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AJ렌터카 '위약금 실태'

고객이 봉? 손님 무서운 줄 모르고…

[일요시사=경제팀] 이창근 기자 = <일요시사> 953호에 게재된 ‘AJ렌터카 불법영업 실태 채널조직해부’ 기사가 나간 후 신문사에는 무수한 전화가 걸려왔다. 그중에는 ‘어떻게든 먹고 살려는데 왜 그런 기사를 냈느냐’는 채널영업자의 항의도 있었고, ‘현실은 더 처참하다. AJ가 너무 나쁘다’는 또 다른 채널영업자들도 있었다. 인상 깊었던 전화는 AJ렌터카로부터 위탁을 받아 장기렌트 영업을 했던 전직 영업직원의 전화였다.
 
이 영업직원은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그동안 AJ렌터카의 고객정보가 어떻게 관리되고 유통되었는지 그 실상을 적나라하게 털어놓았다. 이밖에도 ‘AJ렌터카와 함께 사업을 진행하다가 결국 뒤통수를 맞고 큰 손해를 보았다’는 협력사 대표의 사연도 알게 되었다. 후속 보도에 앞서 이번 호에는 차량출고 전 계약 철회한 고객에게 위약금을 물린 AJ렌터카의 실태를 공개한다.

AJ렌터카는 최근 전주 소재의 한 중소기업과 위약금 소송을 벌려 1심에서 승소한 바 있다. 패소한 업체의 대표는 지속적으로 억울함을 호소하며 항소를 준비하고 있지만 AJ렌터카를 상대로 한 재판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무엇보다 해약의사를 밝힌 시점이 차량 출고 이후라는 점과 자발적으로 보증보험증권을 발급해 준 점에서 재판부의 판단이 번복되기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거의 협박식 징수
 
이 사례에 대한 답변을 요청하자 AJ렌터카는 “차량이 출고가 된 이후 계약이 철회됐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위약금을 부과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만약 차량이 출고되기 전에 계약철회를 했다면 어떠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일요시사>는 전직 AJ렌터카 영업직원과 ‘AJ렌터카의 고객 개인정보 관리실태’에 대해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고객이 차량 출고 전에 계약을 해지했음에도 위약금을 부과한 사례가 몇 차례 있었음을 알게 됐다.
 

이후 연락처를 수소문해서 만나게 된 사람이 바로 남궁 준씨다. 한 토목회사의 경기지사를 운영하고 있던 남궁씨는 작년 7월 말 홈쇼핑에서 AJ렌터카 방송을 보고 상담 요청, 제네시스 차량에 대한 장기렌트를 신청했다. 또한 신규차량의 출고 전까지 구형 제네시스를 배차 받아 사용했다.
 
그러던 중 남궁씨는 8월 초 본사가 부도가 나는 바람에 연쇄 도산을 하게 될 상황에 처하면서 영업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계약해지 의사를 밝혔다. 더불어 계약서 체결 당시 위약금 조항이 있었음을 기억하고 위약금이 얼마나 되는지를 확인했다. 이에 영업직원은 일단 차량이 출고되지 않았지만, 위약금 부분은 본사에 연락해봐야 한다고 답변했다. 얼마 후 영업직원으로부터 ‘100만원의 위약금이 발생했다’는 연락이 왔고, AJ렌터카로부터도 위약금 100만원을 납부하라는 문자가 날아왔다.
 
차량 출고 전 계약해지 해도 위약금 물어
“받으라 본사 지시 있었다”영업직원 실토
 
문자를 받은 남궁씨는 AJ 본사에 전화를 걸어 “회사가 부도가 나서 당장은 위약금을 내기 어렵다”고 하소연을 했다. 시간을 좀 유예해 달라는 부탁이었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위약금을 내지 않으면 계약 시점에 발행한 보증보험증권 해지 서류를 해 주지 않겠다”는 것. 결국 남궁씨는 한 달 뒤에 없는 돈을 짜내서 위약금 100만원과 구형 제네시스 사용료 64만7000원을 함께 송금하고서야 관련서류를 받아 보증보험을 해지할 수 있었다. 
 
