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조폭도 울고 갈 홈앤쇼핑 '유보금' 횡포 고발

중소기업 살리라니까 오히려 목줄 잡고 '슈퍼 갑질'

[일요시사=경제팀] 이창근 기자 = TV홈쇼핑을 통해 일반 잡화를 판매하는 A업체의 대표 김모씨는 최근 ‘홈앤쇼핑’의 재무팀과 얼굴을 붉혀가며 한바탕 입씨름을 치렀다. 홈앤쇼핑에서 방송된 제품의 판매대금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적게 정산됐기 때문이다.  제품제조 공장에 지급할 대금과 사무실 임대료, 직원 인건비에 시달리던 김씨로서는 홈앤쇼핑 재무팀에 연유를 물었고, 그 재무팀의 황당한 대답에 화가 났던 것이다. “중소기업 활성화를 명분으로 홈쇼핑 허가를 받은 홈앤쇼핑이 중소기업을 살리기는커녕 목줄을 죄고 있다”고 울분을 토하는 김씨의 사연을 들여다봤다.
 
 
‘홈앤쇼핑’(대표 김기문·강남훈)은 중소기업 제품의 판로 확보와 소비자 권익 실현이라는 명분 아래 2011년 허가를 받아 2012년 1월부터 방송을 개시한 홈쇼핑업체다. ‘국민MC’ 유재석이 광고모델로 등장하면서 일반인에게 더 친숙해진 업체다.

수수료 아끼려다 
자금난만 생겼다 
 
핵심주주도 중소기업중앙회, 농협경제지주 주식회사, 기업은행, 중소기업유통센터 등과 같이 ‘중소기업을 살리자’는 목표 아래 움직이는 주체들로 구성되어 있다. 
 
홈앤쇼핑 사이트 내 경영이념을 보면 ‘홈앤쇼핑이 존재하는 이유와 달성목표는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이며, ‘중소기업과의 상생추구만이 지향점’이라고 표현되어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홈앤쇼핑의 출범배경과 경영이념은 김씨에게 ‘새빨간 거짓말’이 되고 있다. ‘중소기업을 살리기 보다는 중소기업의 희생을 발판삼아 성장하고 있는 최악의 홈쇼핑 채널’이라는 것이다. 도대체 김씨의 이처럼 격앙된 반응은 무엇 때문일까?
 
김씨는 홈앤쇼핑의 대금지급 체계를 문제 삼고 있다. ‘중소기업과 동반성장’이라는 명분을 내세우지 않고 영업을 하는 여타 홈쇼핑채널보다 더 악랄한 정산시스템이라는 것이다. 특히 ‘A/S미정산금’이란 항목을 문제 삼았다. 
 
일반적으로 홈쇼핑을 통해 방송된 제품의 매출에서 가장 먼저 제하는 것이 홈쇼핑 채널의 수수료다. CJ오쇼핑,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GS홈쇼핑, NS홈쇼핑 등등 각 채널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통상적으로 37∼40% 선.
 
이에 비해 홈앤쇼핑은 30∼33% 수준이다. 나름 여타 업체보다 중소협력사를 배려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상품주문에 따른 배송비 및 반품처리 비용을 감안하면 얘기가 조금 달라진다. 여타 홈쇼핑 채널은 배송 및 반품 처리비용이 수수료에 포함되어 있는 반면 홈앤쇼핑은 이와 관련된 비용을 업체부담으로 별도 정산하는 방식이다.
 
통상 배송 및 반품처리 비용이 매출액의 5%선이라고 하니 홈앤쇼핑의 실질적인 수수료는 30∼33%가 아니라 35∼38% 수준인 셈이다. 여타 홈쇼핑과 비교할 때 1∼2% 차이에 불과하고, 그나마 판매단가가 낮은 상품은 택배수량이 많아져 물류비가 늘어나면 사실상 수수료 차이가 없어진다. 이런 실정임에도 불구하고 한 푼이 아쉬운 협력사 입장에서는 작은 수수료 격차를 소중히 생각하고 홈앤쇼핑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홈쇼핑의 매출이 1억원 정도 발생하면 여타 홈쇼핑의 경우는 대략 6000만원(수수료 40% 기준)이 협력사의 공급가액이 된다. 홈앤쇼핑의 케이스는 6700만원(수수료 33% 기준)에서 물류비 500만원(매출의 5%)을 뺀 6200만원 정도가 업체가 받을 돈, 즉 ‘공급가액’이다. 
 
