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 대박> BGF리테일 상장 '앞과 뒤'

엄청난 자금 '현해탄 건넌다?'

[일요시사 = 경제2팀] 박효선 기자 = BGF리테일 청약으로 공모주 시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BGF리테일 상장은 GS리테일에 이은 두 번째 편의점 프랜차이즈 업체의 상장으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공모주 시장의 최대어로 꼽혔다. 이번 청약으로 4조5000억원의 공모자금이 몰렸다. 그러나 BGF리테일은 입맛만 다시게 됐다. 청약을 통해 들어온 공모자금은 일본 훼미리마트에만 좋은 영향을 줄 뿐 사실상 BGF리테일과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BGF리테일 입장에서는 들어온 청약자금이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다.

BGF리테일은 7일과 8일 이틀 동안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실시했다. 공모주 시장의 최대어를 증명하듯 공모주 청약에는 엄청난 자금이 몰려들었다. 총 4조5789억원의 자금이 몰리면서 지난해 현대로템(3조4269억원) 이후 최대 규모의 투자자금이다.

BGF리테일 기업공개(IPO) 대표주관사인 삼성증권에 따르면 청약 첫날인 7일부터 2556억원이 넘는 자금이 들어왔다. 청약 마감 8일에는 경쟁률이 무려 181.3대 1까지 올라갔다.

경쟁률 181대 1

앞서 지난달 24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기관수요 예측에서는 국내외 730개 기관이 참여해 337.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해외 기관투자도 512개 들어왔다.

당시만 해도 BGF리테일의 공모 소식에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5만원이 넘는 공모가를 예상했다. 기관들도 5만원 이상을 예상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모가 5만5000원 이상이라고 써낸 기관이 39.89%에 달했고 6만원 이상을 예상한 기관도 30.95%나 됐다. 전체적으로 5만원 이상을 쓴 기관이 82.25%였다.


그런데 BGF리테일의 희망 공모가는 4만1000원에서 4만6000원 선으로 선정됐다. 공모가는 희망 공모가 밴드에서도 가장 저렴한 4만1000원으로 결정됐다. 공모가가 5만원 이상으로 예측될 때도 투자자들의 수요가 높았는데 생각보다 저렴한 공모가가 결정된 것이다. 투자자들이 BGF리테일 공모 청약에 폭발적인 관심을 보인 이유이기도 하다.

예상보다 낮은 가격 형성의 배경에는 BGF리테일의 상장 특수성과 관계가 있다. 우선 이번 상장은 일본 훼미리마트가 보유한 616만30주 전량을 구주 매출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구주 매출은 대주주 보유 지분 중 일부를 일반인들에게 공개적으로 파는 것이다. 일본 패밀리마트가 보유한 지분을 투자자에게 판매한 것이라서 BGF리테일 입장에서는 이득 볼 게 없는 셈이다. 따라서 공모가를 올릴 필요가 없었던 것.

BGF리테일 입장에서는 공모가가 비쌀수록 신규 주주가 많은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회사로 유입되는 신규 자금도 없는데 공모가를 높게 산정할 필요가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BGF리테일 최대주주인 홍석조 회장 측에 지분을 넘기는 방안도 검토됐지만 가격을 산정하기가 애매했다. 홍 회장 입장에서는 이미 안정된 경영권을 확보했기 때문에 수천억원의 자금을 들여 추가 지분을 확보할 필요도 없었다. 유상감자의 경우 BGF리테일의 자금 유출이 불가피했다. 결과적으로 양사가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거래 기반은 IPO가 유일했다.

BGF리테일의 코스피 상장도 일본 훼미리마트와 기업공개 협약에 따른 것이다. BGF리테일이 2014년 7월 말까지 상장하지 않을 경우 일본 훼미리마트 보유 지분에 대한 위약금을 지불해야 한다. 상장하지 않으면 제3자에 대한 지분 매각이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이번 공모는 일본 훼미리마트 지분 25%의 자금 회수를 위한 것이다. 즉 공모 시장에서 아무리 대박을 쳤어도 회사와는 상관없는 셈이다.

공모 청약에 폭발적 관심…4조5000억 몰려
‘그림의 떡’ 모두 대주주 일 훼미리마트 몫

BGF리테일도 못내 아쉬운 눈치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이번 상장으로 회사로 유입되는 신규 자금은 없다”며 “이번 공모로 (일본 훼미리마트의) 지분 25%를 털어내게 됐다”고 답했다.


BGF리테일이 상장하게 되면 홍석조 회장을 비롯해 홍석현, 홍라영 등 특수 관계인들이 BGF리테일의 65.9%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BGF리테일의 최대주주는 홍 회장이다. 홍 회장은 홍 회장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부인 홍라희 여사의 동생이다.
 

BGF리테일은 1999년 삼성그룹에서 계열 분리됐다. 이후 일본 훼미리마트에서 도입한 편의점 사업이 크게 성장하면서 유통 사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일본 훼미리마트와의 계약으로 제휴관계를 유지해오다 지난 2012년 8월 국내 독자브랜드 ‘CU'로 전환했다. BGF리테일은 CU 편의점을 운영하면서 국내 편의점 시장 점유율 1위(32%)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지배주주 순이익으로 689억원을 벌어들였다. 이번 상장으로 BGF리테일은 24년간 사업 파트너로 지내온 일본 훼미리마트와 지분관계를 정리하면서 완벽한 독자경영을 하게 된다.

청약이 끝나고 시장의 관심은 19일 BGF리테일 상장일 시초가로 쏠리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편의점 포화상태에 따른 리스크도 거론되고 있다.

최근 국내 편의점 점포수가 2만점을 넘어서면서 업계 포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한 ‘2014년 유통산업 전망’에 따르면 올해 편의점 시장 성장률은 8.1%에 불과하다. 성장률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2011년 이후 편의점 수가 2만점을 돌파하면서 점포수 포화 증상 및 정부의 출점규제 등의 영향으로 성장률이 감소하는 모습이다.

CU의 무리한 점포수 확대에 따른 부실점포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BGF리테일의 경우 지난해 국내 편의점업계 중 가장 많은 점포수인 7939개를 확보했다. 업계 내 포화 현상이 나타나면 편의점 업체들 간 출혈 경쟁이 예상된다.

리스크 주의

BGF리테일 관계자는 “3년, 5년 단위로 길게 보면 업계 내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다”며 “1인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편의점 업계의 성장성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편의점 포화상태에 따라 상장 후 또 다른 성장전략이 필요하지만 뚜렷한 계획은 보이지 않는다. 이 관계자는 “상장 후 해외진출에 대한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아직까지 어느 나라로 진출할 것인지, 어떻게 해외로 진출할 것인지 등의 이렇다 할 구체적인 계획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dklo216@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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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