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생명 살인적 구조조정 실상

“사장님 악명대로 피바람이 불고 있다”

[일요시사=경제2팀] 박효선 기자 = 보험업계에서 구조조정 전문가로 통하는 정문국 ING생명 사장. 그는 올 초 ING생명 사장이 되면서 직원들을 위한 경영을 약속했다. 구조조정은 당분간 하지 않겠다고 직원들을 안심시켰다. 그러나 정 사장의 약속은 반년도 되지 않아 깨졌다. 그의 악명대로 임원들은 줄줄이 나갔다. 직원들은 퇴직압박에 시달렸다. 정 사장이 취임하고 나서부터 ING생명에 피바람이 불고 있다. 노조는 정 사장의 취임을 막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지난달 29일 희망퇴직 기간이 끝났다. 그동안 수많은 ING생명 직원들이 퇴직면담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이 응급실에 실려 갔다. 임신 중이었던 한 여직원은 면담을 받다 쓰러졌다. 또 다른 직원도 ‘차라리 자살을 하고 싶다’고 호소하다 실신했다.

구조조정 전문가
거짓말도 전문가

지난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PEF)에 인수된 ING생명이 위기를 맞고 있다.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구조조정을 둘러싼 노사갈등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달았다. 정문국 사장이 지난2월 ING생명 사장으로 취임하면서부터다.

당시 노동조합은 정 사장의 취임을 강력 반대했다. 그는 보험업계에서 ‘구조조정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정 사장은 알리안츠생명 사장으로 재직했던 때 용역깡패를 동원해 노조원들을 폭행하는 등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정 사장은 이러한 꼬리표를 떼기 위해 취임 전부터 먼저 노조에 손을 내밀었다. ‘노사 간 상호신뢰와 협력을 위한 합의서’를 체결하고 취임식 직전에는 이명호 노조위원장을 따로 만났다. 그렇게 정 사장은 노사 화합을 위해 적극 노력했다. 이때만 해도 정 사장의 태도에 노사 분위기는 훈훈했다. 그런데 그의 약속은 반년도 지나지 않아 깨졌다. 정 사장은 6월부터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하기 시작했다.

우선 임원 및 부장급부터 대폭 감축했다. 정 사장은 임원 32명 중 16명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대규모 조직개편을 통해 중복 부서를 통폐합했다. 이 과정에서 75명에 달했던 부서장급 인력도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희망퇴직은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달 정 사장은 희망퇴직을 권고하는 메시지를 보내 직원들로부터 한바탕 욕을 먹었다. 그는 사내인트라넷의 CEO메시지를 통해 “희망퇴직 시행이 직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부여하고, 회사 또한 새롭게 변모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냈다.

이와 함께 희망퇴직 교섭을 제안하는 내용의 공문을 노조에 보냈다. 정 사장은 “회사의 어려움으로 인해 모든 직원들과 미래를 함께 할 수 없음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변화만이 모두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고,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대한 성의를 다해 희망퇴직 제안을 준비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을 예고한 것이다.

이러한 정 대표의 메시지에 ING생명 노조는 분노했다.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정문국 사장이 말하는 ‘희망퇴직’은 과연 누구의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인가”라며 “바로 투기자본 MBK파트너스의 간절한 희망일 뿐, 노동자들에겐 ‘퇴직보상금’이라는 일시적인 당근을 제시해 절망적인 선택을 거부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합법이라는 껍데기를 뒤집어 쓴 ‘희망퇴직’ 과정에서 조직내부의 갈등과 불안감이 확산될 수밖에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노조는 지난해 12월 ING생명을 인수할 당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했던 MBK파트너스가 반년 만에 손바닥 뒤집듯 약속을 어겼다고 규탄했다. 경영을 제대로 해보지도 않은 상황에서 구조조정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희망 없는
희망퇴직

ING생명은 희망퇴직 대상을 정해놓고 면담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희망퇴직 대상은 5년차 이상, 차장급 이하의 직원들이다. 2011년 1월1일 이후부터 입사한 직원은 제외됐다.

