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경이 아름다운 도시 5선 ⑤경남 창원

도시·섬·항구가 어우러진 바다의 야경

창원시는 도시 여행자에게 재미난 요소가 가득한 보물창고다. 도시의 네온과 항구의 여유로움이 어우러진 야경이 으뜸가는 보물이다. 어둠이 드리운 하늘은 석양빛을 이고 있고, 도심에는 조명이 하나둘 켜진다. 건물 불빛 뒤로는 바다가 수줍은 듯 모습을 내보이고, 성산구 귀산동과 마산합포구 가포동을 잇는 마창대교가 위용을 드러낸다.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과 추산근린공원이 포인트다. 창동예술촌에는 1970~1980년대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골목 풍경이 숨 쉬고, 돝섬해상유원지에는 한적한 숲길 산책로가 조성되었다. 바다에서는 더위를 날려버릴 해양 레포츠 체험이 가능하고, 마산어시장과 오동동 아구찜거리에는 싱싱한 해산물과 풍성한 먹거리가 있다. 마산의 도심과 바다가 선물하는 풍경은 여름날 항구 여행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다.

 

 건물 불빛 뒤로 수줍은 바다
과거와 현재 잇는 창동예술촌

경남 중부 남단에 위치한 창원시는 도시 여행자에게 재미난 요소가 가득한 보물창고다. 도시와 바다가 선물하는 멋진 풍경이 있고, 1970~1980년대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골목 풍경이 숨 쉰다. 바다에서는 더위를 날려버릴 해양 레포츠 체험이 가능하고, 어시장에는 싱싱한 해산물과 풍성한 먹을거리가 있다.
본래 창원은 바다와 무관한 산업기지개발구역이었다. 산업공단의 이미지에서 바다를 품은 도시로 변신한 것은 마산시, 진해시와 합쳐져 통합 창원시로 출범한 2010년 7월 이후다. 바다가 생기면서 창원은 아름다운 도시로 변모했다. 봄이면 벚꽃이 진해를 가득 채우고, 여름이면 마산의 바다가 푸른빛을 뽐낸다. 특히 도시의 네온과 항구의 여유로움이 어우러진 마산의 풍경은 여름날 밤바다를 즐기기에 더없이 좋다. 

 

어둠이 서서히 내리는 마산의 야경을 감상하기 좋은 장소는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이 위치한 추산근린공원이다. 추산동 언덕에 자리 잡아 마산의 전경이 고스란히 내려다보인다.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야외 전시장에서 바라봐도 좋겠으나, 미술관이 오후 6시에 문을 닫기 때문에 추산근린공원으로 가야 한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마산의 밤 풍경을 보기 전에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에서 작가 문신의 작품과 예술혼을 만나는 것도 좋다. 문신은 일본에서 나고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한 미술가다. 1940년대 중반 한국에서 인물, 정물, 풍경 등 사실화 계열 화가로 활동하다가, 1961년 초 파리에 정착해 추상 작업을 했다. 그러던 중 프랑스의 고성인 라브넬 수복 작업을 통해 입체에 대한 잠재성을 발견하고 본격적으로 조각 작업을 시작해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도시 여행자의
보물창고


1980년 귀국해 유년 시절을 보낸 마산에서 1994년 문신미술관을 개관했다. 미술관에 대한 그의 애정은 각별했다. 손수 설계한 것은 물론, 야외 조경에도 바위 하나의 배치까지 꼼꼼하게 살폈다. 미술관 건립비용이 부족할 때는 작품을 만들어 팔아가며 충당했다고 한다. 미술관 구석구석 문신의 손길과 애정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야경은 8시 무렵에야 제 모습을 드러낸다. 어둠이 드리운 하늘은 석양빛을 이고 있고, 도심에는 조명이 하나둘 켜진다. 들쭉날쭉 무질서하게 보이던 건물도 불빛에 가려 멋스럽게 다가온다. 멀리 고층 건물 뒤로는 바다가 수줍은 듯 모습을 내보이고, 성산구 귀산동과 마산합포구 가포동을 잇는 마창대교가 위용을 드러낸다. 도시지만 산과 바다, 항구, 섬을 모두 보여주는 멋진 광경이다.제1전시관, 제2전시관, 문신원형미술관, 야외조각전시장으로 구성된 미술관은 조각, 석고 원형, 유화, 채화, 드로잉, 유품, 공구 등 작품과 자료 390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전시실에서 만나는 조각 작품은 좌우대칭의 추상조각으로 대표된다. 미세하게 불균형하고 비대칭인 특징이 작품에 내재해, 생명체와 같이 자연스러운 형상을 띤다. 처음에는 복잡해 보여도 원과 선의 자연스러운 결합과 변화가 곤충, 식물, 인간 등의 구상적 형상을 떠올리게 한다.