이 ‘공급가액’에서 ‘유보금’이 차감된다. 유보금이란, 판매된 제품이 제품의 하자나 A/S, 고객의 요구에 의해 기한 내 반품될 것을 대비하여 홈쇼핑채널이 지급을 유예하고 있는 돈이다. 이 유보금의 비율은 판매품목에 따라 달라진다.
 

반품율이 높은 의류의 경우는 대략 30% 선에서 유보율이 책정되고, 잡화처럼 반품율이 낮은 품목은 20∼25% 내외로 유보율을 잡는 게 통상적인 업계의 수준이다. 잡화를 취급한 김씨의 케이스라면 유보율을 20% 수준으로 계산할 수 있겠다. 업계 평균 유보율 20%를 반영하여 협력업체가 받아야 할 금액을 계산해보면 일반 홈쇼핑의 경우는 4800만원(6000만원의 20% 차감)이고, 홈앤쇼핑의 경우는 4960만원(6200만원의 20% 차감)이 된다.

   

배송 건수에 대한 고려 없이 단순계산만 한다면 160만원 차이다. 매출액 대비 1.6%다. 여타 홈쇼핑보다 160만원이나 더 지급한다는 점이 중소기업을 위한 채널이라는 홈앤쇼핑의 명분이 되고 있다. 홈쇼핑 수수료 관련 이슈가 나오면 홈앤쇼핑의 목소리에 자신감이 묻어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이다. 김씨 등과 같이 영세 협력업체가 홈앤쇼핑과 거래하고자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여타 홈쇼핑보다 조금이라도 수수료가 작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김씨는 왜 수수료가 낮은 홈앤쇼핑에 대해 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을까?
 
원인은 A/S미정산이라는 항목 때문이다. 홈앤쇼핑에서만 채택되고 있는 A/S미정산이란 항목은 전체 매출에서 홈쇼핑 수수료를 제한 ‘지급금액’에서 1차로 ‘유보금’ 20%를 제하고, 추가로 ‘지급금액’의 20% 안밖을 차감하여 보유하는 금액이다. 결국, 협력사는 자신이 받아야 할 금액의 최소 40% 이상을 홈앤쇼핑의 계좌에 남겨둬야 하는 것이다. 

“자금 때문에
피 바짝 말라”
 
A/S미정산이라는 항목이 개입되면 홈앤쇼핑이 중소기업을 위한다는 명분이 사라진다. 매출이 1억원일 때, 홈앤쇼핑 계산법에 의하면 홈쇼핑 수수료 33%(3300만원)를 뗀 협력사 공급가액 6700만원 중 물류비 500만원을 제하고, 나머지 ‘지급금액’ 6200만원에서 유보금 명목으로 1240만원, 다시 A/S미정산금 명목으로 1240만원 등 도합 2480만원을 지급 보류한다. 최종 지급금액은 3720만원이다. 이는 수수료와 유보금만 제외하고 지급하는 여타 홈쇼핑의 ‘지급금액’ 4500만원에 비해 훨씬 적은 금액이다.
 
문제는 최종 지급금액의 격차만이 아니다. 외상담보대출 문제가 남았다. 통상 홈쇼핑은 매월 말일까지 영업마감해서 다음달 25일에 대금 정산을 하는 구조다. 4월1일에 홈쇼핑 방송을 해서 매출이 발생하면 5월25일까지 돈 한 푼 못 받고 기다려야 한다. 협력업체로서는 괴로운 시간이다. 이런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 바로 ‘외담대’, 외상담보대출이다.
 
쉽게 말하면 홈쇼핑에서 협력업체에게 은행에서 할인받아 자금을 융통할 수 있도록 전자어음 형태로 발행하는 매출채권이 바로 ‘외담대’다. 이 외담대 비율은 GS나 롯데, 현대홈쇼핑 등 대부분 ‘지급금액’의 70% 정도인데 비해 홈앤쇼핑은 50% 수준이다. 외담대를 제외한  ‘지급금액’의 잔액 30%와 50%는 익월 25일에 각각 현금 정산된다. 
 
