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 카운트다운> 바빠진 재벌 총수들 '베팅열전'

일꾼 자처한 회장님 “후원 결실 맺을까”

[일요시사=경제팀] 한종해 기자 =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대규모 스포츠 행사가 열리면 기업들 사이에서 이색 응원풍경이 펼쳐진다. 현대산업개발 직원들은 축구를, SK는 핸드볼을, 현대자동차는 양궁을 응원한다. 기업 총수가 해당 스포츠 단체장을 맡고 있어서다. 하반기 국내에서 가장 큰 행사인 ‘인천 아시안게임’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단체장을 맡고 있는 총수들은 선수들의 좋은 성적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오는 9월19일부터 10월4일까지 16일 동안 우리나라 하반기 최대 행사인 ‘인천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23개 종목에 42개국 6000여명의 선수 및 임원들이 참가해 열전을 펼친다. 
 
우리나라는 “아시아 2위를 지키겠다”는 포부다. 최종삼 태릉선수촌장은 지난달 태릉선수촌에서 ‘인천아시안게임 D-100’ 미디어데이를 열고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많은 격려와 관심 부탁드린다. 선수들은 국민께 힘을 드리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면서 “아시아 2위를 지키겠다. 메달 목표는 90개 이상”이라고 밝혔다.

재벌 오너들의
스포츠 경영
 
국가대표 선수들은 찜통더위 속에서 좋은 성적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선수들을 뒤에서 지원하는 스포츠 단체장들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특히 기업을 이끌고 있는 단체장들은 성적이 기업의 이미지와 연결되기 때문에 선수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23개 종목 중 기업 총수 혹은 경영진이 단체장을 맡고 있는 종목은 무려 16개다. 수영, 육상, 양궁, 사이클, 승마, 펜싱, 골프, 체조, 유도, 조정, 사격, 탁구, 레슬링, 요트, 볼링, 근대5종 등이다.
 
먼저 ‘BMX’ ‘MTB’ ‘도로’ ‘트랙’ 등 4개의 세부 종목으로 나뉘어 총 18개의 메달이 걸려있는 사이클은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지원한다. 구 회장은 대한사이클연맹 회장을 맡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 2009년 제24대 연맹 회장을 처음 맡은 이후 2013년 재선임되면서 2017년까지 연맹을 이끌게 됐다.
 
구 회장은 재계에서 알아주는 자전거 마니아다. 3000m 높이의 알프스 고지대를 7박8일 동안 650km 완주해야 하는 ‘트랜스 알프스 대회’에 참가할 정도로 자전거에 각별한 관심과 열정을 갖고 있다. 수차례 4대강 자전거 길을 완주한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지금도 주중 두 차례 이상은 자전거를 즐길 정도다.
 
구 회장은 올림픽 메달 획득을 위한 후원회도 만들었다. 대표팀 육성, 전지훈련 비용 등 필요한 예산 55억원 가운데 10억원을 후원회에서 책임졌고 나머지 비용의 상당 부분은 구 회장 사재를 털었다.
 
메달 획득은 당연하고 색이 문제일 정도로 세계 최정상급을 유지하고 있는 한국 양궁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후원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대한양궁협회장으로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정 부회장의 부친인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85년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해 4차례나 연임할 정도로 양궁을 사랑해왔다. 지금도 명예회장 직함을 갖고 있을 정도다.
 
구자열 회장 남다른 자전거 사랑
양궁 버팀목 정몽구·의선 부자
 

정 회장은 주요 대회 때마다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을 격려하고 간식과 식사까지 챙겼다. 시끄러운 야구장과 경륜장에서 훈련하기, 최전방 철책선 근무, 다양한 극기 훈련 등 새로운 시도를 통해 경기력을 끌어올렸고 국민들의 기대에 항상 부응했다.
 
아들인 정 부회장은 아시아양궁연맹 회장을 겸임하면서 지난 8년간 양궁 발전을 위해 장비 지원, 저개발국 순회 지도자 파견, 합동훈련, 코치 및 심판 세미나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정 부회장은 세계 양궁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세계양궁연맹에서 수여하는 황금화살상을 받기도 했다. 현대차가 한국 양궁에 투자한 금액은 약 300억원에 이른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직을 수락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탁구협회장과 아시아탁구연합 부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엔 국제탁구연맹 특별자문위원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탁구의 위상 강화를 위한 노력을 경주했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피스 앤 스포츠’ 대사 활동 등을 통해 스포츠로 세계 평화에 기여한 부분이 높게 평가된 것이다.
 
