자를 연행하려고 하자 이를 막는 등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당시 김 후보는 “내가 김문수인데, 왜 가자고 그러느냐”라거나 “내가 국회의원을 3번 했다”는 등 호통을 치는 등 경기도지사 재임 당시 119에 전화해 갑질했던 ‘도지삽니다’ 사건을 연상시키는 언행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전 목사는 후보 교체 시도를 격렬하게 비판했다. 전 목사가 주도하는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 국민운동본부(이하 대국본)는 지난 10일 국민의힘을 규탄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전 목사는 이날 “멀쩡하게 뽑아놓은 김문수를 아웃시키고, 한덕수를 영입했다”며 “국민의힘이 사기 치는 것 봤죠? 이건 완전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대국본도 같은 날 배포한 입장문서 “국민의힘은 종북 좌파와 맞서 싸우겠다는 애국 보수만 나타나면 알레르기 반응부터 보인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지난 8일 관훈토론회 초청 토론회서 “광장 세력과도 함께 손잡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기독교의 교회 조직과 말씀 때문에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가 버티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전 목사 등 강경보수 성향 일부 교계를 극찬했다. 당내 지분이 전혀 없는 상황서 친윤·친한 모두와 경쟁해야 하는 김 후보로선 우군이 절실하다. 김 후보는 강경보수 세력 내부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와도 돈독한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 4월24일 전씨의 유튜브 채널 ‘전한길뉴스’에 출연했다. 전씨는 전 목사의 경쟁자로 통하는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와 연결돼있다. 전씨는 김 후보의 선거 전략을 분석하면서 “김 후보가 기득권 정치와 차별화된 이미지를 구축하고, 호남 지역 표심을 공략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TV 토론서 압도적 존재감을 발휘하고, 막판에 보수 우파가 단합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 목사와 전씨는 윤 전 대통령 탄핵 국면서 보수 진영 내부의 막강한 영향력을 확보했다. 두 사람의 영향력은 인원 동원 능력으로부터 비롯된다. 이들을 국민의힘 내부에 유입시켜 전당대회서 승부를 본다면, 김 후보가 국민의힘을 장악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지방선거서 급한 일은 의원들의 지역구 내 지방선거 공천에 개입하는 일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역구 국회의원의 영향력 아래서 손발 노릇을 하는 기초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장악하면, 의원들의 손발을 묶어둘 수 있다. 후보 교체 시도 5적 지역구서 공천 전쟁? 김 후보와 충돌할 가능성이 큰 의원은 ▲권 전 비대위원장 ▲권 원내대표 ▲이 전 총장 ▲성일종·박수영 의원이다. 이 중 이 전 총장을 제외한 4명에 대해선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서 ‘4적’이라고 주장했던 적이 있다. 홍 전 시장은 “경선을 혼미하게 한 책임을 지고, 의원직 사퇴·정계 은퇴하라”고 주장했다. 이들 중 지도부였던 ▲권 전 비대위원장 ▲권 원내대표 ▲이 전 총장은 후보 교체 시도를 직접 진두지휘했다. 성 의원은 김 후보와 한 전 총리의 단일화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박 의원은 김 후보의 캠프에 참여했지만, 김 후보가 단일화와 관련해 신경전을 이어가자 “김 후보 주변 운동권 출신 인사들이 ‘한 전 총리는 가라앉고, 김 후보가 단일후보가 될 것’이라는 식의 논리를 퍼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김 후보를 일컬어 “전형적인 좌파식 조직 탈취 시도를 하고 있다”는 비난도 이어갔다. 김 후보는 대선후보 자격이 취소됐던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개최해 스스로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김문수”라면서 지도부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어 캠프 내 측근들과 함께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방문해 대통령 후보실을 점거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선 “왕년의 투사 김문수가 돌아온 것이냐”고 반응했다. 이날 김 후보의 대응을 돌아보면, 대선 이후 당권 투쟁서 물러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독자 영역을 구축한 친윤·친한과 달리 김 후보는 외부 세력을 당내에 유입시키기 위한 명분부터 구축해야 한다. 대선서 패배하더라도 의미 있는 득표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홍 전 시장은 자유한국당 후보로서 대선에 출마했지만, 보수 정당이 분열됐던 여파를 극복하지 못했다. 그래서 불과 785만여표(약 24%) 득표에 그쳤다. 이는 역대 대선 직선제 2위 후보 중 당선자와 최다 표차 낙선과 보수 정당 최저 득표율이었다. 홍 전 시장은 대선 패배 이후 약 3주 동안 미국을 방문한 후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로 당선됐다. 예나 지금이나 당내 세력이 미약한 홍 전 시장은 당의 하락세를 막지 못했고, 지난 2018년 지방선거 패배 책임 차원으로 당대표직서 물러났다. 대선서 많은 득표를 하지 못했던 것도 홍 전 시장의 지도력에 힘이 붙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였다. 따라서 김 후보로선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당을 장악하기 위해선 패배하더라도 최대한 많은 득표를 해서 명분을 쥐는 것이 중요하다. 이 후보와의 단일화 시도를 완전히 접지 않은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하한선 35% 무너지나 YTN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11~12일 이틀간 무선 100%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했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보다 13% 뒤처진 33%의 지지를 얻었다. 김 후보가 설령 대선서 패배하더라도, 국민의힘을 장악하려면 40% 이상의 독자 지지율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최저 하한선은 35%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후보에겐 승패 여하를 떠나 많은 것이 달린 대선일 수밖에 없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