때가 어느 때인데…'상생' 새빨간 거짓말  
이상한 지급체계에 중소협력업체만 곡소리
 
무수한 업체들이 홈쇼핑이 책정한 ‘지급금액’ 규모와 ‘외담대’ 비율에 민감한 것도 이런 이유다. 늘상 제품 생산비용과 각종 인건비, 유지비에 목마른 협력업체 입장에서는 수수료 외에 유보되는 비율이 낮을수록, 또 외담대의 비율이 높을수록 협력업체가 확보할 수 있는 현금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런 정황을 감안해보면 홈앤쇼핑에 격앙된 목소리를 내는 김씨의 입장이 충분히 이해된다. 앞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김씨가 외담대로 할인받아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은 일반 홈쇼핑의 경우 3150만원(지급금액 4500만원의 70%)인 반면 홈앤쇼핑의 외담대로 확보할 수 있는 금액은 1860만원에 불과하다. 김씨가 홈앤쇼핑 재무팀에게 “예상보다 1290만원이나 덜 들어왔다”고 따져 묻게 된 배경이다. 
 
 
이러한 격차는 결국 홈앤쇼핑이 유보금 외에 추가로 공제한 A/S미정산금이 주요원인이 되고 있다. 전체 지급금액에서 유보금을 잡은 데다 추가로 A/S미정산금 까지 차감하니 외담대 할 수 있는 파이 자체가 작아지고, 게다가 외담대 비율마저 50%에 불과하기 때문에 협력업체의 자금운용이 곤란해지는 것이다.
 

김씨와 같이 홈앤쇼핑과 거래해 온 박모씨, 최모씨 등이 “홈앤쇼핑이 돈 때문에 피가 말라본 적이 없어서 그런 것이다. 이런 정산체계를 가지고 중소기업과 상생하겠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특히 박씨는 “이처럼 설립목적과 반대로 운영할 거라면 아예 홈앤쇼핑의 면허를 취소해야 한다”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밥값 떼고 식대 
명목으로 또 떼
 
도대체 홈앤쇼핑이 유보금 외에 공제하는 A/S미정산은 무엇일까? 이 부분에 대한 취재과정에서 홈앤쇼핑 관계자는 “A/S미정산 부분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제시한 표준계약서에 들어있는 내용”이며, “계약 당시 전부 고지하고 협력사와 합의하에 작성하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협력업체로부터 넘겨받은 홈앤쇼핑의 표준거래계약서 속에는 실제로 ‘A/S미정산’ 항목이 기재되어 있다. ‘홈앤쇼핑과 협력사의 합의로 반품 또는 A/S에 필요한 금액을 책정할 수 있음’이 적시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계약서에 명시된 ‘반품과 A/S를 위해’ 라는 대목은 업계에서 말하는 ‘유보금’과 성격이 동일했다. 또한 계약서 내에는 A/S미정산에 대한 필요성과 항목에 대한 정의는 규명되어 있으나 ‘유보금’에 대한 별도의 항목과 정의는 존재하지 않았다. 홈앤쇼핑에서 말하는 A/S미정산이란 곧 업계에서 말하는 ‘유보금’과 같은 것이다. 
 

그렇다면 홈앤쇼핑은 반품과 A/S를 위한 금액으로 유보금 혹은 A/S미정산 항목으로 한 번만 차감해야 옳다. 같은 목적으로 항목만 달리해서 두 번 차감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런데 김씨의 같은 목적으로 두 번 차감하고 있음을 거듭 주장했다.
 
홈앤쇼핑이 사업을 개시한 지 3년째임을 감안하면 쉽게 납득하기 힘든 주장이다. 제보자인 김씨가 잘못 안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이에 대해 김씨 등은 자신의 접속코드로 홈앤쇼핑의 SCM(공급망관리 시스템)을 보여주었다.
 