조 회장은 ‘피스 앤 스포츠’ 대사로 활동하면서 지난 2011년 11월 카타르에서 분쟁 국가 중심으로 10개국이 참여해 다른 국가의 선수와 팀을 이뤄 탁구경기를 치르는 ‘2011 카타르 피스 앤 스포츠 탁구컵’을 후원해 20년 만에 남북한이 탁구 단일팀을 이뤄내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2012년 12월에는 UN 사무국인 UNOSDP와 저개발 국가 청소년 대상 차세대 리더 양성 프로그램에 20만 달러 규모의 후원을 결정하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특히 대한탁구협회장 취임 후 선수육성 지원, 심판 및 지도자 양성 등 제도 개선으로 한국 탁구 발전 전기를 마련했으며 아시아탁구연합 부회장으로서 중국, 러시아, 스웨덴 등과 탁구 교류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박순호의 세정
요트 공식후원
 
이런 조 회장의 강한 의지에 따라 한진그룹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최고 후원 등급인 프레스티지 파트너로서 항공권, 수하물 등 항공과 관련된 부문에 대해 후원을 하기로 했다.
 
인천아시안게임 대한민국선수단장으로 선임된 박순호 세정그룹 회장은 대한요트협회를 이끌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 2003년 11월 대한요트협회장으로 취임한 이래 현재까지 회장직을 수행하며 요트를 중심으로 비인기종목 육성에 많은 지원과 애정을 쏟아 왔다. 
 
 
세정그룹의 대표 아웃도어 브랜드 센터폴은 지난 2012년 2월 대한요트협회의 공식 후원기업으로 선정되어 제15회 아시아 요트선수권대회를 시작으로 10개 대회를 후원했으며 박 회장은 재임 기간 중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해마다 4억∼4억5000만원의 후원금을 지원했다.

조양호 회장 스포츠로 세계평화 기여
비인기 근대5종의 영원한 파트너 LH
 

박 회장의 노력 덕분에 2007년 옵티미스트급이 소년체육대회 시범종목으로 채택됐으며 전 세계 요트임원 500여명이 참가하는 ‘2009 세계요트연맹 연차회의’ 부산 개최를 유치해 우리나라의 요트 위상을 더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은 인천아시안게임이 다가오면서 어깨가 무거운 단체장 중 한명이다. 허 회장이 이끌고 있는 대한골프협회가 인천아시안게임에서 3연패를, 2016년 브라질 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허 회장은 올해로 골프 구력 50년째다. 그의 부친은 대한골프협회와 한국프로골프협회 회장 등을 지낸 고 허정구 회장이다. 그 영향으로 초등학교 시절부터 골프를 쳤고 첫 라운드는 고교 시절부터다. 단순한 취미라고 하기에는 그의 실력이 뛰어나다. 한국남자프로골프대회에서 상위권에 오를 정도고 젊은 시절에는 7언더파 65타를 수차례 기록했다. 68세라는 골프 선수로서 적지 않은 나이에도 드라이버샷은 260야드 정도 나간다.
 
허 회장은 지난해 2년 연속으로 ‘한국골프계를 움직인 10대 인물’에 이름을 올렸다. 허 회장은 취임 이래 2015 프레지던츠컵,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등의 국제대회 준비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아마추어 골프 발전에 기여한 공이 크다. 60년 동안 이어온 ‘허정구배’가 대표적이다.
 
2연패를 도전하는 남녀유도대표팀은 남종현 그래미 회장의 지원을 받는다. ‘여명808’ 개발로 유명한 남 회장은 지난해 5월 대한유도회장에 취임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프로축구 K리그 강원 FC의 대표를 역임했을 정도로 체육계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주고 있다.
 
남 회장이 유도와 첫 인연을 맺은 것은 철원의 한 초등학교 유도부를 후원하면서다. 남 회장은 이후 2009년 대한 유도회와 함께 여명컵 전국유도대회를 만들었으며 선수촌부터 전지훈련까지 선수들이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노력하고 있다.
 

특히 남 회장은 파벌과 심판 공정성 문제로 시끄러웠던 기존 유도계를 주류와 비주류를 떠나 오직 실력으로만 승부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집 있게 밀어붙이며 ‘정직한 유도’를 만들어 나가는 데 크나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래미는 남 회장의 이런 뜻을 받들어 유도뿐만 아니라 철원 DMZ국제평화마라톤 대회를 10년째 메인스폰서로 후원하고 있으며 K리그 공식 후원사로 16개 지역 축구장에서 무료시음회를 펼치는 등 비인기 종목이나 다른 스포츠에도 관심을 갖고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아마추어 골프 캡틴
허광수 삼양인터 회장
 
근대5종의 영원한 파트너 LH는 1985년부터 대한근대5종연맹을 후원하면서 역대 LH 사장이 이 연맹의 회장직을 겸임하고 있다. 현 LH 사장인 이재영 사장은 지난해 7월 제16대 대한근대5종연맹 회장과 제12대 아시아근대5종연맹 회장에 취임했다. LH는 근대 5종에서 4개 팀으로 구성된 스포츠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도 양궁, 레슬링 스포츠단도 운영 중이다.
 
이밖에 이기흥 우성산업개발 대표이사는 대한수영연맹을, 최진식 심팩 회장은 대한조정협회를, 임성순 아로마소프트 대표이사 겸 위피진흥협회 회장은 대한레슬링협회를, 김길두 다이아몬드호텔 대표이사는 대한볼링협회를 각각 이끌고 있다.
 
 
<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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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