 

마산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문화의 낭만을 느끼려면 창동예술촌으로 가야 한다. 창동은 1950~1980년대 마산의 문화와 예술 중심지였다. 마산의 원도심이던 창동은 인구감소와 경기 불황으로 상권이 쇠퇴하면서 빈 건물이 도처에 널린 황폐한 거리로 내몰렸다. 사람들이 떠난 건물에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들면서 창동예술촌이 형성되고, 거리는 점차 활기를 되찾고 있다.

오래된 골목 안 낡은 건물은 커다란 벽화로 치장했다. 예술가들은 각자 특기를 살려 초크 아트, 유리공예, 염색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쇠락해가는 창동이 다시 일어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지금 창동예술촌을 멋스럽게 만들어내는 것은 낡고 허름해 보이지만 어쩐지 정이 가는 아날로그적 풍경이다.
바다에서 즐거움을 누리기에는 돝섬 해상유원지가 제격이다. 마산연안여객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10여분이면 도착하는 돝섬은 각종 화초류와 꽃나무가 있는 섬이다. 바다를 벗하며 걷는 해안 산책로, 조각 작품과 멋들어진 수목이 어우러진 정상 산책로를 걷는 동안 도시에서 누리지 못한 여유와 힐링의 시간을 만끽한다. 돝섬의 ‘돝’은 ‘돼지’의 옛말이다. 김해 가락왕의 총애를 받던 후궁이 섬에 들어와 금빛 돼지로 변했다는 설화가 전해져 ‘황금돼지섬’이라 부르기도 한다.

작가 문신의
작품과 예술혼

돝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 해양 레포츠다. 파도를 가르며 질주하는 요트, 카약 등이 주인공이다. 요트는 1인승부터 5인승 이상까지 다양하다. ‘요트를 어떻게 타지?’ 하는 걱정은 필요 없다. 초보자라도 전문가에게 세 시간 정도 교육을 받으면 혼자 탈 수 있다. 요트에 올라 바다를 달리는 기분은 한마디로 ‘최고’다. 바람을 이용해 자신에게 주어진 자유를 최대한 누릴 수 있다. 카약은 간단한 안전 교육을 받으면 바로 체험 가능하다. 

 

바다에서 맘껏 놀았으면 허기진 배를 채워야 한다. 마산의 제일 별미인 아귀찜을 먹기 위해서는 오동동 아구찜거리로 가야 한다. 아귀찜이 표준어지만, 아귀찜의 원조 마산에서는 어디를 가도 아구찜이라 부른다.
마산 아귀찜은 한겨울 찬바람에 20~30일 말린 아귀를 냉동 창고에 보관해놓고 쓴다. 토박이들이 말하는 아귀찜의 맛은 육질이 단단해서 쫄깃한 말린 아귀에 있다. 말린 아귀를 요리 직전에 불려서 콩나물, 미더덕을 넣고 재래 된장과 고춧가루로 버무려서 찐다.

 


마산어시장에는 마산 앞바다와 통영, 거제 등지에서 갓 잡은 자연산 횟감이 살아 움직인다. 어시장 초입의 건어물 상가부터 채소 가게, 젓갈 가게, 생선 가게가 이어진다. 삶은 돼지를 파는 돼지골목과 과일 도매시장도 있지만, 여행자의 발길은 대풍횟집골목과 장어골목으로 향한다.

