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아모레퍼시픽 폭풍전야 내막

도대체 얼마나?…과징금 폭탄 투하된다

[일요시사=경제1팀] 한종해 기자 = 아모레퍼시픽의 상승세가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최근 국내외에서 좋은 실적을 기록한 영향이다. 잔치를 벌여도 모자랄 판에 서경배 회장은 납작 엎드려 냉가슴을 앓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에서 불어 닥친 '외풍'이 심상치 않아서다. 공정위 조사가 마무리되면서 '이상기류'가 감지됐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형국이다.

국내 최대 화장품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이 올 1분기에만 931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16.3%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1757억원과 1229억원으로 각각 25.3%와 35.6% 늘었다. 최근 국내외에서 좋은 실적을 기록한 영향이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사업은 올 1분기 국내에선 12%, 해외에선 50%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했다. 면세점과 디지털, 해외 사업이 고성장세를 이어갔다. 중국에서만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5%, 88% 증가율을 나타냈다.

매출 증가에도
웃지 못하는 사연

이에 따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지분가치도 크게 상승했다. 국내 최상위 주식부호 순위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서 회장의 지분가치 평가액은 3조7951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조782억원 늘어났다.

현재 서 회장은 아모레G 보통주 444만4362주(55.70%)와 우선주 12만2974주(13.50%), 아모레퍼시픽 보통주 62만6445주(1072%)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들어 아모레G와 아모레퍼시픽 주가 상승분으로만 각각 7907억원, 2875억원을 벌었다.


잔치를 벌여도 모자랄 판에 서 회장은 납작 엎드려 냉가슴을 앓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가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공정위에 따르면 최근 공정위 서울사무소는 아모레퍼시픽이 대리점에 행한 '대리점 쪼개기' '밀어내기' 등의 불공정행위 사건 조사를 마무리했다.

아모레퍼시픽의 '갑의 횡포' 논란은 지난해 6월경 촉발됐다. 진보정의당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등은 지난 6월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국 을의 피해사례 보고대회'를 열고 '갑의 횡포'를 내놨다. 이들이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목표한 영업실적에 도달하지 못한 대리점에 밀어내기로 상품을 강매하고 무상으로 지급해야 할 판촉물도 강제로 구매하도록 했다.

판촉물 강제 구매로 지난 2012년 한 해 각 대리점은 1800만원씩 부담해야 했다. 영업사원의 교육·훈련 비용도 점주가 내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을 달성했다고 해도 계약을 해지해 우수 대리점을 직영화하고 영업사원을 다른 대리점에 넘기거나 직영점으로 빼가기도 했다.

실제로 경남 마산의 전직 아모레퍼시픽 특약점 점주였던 서행수씨가 공개한 공문을 보면 회사는 2007년 12월 서씨에게 '경영개선 요청 내용'을 보내 2006∼2007년 매출이 역성장을 했다며 2008년 판매 증대 계획을 세우도록 했다. 서씨는 2008년 판매를 5.0% 성장시키기로 했지만 9월까지 2.4%에 그쳤고 회사는 결국 그해 말 거래를 종료했다.

회사는 계약을 해지하면서 서씨와 10년 동안 계약을 맺은 60여명의 카운슬러를 모두 다른 특약점으로 가도록 했다. 서씨와 일하던 카운슬러의 절반은 그해 아모레퍼시픽을 퇴직한 점주가 운영하는 다른 특약점으로 이동했고 나머지도 이듬해 직영점으로 이동했다.

공정위 조사 완료…과징금 수백억 예상
남양유업 123억원 기록 깰까 초미 관심

진보정의당 김제남 의원실은 아모레퍼시픽은 상품 강제출고는 물론, 특약점주들에게 무상판촉물의 비용까지 전가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부산 지역 한 특약점의 '2012년 월별 영업 현황'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해당 특약점의 매출보다 적게는 300만원에서 많게는 2000만원이 넘는 정도의 제품을 강매시켰다.