홈앤쇼핑의 SCM을 보면 ‘당월예상매출’ 옆에 ‘당월A/S미정산’과 함께 ‘유보액’ 항목이 버젓이 자리 잡고 있다. 전산시스템 자체가 두 개의 항목에 대해 유보하도록 프로그래밍 된 것이다. 이는 영업개시 후 지금까지 모든 거래에 있어 홈앤쇼핑이 ‘반품과 A/S를 위한’ 명분으로 업계서 부르는 유보금과 자신들이 지칭하는 A/S미정산금을 떼 왔음을 나타내고 있다. 눈으로 보고도 쉽게 믿기지 않는 대목이다. 
 
이 부분에 대한 홈앤쇼핑의 입장을 들어봤다. 홈앤쇼핑 관계자는 A/S미정산 항목에 대해서는 아무런 문제 될 게 없다는 반응이다. 계약서 내에 A/S미정산 관련 내용이 들어있고, 법규에 따라 40일 내에 유보한 금액을 지급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유보금을 또 떼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한 홈앤쇼핑 입장은 “반품율이 높아 유보금 한도를 넘는 경우에 거래업체와 협의 하에 정한다. 업체와 협의만 되면 상관없는 부분”이라는 것. 항목이야 어찌됐든 “40일 내에 지급을 안 한다면 모를까 기한 내에 업체에 지급하는 이상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마치 살림 빠듯한 직장인들에게 ‘아까는 밥값이고, 이번 건 식대’라고 하면서 ‘연말정산에서 다 돌려받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하는 말과 같았다.
 
“다른 홈쇼핑 업체들은 유보금 항목 하나로 처리하고 있다”고 반문해도 반응은 마찬가지 였다. 그러면서 “다른 홈쇼핑 역시 다양한 항목으로 (유보금을) 잡거나 유보금 자체를 더 높여 잡는다”며 “다른 업체도 잘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업계가 관행적으로 이런저런 명분으로 협력업체에 지급할 대급을 유보하고 있다는 뉘앙스다. 
 
말로만 상생·동반성장
황당한 명목으로 압박
 
과연 다른 홈쇼핑 업체도 ‘밥값’과 ‘식대’를 따로따로 챙기고 있을까? 김씨 등의 협조로 여타 홈쇼핑 업체의 SCM을 들여다보았지만 모두 반품과 A/S에 대한 부분은 유보금 하나로 갈음하고 있었다. SCM 코드가 없는 홈쇼핑 업체는 직접 통화를 해서 확인해 본 결과도 마찬가지다. 한결같이 “수수료와 유보금을 제외하고는 다른 명목으로 협력업체의 대금지급을 유예하고 있는 항목이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여타 홈쇼핑 업체와의 접촉을 통해 유보되는 항목과 비율을 파악하는 과정을 지켜보던 김씨 등은 “홈앤쇼핑만 유보금에다 A/S미정산금을 또 뗀다. 다른 업체는 안 그렇다. 돈 줄 사람보다 그 돈을 받아야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더 잘 알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며 의구심 섞인 시선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홈앤쇼핑이 유보금과 A/S미정산 명목으로 쥐고 있는 자금의 규모가 수천억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을 덧붙였다. 홈앤쇼핑 관계자의 말처럼 금년 예상 매출액이 1조5000억원 규모에 도달한다고 가정했을 때 수수료 33%를 뺀 나머지 1조원 중에서 유보금 20%, A/S미정산금 20%를 합하면 대략 4000억원 정도의 운영자금이 생긴다는 분석이다.
 
물론 홈앤쇼핑이 이들 유보금을 보유할 수 있는 기간이 업체당 40일을 넘을 수 없고, 실제로 발생하는 반품과 A/S비용 요소 등을 추가로 고려해서 판단해야 하지만 협력업체에게 지급되어야 할 돈을 황당한 명목으로 홈앤쇼핑이 쥐고 있다는 부분만큼은 일리가 있는 지적이다. 

“내 돈 가지고 왜
자기들이 난리야”
 
만약, 유보금과 A/S미정산 계정으로 쥐고 있는 금액의 평균잔액이 4000억원이 아닌 1천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해도 홈앤쇼핑이 얻어가는 효과는 작은 게 아니다. 일반 기업이 은행으로부터 1000억원 가량을 조달하려면 2000억원 상당의 담보를 넣고 예금금리 이상의 대출이자를 감당해야 하는 데 협력업체에게 지급을 유보한 자금은 이런 부담이 전혀 없는 돈이다. 게다가 입출금이 자유로운 보통예금 수준의 이자까지 받을 수 있다.  
 