 

대풍횟집골목에는 커다란 수조를 앞세운 횟집이 몰려 있다. 봄 도다리, 여름 농어, 가을 전어, 겨울 볼락 외에도 돔, 우럭, 숭어, 쥐치 등 계절에 따라 다양한 생선을 선보인다. 생선회는 모둠으로 주문해도 되고, 한 가지 생선을 무게로 주문해도 좋다.
어시장에서 큰길을 건너면 장어골목이다. 바닷가와 맞닿아 항구의 야경을 배경으로 부드럽고 살집이 통통한 바닷장어의 담백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마산 바닷장어 요리는 고추장 양념을 바르고 굽는 과정을 두세 번 반복해 양념 맛이 속살 깊이 밴다. 양념을 하지 않고 소금장에 찍어 먹어도 좋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돝섬해상유원지→창동예술촌→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마산 야경(추산근린공원)


1박2일 여행 코스
· 첫째 날 : 창동예술촌→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마산 야경(추산근린공원)→오동동 아구찜거리
· 둘째 날 : 돝섬해상유원지→해양 레포츠→마산어시장→장어골목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창원시 문화관광  http://culture.changwon.go.kr
·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http://moonshin.changwon.go.kr
· 창동예술촌  www.changdongart.com
· 돝섬해상유원지    http://dotseom.kr
· 해양레포츠스쿨  http://maritimeschool.cwsisul.or.kr
· 마산어시장  http://masan.golmoktour.kr


문의 전화
· 창원시청 문화관광과 055)225-2341
·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055)225-7181
· 창동예술촌 055)222-2155
· 돝섬해상유원지 055)245-4451
· 해양레포츠스쿨 055)712-0445
· 마산어시장 055)224-0009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마산 :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20~25분 간격
(06:05~다음 날 01:00) 운행, 약 4시간 5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10회(07:30~22:00) 운행,
약 4시간 30분 소요.
* 문의 :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www.exterminal.co.kr
·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 코버스 www.kobus.co.kr
· 마산고속버스터미널 1688-3110
기차> 서울역-마산역 : KTX 하루 9회(05:50~21:50) 운행, 약 3시간 5분 소요.
* 문의 :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자가운전 정보
중부내륙고속도로→내서 JC→남해고속도로 제1지선→서마산 IC→석전교 사거리 우회전→6호광장 오거리→서성광장 사거리 우회전→무학초등학교 지나 우회전→지산동주민센터→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숙박 정보
· 마산m호텔 : 마산합포구 해안대로, 055)223-0550, www.masanmhotel.co.kr
· 리베라관광호텔 : 마산합포구 해안대로, 055)248-5200, http://rivierahotelms.co.kr
· 마산아리랑관광호텔 : 마산회원구 마산역광장로, 055)294-2211
· 타임모텔 : 마산합포구 수산1길, 055)247-9912
· 조이모텔 : 마산합포구 수산1길, 055)244-8722 


식당 정보
· 고향아구찜 : 아귀찜, 마산합포구 오동남길, 055)242-0500
· 진짜초가집원조아구찜 : 아귀찜, 마산합포구 오동남3길, 055)246-0427
· 나야횟집 : 자연산 회, 마산합포구 어시장8길, 055)246-1514
· 해안선횟집 : 장어구이, 마산합포구 수산2길, 055)222-1771
· 만날재손짜장 : 해물짬뽕, 마산합포구 만날고개2길, 055)222-9122


주변 볼거리
가고파 꼬부랑길 벽화마을, 마금산온천, 마창대교, 창원시립마산박물관, 마산조각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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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바뀐’ 이재명 이유 있는 대변신

