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당권 장악=박근혜 위기론’ 나도는 내막

청와대는 대통령이 당은 당대표가 “따로국밥 따로 없다”

[일요시사=정치팀] 이민기 기자 = 요즘 새누리당 내에서 새어나오는 소리가 심상치 않다. 비박계 수장격인 김무성 의원이 당권을 장악할 경우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장악력이 급격히 쇠퇴하고 조기 레임덕에 빠질 공산이 크다는 얘기가 그것이다. 문제는 7·14전당대회를 10여일 앞둔 현재 김무성 의원이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며 유력 당권주자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세월호 사태 가운데 안대희·문창극 두 명의 국무총리후보자가 연이어 낙마하는 등 박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는 상당히 위축된 모양새다. 

‘김무성발(發) 권력이동’이 과연 이뤄질 수 있을까? 7·14 전당대회를 앞두고 새누리당이 연일 시끄럽다. 집권 중반기에 접어드는 박근혜정부를 어시스트 할 당대표와 새 지도부 선출을 놓고 이전투구가 한창이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만약 ‘비박 수장’인 김무성 의원이 집권세력을 대표해 출사표를 던진 ‘친박 좌장’ 서청원 의원을 꺾고 당권을 잡을 경우 박근혜 대통령을 포함한 여권 내 권력의 대이동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서 의원과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을 양축으로 했던 권력지형에 금이 가는 것은 물론, 특히 박 대통령의 정치적 위상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얘기다.

비박 수장 김무성
친박 좌장 서청원 

일단 이번 전대에서 김 의원의 당권 당락 여부에 따라 박 대통령을 비롯한 친박계의 향후 운신의 폭이 결정될 것으로 점쳐진다.

서 의원은 새누리당 내 친박계를 이끌고 있는 박 대통령의 최고 실세로 꼽힌다. 박 대통령과는 정치적으로 오랫동안 동고동락을 해온 사이다.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후보였던 박 대통령을 적극 지원했고, 2008년 18대 총선 땐 친박 의원들이 대거 낙천하자 친박연대를 창당, ‘박근혜 바람 몰이’를 통해 14석이란 적잖은 의석을 획득하기도 했다. 때문에 서 의원은 친박계의 최대주주이자 박 대통령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정치적 공동운명체란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친박 좌장’ 서청원 패할 시 여권 내 권력이동
당·청관계 재설정 시각차, 조기 레임덕 불가피


따라서 만일 김 의원이 당권을 접수할 경우 서 의원의 패배 선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박 대통령도 함께 패하는 것을 자연스레 뜻하게 된다. 즉 표면적으로 7ㆍ14 전대가 친박계와 비박계 대표주자 간 당권을 놓고 일합을 겨루는 모양새로 보이지만 내면은 당권 이상의 의미가 기저에 깔려 있다는 것이다.

서 의원이 당권 장악에 실패하면 집권세력의 세가 위축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고, 박 대통령의 여권 내 영향력도 상당히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나아가 특히 취임 2년차에 불과한 박 대통령의 국정장악력에까지 직ㆍ간접적인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다분한 것으로 보인다. 아이러니하게도 여권에서부터 조기 레임덕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청원-박근혜
정치적 공동운명체

주목되는 것은 일각에서 두 의원이 당ㆍ청관계 재설정 등을 두고 다른 시각차를 나타내고 있는 점을 들며 누가 당권을 잡느냐에 따라 당과 청와대 간 밀착도가 달라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는 사실이다.

서 의원은 지난달 2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당원 간담회를 열고 “모든 책임을 대통령에게 돌리면 안 된다. 대통령과 신뢰로 풀어가야지 사심으로는 안 된다”면서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 정치경륜 30년을 사심 없이 쏟아 부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반면 김 의원은 같은 날 경남지역 언론간담회에서 “대통령이 하는 것을 무조건 따라가야 한다는 것은 잘못”이라며 “모든 권력은 견제가 없으면 독선에 빠진다. 견제기능은 당만이 할 수 있는데 1년여간 견제의 기능이 거의 없었다”고 비판했다.

