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흥국화재 잇단 대표 사직…왜?

또 교체…문책인가 자퇴인가

[일요시사=경제2팀] 박효선 기자 = 태광그룹 보험계열사인 흥국생명과 흥국화재 대표이사가 지난달 잇따라 사퇴했다. 금융권에서는 두 대표의 사퇴 배경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일각에서는 신구 경영진간의 교체작업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변종윤 흥국생명 대표가 갑작스럽게 퇴임한 데 이어 윤순구 흥국화재 대표가 전격 사임했다.

업계에 따르면 윤순구 대표는 지난달 29일 사표를 내고 다음날 출근하지 않았다. 윤 대표는 1983년 동양화재(현 메리츠화재)에 입사해 기획관리실장, 총괄전무 등을 거쳐 흥국화재 부사장에 이어 지난해 6월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취임 후 1년도 채우지 못한 채 자리에서 물러난 것이다. 윤 대표의 임기는 2016년 3월까지로, 2년 정도 남은 상태였다.

이래서 잘리고

앞서 변종윤 전 흥국생명 대표이사도 지난달 15일 임기를 1개월여 남기고 사의를 표시했다. 변 전 대표는 지난 2010년 6월 흥국생명 대표이사로 선임돼 3년의 임기를 마치고, 지난해 6월 임기가 1년 더 연장됐다.

변 전 대표는 지난 2011년 계열사를 부당 지원해 문책 경고를 받은 바 있다. 당국의 제재가 있기 전 흥국화재에서 흥국생명 대표로 자리를 옮겨 연임 불가 대상에서 빠질 정도로 오너의 신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의문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태광그룹의 경영간섭이 심해 변 전 대표가 경영에서 물러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변 전 대표는 동국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1984년 흥국생명에 입사해 부산·서울사업단장, 흥국생명 전무, 흥국화재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변 전 대표의 사퇴 이후 태광그룹은 흥국생명 신임 대표이사로 김주윤 전 흥국자산운용 사외이사를 내정했다. 

이러한 두 대표들의 사퇴 배경을 두고 일각에서는 최근 실시된 태광그룹 계열사 경영진단에서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실적 부진과 취약한 보험금 지급여력 때문이라는 이야기다.

흥국화재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와 자산운용 수익률 부진으로 실적이 악화된 상황이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19억3820만원에 그쳐 전년대비 83.8% 급감했다. 매출도 2조8374억원으로 20.9% 줄고, 영업이익도 334억2316만원으로 43% 감소했다. 보험금 지급 여력도 취약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흥국화재 보험사 지급여력비율은 164.2%로 전분기(165.1%)에 비해 0.9%포인트 하락했다. 올해 자본 확충 등 건전성 강화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흥국생명도 저금리 고착화에 따라 자산운영 및 실적도 좋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이러한 경영악화가 사퇴의 주된 배경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저조한 경영실적이 CEO 사퇴압박의 주요 원인이 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CEO 줄줄이 사표…각종 추측 난무
태광 신구 경영진 ‘갈등설’ 확산
“흥국 사장은 1년도 못 버틴다”

따라서 금융권에서는 경영악화보다는 신구 경영진간 교체작업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윤 전 대표와 변 전 대표 모두 그룹의 일방적인 해고 통보에 의해 사퇴한 것이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특히 진헌진 전 티브로드 대표가 경영고문으로 복귀하면서 태광그룹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진 고문이 복귀한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 태광그룹 금융계열사 대표들이 줄줄이 사퇴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 고문에 의한 인적 쇄신 작업이 단행되고 있다는 의견이 유력하다.
 

진 고문은 태광그룹 계열사 티브로드와 흥국생명 대표이사를 지냈다. 최근에는 진 고문이 태광그룹의 경영고문으로 나서면서 경영진 교체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진 고문은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의 측근으로 대원고, 서울대 동기동창이다.

진 고문과 최근 4년여만에 대표로 복귀하는 김주윤 신임 대표의 관계도 주목된다. 진 고문은 지난 2008년 4월부터 2009년 7월까지 흥국생명 대표이사를 지냈다. 당시 김주윤 신임 대표이사가 진 고문에 이어 2009년 7월에서 2010년 6월까지 생명 대표이사를 지냈다. 대표직 바통을 이어받은 모습이다. 게다가 두 사람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로 선후배 사이다. 

심재혁 태광그룹 부회장도 갑작스런 CEO 교체 배경으로 거론되고 있다. 심 부회장은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처외삼촌으로 그를 대신해 공식적으로 경영을 맡고 있다.

