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돈되는' 보험상품의 비밀 -‘태아보험’ 함정은?

“부모될 준비 되셨나요?” 무턱대고 가입했다 낭패

[일요시사=경제2팀] 박효선 기자 = 결혼 연령이 늦어지고 있다. 노산으로 인해 선천적 질환을 가진 신생아 출산율도 늘어났다. 아픈 아이가 태어나면 부모는 치료비 부담을 안고 살아야 한다. 이에 따라 태아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엄마의 마음을 잘 파고든 이 상품은 부모가 고민 없이 가입하게 만든다. 하지만 태아보험 안에도 많은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무턱대고 가입했다 낭패를 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태아보험은 어린이보험에 붙는 신생아보장 특약이다. 아기가 태어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질병과 선천성 이상에 대해 보장해주는 보험이다. 대부분의 보험사에서 특약으로 판매하고 있다.

임신 필수품

대부분 선천적 장애, 저체중아 육아급여금, 어린이 심장수술, 다운증후군 등이 보장된다. 일부 보험사에서는 암, 백혈병 등까지 보장해준다. 태아보험은 대부분 임신 22주 전까지만 가입할 수 있다. 다만 가입과 동시에 보장받을 수 있는 만큼 임산부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거나 약을 복용한 사실이 드러나면 추후 보장받기 어려워질 수 있다.

출산 후에는 태아보험이 자동 삭제된다. 이후 자녀가 성장하기 시작하면서 어린이보험으로 전환된다. 따라서 자녀 출산 후에는 따로 태아보험을 가입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보험설계사의 부주의로 아이가 태어나고도 어린이보험으로 전환되지 않고 태아보험인 채로 남아있는 경우가 종종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렇게 되면 태아보험료가 그대로 빠져나간다. 이러한 설계사의 실수에 대비하기 위해 가입자는 출산 후 아이의 주민등록등본을 보험사에 보내는 것이 좋다.

태아보험의 보장내역은 생명보험사, 손해보험사마다 다르고, 각사마다 그 기준도 달라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떤 상품을 선택해야 할지 어렵다. 태아보험을 판매하는 회사가 많아 소비자가 한눈에 알아보기가 쉽지 않다.

우선 삼성생명의 태아보험은 출산 시 아이가 다운증후군으로 진단되면 최대 500만원까지 보장한다. 신생아가 선천성 식도폐색증, 선천성 담도 폐색증 또는 선천성 장 등에 걸려 해당 부위에 직접적인 조작을 가하는 수술을 받게 되면 보험료를 지급한다.

즉 개흉수술 또는 개복수술을 받았을 때 보험료가 나온다. 어떤 수술이냐에 따라 지급하는 보험료는 다르다. 출생 시 체중이 1.5kg미만일 경우 100만원, 체중 1.5∼2kg미만일 때는 50만원을 보장해준다.

교보생명은 임신 23주 이전까지 태아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신생아 중대질환, 저체중아일 경우 육아비를 지원한다. 태아가 뇌성마비로 진단받게 되면 1000만원을 지급한다. 개흉수술 시에는 1000만원을 지원한다. 심장시술비는 200만원을 지급한다.

태어나 발생하는 질병·선천성 이상 보장
사은품으로 현혹…사망하면 보험금 없어

LIG손해보험의 태아보험은 ‘New 희망플러스자녀보험’에 붙는 특약이다. 기본적으로 20년 납부에 100년 만기계약이다. 즉 태아부터 성인까지 보장한다. 정신, 지적, 자폐성 장애 1급, 2급 또는 3급 진단 시 보험료를 지급한다. 다만 4등급 이상의 장애는 보장받지 못한다. 가입자의 자녀가 출생시 체중 2kg이하인 경우에는 가입금액의 1%를 지급한다. 장해를 가지고 태어나면 가입금액의 10%, 심한 장해는 가입금액 100%를 보장한다.