“반품과 A/S를 위해 따로 떼어놓는 밥값(A/S미정산금)까지는 이해를 하겠는데, 식대(유보금)를 또 떼서 굴리고 있다고 생각하니 분통이 터진다”는 김씨의 말에 박 씨 등이 “중소기업은 하루하루 자금난에 피가 마르는데, 홈앤쇼핑은 다른 홈쇼핑에는 없는 항목까지 만들어 목줄을 죄고 있으면서 상생을 입에 올리고 있다”고 맞장구를 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씨 등은 홈앤쇼핑이 진짜로 중소기업과 동반성장을 하고자 한다면 시급히 지금의 대금정산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소한 밥값 떼고, 식대 또 떼는 옥상옥 작태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지급유예 되는 대금의 규모도 줄고, 외상담보대출의 비율을 여타 홈쇼핑 업체와 같이 70% 수준으로 높인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부분에서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조치가 취해져도 겨우 다른 홈쇼핑 업체와 같은 출발 선상에 서는 것일 뿐이다. 그렇지 않고 지금처럼 다른 홈쇼핑 채널에 비해 수수료 부담이 조금 작다는 점만 앞세우고 뒤로는 중소기업의 자금줄을 조인다면 ‘동반성장’의 ‘동’자도 꺼낼 자격이 없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협력업체들의 지적에 대해 홈앤쇼핑은 진지한 검토와 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협력업체로부터 외면 받는 홈쇼핑의 미래가 밝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만약 홈앤쇼핑 스스로가 개선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타의에 교정되는 사태를 맞을 공산이 크다.
 
<일요시사>가 본 건과 관련해 국회 중소기업 관련 상임위의 여야 의원들을 접촉해본 결과 한결같이 “홈앤쇼핑이 납득할 수 없는 형태로 중소기업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면 반드시 개선시켜야 할 사안”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추후 세월호 사태가 수습되는 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여 국정감사를 통해 중기청과 중소기업중앙회는 물론 기업은행, 중소기업물류센터 등 관계기관 모두의 해명과 개선책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중소기업을 살려 창조경제의 꽃을 피우겠다는 정부의 정책에 반하는 행태는 반드시 시정시키겠다는 것이다. 
 
한편, 2013년 홈앤쇼핑 영업이익 784억원 중 이자수익은 74억원이었다. 이 중에는 수수료와 A/S미정산금 외에도 협력업체에게 지급했어야 유보금에 대한 이자도 포함되어 있다. “내 돈 가지고 왜 지들이 굴리고 난리입니까?”라는 협력업체의 반문에 상생과 동반성장을 외치는 홈앤쇼핑의 해명이 궁금한 대목이다. 
 
 
<manchoice@ezyeconomy.com>
 
 
<기사 속 기사> 홈쇼핑 수수료 실태
 
TV홈쇼핑의 판매수수료가 평균 34%로 백화점 판매수수료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1년 TV홈쇼핑사가 자체 제정한 표준거래계약서 내용과 배치되는 것으로 업계의 불공정한 거래 관행을 여실히 보여주는 결과다.
 
지난 20일 공정거래위원회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TV홈쇼핑 6개사의 평균 판매수수료율은 34.4%로 지난 2012년(33.9%)보다 0.5%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백화점 상위 3개사의 평균 수수료율은 28.95%에서 28.87%로 내렸다. 
 
TV홈쇼핑 업계 매출 증가율은 10%대를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즉 전체 파이는 커졌지만 납품업체가 챙겨가는 수익의 비율은 거꾸로 줄어든 셈이다. 중소납품업체들은 높은 수수료율에도 불구하고 상품을 팔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홈쇼핑사의 횡포를 감수해야 했다. 업체 수수료는 의류 품목이 평균36∼40%대로 가장 높았으며, 개별 상품별로는 수수료율 40%를 넘는 품목이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중에선 최고 수수료율이 50% 가까운 품목도 적지 않았다.
 