정 사장은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직원들에게 근속연수의 1.25배에 해당하는 퇴직금에 10개월치 월급을 얹어주는 ‘1.25N+10’ 패키지를 제시했다. 예컨대 급여가 400만원이고 10년차 직원이 희망퇴직을 하면 1.25 곱하기 10에 10을 더해 22.5개월치 평균 급여로 9000만원을 받게 된다. 하지만 희망퇴직자는 예상보다 많이 나타나지 않았다.

‘구조조정 전문가’정문국 사장 진두지휘
노조에 먼저 손 내밀더니…뒤돌아 뒤통수

오히려 면담진행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졌다. ING생명 두 직원이 면담도중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 갔다. 이후 노사 갈등은 최고조에 치달았다. ‘찍어내기’ 논란이 이어졌다.

ING생명 한 직원의 제보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임신 6주째였던 여직원은 면담 당시 퇴직의사가 없음을 밝혔는데도 사측이 3차례 면담을 진행했다. 그는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아온 끝에 병원으로 실려 갔다. 이에 따라 노조는 사측이 육아휴직 중이거나 임신 중인 여성 직원에게 주로 퇴직강요를 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임신한 여직원이 실신한 뒤 노조 측은 ‘면담을 통해 퇴직을 압박하지 말라’고 요청했다. 사측은 용어 순화 등 압박 수위를 낮추겠다고 했다.

하지만 사측의 직원들에 대한 면담은 이어졌고, 또 다른 직원이 쓰러졌다. 이 직원 역시 퇴직의사가 없음을 밝혔음에도 해당 부서장이 ‘너와는 같이 일 못 한다’ ‘우리 부서에 네 자리가 없다’며 8차례 면담을 진행했다. 그는 극심한 압박에 시달리며 ‘차라리 자살을 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결국 지난달 25일 그는 실신해 병원에 실려갔다.

익명을 요구한 ING생명 직원은 “특정인을 대상으로 총 8회에 걸쳐 소위 ‘찍퇴’ 면담을 실시했다”며 “면담과정에서 과중한 스트레스로 이 직원은 동료들에게 한강에서 자살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개인적 중압감을 토로했음에도 불구하고 7차면담을 진행했다”며 “면담진행과정의 강압과 폭언에 근육 경직 및 호흡곤란을 일으켜 동료들이 119에 신고해 병원에서 긴급조치를 받았다”고 밝혔다. 현재 두 직원은 휴식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ING생명은 해당 직원이 병원에 실려 간 것은 사실이지만 퇴직 강요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희망퇴직 제도를 알렸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ING생명 관계자는 “5년 이상 근무자들이 주로 면담을 받았지만 특정 대상을 찍어서 면담을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희망퇴직에 대한 안내를 받은 정도였다”라고 해명했다.

직원 쫓아내고
설계사 늘리기

ING생명은 본사 인원을 감축하는 것과 반대로 설계사 조직은 늘리는데 혈안이다. 정 사장은 설계사를 끌어들이기 위해 파격적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했다. 기존 단기적 성과의 인센티브 제도에서 장기적 관점의 분할방식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ING생명이 도입하기로 한 인센티브 제도는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형식과 유사하다. 1년 동안 설계사들의 업무를 평가하고 이에 대한 인센티브를 분기별로 분산해 지급하는 것이다.

새로운 인센티브를 얹어주면서 기존 설계사는 붙잡고 다른 곳 설계사들을 끌어들여 실적을 올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한 2년여 동안 매각작업이 지연되면서 설계사들의 숫자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정 사장의 설계사 정책은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설계사들 사이에서도 모집인을 붙잡아 두기 위한 임시방편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국내 생명보험사 한 설계사는 “ING생명이 실적이 조금만 괜찮아도 ‘우수설계사 상금’을 주고 이번 여름에도 해외여행을 대거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설계사들을 붙잡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데 사실상 당장 ING생명 모집인 입장에서는 좋겠지만 길게 보면 실적경쟁 때문에 불완전판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귀띔했다.

업계에 따르면 ING생명 설계사는 6000여명으로 파악됐다. ING생명 설계사는 2013년 4월 말 6700명에서 2013년 10월 6500명, 올해 1월 6100명, 4월말 현재 6000명 수준으로 줄어들고 있다. 감소폭은 줄어들고 있는 편이다. 그러나 내부 상황을 보면 실제 영업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소식이다.