지난 2012년 선임된 심재혁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보험계열사 사장들과 의견충돌을 빚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호진 전 회장은 소송과 건강 악화로 공식적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다. 이 전 회장은 14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돼 2012년 12월 항소심에서 징역 4년6개월에 벌금 10억원을 선고받았다.

2012년 6월 병보석으로 풀려난 이후 현재까지 보석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공식적으로 경영은 그의 처외삼촌인 심재혁 부회장이 맡고 있다.

하지만 심 부회장이 그간 특별한 잡음 없이 그룹 경영을 대행해 온 점을 감안할 때 또 다른 변수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사실상 경질된 이들을 다시 기용하는 모양새 때문에 그룹 수뇌부와 계열사 대표간 등 그룹내 갈등설도 나오고 있다.

사실상 태광그룹 보험계열사의 CEO교체는 이전부터 잦은 것으로 유명하다. 2000년 이후 흥국화재 역대 CEO 현황을 살펴보면 2010년 선임됐던 김용권 전 흥국화재 대표를 제외하고 모두 2년을 넘기지 못했다. 흥국생명도 마찬가지다. 2006년 이후 흥국생명 대표(변종윤 전 대표 제외)들 중에는 1년을 못 넘기고 사퇴한 대표들이 대다수였다.

저래서 나가고

태광그룹은 이러한 의혹들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태광그룹은 철저한 독립체제로 계열사끼리 경영에 개입하지 않는다”며 “심지어 심재혁 부회장님은 금융 쪽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데 왜 그런 의혹이 나온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진헌진 고문도 케이블 TV 계열사 티브로드 대표 출신으로 흥국생명에 전혀 개입할 수 없다”며 진 고문과 김 신임 대표 관계에 대해서는 “아무리 학교 선후배라고 해도 그렇게 두 사람 관계를 묶는 것은 확대해석”이라고 잘라 말했다.

 

<dklo216@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출판업계 ‘사재기’ 후폭풍

출판업계 최초의 여성 CEO인 박은주 김영사 대표가 지난달 31일 회사에 사표를 냈다. 김영사에 따르면 박 대표는 최근 제기된 ‘사재기’ 의혹 등 유통상에서 불거진 문제에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로 했다.

김영사의 자매브랜드인 김영사온이 사재기 의혹에 휩싸이면서부터 박 대표가 사퇴압박에 시달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서적도매업체가 이 회사가 펴낸 책을 구입하라고 직원들에게 지시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사재기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 사재기 건은 사실 확인이 되지 않았다. 해당 도서는 베스트셀러 차트에 진입하지 않아 실체 파악이 어렵다. 이와 별개로 투자 실패 등 회사의 경영실적 악화도 박 대표가 사퇴 의사를 밝히는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해졌다.

1957년 강원 인제에서 태어난 박 회장은 이화여대 수학과를 나온 뒤 미국 뉴욕대대학원에서 출판경영학 석사를 받고 1979년 출판계에 입문했다. 1982년 김영사에 입사해 1989년 32세의 나이로 출판계 빅5로 통하는 김영사의 사장이 됐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1994), <정의란 무엇인가>(2010), <안철수의 생각>(2012) 등 베스트셀러를 내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김영사에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한국출판인회의 회장 자리에서도 곧 물러날 예정이다. 지난해 1월 한국출판인회의 제8대 회장으로 추대된 박 대표는 도서정가제 강화 법안 통과, 동네서점 활성화 등에 힘쓰며 출판계의 지지를 얻었다. <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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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특검, 대북송금 수사 막전막후