‘확 바뀐’ 이재명 이유 있는 대변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코로나19 종식과 비상계엄, 대통령 파면으로 인한 조기 대선을 치르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대 대선과 21대 대선 모두 운명의 길목서 치러진 셈이다. 국민의 삶과 밀접하게 닿아 있는 정치권도 큰 영향을 받았다. 코로나19 정국과 내란 정국서 대선을 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는 지난 3년간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3년 전, 20대 대선이 치러지던 2022년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코로나19 시기였던 점을 감안해 소상공인 정책과 경제 재건에 초점을 맞췄다. 민주당의 1호 공약 역시 ‘코로나19 팬데믹 완전 극복’과 ‘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완전한 지원’이었다. 경제 대통령 앞세웠지만… 이 외에도 ▲오미크론 등 변이종 확산 대응 강화 ▲백신 및 치료제 확보 ▲의료보건체제 구축에 대한 충분한 재정 투입 ▲필수예방접종의약품 자급화 실현을 위한 국가지원체제 구축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당시 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는 ‘유능한 경제 대통령’에 초점을 맞춰 5대 비전으로 ▲신경제 ▲공정 성장 ▲민생 안정 ▲민주사회 ▲평화·안보 등을 제시했다. 10대 공약으로는 수출 1조달러를 비롯한 311만호 주택 공급, 문화 강국 실현 같은 경제 중심의 공약을 제시했다. 차기 정부의 큰 틀이 되는 10대 공약을 살펴보면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가 두루 담겼지만, 가장 주목을 받는 건 이 후보의 상징과도 같은 ‘기본 시리즈’ 정책이었다. 기본소득부터 기본주택, 기본금융을 합친 것으로 이 후보의 숨은 1호 공약이란 평도 나왔다. 기본 시리즈는 전 국민에게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하는 동시에 주거와 금융 면에서 보편적인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 공약이다. 가장 대표적인 공약으로는 ‘청년 125만원’ ‘전 국민 25만원’을 지급하는 기본소득을 꼽을 수 있었다. 기본소득은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이던 때부터 추진하던 정책이다. 2021년 7월 경선 후보 2차 정책 발표 기자회견서 이 후보는 “대전환의 위기 시대에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대대적 정부 역할도 중요한 성장 수단이지만, 세계 최저 수준인 국가의 가계소득 지원과 가계소비를 늘리는 것도 경제 성장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차기 정부 임기 내에 청년에게는 연 200만원, 그 외 전 국민에게 100만원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아울러 “지역 골목경제 활성화와 매출 양극화 해소를 위해 소멸성 지역화폐로 지급되는 기본소득은 현금과 달리 경제 활성화 효과가 극대화된다”며 “기본소득은 어렵지 않다. 작년 1차 재난지원금이 가구별 아닌 개인별로 균등하게 지급되고 연 1회든 월 1회든 정기 지급된다면 그게 바로 기본소득”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비상계엄 정신없이 도는 정치판 “전 국민 25만원 지원” 3년 사이 변화는? 당시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의 기본소득 공약이 과거 보수 정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주장하던 ‘경제 민주화’와 닮았다고 봤다. 그러나 이 후보의 기본소득은 재원 확충 방안 등 실현 가능성이 작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민주당은 재원 마련 방안으로 재정개혁을 추진하는 동시에 국토보유세와 탄소세 도입 등 다양한 방법을 제시했다. 그러나 당시 보수 진영에서는 “코로나19 지원금으로 나라 곳간이 텅 비었다”며 ‘포퓰리즘’이라는 꼬리표를 붙였다. 전 국민에게 25만원을 지원하는 방안은 20대 대선 이후에도 이 후보가 꾸준히 밀던 정책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차등 지원, 분배 방식 등에 변화가 생겼지만 이 후보는 지난해 윤 전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서 “민생회복 지원금을 꼭 수용해주길 부탁드린다”며 거듭 당부하기도 했다. 포퓰리즘이라는 보수 진영의 비판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부분적 기본소득은 아이러니하게도 2012년 대선서 보수 정당 박근혜 후보가 주장했다. 65세 이상 노인 모두에게 월 20만원씩 지급한다는 공약은 박빙의 대선서 박 후보 승리 요인 중 하나였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3년이 지난 지금 이 후보는 대선 정국이 시작됨과 동시에 1호 공약으로 “AI 인공지능 3강 도약”을 외쳤다. 경제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AI 대전환 시대를 위한 산업 육성을 약속했다. 