이중에서도 실제 영업을 하고 있는 설계사는 절반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ING생명이 조직을 큰 것처럼 보이려고 영업을 하지 않는 설계사들의 자리를 빼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대주주 MBK가 5년 후 ING생명을 재매각할 때 높은 가격을 부르기 위해 본사 조직은 줄이고 영업인원을 늘리기 위한 방편으로 보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생명보험사의 설계사 수당을 높이는 정책은 실적을 높이기 위한 낚싯밥 같은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설계사가 자신의 역량을 넘어서 상품을 판매하려다 불완전 판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부연이다.

구조조정은 ING생명이 매각가를 높이기 위한 방식이라고 보았다. 이 관계자는 “외국계 사모펀드인 MBK는 국내 경제가 어떻게 되든 상관하지 않는다”라며 “인수 가격보다 더 비싸게 매각하는 것만이 목표이기 때문에 시세차익으로 수익을 남기기 위해 실적 올리기에 급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설계사 정책으로 매각가를 높이기위한 자구책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금융당국이 외국계 자본에 먹거리를 떠안겨 준 셈”이라고 꼬집었다.

희망퇴직? 임직원 줄줄이 잘려
설계사 키워 실적 올리기 복안

정 사장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ING생명를 인수한 직후인 올 2월에 취임했다. 사모펀드는 통상 5년 정도 안에 기업 가치를 극대화한 다음 이를 되팔아 수익을 남긴다.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MBK파트너스가 정 사장에게 ‘실적 극대화’를 주문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ING생명의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도 이런 맥락일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달 2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 사장은 희망퇴직 등의 인력 구조조정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정 사장은 “ING생명이 지난 2008년 업계 4위에 있을 때 월납보험료가 100억원 수준이고, 임직원 수는 1000명이었다”면서 “현재는 월납보험료 26억원으로 월 매출액이 30% 수준으로 줄었지만 직원 수는 그때와 똑같다”고 희망퇴직의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그는 “희망퇴직과 정리해고는 분명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자살보험금
과징금 문제도

이런 와중에 ING생명은 자살보험금 미지급에 따른 당국의 제재를 받았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03년부터 2010년까지 모두 400여건, 금액으로는 500억원이 넘는 자살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ING생명을 제재조치하기로 결정했다. 금감원은 ING생명이 재해사망 특약 가입 후 2년이 지나 자살한 경우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기로 한 약관을 어기고 일반사망보험금만 지급한 것을 명백한 규칙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고의가 아닌 과실로 보고 제재 수위는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은 ING생명에 ‘기관주의’와 과징금 4900만원을 사전 통보했다.

문제는 당국의 제재 수위가 아니라 ING생명이 추가로 지급해야할 보험금 규모다. ING생명이 지급해야 할 자살보험금은 500억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3분의 1 수준이다.

ING생명이 자살보험금을 약관대로 지급하면 올해 순이익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ING생명의 순이익은 2011 회계연도(2011년 4월~2012년 3월) 2409억원에서 2012년 1993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실적은 1878억원으로 2012년 같은 기간(1525억원)보다 늘었다.

ING생명은 일단 금융위의 최종 결정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ING생명 관계자는 “금감원의 과징금에 대한 통보는 아직 안 나왔다”며 “정식 통보 전까지는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과징금 부과 결정이 내려지면 법정 소송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순이익이 줄어들수록 경영진의 성과급도 작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ING생명이 자살보험금 지급을 막기 위해 총력전을 벌일 것으로 보고 있다.

 

<dklo216@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카페베네 '점포 후리기' 백태, 실적에 눈멀어…

공정거래위원회가 카페베네에 19억4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가맹사업법 위반 행위에 부과된 과징금으로는 역대 최고액이다. 가맹점에 할인행사 비용 전액을 떠넘기고 인테리어 시공 등도 본사를 통해서만 하도록 강제한 이유에서다.