피해점주들이 내놓은 아모레퍼시픽과 대리점주 단 거래약정서를 보면 ▲제9조(대금결제) 2항 "갑은 수시로 을에게 상품대금 지급을 요구할 수 있으며 을은 이에 따라 지체 없이 변제해야 한다" ▲제15조(판촉물 사용관리) 3항 "갑은 제2항의 무상의 판촉물 제작비용 일부를 을과 사전에 합의하여 을의 부담으로 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

김 의원 측은 "계약대로라면 '합의를 통해' '비용의 일부'만을 을에게 부담시킬 수 있지만 아모레퍼시픽은 '합의 없이' '전액'을 떠넘기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아모레퍼시픽 측은 "전체 550여개 대리점의 매출과 비교해 해당 점포의 매출이 낮으면 경영의지가 없다고 판단해 계약을 종료하도록 한다"며 "특히 2003년과 올해 80개 직영점의 영업사원 수를 비교하면 오히려 감소해 영업사원을 빼갔다는 것은 억지"라고 반박했다.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지난 7월18일에는 민주당 우원식 최고위원이 "남양유업 같은 막말 녹취록이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언급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증폭됐다. '아모레퍼시픽 피해대리점주협의회'(이하 협의회)는 5개 정도의 녹취록을 확보해 이를 우 최고위원 측에 전달했다. 협의회 측은 녹취록에 "너무 나서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을 것이다" "순순히 특약점을 내놓지 않으면 옆에 직영점을 열어서 내놓을 수밖에 없게 만들겠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녹취록은 바로 공개되지 않았다. 녹취록에 담긴 막말 수위가 남양유업 사태에 이르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남양유업 사태에서 공개된 녹취록은 '아버지뻘 되는 대리점주에 대한 폭언' 때문에 심한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아모레퍼시픽 측도 "녹취록이 있다면 이미 공개했을 텐데 '갑의 횡포' 물타기만 하고 있다"며 "내부조사 결과 막말직원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계약서 무시하고
을에게 전액 부담

아모레퍼시픽의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난 것은 지난 10월13일 2007년 녹음된 50분 분량의 녹음파일이 공개되면서다. 녹음파일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 영업직원은 대리점주에게 "사장님이 철밥통이요? 사업하는 사람이 공무원 됩니까? 능력이 안 되고 성장하지 못하면 나가야지" "니 잘한 게 뭐 있나? 1년 동안 뭐한 거야? 열받지, 열받지?" "나이 마흔 넘어서 이 XX야, (다른 대리점에) 뒤지면 되나, 안 되나?" 등의 폭언이 담겨져 있었다.

이에 대리점주가 '만약 내가 버티면 어떻게 되냐?'라고 묻자 영업직원은 "만약 사장님께서 말 그대로 협조 안 해주시면 물건은 안 나가고 인근에 영업장을 또 내는 거죠"라며 대리점 강탈 과정을 밝혔다.

아모레퍼시픽은 녹음파일이 공개된 지 하루 만에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손영철 사장 명의의 '아모레퍼시픽을 사랑해 주시는 고객님께 드리는 글'을 통해 "해당 사안이 수년 전에 발생한 것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데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저희 직원의 부적절한 언행에 책임을 통감하며, 빠른 시일 내에 진상을 파악하고 피해를 입으신 분에게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은 기자들에게 보낸 손 사장 명의의 이메일에서도 "불미스러운 일로 아모레퍼시픽을 사랑해 주시는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하여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이번 일을 자기반성의 계기로 삼겠다"고 전했다.

징계 결정 코앞
갑질 대가는?


손 사장은 지난 10월15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내가 잘못 가르쳐서 이런 문제가 일어났다"며 "현재 근무하는 직원이나 관계자라면 불러서 충분히 교육을 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불공정거래 조사 착수 후 매듭을 짓는 단계에 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진위 여부가 파악되는 대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협의회와 진보정의당은 아모레퍼시픽의 불공정행위와 대리점주들에 대한 횡포를 고발하고 아모레퍼시픽 본사와 공정위에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화장품 업계 갑을 논란이 불거지자 공정위는 지난해 7월 아모레퍼시픽을 포함한 8개 화장품 업계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직원 8명을 아모레퍼시픽 본사에 급파해 방문판매 대리점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하는 등 아모레퍼시픽에 대해서만 추가 조사를 벌였다. 1년 가까이 진행된 조사는 최근 마무리됐다. 공정위는 조사 결과를 소회의에 상정하고 조사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아모레퍼시픽에 송부한 상태다. 2주 이내 아모레퍼시픽이 의견서를 제출하면 공정위는 심의 기일을 확정지을 예정이다.

