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 삼양목장의 비밀

박정희 말 안 듣더니…박근혜 공약도 뭉개나

[일요시사=경제1팀] 한종해 기자 = 삼양식품이 운영 중인 대관령 삼양목장이 지역 주민들의 원성을 듣고 있다. 목장 운영으로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면서 지역 상생에는 관심이 없다는 게 이유다. 목장 운영은 제쳐두고 관광객 몰이에만 급급하다는 것. 한때 4000마리가 넘었던 젖소는 현재 400마리도 채 남지 않았고 대선 공약이던 '대관령 자연순응형 휴양단지' 조성은 삼양목장의 반발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대관령 삼약목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로 시작됐다. 1970년대 초 박 전 대통령은 놀고 있는 산지를 개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때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는 지금의 에버랜드자리인 용인 산간지대가, 조중훈 고 한진그룹 회장에게는 현대 제주 삼다수를 뽑아내고 있는 제주도 제동흥산 자리가, 전중윤 삼양식품 명예회장은 대관령 삼양목장이, 국제 로비스트 한모씨에겐 지금 꿩사냥터로 유명한 서귀포 중문단지 옆 100여만평의 척박한 땅들이 각각 맡겨졌다.

1972년 개발
2002년 개방

박 전 대통령은 전 명예회장을 청와대로 불러 축산입국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고 대관령 땅을 국가에서 50년간 1년에 평당 100원을 받고 장기 임대가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국유지를 거의 무상으로 임대하게 된 전 명예회장은 72년 2월 삼양축산개발(주)을 설립하고 그해 4월 농림부의 개간허가와 산림청의 국유림대부가 이뤄지자 73년부터 목장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고비는 있었다. 72년 12월 설상파종한 목초 씨앗이 73년 5월이 되어도 싹틀 기미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던 6월3일 싹을 틔우는 목초가 개간지를 돌아보던 직원의 눈에 들어왔다. 당시 해당 직원이 너무 감격하여 울어 버렸다는 일화도 있다.

74년 중장비가 들어오면서 공사가 본격화됐다. 산을 깎아 길을 만들고 교량 등 기반건설 공사가 진행됐다. 목축업은 고산지대에서 적합하지 않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비웃듯 초기 들여온 한우 50마리는 건강하게 자랐다. 이에 전 명예회장은 73년 7월25일자 <강원일보>에 우리나라 최초로 암송아지 매입광고를 내기도 했다.


이후 전 명예회장은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등 유럽 여러나라를 돌아보면서 육우보다 젖소를 사육하는 것이 소득증대에 유리하다는 사실을 확인, 캐나다와 미국 등지에서 젖소를 들여와 키우기 시작했고 78년 10월 최신시설을 갖춘 착유실을 목장에 설치해 우유 위생도를 높이고 착유 능률을 향상시켰다.

지난해 45만명 방문, 입장료 수익만 36억원
"목장에 소가 없다" 관광객 대다수 헛걸음

삼양식품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대관령 일대는 목장이 개발되기 전에는 화전민이 드문드문 옥수수, 감자 따위를 경작했을 뿐 주변 삼림은 고산지 특유의 잡관목과 넝쿨로 뒤덮여 있어 이용가치가 없는 땅으로 방치되어 있었다"며 "그러나 대관령 목장이 건설되기 시작하면서 초지농업의 풍요로운 터전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했고, 8년만인 79년에는 드디어 암울했던 옛 모습을 벗고 600만평의 비단결 같은 초지가 완성되어 수천 두 젖소들의 낙원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대관령 삼양목장 개발성공의 의의를 밝히고 있다.

'삼양축산개척십주년기념탑'에는 "대관령 삼양목장, 황량한 지대 위에 생명의 줄기가 움트기 시작했으며 자연으로 승화시킨 인간의 이상을 신념과 의지로 해발 1400미터의 고산지에 실현한 장엄한 서사시이며 생동하는 화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예리한 선견지명과 뜨거운 정열, 불굴의 의지로 다져진 삼양식품의 창조적 산물이기도 하다"고 새겨져 있다.

목장 규모는 어마어마하다. 아시아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초지는 600만평, 목장 부지 가운데 삼양식품이 10만평, 삼양축산이 90만평 등 삼양이 100만평을 소유하고 있다. 나머지 500만평은 국유지다. 현재 이곳엔 1·2단지 축사 21개동, 착유실 1개동 등의 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목장 내 도로는 모두 합하면 120km나 된다. 목장을 한 바퀴 도는 주도로만 22km, 차량을 이용해도 1시간30분이 넘게 걸린다.

