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파만파' 세월호 고의침몰 의혹

잘 짜인 각본대로 가라앉았다?

[일요시사=사회팀] 강현석 기자 =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세월호 침몰 사건의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청해진해운 측이 여객선을 고의로 침몰시켰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예상된다. 만약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이를 방기한 정부당국의 책임론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더불어 해경의 구조로 먼저 탈출한 선장 등 승무원 중 일부가 승객들의 탈출을 고의로 지연시켰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불구덩이 같은 국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YTN>은 세월호 침몰 사건의 배경을 놓고, '고의 침몰' 의혹을 제기했다. <YTN>에 따르면, 청해진해운의 전신인 온바다해운은 지난 2001년에도 보험금을 타기 위해 여객선을 고의로 침몰시켰다는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즉 전력이 있는 만큼 이번에도 같은 목적으로 여객선 침몰을 유도하지 않았겠냐는 것이다.

보험금이 목적?

이날 보도된 내용을 종합하면 당시 온바다해운은 시중에서 매긴 선박가격보다 높은 사고 보험금을 타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01년 1월 백령도에서 인천으로 향하던 온바다해운 소속 여객선 '데모크라시 2호'는 인천 옹진군 대청도 근해에서 화염에 휩싸였다.

이때 데모크라시 2호에는 승객 69명과 승무원 7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사고 소식을 접한 해군함정은 2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배 안에 있던 승객 등 76명을 전원 구조했다. 최초 화재 발생장소는 선박 기관실, 사고 발생 2시간이 채 못돼 여객선은 바다 밑으로 완전히 가라앉았다.

경찰 조사 결과 데모크라시 2호의 구명장비는 사고 순간 전혀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수십 개의 구명벌 중 단 1대만 펴졌던 이번 세월호 참사와 동일하다. 당시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온바다해운 측에 75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으로 남은 점은 승무원과 해군까지 총동원돼 화재 진압 작전을 폈음에도 선박의 불을 끄지 못했다는 것이다. 표면적인 원인은 불씨가 연료통에 옮겨 붙어 불길이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누군가에 의한 '고의 방화' 의혹은 끝내 규명되지 않았다.

이른바 '데모크라시 2호 사건'은 다행히 배에 타고 있던 인천 중부경찰서 소속 정모 순경(당시 28세)의 기민한 대응으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정 순경은 기관실에서 연기가 새나오는 것을  수상쩍게 여기다가 객실 내로 검은 연기가 밀려들자 승객과 승무원을 출구 쪽으로 우선 대피시키고, 관계당국에 빠른 구조요청을 했다. 특히 정 순경은 배에 남은 75명을 모두 구조선에 피신시키고, 자신은 끝까지 남아 마지막에 탈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순경이 없었다면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졌을지 모르는 데모크라시 2호 사건. 그런데 불과 두 달 뒤인 3월 초, 전남 여수항에 정박해 있던 온바다해운 소속 '데모크라시 3호'는 원인 모를 화재로 침몰했다. 그날 데모크라시 3호에는 승객이 없어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만약 출항 중이었다면 끔찍한 재앙이 우려됐던 상황이다. 한 여객선 선장은 "화장실에서 갑자기 불이 났다는데 사고 원인을 못 찾았고 당직자는 기관사였다"고 말했다.

수상한 선장과 선원들
일부러 승객탈출 지연?

이처럼 유야무야된 '데모크라시 3호 사건'으로 온바다해운 측이 챙긴 보험금은 28억원, 앞서 벌어진 '2호 사건'으로 벌어들인 보험금은 23억원이다. 이들 여객선 모두는 화재에 취약한 강화섬유플라스틱 선체인데다 중고선박이라 책정된 보험가가 낮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온바다해운 측은 예상가보다 2~3배에 달하는 보상금을 챙겼는데 관련한 내막을 놓고 보험금을 노린 고의 침몰이 아니냐는 추측이 있었다고 <YTN>은 보도했다.