공정위에 따르면 카페베네는 2010년 8월 통신사 KT와 제휴해 KT 멤버십 회원이 카페베네에서 음식료품을 구매할 경우 가격의 10%를 할인해주는 계약을 맺었다. 할인 금액은 KT와 카페베네가 반씩 부담하기로 했다. 당시 전체 가맹점 중 40%는 비용 부담 증가를 우려해 제휴할인 서비스 개시를 반대했다. 하지만 카페베네는 할인행사 진행을 일방적으로 통보한 뒤 그해 11월부터 실시했다.

카페베네는 이후 본사의 비용분담분(50%) 전액을 가맹사업자가 부담하도록 했다. 카페베네는 당초 가맹사업자와의 계약서에서 판촉비용을 가맹본부와 가맹점주가 나눠 내기로 약속했지만 이를 무시했다. 공정위 측은 카페베네가 가맹본부의 지위를 이용해 가맹점주에 불이익을 준 것으로 판단했다.

 

가맹법 위반 역대 최고 과징금

 

또 카페베네는 새로 가맹점을 내려는 가맹 희망자가 매장 인테리어 시공과 장비·기기 조달을 모두 본사 또는 본사가 지정한 업체를 통해서 하도록 강제했다. 가맹 희망자가 시공 위탁 요구를 거부하면 아예 가맹계약을 맺지 않았다. 카페베네는 가맹 희망자에게 계약 체결 전 미리 점포를 확보하도록 했다. 그런데 가맹계약이 불발되면 예비 가맹점주는 점포 임대료를 날리게 된다. 이 때문에 가맹 희망자들은 본부의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아울러 카페베네는 지난 6월에도 블랙스미스에 축산물을 공급할 당시 ‘축산물판매업 영업·판매신고’를 하지 않아 식약처로부터 행정처분 제재 조치를 받은 바 있다. <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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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특검, 대북송금 수사 막전막후