최근 납품비리가 불거진 롯데홈쇼핑의 경우는 대기업에 27.8%, 중소기업에 35.2%의 수수료율을 적용해 업체 간 차별 논란을 빚었다. 특히 시청률이 높은 ‘프라임 타임’의 경우는 납품업자가 상품을 노출시키기 위해 MD(구매담당자)와 임원을 상대로 로비를 벌이는 등 고질적인 비리가 만연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석>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검찰개혁에 대해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끝으로 정치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있다. <일요시사>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김 전 비대위원장을 만나 그가 제시하는 정국 진단 결과와 향후 우리 정치가 나아가야 할 길을 들었다. 다음은 김 전 비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출범 100일을 넘긴 이재명 정부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100일 동안 별 탈 없이 무난하게 잘했다고 본다. 국민과 소통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 -추석을 앞두고 지급된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의견은? ▲민생 경제가 굉장히 어렵고, 우리나라의 총수요가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진단한 올해 성장률도 0.9%밖에 안 된다. 쿠폰을 풀면, 약간의 소비 촉진 효과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엔 부족하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겉보기엔 훈훈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3500억달러 투자 펀드 조성 요구와 노동자 317명 추방 등 사태와 맞물려 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불거졌다. ▲우리 경제 부처 장관들이 미국 월가를 이해하지 못한 채 막연하게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미국의 요구는 보증·대출을 거쳐 이행하면 될 것”이라고 이해한 것 같다. 근본적인 시각 차이 때문에 협상이 타결되지 못했다. 그런데 국민에겐 마치 타결된 것 같은 인상을 줬다. 한 달도 안 돼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국민은 의아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하는 미국의 MAGA 진영은 우리나라 일각의 부정선거론을 지지하면서 “한국이 공산주의에 진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보는가? ▲그들은 미국이 어떻게 위대한 나라가 됐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트럼프의 MAGA 프로젝트는 성공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우리와도 관계가 없다. “MAGA 진영이 우리 정치에 개입할 것”이란 믿음은 국내 보수 진영의 희망 사항일 뿐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검찰 해체를 서둘러 마무리하려고 한다. 민주당이 새로 구상하는 검찰 체계에 대한 평가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검찰의 문제는 지금까지 권력자가 검찰을 이용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고 한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이 때문에 검찰도 못된 버릇이 들어 이렇게 됐다. 개혁보다 “검찰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진짜 문제다.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 -이 대통령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씨를 주중대사로 임명했다. 노 대사가 어떤 역할을 할 것 같은가? ▲노 전 대통령은 한중 수교를 이끌었다. 노 대사는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으로서 한중 문화 교류와 관련된 많은 역할을 했다. 이 대통령이 이를 참작해 중국 대사로 임명하는 신선한 인사를 한 것 같다. 이 대통령도 자신에게 정치적으로 유리하다고 생각했으니 노 대사를 임명했을 것이다. -최근 민주당의 내부 구도를 놓고 ‘김어준 상왕설’이 불거지고 있다. 이 주장은 정국을 강경하게 이끄는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대응과 맞물리고 있는데… ▲김어준씨가 유튜브를 시청하는 일정 부류엔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그런데 대중에게 크게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보진 않는다. 대통령이 엄연히 있기 때문이다. ‘상왕설’은 너무 과장된 얘기라고 생각한다. -최근 특검 수사 기간 연장과 관련해 정 대표와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충돌했다. ▲내부 의견 충돌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다. 내가 보기엔 김 원내대표가 독단적으로 합의한 것 같진 않다. 합의 후 강성 지지층이 반발해서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합의를 파기하려다 보니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생겼다. 그 자체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 대통령과 정 대표는 과거에 갈등이 많았고, 최근 민주당에 대해선 “친명과 구 친문이 갈등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그건 다 괜히 하는 소리다. 대통령이 엄연히 있는데, 당 대표가 대통령을 상대로 자신의 의사를 관철하기가 쉽진 않다. -민주당 일각에선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에 합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혁신당 조국 비대위원장은 목표가 정해진 사람이다. 합당이 그 목표 실현에 유리할지 많이 생각할 것이다. 아울러 조 비대위원장으로선 혁신당만으로 전국 단위 선거를 치를 수 있을지 고민할 텐데, 상황에 직면하면 합당 여부를 정하지 않겠나? 합당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받아들일 의사가 있어야 진행될 수 있다. 자신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서 합의점에 도달하면 합당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대통령 있는데 당대표가 어떻게 의사 관철?” “장동혁은 대권 욕심 갖고 계속 변화할 것”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이끌던 국민의당과 혁신당은 총선을 치르면서 호남에서 선전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 민심이 어떤 선택을 할 거라고 보나? ▲두고 봐야 안다. 