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 김영환 새정치민주연합 세월호 사고 공동대책위원장

"국민을 미흡한 존재라 보는 사람들이 사태 키웠다"

[일요시사=정치팀] 허주렬 기자 = 지난 4월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로 302명의 승객들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사고 당일 배를 스스로 탈출한 것에 가까운 최초 구조자 174명 외에 2주가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실질적 구조자는 '0명'에서 멈춰있다. 시간이 갈수록 실종자의 숫자가 사망자로 바뀔 뿐이다.

참사와 관련해 가급적 발언을 자제해왔던 정치권에서도 이제는 책임을 따져야한다는 말이 서서히 나온다. 실종자에 대한 구조작업이 완료되면 본격적인 사고 책임에 대한 추궁과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요시사>는 지난 4월30일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정치권의 소리'를 듣기위해 새정치민주연합 세월호 침몰 사고 공동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영환 의원을 찾았다.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

- 새정치민주연합 여객선 침몰 사고 대책위원장으로 진도 현장에 오랫동안 머물렀던 것으로 알고 있다. 직접 보고, 느낀 현장 분위기는 어떤가?
▲ 국민들이 느끼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번 사고는 대한민국이 출범한 후 최대의 참사, 최악의 인재다. 앞서 세월호 참사보다 더 많은 국민들이 희생된 삼풍백화점 붕괴 등 수많은 재난이 있었지만 이번 일은 누가 봐도 막을 수 있었던 인재다. 250명이 넘는 꽃다운 젊은이들이 희생됐고, 전 국민이 TV를 통해서 참사의 현장을 목격했다. 세월호 참사는 어떤 일로도 덮을 수 없고, 용서받을 수도 없는 참변이자 범죄다.

- 일각에선 현장 상황과 방송 등 언론에서 나오는 보도가 다르다는 얘기도 있다.
▲ 언론은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이후 인명을 구조하거나 사태를 냉정하게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기는커녕 사태를 오판하고 만들고, 국민들에게 혼선을 가져다줬다. 대한민국 언론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준 것이다. 이번 일은 국민들이 방송과 신문의 공정성·객관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도 됐을 것이다.

-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구조와 관련한 여러 의문점들이 제기되고 있다. 본인이 생각하는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 총체적 혼선, 총체적 미비점들이 드러났다. 구조는 있었지만 가장 필요했던 '선실 구조' '적극적 구조'가 없었다. 많은 승객들이 선실에 갇혀있는 상황에 대한 판단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구조 관계자들이 나름 목숨을 건 구조 활동을 했지만 근본적으로 구조가 안됐고, 국민들의 공분을 사게 만들었다.


- 왜 가장 필요했던 구조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는가.
▲ 사태를 정확히 판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선후, 경중이 바뀐 구조작업이 이뤄졌다. '골든타임' 내 구조, 최대한 많은 인명 구조가 필요했던 상황에서 '선'은 300여명의 승객이 있었던 '선실 내부'가 돼야 했다. 경중의 관점에서도 무게중심을 '선실 내부'로 뒀어야 했다. 그러나 단 한사람도, 심지어 대통령까지도 선실 안에 있던 사람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이 참사의 본질이다. 그리고 사태를 오판한 책임은 컨트롤타워에 있다.

- 결국 컨트롤타워는 정부다. 정부가 오판을 한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는가?
▲ 우선 명확한 진실규명이 이뤄져야 한다. 사고 직후 탑승한 승객이 얼마인지, 밖에서 구조된 승객이 얼마인지 등을 청와대나 중앙재난대책본부에서 파악했어야 하는데 제대로 파악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정부는 사고 당일 오후 1시30분께 368명 구조라는 잘못된 공식발표를 했고, 오후 4시30분이 되어서야 164명으로 구조자수를 바로잡았다. 대통령은 오후 5시에 "왜 구명조끼를 입고 있는데 구하지 못하느냐"고 했다. 기본적인 사태 파악, 구조 상황파악이 안됐다는 증거다.