공수처·특검, 대북송금 수사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쌍방울 대북송금을 두고 수사기관이 대거 투입됐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수사팀을 꾸리고 ‘조작 기소’ 혐의를 받는 검사들을 겨눴다. 법조계에서는 두 기관이 대북송금 진상규명을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수사 전문성 논란에 이어 인력난에 허덕이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점에서다. 검찰을 향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압박이 거세다. 쌍방울 대북송금과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 비리 사건을 ‘조작 기소’라고 규정하면서 복수의 기관이 수사에 착수했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특별검사 권창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사정도 녹록지 않다. 고질적 인력난이 걸림돌이다. 수사에 착수했다고 해도 사건의 전모를 밝혀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이유다. 이례적 수사 착수 서울고등검찰청 인권침해점검 태스크포스(TF)는 2022~2024년 대장동 사건을 수사해 이재명 대통령을 기소했던 서울중앙지검 2기 수사팀 검사 9명을 감찰 중이다. 앞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 7일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진상규명 국정조사’ 국회 기관보고에서 “지난해 9~12월 감찰 요청이 접수됐다”며 “별건 수사로 피의자를 압박하거나 진술을 강요·회유, 정영학 녹취록을 조작한 내용 등”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9·11월 법무부에 엄희준, 강백신 등 대장동 사건 담당 검사들에 대한 감찰을 요청했다. 이들은 민간사업자들 진술을 근거로 2023년 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을 대장동·위례 사건 공범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자신 몫 배당 이익이 “이재명 거니까 떼어먹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고, 남욱 변호사도 “천화동인 1호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본인 지분이 포함된 것으로 이해했다”고 증언했다. 민주당은 이후 조작 기소 의혹을 거론하고 나섰다. 대장동 피의자들의 주장도 뒤집히기 시작했다. 남 변호사는 재판에서 “검사들한테 ‘배 가르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협박당했다고 주장했다. 정영학 회계사는 자신과 남 변호사 대화가 녹음된 녹취록에서 “위례신도시도 너 결정한 대로 해줄 테니까” 중 위례신도시를 검찰이 “윗 어르신”으로 왜곡해 이 대통령 또는 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 주장을 X(옛 트위터)에 공유해 “황당한 증거 조작”이라고 반박했다. 쌍방울 조작 기소 의혹의 핵심은 북한 공작원 리호남이 필리핀에 없었음에도 그가 “필리핀에 있었다”는 진술을 기반으로 수사가 진행됐다는 것이다. 민주당 측에선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필리핀에서 리호남을 만나 이 대통령 방북 비용 일부인 70만달러(약 10억원)를 건넸다는 법정 진술이 사실이었는지 추궁 중이다. 만일 김 전 회장이 사실이라며 진술을 유지하면 민주당 측에선 위증이라며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고발할 가능성이 있다. 이종석 국가정보원은 지난 3일 국정조사에서 “리호남이 필리핀 아닌 제3국에 체류한 증거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 중심 국조 후 수사기관 대거 투입 검찰→대통령실 연결고리 증거 확보 의문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도 고발당할 처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박 검사가 지난해 9~10월 국정감사에서 연어 술파티가 없었다는 등 취지로 증언한 것을 위증으로 보고 고발을 의결했다. 법사위에서 정 장관은 박 검사의 연어 술파티 의혹 감찰은 시효가 도래하는 5월17일 전 “후속 조치를 가능한 신속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박 검사가 전날 국민의힘이 개최한 ‘민주당 공소 취소 진상규명 청문회’에 참석한 것도 정치 중립 의무 위반으로 보고 감찰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종합특검팀도 조작 기소 의혹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당초 종합특검팀은 지난해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이 끝내지 못한 잔여 사건을 마무리하겠다며 출범했다. 인력난에 골머리를 앓고 있음에도 수사 역량을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조작 기소 의혹에 투입했다. 종합특검팀은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관련 윤석열 대통령실의 개입 시도를 확인했다”며 관련 사건을 서울고검TF에서 이첩받았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종합특검팀은 파견검사 1명, 특별수사관 2명, 파견경찰관 약간명으로 구성된 ‘국정 농단 의심 사건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윤석열정부 대통령실이 당시 수사 과정에 개입을 시도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하지만 대통령실과의 연결고리를 입증할 수 있을지가 이번 수사의 관건으로 꼽힌다. 이번 수사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자체보다는 수사 과정에서의 절차적 위법성과 권한 남용 여부가 핵심 쟁점이다. 국가정보원의 객관적 자료가 대북송금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누락됐거나 국정원에 파견된 검찰 인사들이 대북송금 수사를 대통령실에 보고한 정황들이 사실인지 규명하는 데 수사력이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중복수사 논란도 수사권에 대한 논란도 현재진행형이다. 