공수처·특검, 대북송금 수사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쌍방울 대북송금을 두고 수사기관이 대거 투입됐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수사팀을 꾸리고 ‘조작 기소’ 혐의를 받는 검사들을 겨눴다. 법조계에서는 두 기관이 대북송금 진상규명을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수사 전문성 논란에 이어 인력난에 허덕이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점에서다. 검찰을 향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압박이 거세다. 쌍방울 대북송금과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 비리 사건을 ‘조작 기소’라고 규정하면서 복수의 기관이 수사에 착수했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특별검사 권창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사정도 녹록지 않다. 고질적 인력난이 걸림돌이다. 수사에 착수했다고 해도 사건의 전모를 밝혀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이유다. 이례적 수사 착수 서울고등검찰청 인권침해점검 태스크포스(TF)는 2022~2024년 대장동 사건을 수사해 이재명 대통령을 기소했던 서울중앙지검 2기 수사팀 검사 9명을 감찰 중이다. 앞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 7일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진상규명 국정조사’ 국회 기관보고에서 “지난해 9~12월 감찰 요청이 접수됐다”며 “별건 수사로 피의자를 압박하거나 진술을 강요·회유, 정영학 녹취록을 조작한 내용 등”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9·11월 법무부에 엄희준, 강백신 등 대장동 사건 담당 검사들에 대한 감찰을 요청했다. 이들은 민간사업자들 진술을 근거로 2023년 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을 대장동·위례 사건 공범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자신 몫 배당 이익이 “이재명 거니까 떼어먹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고, 남욱 변호사도 “천화동인 1호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본인 지분이 포함된 것으로 이해했다”고 증언했다. 민주당은 이후 조작 기소 의혹을 거론하고 나섰다. 대장동 피의자들의 주장도 뒤집히기 시작했다. 남 변호사는 재판에서 “검사들한테 ‘배 가르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협박당했다고 주장했다. 정영학 회계사는 자신과 남 변호사 대화가 녹음된 녹취록에서 “위례신도시도 너 결정한 대로 해줄 테니까” 중 위례신도시를 검찰이 “윗 어르신”으로 왜곡해 이 대통령 또는 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 주장을 X(옛 트위터)에 공유해 “황당한 증거 조작”이라고 반박했다. 쌍방울 조작 기소 의혹의 핵심은 북한 공작원 리호남이 필리핀에 없었음에도 그가 “필리핀에 있었다”는 진술을 기반으로 수사가 진행됐다는 것이다. 민주당 측에선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필리핀에서 리호남을 만나 이 대통령 방북 비용 일부인 70만달러(약 10억원)를 건넸다는 법정 진술이 사실이었는지 추궁 중이다. 만일 김 전 회장이 사실이라며 진술을 유지하면 민주당 측에선 위증이라며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고발할 가능성이 있다. 이종석 국가정보원은 지난 3일 국정조사에서 “리호남이 필리핀 아닌 제3국에 체류한 증거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 중심 국조 후 수사기관 대거 투입 검찰→대통령실 연결고리 증거 확보 의문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도 고발당할 처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박 검사가 지난해 9~10월 국정감사에서 연어 술파티가 없었다는 등 취지로 증언한 것을 위증으로 보고 고발을 의결했다. 법사위에서 정 장관은 박 검사의 연어 술파티 의혹 감찰은 시효가 도래하는 5월17일 전 “후속 조치를 가능한 신속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박 검사가 전날 국민의힘이 개최한 ‘민주당 공소 취소 진상규명 청문회’에 참석한 것도 정치 중립 의무 위반으로 보고 감찰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종합특검팀도 조작 기소 의혹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당초 종합특검팀은 지난해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이 끝내지 못한 잔여 사건을 마무리하겠다며 출범했다. 인력난에 골머리를 앓고 있음에도 수사 역량을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조작 기소 의혹에 투입했다. 종합특검팀은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관련 윤석열 대통령실의 개입 시도를 확인했다”며 관련 사건을 서울고검TF에서 이첩받았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종합특검팀은 파견검사 1명, 특별수사관 2명, 파견경찰관 약간명으로 구성된 ‘국정 농단 의심 사건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윤석열정부 대통령실이 당시 수사 과정에 개입을 시도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하지만 대통령실과의 연결고리를 입증할 수 있을지가 이번 수사의 관건으로 꼽힌다. 이번 수사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자체보다는 수사 과정에서의 절차적 위법성과 권한 남용 여부가 핵심 쟁점이다. 국가정보원의 객관적 자료가 대북송금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누락됐거나 국정원에 파견된 검찰 인사들이 대북송금 수사를 대통령실에 보고한 정황들이 사실인지 규명하는 데 수사력이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중복수사 논란도 수사권에 대한 논란도 현재진행형이다. 