서 의원은 지원에, 김 의원은 견제에 각각 방점을 찍은 것으로 들린다. 전대 이후 당ㆍ청관계 새구도 형성을 통해 최고 권부인 청와대의 국정운영 틀이 바뀔 수도 있고, 바뀌지 않을 수도 있음을 관측하게 하는 엇갈리는 발언들이다.

이런 가운데 특히 두 의원은 당ㆍ청관계의 한 축인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거취 문제를 놓고도 충돌하고 있다.

총리후보들이 연거푸 낙마하면서 인사검증 책임자인 김 실장을 경질해야 한다는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서 의원은 지난달 25일 충북도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기기관 밖에서 행해진 (교회 강연 등) 일을 검증하지 못한 책임을 묻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반해 김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두 번째 총리후보가 낙마한 것에 대해 이를 담당한 분(김기춘)은 일말의 책임이 있다”고 밝혀 책임론에 힘을 실었다.

당ㆍ청 간 밀착도는 박 대통령의 국정장악력과 바로 연결되는 주요 요소다. 세월호 침몰 참사 이후 국정수행 지지율에 급락세를 맞고 있는 박 대통령 입장에선 비박계 수장격인 김 의원 보다는 ‘친박 좌장’인 서 의원이 필요한 타이밍으로 읽힌다.


대통령과 각 세우는 김
대통령 옹호하는 서

당의 한 관계자는 “정권 차원에서 보면 박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가 당을 맡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문제는 비박인 김 의원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대표로 선출되면 박 대통령과 여권 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달 20~21일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당 대표 적합도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에 따르면 김 의원이 40.5%의 지지율을 획득해 1위를, 서 의원은 30.7%로 2위를 각각 기록했다.


또 한길리서치가 지난달 19일부터 21일까지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에서도 김 의원이 28.7%, 서 의원은 23.2%의 지지율을 얻었다.

비주류란 핸디캡을 갖고 있는 김 의원이 초반 레이스에서 집권세력을 상대로 선전하고 있는 양상이다.

MB정권 초기 친이계 당 장악 반면교사
김무성, 여론 등에 업고 새판 짤 수 있나

그러나 여론이 그대로 전대에 투영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박 대통령이 집권한 뒤 1년5개월밖에 안 된 시점에서 치러지는 전대이기 때문이다. 앞서의 사례를 보면 친박계가 박심(박 대통령 의중)을 등에 업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상태에서 선거운동을 전개할 수 있는 ‘판’이다.

MB정권 초에 열렸던 2008년 7ㆍ3전대 당시 집권세력이었던 친이직계 박희태 후보가, 2010년 7·14전대 역시 친이계 주류였던 안상수 후보가 각각 당권을 거머쥔 반면, MB정권 말기였던 2012년 5·15전대에서는 그해 강력한 대권주자로 거론됐던 박 대통령이 속한 친박계가 황우여 후보를 대표로 만들었다. 

세 차례의 전대 결과는 정권 초기엔 집권세력의 의중이 충분히 반영되고, 정권의 힘이 소실돼 가는 말기에는 유력 대선후보를 보유한 계파에서 당을 장악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비주류인 김 의원이 집권세력과의 정면대결에서 승리하는 것이 만만찮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 여론 ‘비주류 김무성’
당내 여론 ‘주류 서청원’

그렇다면 과연 김 의원이 불리한 당내 지형을 뚫고 전대를 통해 ‘새판’을 짤 수 있을까? 그의 당권 도전은 박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과 친박계의 입지 문제 등과 정확히 맞물려 있다. 집권자와 집권세력의 미래가 걸려 있다는 얘기다. 여론의 지지를 받으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김 의원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mkpeace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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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