남궁씨는 이 과정에서 미심쩍은 부분이 많았음을 기억하고 있다. 위약금이 어떻게 계산이 되기에 102만3000원처럼 우수리 돈이 안생기고 100만원으로 딱 떨어지는 금액이 되는지 의구심이 생긴 것이다. 게다가 사전에 청구서를 발행해 주거나 추후라도 정산내역서를 줬어야 하는데 이러한 절차 없이 돈만 받아갔다는 점도 불쾌했다.
 
 
단돈 100원이라도 고객 돈을 받아가는 회사라면 청구서를 주고 내역을 확인시켜주는 게 정상인데 AJ렌터카는 기본조차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돈 내놔라, 안 그러면 보증보험증권 해지 서류 못 준다’는 식으로 고객을 협박하는 형태는 정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당시 AJ렌터카의 위탁을 받아 남궁씨와의 계약을 중개했던 홈쇼핑 콜센터 소속 영업직원의 증언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그때 남궁 사장님 해약전화를 받고 본사에 보고를 했는데, 위약금 100만원을 받아 오라는 지시를 받고 깜짝 놀랐다. 차량 출고 전인데도 고객에게 위약금을 물게 하라는 게 말이 안 됐던 일이라 명확히 기억한다.”
 
그러면서 덧붙인 말이 더욱 의미심장하다. 
 
“다른 건도 두어 건 더 있는데, 그때도 위약금이 100만원이었다.”   
 
어떻게 딱 100만원?
‘묻지마’이상한 계산법
 
남궁씨는 본지와의 인터뷰 이후 다시금 AJ렌터카에 연락을 했다. 차량이 출고되기 전에는 계약을 해지하더라도 위약금을 낼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작년에 송금한 위약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감도 있었다. 
 
그러나 남궁씨의 기대는 수포로 돌아갈 공산이 높다. AJ렌터카 측이 “남궁씨가 납부한 것은 위약금이 아니라 장기렌트 계약을 전제로 빌려준 차량 비용이 계약해지에 따라 단기렌트 비용으로 계산된 것”이라는 답변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덧붙여 “제네시스의 정상적인 렌트비용이 1일 44만원이라 18일 사용료 792만원에 대하여 80%가량 감면해줬다”고 했다.
 
이에 대해 남궁씨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제네시스 렌트비용이 하루 44만원이면 한 달에 1320만원이라는 말인데 렌터카 업체 어디를 가도 월 150만원 안팎이면 빌릴 수 있다는 반론이다. 또한 그때는 아무 설명도 없다가 이제 와서 언론사가 취재를 하니까 80% 깎아줬다고 하는 게 말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심지어 80%는 무슨 기준으로 깎아준 것이냐고 되물었다. 
 
“내가 언제 깎아달라고 했나. 돈 받아가면서 소비자에게 내역설명도 안 해주는가. 그렇게 설명해주고 깎아준 거라면 누가 손가락질을 하겠는가?” 
 
특히 AJ렌터카와 통화하는 과정에서 들은 반문에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반응이다. 

시장 흥정하듯
 

“담당자의 답변이 가관이다. ‘왜 그때 청구서를 달라고 안했느냐’고 되묻다니 이게 무슨 회사인가. 고객을 졸(卒)로 보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아주 한심한 작태다.” 
 
알아서 감면해줬다는 AJ렌터카의 답변에 거품을 무는 남궁씨는 더 이상 AJ렌터카가 법규를 모르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횡포를 부리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100만원을 돌려받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근본적으로 시정시키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조만간 공정거래위나 소비자보호원에 호소하겠다는 생각도 이 때문이다. 남궁 씨의 날 선 비판 앞에 AJ렌터카가 어떻게 반응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manchoice@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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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