공정위 측은 "일단의 소회의에 상정했지만 전원회의 상정으로 조정할 수 있다"고 밝힌 뒤 "일정상 다음 달에는 전원회의나 소회의에서 시정명령, 과징금, 검찰 고발 등의 시정조치가 내려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는 아모레퍼시픽에 내려질 징계 수위에 대해 중징계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불공정 거래행위 사안은 '남양유업 사태'와 유사한 점이 많다. 지난해 남양유업은 '욕설 녹취록'과 '밀어내기' 등 불공정 행위로 사회적 비난을 받았다.

쪼개기, 밀어내기…남양사태 판박이
검찰에 고발 등 중징계 내려질 전망


남양유업 사태는 지난해 5월 유튜브에 '남양유업 싸가지 없는 직원'이라는 제목으로 30대 영업직원과 50대 대리점주가 나눈 대화녹취 파일이 올라오면서 불거졌다. 2010년 녹음된 2분45초 분량의 파일에는 영업직원이 대리점주에게 예정됐던 물량보다 훨씬 많은 물건을 더맡기는 내용이 담겨있다.

음성 파일 속 영업직원은 "죽기 싫으면 받으라고요. 끊어 빨리. 받아. 물건 못 받겠다는 그 따위 소리 하지 말고"라거나 "(물건을 받을 상황이 안 된다면) 버리든가 그럼. 버려"라고 몰아붙였고, 대리점주는 "지난달에도 목표치 넘게 물건을 받았다"며 "이번에는 물건 보관할 창고도 없으니 더 이상 받을 수 없겠다"고 읍소했다.

그러자 영업직원은 "차라리 망해라" "죽여 버리겠다" "제품 못 받겠으면 버려라" "개 XX야" "씨XX아" "맞짱 뜨자" 등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퍼부었다.

앞서 지난해 4월에는 남양유업 대리점주들이 남양유업이 2012년 5월부터 최근까지 전산 프로그램을 조작해 대리점 발주 물량을 부풀리고 명절 떡값 등을 갈취했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대리점주 측은 고발장에서 남양유업이 주문관리 시스템을 조작해 대리점에서 낸 주문보다 2∼3배 많은 양의 제품을 대리점에 보냈다고 주장했다. '밀어내기'를 한다는 것. 유통기한이 짧은 유제품 특성상 제품 대부분이 버려졌다.

또 남양유업이 떡값 및 임직원 퇴직위로금과 대형마트 판매 직원의 급여도 대리점에서 내도록 강요했다고 말했다. 명절에 떡값 명목의 돈을 각 대리점마다 10만∼30만원씩 착취하고 유통업체 파견직 사원의 임금을 20∼30%만 지급한 채 나머지 임금을 납품 대리점에게 부담하게 했다는 것.

대리점주 측은 이를 거부하면 남양유업 측에서 계약 해지, 보복적 밀어내기, 투자비용의 매몰가능성 등을 이용해 협박과 압력을 가한다고도 주장했다.

남양유업 측은 당초 "불만을 가진 일부 대리점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관련의혹을 부인했으나 '폭언 음성파일' 파문으로 남양유업 횡포에 대한 국민 공분이 커지자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이를 일부 시인했다.

징계 철회·조정
기대 어려울듯

하지만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남양유업 제품 불매운동이 이어졌고 남양유업은 매출감소 직격탄을 맞았다. '갑의 횡포'가 사회 전반에 화두로 던져지기도 했다. 식품업계는 물론이고, 주류, 편의점, 화장품, 베이커리 등 유통업계 전반과 자동차 협력업체에서도 갑의 횡포를 고발하고 바로 잡으려는 을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공정위는 남양유업의 불공정 행위에 대해 123억원의 과징금과 함께 전현직 임직원을 검찰 고발했다.

남양유업 사태를 전례로 볼 때 아모레퍼시픽의 징계 수위는 이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위반행위와 관계된 매출액과 내용 정도 기간 가중 및 감경 요소 등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이 불공정거래행위를 통해 얻은 매출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매출(3조8953억원)은 남양유업(1조2298억원)의 3배가 넘고 불공정 행위 사안이 크고 악질적이라는 점에서 더 강한 징계를 받을 것이라는 것. 징계가 철회되거나 수위가 낮아지는 것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남양유업은 과징금 부과 뒤 "너무 많다"며 이의신청을 냈지만 공정위는 이를 기각한 바 있다.

 

<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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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