실제로 온바다해운은 지난 2006년 경영난을 이유로 자산과 직원이 청해진해운에 흡수됐는데 청해진해운과 관계된 세모해운 등의 선박은 그간 잦은 고장과 사고를 일으키는 등 문제가 끊이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사측은 안전상 위험에도 낡은 선박을 돌려 막는 수법으로 위험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세모해운·온바다해운·청해진해운으로 이어지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과 관련한 재산 증식 과정에 선박사고 보험금이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또 세월호 역시 사고 전 114억원 상당의 선체보험을 들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사측이 선원들에게 입막음을 시켰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검경합동수사본부(이하 합수부)는 세월호 침몰을 앞두고 선원들이 사측과 통화한 정황을 확보했다고 지난 30일 알렸다. 합수부는 침몰 당일 오전 9시3분께 청해진해운 측이 선장에게 전화를 걸어 약 30초간 통화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는 세월호가 해경 측에 구조요청을 한 직후 이뤄진 통화다. 또 선장의 통화보다 2분 앞선 9시1분께는 세월호에 있던 객실 매니저가 사측에 전화를 건 것으로 확인됐다. 즉 긴박한 상황에서 승무원이 회사에 먼저 '보고'를 하고, 회사가 다시 선장에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내용이다.

이후 9시41분까지 청해진해운 관계자는 세월호 일등항해사와 5차례에 걸쳐 통화를 했는데 발신번호는 모두 청해진해운으로 밝혀져 현장 대응을 지시한 배후가 청해진해운이라는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또 청해진해운 최고경영자가 사실상 승객의 퇴선을 막은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당시 선장은 운행 중 휴대전화 게임을 하고 있었다는 증언이 나올 정도로 현장 지휘에 한계를 보였다. 때문에 사고 직후 사측이 항해사 등을 이용해 선장을 조종했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이들의 통화는 퇴선명령 등 승객의 안전을 위한 조치가 아니라 사고 후 보험금을 타낼 때 유리한 조건을 만들기 위한 공모였을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배를 빠져나온 선장과 항해사, 조타수 등은 한목소리로 세월호의 복원력이 좋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죽을 걸 알면서도

<한겨레>에 따르면 이준석 선장 등 선원들은 최초 신고부터 탈출까지 약 40분의 '골든타임'이 있었지만 승객들에게 퇴선명령을 내리지 않고 조타실에 모여 진도해상교통관제센터(VTS)와 교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복원력이 좋지 않아 배가 가라앉을 걸 뻔히 알면서도 입을 맞추느라 시간을 허비한 것이다. 또 이들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 구조정 1척이 먼저 현장에 도착한다는 사실을 미리 파악하고 사복으로 갈아입고 있었다.

승객으로 위장해 빠져나가려 한 것이다. 방송시스템도 정상 작동됐지만 "방송이 불가하다"며 거짓말을 했다. 이를 종합하면 자신들의 안전을 위해 다른 승객들에게는 고의로 탈출 안내를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상당한 것으로 추론되고 있다.

현재 수사본부는 생환한 승무원들에게 전담 검사를 붙여 고강도 밀착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들에게 마지막 남은 양심이 있다면 '고의 침몰' 의혹과 '고의 탈출 지연' 의혹에 대해 진실을 말할 것을 기다려 본다.

 

<angel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준석 선장 미스터리 "여자 끼고 술판?"


최근 이준석 선장이 구조되는 영상이 언론에 공개된 가운데 그의 당일 행적에 의문이 쏠린다. 결론부터 말하면 '여자를 끼고 술판을 벌인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영상 속 이 선장은 속옷차림이다.

그는 최초 당일 행적을 묻는 질문에 "담배를 피러 갔다"고 진술했지만 추궁이 이어지자 "옷을 갈아입는 중이었다"고 말을 바꿨다. 그런데 이 선장 등 승무원들이 구출 직전까지 함께 있던 조타실에는 중년의 한국 여성과 필리핀 여가수 등이 함께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의혹이 커지고 있다.