고성능 GPU(그래픽처리장치)를 5만개 이상 확보하고 한국형 챗GPT를 국민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모두의 AI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사업이다. 국가 비전으로는 K-이니셔티브를 제시했다. 국내 AI 기술 등에 방점을 찍어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고 경제 성장 국가로 발돋움하겠다는 취지다. 이 후보는 K-이니셔티브를 지역별로 쪼개 맞춤형 공약을 제시하기도 했다. 경기 동탄서는 K-반도체를, 대전서는 K-과학기술을 중심으로 메시지를 냈고 전북 전주서는 K-컬처를 겨냥해 국악인과 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 후보의 21대 대선 공약은 ‘K’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지난 대선서 기본소득 같은 ‘이재명표 공약’을 앞세웠다면 이번에는 12·3 내란 사태로 무너진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켜 세워 ‘진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 지원금 어디로? 공약 발굴 과정 역시 K-이니셔티브를 앞세웠다. 후보 직속인 K-문화강국위원회는 문화 강국 실현을 위한 공약을, K-경제성장위원회는 맞춤형 의제를 설정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선대위 산하에는 K-민주주의·평화위원회를 설치해 ‘빛의 혁명’에 참여한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조직을 꾸렸다. 서울·인천·경기를 겨냥한 K-수도권 비전을 발표하며 “서울을 뉴욕에 버금가는 글로벌 경제 수도로, 인천을 물류와 바이오산업 등 K-경제의 글로벌 관문으로, 반도체와 첨단기술, 평화·경제의 경기로 수도권 K-이니셔티브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기본 시리즈의 존재감은 희미하다. 지난 대선서 기본 시리즈를 앞세운 것과 달리 이번 대선에서는 ‘기본 사회’라는 단어로 묶어 포괄적인 복지 정책으로 탈바꿈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 기본적인 삶을 국가 공동체가 책임지는 사회, 기본 사회로 나아가겠다”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국가전담기구인 ‘기본사회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양극화로 인한 분열과 갈등이 만연한 사회에 우려를 표하며 “기본 사회는 단편적 복지나 소득 분배에 머무르지 않고 국민의 주거·의료·돌봄·교육·공공서비스 전반에 대한 실질적 보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본사회위원회는 기본 사회 실현을 위한 비전과 정책 목표, 핵심 과제 수립 및 관련 정책 이행을 총괄·조정·평가하게 된다. 아동수당 확대나 청년미래적금,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 등 생애주기별 소득 보장 체계를 구축하고 농어촌 기본소득과 햇빛·바람 연금 같은 지역 맞춤형 소득 지원도 점차 확대해갈 예정이다. 개헌에는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나 싶더니 선거 막판서 대통령 4년 연임제와 등을 골자로 한 구상을 밝혔다. 개헌 시기에 대해서는 “논의가 빠르게 진행된다면 2026년 지방선거서, 늦어져도 2028년 총선서 국민의 뜻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국민투표법을 개정해 개헌의 발판을 마련하고 국회 개헌특위를 만들어 하나씩 합의하며 순차적으로 개헌을 완성하자”고 말했다. 이후 최종 공약집서 “위기의 민주주의를 개헌으로 지키겠다”고 밝히면서 다시 한번 못을 박았다. 우클릭? 융통성! 가장 큰 차이점을 보인 건 경제, 그중에서도 부동산 정책이다. ‘민주당 우클릭’이라는 표현이 나올 만큼 민주당은 중도우파까지 껴안는 방법을 마련했다. 우선 민주당은 주택 공급은 늘리되 부동산시장에는 최소한으로 개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왔다. 문재인정부 당시 과도한 세금 규제로 집값이 오르는 등 발생할 각종 부작용과 혼란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후보는 ‘경제 유튜브 연합 토크쇼’에 출연해 “주거 문제에 대해서는 생각을 많이 바꾼 편이다. 집은 주거용이지 투자·투기용은 아니어야 한다고 했는데 지금은 그게 불가능하더라”고 밝힌 바 있다. 부동산시장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하는 만큼 규제를 완화하는 방법을 택해야지, 억눌러서는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 역시 “우클릭, 태세 전환,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시장과 경제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정책을 수정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지난 대선서 “부동산 투기를 막으려면 거래세를 줄이고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 저항을 줄이기 위해 국토보유세는 전 국민에게 고루 지급하는 기본소득형이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세금으로 집값을 잡는 시대는 지났다”며 선을 그었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의 핵심 세제 역시 큰 틀에서 손대지 않고 현행 체계를 유지할 전망이다. 