하지만 과거의 영광은 빛바랜지 오래다. 한때 4000마리가 넘었던 젖소는 현재 400마리 수준으로 줄어들어 목장을 찾는 관광객들이 젖소 구경을 하기 힘들 정도다. 젖소 보다 양이 많아 '양떼목장'으로 더 잘 알려져 있을 정도다.

지역 상생 요청
회사 묵묵부답


삼양목장은 지난 2000년 초와 2011년 초 구제역 파동의 직격탄을 맞았다. 삼양목장은 구제역 예방을 위해 2010년 12월7일부터 목장관람을 중단했지만 구제역 양성 판정을 받아 한우·젖소 등 목장 내 900여마리의 소를 모두 살처분했다. 같은 해 4월26일 삼양목장은 목장 관람을 재개했다.

서울에서 3시간을 꼬박 달려 목장을 찾았다는 김모씨는 "어린 딸에게 미안하다"고 밝혔다. 김씨는 "홈페이지 어느 곳을 봐도 온통 소 사진과 소 그림뿐인데 정작 목장에는 소가 없었다"며 "모처럼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며 도시에서 보기 힘든 젖소도 보여주고 사진도 찍어주려 했는데 기분만 상했다"고 말했다.

삼양목장이 '돈벌이'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소는 볼 수 없었다. 삼양식품은 홈페이지 목장소식 게시판에 "양, 타조, 토끼, 거위는 관람이 가능하나, 젖소는 당분간 관람이 불가능하다"는 게시글을 올린 게 전부였다. 구제역 파동을 거치면서 삼양목장의 소는 줄어만 갔다. 삼양목장은 2011년 중순 젖소를 다시 입식했지만 그마저도 100여두가 다였다.

대관령면진흥회 관계자에 따르면 삼양목장은 매년 목장을 찾는 관광객들로 막대한 수익창출을 하고 있으면서도 지역 사회에는 관심이 없다. 이 관계자는 "삼양 목장은 연간 50만명에 가까운 관광객 몰이에, 1인당 8000원이라는 입장료와 내부에서 삼양식품 제품 판매로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 있음에도 지역 상생의 움직임은 전혀없다"고 주장했다.

동계올림픽 유치 확정 후 평당 30만→50만
삼양, 산림청 측 국유지 회수 제의에 'NO'

삼양목장은 2002년 8월15일 관광객들에게 전면 개방한 이래로 2003년 4500원, 2004년 5000원, 2007년 7000원, 2012년 8000원 등 꾸준히 입장료를 올려왔다. 평창군에 따르면 지난해 삼양목장을 찾은 관광객은 45만2000여명. 지난해 입장료로 벌어들인 수익만 36억1600여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목장 내부에서 판매 중인 삼양식품 제품 판매 수익까지 합치면 40원억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역 상생에는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대관령면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주민 한모씨는 "주말마다 수천명의 관광객이 대관령면을 통해 삼양목장으로 들어가지만 그로 인해 대관령면 주민이 얻는 수익은 전무하다"며 "그동안 면 차원에서 수차례 삼양목장에 상생을 요청했지만 들은 채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삼양목장이 목축업보다는 관광레저사업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은 평창올림픽 유치 기대감이 커진 2003∼2005년 사이다. 당시 삼양식품은 2005년 한국관광공사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레저업을 준비했다. 삼양목장을 친환경 관광지와 체험관광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이 그 주요 내용이었다. 그러나 당시 평창올림픽 유치에 실패하면서 사업을 접었다.

삼양목장 부지
노른자위 땅

하지만 2011년 7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가 결정된 뒤 삼양식품이 추진하던 삼양목장의 레저시설 개발이 재차 주목받기 시작했다. 일단 부동산 시세가 크게 상승했다. 삼양목장이 평창동계올림픽 메인 경기장을 들어설 용평 알펜시아 인근으로부터 불과 6km 떨어진 노른자위 땅이기 때문이다. 평당 30만원이던 시세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결정 직후 10만원이 올랐다. 삼양이 소유한 목장 부지는 총 100만평, 3000억원이던 부동산 가치가 4000억원으로 뛰어오른 셈이다. 지금은 더 올랐다. 인근 부동산 업체에 따르면 1평당 50만∼60만원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당시 삼양식품 측은 "2018 동계 올림픽 유치는 분명 신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호재"라며 "장기 비전 차원에서 종합리조트 사업 진출 프로젝트가 가동될 것이다"고 말한 바 있다.