조타실은 '관계자 외 통제구역'이며, 두 여성은 선장이 구조된 직후 경비정에 의해 구출됐다.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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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추석 연휴 전에 검찰개혁을 진행하려던 더불어민주당이 신중한 입장에 들어갔다. 검찰개혁 초안을 발표하려던 당의 의견에,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수장 정성호 장관이 다른 의견을 내면서다. 정 장관의 의견에 대해 여권 관계자들은 공개적으로 비판까지 했다. 당정 간 불협화음으로 검찰개혁이 무너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왔다. 당 지도부와 정부는 뒷수습에 나섰지만, 완전히 진화될지 관심이 모인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계속 강조해 온 ‘검찰개혁’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공언대로 ‘추석 전 검찰개혁 입법 마무리’를 목표로 속도전에 돌입한 가운데 친명(친 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민주당 지도부와 결이 다른 의견을 연일 내놓으며 당정 간 불협화음이 나타났다. 속도전 앞두고… 민주당 국민주권 검찰 정상화 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회의를 열고 검찰개혁의 대원칙인 수사권·기소권 분리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확정할 방침이었다. 민주당은 이번 개정안으로 수사권·기소권의 분리 대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검찰청을 폐지한다. 그리고 기존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이관하기 위해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설치할 예정이다. 공소청은 기존 검찰의 기소권을 이관받아 기소와 공소 유지, 영장 발부 등 검찰의 고유 업무를 도맡는다. 중수청의 경우, 검찰의 수사 대상이었던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의 수사를 담당한다. 이 외에도 국수위 설치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수위는 국무총리 산하 기관으로 경찰을 비롯해 중수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국가 수사 기관 전체를 통솔하는 시스템이다. 이번 검찰 조직 재편으로 수사 기능을 갖게 될 중수청을 행정안전부와 법무부 중 어느 소속으로 할지 등의 쟁점 현안들도 정리돼 개정안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을 제외한 수사기관은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있다. 이들은 각각 행안부와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소속돼있다. 이 같은 초안에 대해 당 안팎에선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국수위의 권한이 자칫 과도해지면, 정부의 수사 통제와 외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또 앞서 밝힌 것처럼 행안부 산하에 이미 경찰이라는 수사기관이 있는 상황에서 중수청까지 포함될 경우, 행안부의 수사 기능이 자칫 과도하게 커지는 것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공소청의 보완수사권에 대한 당과 정부의 이견도 걸림돌이다. 당은 수사와 기소 분리 대원칙 측면에서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법무부는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가진 상황에서 원활한 사건 처리를 위해서는 공소청에 보완수사권 부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6일 초안 발표 예정이었지만 구체안 두고 특위·법무부 입장 차 지난달 25일 민주당 검찰정상화특위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었지만 최종안을 내지 않았다. 민형배 특위위원장은 지난 7일 비공개 당정대 협의 후 기자들과 만나 “속도 조절론은 없다”며 이날 회의를 최종안 확정을 위한 데드라인으로 예고했지만, 180도 달라졌다. 대신 이날 회의는 법안의 완결성에 집중했다고 한다. 특위 간사인 이용우 의원은 "초안이 사실상 나왔다고 보면 된다"면서도 "그야말로 특위안이고, 당정대 간의 논의 과정이라든지 국민적 공론화를 해 나가는 과정이라든지 이 과정이 여전히 많이 남아서 최종적으로 가다듬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속도조절 배경에는 개혁의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입장이 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정 장관에게 ‘검찰개혁의 핵심이 수사와 기소의 분리냐’고 물었다. 이에 정 장관은 “그렇다”면서 “검찰이 수사를 개시하거나 인지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권한은 분리해낸다는 게 1차적인 목표”라고 답했다. 다만 정 장관은 “현재는 (검찰이) 보완수사 요구 또는 재수사를 할 수 있는데, (사건이) 핑퐁처럼 왔다 갔다 하다가 과거보다 사건 처리 기간이 2배 이상 늘었다”며 “이런 문제가 심화할 가능성이 있어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사건) 전건 송치를 할 것인지, 전건 송치를 하지 않는다면 수사지휘권을 줄 것인지, 송치된 사건에 대한 보완 수사 범위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문제”라고 부연했다. 정 장관은 민주당이 중수청을 행안부 산하에 두려고 하는 것에 대해서도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경찰·국가수사본부·공수처·중대범죄수사청 4개 수사기관이 모두 행안부 밑에 들어가면 권한이 집중된다”고 우려했다. 