- 그렇다면 최종 컨트롤타워인 정부가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보는가?
▲ 대통령에게까지 보고가 잘못됐다. 보고는 아이들의 생명과 재난의 상황을 결정짓는 것인데 그것이 잘못되다 보니 다 잘못됐다. 실제 보고가 몇 시에,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조사해야 한다. 그리고 보고라인에 있었던 사람들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비교적 올바른 지침이었던 오전 10시께 나온 박 대통령의 "특공대라도 투입하라"는 지시가 왜 안 지켜졌는지도 조사해서 책임질 부분과 사람들이 있다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

- 사고 진실 규명을 위해 수사에 나선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승무원들과 청해진 해운에만 초점을 맞춰 수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 그런 것들이 국민들을 더 분노하게 만들고, 유가족을 더 실망하게 만드는 것이다. 본질로 가야 한다. 지금 수사의 본질은 '사고 이후 왜 아이들을 구출하지 못 했나'로 가야 한다. 선장, 선주 등의 잘못은 이미 온 국민이 공감하고 있다. 이쪽으로 몰아간다고 해서 아이들을 못 구한 책임을 정부가 면피할 수는 없다. 그 다음에 재난이 오게 된 과정에 대해 따져야 한다. 사고 이후 아이들을 살리지 못한 것은 결국 정부의 책임이다. 정부는 기본적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할 헌법적 책무가 있다.

"세월호 참사, 대한민국 출범 후 최악의 인재"
"선후, 경중 뒤바뀐 구조작업이 '참사의 본질'"
"명확한 진상규명, 진정한 희생자 유족 위한 길"

- 검·경의 조사 이후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도 필요하다고 보는데.
▲ 당연히 필요하다. 국정조사, 청문회 등을 할 것이고 국회 차원의 사고대책 특별위원회도 구성될 것이다. 여야 모두 반대할 이유도 없고, 반대를 해서도 안 된다.

- 지난 4월29일 국무회의에서 나온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와 관련해 유가족들이 사과를 받는 것을 거부하는 등 뒷말이 나오고 있다.
▲ 사과를 한 것 자체는 잘한 일이다. 앞으로도 여러 차례 더 사과를 할 것이라 생각하고, 마지막에는 국민담화 형식의 사과도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지금은 어떤 사과도 유족들에게 위로가 될 수 없는 상황이다.
 


- 청와대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등 온라인을 비롯해 거리시위에서도 박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이정도의 참사가 벌어졌는데 당연히 나올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대통령에 대한 하야 요구가 중론은 아닐 것이라고 본다. 어쨌든 대한민국은 다시 살아야 하고, 다시 희망도 가져야 한다. 특히 세월호 참사를 수습할 사람은 대통령뿐이다. 아마 대통령도 국민들과 똑같은 아픔을 느끼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다만 대통령인 만큼 아픔을 가장 크게 느껴야 하고, 국민들에게도 그것을 표출해야 한다.

- 안전행정부가 희생자를 위한 합동분향소를 17개 시·도청 소재지별로 각 1개만 설치하도록 하는 내용의 공문을 광역단체에 내려 보냈다. 4년 전 천안함사건이 발생했을 때 시민 왕래가 잦은 곳에 마음대로 분향소를 설치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정부 조치와 너무 비교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정치적 판단이 가미된 데서 나오는 부작용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되면 분향소 숫자는 작을지 모르지만 국민적 공분이 이것을 채울 것이다. 정부의 언론통제 시도, 민심을 바꾸기 위한 시도 등은 국민들이 다 알고 있다. 국민들을 미흡한 존재라 생각하는 사람들 때문에 사태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이다. 민심의 파도에 배가 빠지지 않을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배가 가라앉을 수도 있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 끝으로 희생자 유족들에게 한 마디 남기신다면.
▲ 전 국민이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저도 마찬가지다. 유가족들은 이 말조차도 상투적이라 느껴질 정도로 아픔이 크고, 고통스러울 것이라 생각한다. 유가족들이 생때같은 아이들의 죽음 앞에 오열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아이들이 어떻게 죽게 됐는가를 파헤치고, 아직 갇혀 있는 아이들과 '영혼의 대화'로 아이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일이 속죄의 길이라 생각한다. 정치인으로서 남은 힘도 여기에 다 쏟을 것이다.

 

<carpediem@ilyosisa.co.kr>

 

[김영환 의원 프로필]

▲ 새정치민주연합 여객선 침몰 사고 공동대책위원장
▲ 4선 의원(15·16·18·19대)
▲ 민주당 인재영입위원장
▲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위원장(18대 국회)
▲ 민주당 최고위원
▲ 새천년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
▲ 과학기술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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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