물론 평창올림픽 유치 결정 당시 삼양목장은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돼 추가적인 개발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동계올림픽 기반 시설 건설이 본격화 되면 제한이 풀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고 실제로 강원 평창군은 지난해 4월부터 한시적으로 제한해 왔던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을 해제하기 시작해 지난 2월21일 모든 제한면적을 해제 완료했다. 여기에 최근 정부는 초지에 축산체험시설·운동시설 등을 설치할 수 없도록 한 초지법 시행규칙을 올해 상반기 중 개정키로 해 삼양목장 개발 계획에 탄력이 붙게 됐다.


삼양식품은 450억∼500억원을 투자해 삼양목장을 복합관광단지로 만들 예정이다. 앞서 목장을 운영하는 계열사 법인명도 삼양축산에서 에코그린캠퍼스로 변경했다. 삼양식품은 개발 첫단계로 양떼몰이 전용 돔 건축물을 세울 계획이다.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사시사철 양떼몰이를 관람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겠다는 것. 이와 함께 목장을 찾는 관광객이 직접 젖소·양의 젖을 짜고 이를 치즈 등 유제품으로 만드는 프로그램과 함께 목장에서 방목하고 있는 육우·젖소를 활용한 양질의 스테이크 요리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목장에 라면박물관을 건립하겠다는 방침이다. 박물관 안엔 자판기 형태로 라면을 직접 만들 수 있는 시설을 도입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실적 부진…영업·순이익 감소
'라면'보다 관광·레저에 치중?

삼양식품이 목장 개발에는 열을 올리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정부 주도의 개발 사업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양목장은 평창동계올림픽 특구로 지정됐다. 정부는 이 곳을 1차(목축)+2차(낙농)+3차(관광)산업이 결합된 대관령 자연순응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올해 초 정부는 '2018 평창 겨울올림픽 특구종합계획'을 최종 승인했다. 이에 따라 올림픽 개최지인 평창, 강릉, 정선 일원의 올림픽 특구에 대한 개발이 본격 추진된다.

올림픽특구는 2018년까지 1단계, 2032년까지 2단계로 국비 3641억원, 지방비 2828억원, 민간자본 2조6594억원을 투자한다.

앞서 2012년 강원도는 삼양목장 인근 130m² 규모의 부지에 올림픽특구 개발의 일환으로 자연순응형 휴양지구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동부지방산림청과 강원도는 삼양목장이 사용하고 있는 국유지를 회수하는 방안을 삼양목장과 협의 중이지만 삼양은 임대 국유지 회수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관령면진흥회 관계자는 "2012년 10월께 삼양목장 인근에 수목원을 조성하는 사업이 검토됐지만 곧 없던 일이 됐다"며 "삼양목장 측에서 산림청 쪽으로 로비를 하지 않았겠느냐는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삼양목장이 자체적으로 계획한 체험형 테마 목장 단지는 약 30만평에 불과한데 600만평을 점유 중인 삼양목장이 수목원을 위한 일부 부지를 내놓지 않는 것은 욕심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대관령면 발전을 위해서는 수목원 조성이 필수"라고 토로했다.

전체 매출의 80% 가량이 ‘라면 사업’에서 나오는 삼양식품의 실적은 레저·관광사업 확대와 맞물려 떨어지기 시작했다. 매출은 2010년 2726억원, 2011년 2947억원, 2012년 3153억원 등 꾸준히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다르다. 2008∼2009년 250억원 수준이던 영업이익은 2010년 141억원, 2011년 151억원, 2012년 81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118억원으로 일부 회복된 모습을 보였지만 광고선전비를 전년대비 25억원 가량 줄인 효과에 불과했다. 순이익 역시 5년 전 188억원에서 지난해 59억원으로 감소했다.

올림픽 특구 지정
개발 사업 탄력

이와 관련해 삼양식품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삼양목장 인근에 수목원을 조성하는 사업은 산림청과 의견 교환 정도만 이뤄진 정도"라며 "아직 반대·찬성 여부를 논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목축업 보다는 레저·관광사업에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삼양목장이 박정희 정부 목축사업 일환으로 시작한 것은 맞지만 현재는 정부의 지원이 끊긴 상태"라며 "지원이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목축업만으로 목장을 유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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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