또 기존 검찰청을 공소청으로 바꾸는 것에 대해서도 “검찰은 헌법상 검찰총장 임명 관련 규정들과 검사 관련 규정들도 있기 때문에 위헌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의 다른 의견 국수위에 대해서는 “지금 나와 있는 안에 의하면 국수위가 경찰의 불송치 사건에 대한 이행을 담당하게 돼있는데 최근 통계에 4만건 이상 된다”며 “독립된 행정위원회가 4만건 이상 사건을 다룬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6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도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이 ‘검찰 조직을 폐지하는 것이 적절하냐’고 묻자 정 장관은 “검찰을 해체한다고 표현하지만 저는 검찰이 수행해오던 기능을 재분배하는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민주당의 당론은 아직 아니”라며 “1차 수사기관, 특히 경찰의 부실·봐주기 수사를 보완할 제도적 장치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이 ‘검찰청 폐지로 검찰의 전문 수사 역량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취지로 질문하자 정 장관은 “굉장히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을 교란하는 금융 범죄 또는 조세 사건은 굉장히 난이도가 높아 고도의 수사 기법이 필요하고 법리적 쟁점들이 많다”며 “이런 전문 수사 역량을 중수청에 어떻게 이어갈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은 회의 당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의 수사개시권과 인지수사권은 완전히 배제돼야 한다”면서도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고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검찰개혁의 본질은 잊지 말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견설 진상은? 그러면서 “수사기관과 공소기관 사이의 ‘핑퐁’ 등 책임 떠넘기기, 수사 지연, 부실 수사로 인해 국민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현실적이고 촘촘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며 “개혁은 구호가 아니라 현실에서 작동할 때 비로소 성공한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정 장관의 발언 이후 당 안팎에서는 정 장관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 검찰개혁 특위 위원장인 민형배 의원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재논의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입장에 관한 질문에 “당 지도부는 장관께서 좀 너무 나가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특위안에는 그런 내용이 없고, 당정에서 합의됐거나 의논해서 한 건 아니”라며 “법무부 장관이 개인적 의견을 말씀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이 행안부 산하 중수청 설치 방안에 우려를 밝힌 데 대해서도 “당에서 입장을 내지 않았는데 그렇게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 장관 본분에 충실한 건가, 이런 우려가 좀 있다”면서 “(장관이) 저희 특위 초안을 모르는 상태 같다”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의 의견을 내세워 정 장관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 것이다. 이른바 ‘검찰개혁 4법’을 발의하고 관련 논의를 주도해 온 김용민 의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서 “바꾼다고 모든 것이 개혁은 아니다”라며 “개혁을 왜 하려고 하는지 출발점을 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지도부·정부 나서 진화 “당 결정대로 따라갈 것” 민주당과 정 장관의 의견이 갈리면서 ‘당정이견’설이 분출한 가운데, 당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8일 오후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 지도부 인사말에서 “개혁의 작업은 한 치의 오차·흔들림·불협화음 없이 우리가 완수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며 “이 과정에서 당정대는 원팀 원보이스로 굳게 단결해서 함께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국민주권정부의 실질적 성과는 당정대 원팀 정신이 그 중심에 있다”며 “다음 주부터 우리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첫 정기국회가 시작된다. 이재명정부 국정 기조와 국정 과제의 실천을 (당이) 더 확실하게 뒷받침해야 한다”고 당정 일치 기조를 강조했다. 정부와 대통령실에서도 수습·진화에 나섰다. 이날 워크숍 현장에 방문한 정 법무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이견은 없다”며 “어쨌든 입법의 주도권은 정부가 아니라 당이 갖고 있다. 당에서 잘 결정되는 대로 잘 논의해서 따라갈 것”이라고 한발 물러났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도 당과 법무부 사이 이견에 대해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며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만찬에서 전체적인 로드맵을 합의했다. 정부와 당이 각자 검찰개혁안에 대한 여러 가지 각론에 대한 의견들을 제기하기도 하고 수렴하기도 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당과 정부의 의견만 다른 게 아니라 당 내부에도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각각의 의견들이 다 도출되는 과정이라고 본다. 말하자면 일종의 공론화 과정에 이제 들어간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 내용들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다만 바라건대 내용 자체의 토론에 좀 집중했으면 좋겠다”며 “특정인과 좀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사람에 대한 공격 같은 건 하지 말고 이렇게 내용 토론으로 좀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갖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법조계 의견은? 한편 법조계에선 정 장관이 민주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평소 소신과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사장 출신 한 법조인은 “정 장관은 외골수처럼 직진하기보다 남의 편을 설득하고 내 편을 혼내가면서 합의점을 찾는 정치를 해온 사람”이라면서 “강성 개혁에 집착하기보다는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변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