종합특검법상 수사 대상에는 ‘윤석열과 김건희가 본인 또는 타인의 사건 관련 수사 상황을 보고받고, 수사 및 공소 제기 절차 관련 적법절차를 위반한 사건’이 포함돼있어 종합특검팀은 이를 근거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해당 기준을 두고 대통령실이 보고받았을 모든 사건이 수사대상이 될 수 있어 ‘남용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박 검사가 핵심 증인들을 회유했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연어 술파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과 형량 거래로 이 대통령이 대북송금의 주범이란 진술을 끌어냈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공수처도 박 검사를 직권남용, 그리고 민주당이 통과시킨 법왜곡죄로 수사 중이다. 법왜곡죄는 지난달 시행되기 전 행위에 소급 적용할 수 없다. 하지만 공수처는 사건을 지난달 26일 수사3부에 배당했다. 다만 공수처는 법왜곡 혐의를 ‘단독’으로 수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행 공수처법상 수사 대상으로 명시된 형법 제122조부터 제133조까지의 죄에 법왜곡죄(형법 123조의2)도 포함되지만, 수사 범위에 대한 판례와 적용 기준이 없어 추후 영장 청구나 재판 과정에서 수사권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특히 종합특검팀과의 중복 수사 문제 등도 일부 불가피한 상황이다. 수사 이후의 ‘공소 유지’ 단계 역시 공수처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공수처가 독자적으로 수사를 마무리하더라도 재판에서 공소를 유지하려면 결국 검찰의 협조가 필요하다. 향후 수사 주체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종합특검팀이 사건 이첩을 요구할 경우 공수처가 이를 넘길 수 있다. 공정성 논란 종합특검팀은 수사 초기부터 흔들렸다. 권영빈 특검보가 이 전 부지사와 방용철 전 쌍방울그룹 부회장을 변호한 경력으로 이해충돌 논란이 일었다. 박 검사는 최근 <한국일보>에 “조사 과정에서 방 전 부회장이 ‘사실 권 변호사와 진술을 짰는데, 거짓말하는 것이 힘들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말 그대로 ‘진술 세미나’를 했다는 것”이라면서 “질문이 구체적으로 이뤄지고 피의자의 말과 배치되는 물증이 있다 보니 허위로 답변하기가 힘들어졌던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분석했다. 권 특검보는 2012~2014년 이 전 부지사가 저축은행 등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혐의로 기소된 사건 1·2심 변호를 맡았다. 이 사건은 ‘금품을 받았을 것으로 의심되긴 하나 객관적 물증이 없다’며 무죄로 확정됐다. 이후 이 전 부지사와 친분을 쌓은 권 특검보는 2022년 방 전 부회장이 이 전 부지사에게 쌍방울 법인카드 등 뇌물을 준 혐의 사건 변호를 맡았다. 방 전 부회장은 최근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이 전 부지사가 소개해 줬다”고 말했다. 수사 초기 “법인카드 등은 이 전 부지사의 측근에게 준 것”이라고 했다가, 김 전 회장이 국내 압송된 후 “이 전 부지사에게 줬다”고 말을 바꿨다. 재판에선 법인카드가 사용된 병원에서 발견된 이 전 부지사 진료 내역이 공개되기도 했다. 그는 이후 재판부 질의에 “검찰 조사 발언을 후회한다”면서 “변호사 사무실에서 권 변호사를 소개받고, ‘어떻게 줬냐’ 의논한 것에 맞춰 (검찰)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착수는 했는데…인력난에 골머리 수사 권한 정리 안 돼 공방 불가피 종합특검팀은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었다. 종합특검팀은 입장문에서 “권 특검보가 상담이 끝난 후 (사무실)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방 전 부회장과 이 전 부지사가) 진술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법정에서 쪽지를 주고받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종합특검팀은 지난 16일 언론 공지를 통해 “기존 사건 담당 특검보인 권 특검보가 과거 이화영, 방용철을 변호한 것은 이 사건과 무관하다”면서도 “향후 수사 과정에서 제기될 수 있는 공정성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며 담당자를 김치헌 특검보로 전격 교체했다. 종합특검팀은 법무부에 검사 3명 추가 파견을 요청했으나 일주일이 지나도록 배치받지 못했다. 이 가운데 한 명은 파견 절차가 진행되다가 최근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종합특검팀에 배치된 검사는 정원 15명 중 12명으로 인력 공백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대북송금 사건을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기 위해 추가 인력이 필요하지만 파견이 늦어지면서 수사 준비 단계부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검사 파견이 지연되는 배경으로는 사건의 민감성이 거론된다. 3대 특검팀과 상설특검팀에 투입된 검사들이 50명을 넘는 상황에서 전반적인 인력 부족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재경지검 한 부장검사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대체로 안 가려고 한다. 지금 수도권 검찰청은 사건 적체로 한 사람이 수백개의 사건을 처리해야 할 정도로 사람이 없다. 수도권 외 지청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며 “더군다나 같은 집단 사람을 겨누는 게 어디 쉬운 일이냐. 워낙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파견을 꺼리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이 없다 실제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전국 검찰청 장기 미제 사건은 12만1563건으로 집계됐다. ▲2022년 5만1825건 ▲2023년 5만7327건 ▲2024년 6만4546건 ▲2025년 9만6256건이던 미제 사건이 올해 들어 12만건을 넘어섰다. 불과 1년여 만에 약 2배 늘어난 셈이다. 지역별로 보면 지난 2월 기준 수원지검의 미제 사건은 2만139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의정부지검은 1만410건, 부산지검은 1만229건, 인천지검은 9764건, 대구지검은 9402건이었다. 종합특검팀은 인력 보강이 이뤄질 때까지 서울고검으로부터 넘겨받은 자료를 중심으로 기초 검토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