종합특검법상 수사 대상에는 ‘윤석열과 김건희가 본인 또는 타인의 사건 관련 수사 상황을 보고받고, 수사 및 공소 제기 절차 관련 적법절차를 위반한 사건’이 포함돼있어 종합특검팀은 이를 근거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해당 기준을 두고 대통령실이 보고받았을 모든 사건이 수사대상이 될 수 있어 ‘남용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박 검사가 핵심 증인들을 회유했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연어 술파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과 형량 거래로 이 대통령이 대북송금의 주범이란 진술을 끌어냈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공수처도 박 검사를 직권남용, 그리고 민주당이 통과시킨 법왜곡죄로 수사 중이다. 법왜곡죄는 지난달 시행되기 전 행위에 소급 적용할 수 없다. 하지만 공수처는 사건을 지난달 26일 수사3부에 배당했다. 다만 공수처는 법왜곡 혐의를 ‘단독’으로 수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행 공수처법상 수사 대상으로 명시된 형법 제122조부터 제133조까지의 죄에 법왜곡죄(형법 123조의2)도 포함되지만, 수사 범위에 대한 판례와 적용 기준이 없어 추후 영장 청구나 재판 과정에서 수사권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특히 종합특검팀과의 중복 수사 문제 등도 일부 불가피한 상황이다. 수사 이후의 ‘공소 유지’ 단계 역시 공수처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공수처가 독자적으로 수사를 마무리하더라도 재판에서 공소를 유지하려면 결국 검찰의 협조가 필요하다. 향후 수사 주체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종합특검팀이 사건 이첩을 요구할 경우 공수처가 이를 넘길 수 있다. 공정성 논란 종합특검팀은 수사 초기부터 흔들렸다. 권영빈 특검보가 이 전 부지사와 방용철 전 쌍방울그룹 부회장을 변호한 경력으로 이해충돌 논란이 일었다. 박 검사는 최근 <한국일보>에 “조사 과정에서 방 전 부회장이 ‘사실 권 변호사와 진술을 짰는데, 거짓말하는 것이 힘들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말 그대로 ‘진술 세미나’를 했다는 것”이라면서 “질문이 구체적으로 이뤄지고 피의자의 말과 배치되는 물증이 있다 보니 허위로 답변하기가 힘들어졌던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분석했다. 권 특검보는 2012~2014년 이 전 부지사가 저축은행 등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혐의로 기소된 사건 1·2심 변호를 맡았다. 이 사건은 ‘금품을 받았을 것으로 의심되긴 하나 객관적 물증이 없다’며 무죄로 확정됐다. 이후 이 전 부지사와 친분을 쌓은 권 특검보는 2022년 방 전 부회장이 이 전 부지사에게 쌍방울 법인카드 등 뇌물을 준 혐의 사건 변호를 맡았다. 방 전 부회장은 최근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이 전 부지사가 소개해 줬다”고 말했다. 수사 초기 “법인카드 등은 이 전 부지사의 측근에게 준 것”이라고 했다가, 김 전 회장이 국내 압송된 후 “이 전 부지사에게 줬다”고 말을 바꿨다. 재판에선 법인카드가 사용된 병원에서 발견된 이 전 부지사 진료 내역이 공개되기도 했다. 그는 이후 재판부 질의에 “검찰 조사 발언을 후회한다”면서 “변호사 사무실에서 권 변호사를 소개받고, ‘어떻게 줬냐’ 의논한 것에 맞춰 (검찰)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착수는 했는데…인력난에 골머리 수사 권한 정리 안 돼 공방 불가피 종합특검팀은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었다. 종합특검팀은 입장문에서 “권 특검보가 상담이 끝난 후 (사무실)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방 전 부회장과 이 전 부지사가) 진술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법정에서 쪽지를 주고받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종합특검팀은 지난 16일 언론 공지를 통해 “기존 사건 담당 특검보인 권 특검보가 과거 이화영, 방용철을 변호한 것은 이 사건과 무관하다”면서도 “향후 수사 과정에서 제기될 수 있는 공정성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며 담당자를 김치헌 특검보로 전격 교체했다. 종합특검팀은 법무부에 검사 3명 추가 파견을 요청했으나 일주일이 지나도록 배치받지 못했다. 이 가운데 한 명은 파견 절차가 진행되다가 최근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종합특검팀에 배치된 검사는 정원 15명 중 12명으로 인력 공백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대북송금 사건을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기 위해 추가 인력이 필요하지만 파견이 늦어지면서 수사 준비 단계부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검사 파견이 지연되는 배경으로는 사건의 민감성이 거론된다. 3대 특검팀과 상설특검팀에 투입된 검사들이 50명을 넘는 상황에서 전반적인 인력 부족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재경지검 한 부장검사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대체로 안 가려고 한다. 지금 수도권 검찰청은 사건 적체로 한 사람이 수백개의 사건을 처리해야 할 정도로 사람이 없다. 수도권 외 지청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며 “더군다나 같은 집단 사람을 겨누는 게 어디 쉬운 일이냐. 워낙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파견을 꺼리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이 없다 실제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전국 검찰청 장기 미제 사건은 12만1563건으로 집계됐다. ▲2022년 5만1825건 ▲2023년 5만7327건 ▲2024년 6만4546건 ▲2025년 9만6256건이던 미제 사건이 올해 들어 12만건을 넘어섰다. 불과 1년여 만에 약 2배 늘어난 셈이다. 지역별로 보면 지난 2월 기준 수원지검의 미제 사건은 2만139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의정부지검은 1만410건, 부산지검은 1만229건, 인천지검은 9764건, 대구지검은 9402건이었다. 종합특검팀은 인력 보강이 이뤄질 때까지 서울고검으로부터 넘겨받은 자료를 중심으로 기초 검토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