현대해상의 태아보험 역시 ‘굿앤굿어린이CI보험’을 통해 임신 22주 전까지 가입할 수 있다. 담보별 보험료는 성별, 나이, 직업, 가입금액 등에 따라 달라진다. 엄마의 질병에 따라 보장금액이 커질 수 있다. 기본계약은 20년 납부에 30세 만기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생명보험사보다는 주로 손해보험사에 있는 태아보험을 선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생보사의 태아보험은 특정 질병이나 상해에 한에서만 보장하기 때문에 보장폭이 좁다”며 “아무래도 손보사의 태아보험은 생보사에서 보상하지 않는 부분보다 더 세분화 돼있고 보장기간도 길어 소비자들이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가입기간이 22주 전까지만 가능한 이유에 대해서 그는 “최근 의료기술의 발달로 임신 중 검사를 통해 태아의 기형이나 이상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역선택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임신 22주까지만 가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생보사의 태아보험과 손보사의 태아보험 차이는 이렇다. 생보사들의 태아보험은 암, 백혈병과 같은 중대한 질병에 고액의 보험금을 보장한다. 다만 감기, 피부병과 같은 소액질병은 보장되지 않는다. 따라서 특정 질병으로 인한 수술비나 진단비를 받고자 하는 부모들에게 적합하다.

반대로 손보사의 태아보험은 각종 질병 혹은 상해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면 해당 금액을 실손으로 보장한다. 특약을 활용해 암, 각종 진단금 또는 수술비를 추가해 설계가 가능하다. 일상생활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병원비를 사용한 만큼 보장받을 수 있어 보장 폭이 생보사에 비해 비교적 넓은 편이다. 다만 손보사의 태아보험은 대부분 비갱신만 가능하다. 비갱신은 시간이 지날수록 보험료가 오르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가입 시 금액이 비싸다는 단점도 있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손보사의 태아보험은 특약사항이 세분화돼 있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생보사보다 유리하다고 일반화하기는 어렵다”며 “태아보험은 어린이보험의 특약에 포함되기 때문에 따로 구분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태아보험에 가입하기 전 임산부 뿐 아니라 남편의 가족력까지 파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특정 보험사만 고집하기보다 최소 2∼3개 상품을 비교해야 한다며 보험금 지급이 빠르고 청구절차가 복잡하지 않은 곳을 선택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금융소비자단체 한 관계자는 “태아보험은 특약사항에 불과하지만 임산부 입장에서는 안 들수 없는 상품”이라며 “엄마들의 자녀에 대한 마음을 교묘하게 파고든 상품이라고 볼 수 있다”고 표현했다. 그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만기환급형 보험 상품을 좋아하는데 환급형보다는 저렴한 순수형이 낫다”며 “만기환급형을 선택하고 싶다면 차라리 저축형 어린이 보험을 따로 추가하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태아보험의 경우 어린이보험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보장기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사은품보다 질”

아울러 태아보험 사은품에 집착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보험설계사들이 유모차 같은 비싼 사은품으로 소비자를 유혹하기도 하는데 이런 사은품에 집착하다 보장내용을 살펴보지 못해 불완전판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보장의 질을 따져보고, 아이가 성인이 되면 다른 보험에 가입하게 되기 때문에 굳이 보장기간을 100세까지 길게 가지고 갈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dklo216@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태아보험 선천이상이란?

태아보험에서 말하는 선천이상이란 염색체 이상(다운 증후군), 언청이, 외모기형, 뼈, 내장 기관의 기형 등이다. 저체중아의 기준은 보험사마다 다르지만 2kg미만으로 정하고 있다. 아기가 거꾸로 출산되는 경우, 출산 시 아기가 자궁에 걸려 혈액공급이 차단됐을 경우, 탯줄이 아이의 몸에 감기면서 오는 신체마비도 태아보험 보장범위에 해당된다. 

다만 동네 병원에서 받는 감기치료 같은 소액질병치료는 거의 보장받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이가 심장질환에 걸리더라도 상태에 따라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아이가 출생후 사망하면 태아보험은 무효가 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태아보험에 가입하기 전 임신 14∼23주에 하는 산전기형아 검사를 미리 해두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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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