다만 이 후보뿐만 아니라 모든 대선후보들이 이렇다 할 부동산 공약을 내놓지 않고 있어 비교 대상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표가 떨어질 것을 우려해 후보 모두 부동산 정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공약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지난 3년간 일부 노선이 수정된 반면, 이 후보가 뚝심 있게 밀고 나간 공약도 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대선서 “여성가족부를 평등가족부나 성평등가족부로 바꾸고 일부 기능을 조정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밝혔는데 이번 역시 “성평등가족부로 확대·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기본 소득’ 내리고 ‘K-시리즈’ 올리고 갈라치기 대신 ‘중도 실용주의’ 노선으로 이 후보는 사전투표가 진행되기 하루 전날인 지난달 28일6 자신의 SNS에 ‘성평등가족부 확대 공약 메시지’를 내고 “여성들이 여전히 우리의 사회 많은 영역서 구조적 차별을 겪고 있음에도 윤석열정부는 성평등 정책을 후순위로 미뤘다”고 꼬집었다. 이어 “향후 내각 구성 시 성별과 연령별 균형을 고려해 인재를 고르게 기용하고 성평등 거버넌스 추진 체계도 강화하겠다. 중앙 부처와 지자체의 양성평등정책담당관제도를 확대해 성평등 정책 조정과 협력 기능을 강화하겠다”며 “지자체 내 전담부서를 늘려 성평등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겠다”고도 약속했다. 대법관 구성과 다양성 및 전문성 강화를 위한 ‘대법관 증원’도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현재 대법관 한 명이 맡는 사건의 수가 많아 증원은 불가피하다는 게 민주당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번 공약집에도 민주당은 상고심에 대한 국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대법관 증원과 전원합의체 변론 공개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공약집에는 구체적인 증원 규모를 적시하지 않았다. 앞서 민주당은 대법원이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되자 사법개혁을 예고했다. 이때 민주당이 대법관의 수를 100명으로 늘리는 법안을 발의했는데, 선대위가 해당 법안의 철회를 지시하면서 한때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흑묘백묘론’ 역시 20대 대선서도 주장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필요한 정책을 취하고, 김대중·박정희 정책을 따지지 않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에도 이 후보는 국민 통합을 제시하며 좌우를 가리지 않고 오직 경제를 살리는 데 집중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비상계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인 만큼 급진적인 변화와 이념 갈라치기보다는 대한민국을 안정 궤도에 되돌리는 ‘중도 실용주의’ 노선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리미리 착착척척 선대위 소속인 한 민주당 의원은 “조기 대선인 만큼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선거가 치러졌다. 그동안 어떻게 시간이 흘렀는지도 모를 만큼 바빴지만 국민 의견을 적극 수용해 좋은 공약이 나올 수 있었다”며 “대부분 이 후보 머릿속에 원래 있던 공약들이다. 여기에 지난 3년 동안 각종 위원회서 활동한 의원들의 시너지가 합쳐져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재명 공보물, 분위기도 바뀌었다? 대선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책자형 선거 공보물도 눈에 띈다. 지난 공보물은 ‘경제’ ‘일하는 대통령’ 등 유능함을 내세웠다면 이번에는 ‘내란 극복’ ‘빛의 혁명’을 반복적으로 강조해 희망에 초점을 맞추었다. 책자 한 면 전체를 응원봉 시위대 사진으로 채워 이번 조기 대선을 내란 세력 심판 성격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대선 출마 영상도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는 평이다.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 후보는 검은 배경의 스튜디오서 파란 넥타이와 정장을 갖춰 입은 채 출마를 선언했다. 반면 21대 대선 출마 영상서 이 후보는 밝은 분위기의 실내서 베이지색 니트를 입고 등장해 부드러운 면모를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