호남 민심은 제19대 대선에선 안 의원이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호남 유권자들은 상당히 전략적으로 투표한다. 그들은 정권 재창출이 가능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다. 그러니 선거를 치러봐야 알 수 있다. 지금은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취임하자, 강경 보수 유튜버들은 “군소 보수 정당에 지방자치단체장 30석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강경 보수 유튜버들이 너무 밀착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민의힘이 계속 지금과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우리 정치 지형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변화가 있어야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처럼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와의 밀착과 중도층 공략 사이에서 계속 의견이 바뀐다. ▲장 대표에게도 정치적 목표가 있을 텐데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해 많은 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 대표가 됐지만,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을 어떻게 결정할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만약 “지나치게 강경 보수와 밀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그들과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선을 긋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그에게는 크게 정치적 기대를 하기 힘들다고 본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고 평가한다. ▲장 대표도 어차피 당 대표가 됐으니, 대권 욕심을 가질 것이다. 정치인은 언제나 시대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장 대표 스스로 “변화하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계속 많이 변할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장 대표가 당선되면서 위상이 많이 훼손됐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 전 대표의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국민의힘 당원들은 상당한 분노에 차 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강경해졌다. 세월이 흘러 당원들이 당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면, 또 변할 수도 있다. 지금 상황만으로 판단하기엔 굉장히 이르다. 한 전 대표가 당시 여당 대표로서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한 것은 굉장히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앞으로 어떻게 정치적으로 발전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래도 국민의힘에선 가장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본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 ▲장 대표로선 당연히 한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쫓아내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쫓아낼 수 있겠는가? 어떻게 쫓아내겠나? 오늘의 장 대표는 한 전 대표 덕분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지방선거에서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친다. ▲뻔한 사람들끼리 하는 거라서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진 않다. 모두 국민의힘 사람이거나 국민의힘 출신인데 특별한 효과가 있겠는가? -진영 간 대결 구도가 성별·세대 갈등 구도로 번졌다. 정치권 원로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시대·사회·경제 구조가 변하고, 새 기술이 도입되면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국민 사이에 형성되는 ‘그룹’을 조화시킬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이 없는 사람은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이준석·안철수·오세훈? 뻔한 사람들” “국힘, 강경 보수로? 희망 보이지 않아” -일부 정치인은 갈등을 이용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후원금을 벌고 있다.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다. 갈등을 전체적으로 포괄한 후 최대공약수를 찾아 정치해야 한다. -과거 정치와 현재 정치의 가장 큰 변화와 차이점은? ▲못 살던 시절엔 먹고사는 게 가장 중요해서 경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지금은 국민의 의식 구조가 과거와 다르다. 이 시대의 젊은 세대는 우리 국민 중 성숙도가 가장 높다.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도 가장 좋다. 이들은 공정하지 못하고, 불평등하며, 민주적이지 않은 것에 크게 저항한다. 세대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극우화됐다”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4050 남성이 2030 남성에게 가장 불만을 품는 부분은 “너희는 왜 국민의힘을 지지하면서 보수화되느냐”는 것이다. ▲2030 남성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 최근 국민의힘은 장외 집회를 하고 있는데, 이들은 이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너무 소란을 피우는 것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흔히들 “장 자크 루소가 얘기하는 계몽주의가 프랑스 대혁명을 낳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계몽주의가 뭔가? 성숙지 못한 국민을 성숙하게 만들어서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의 성숙도는 매우 높아졌다. 이 때문에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도 실패했다.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 정치가 이를 따라가야 하는데, 접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정계의 킹메이커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대통령은 정직해야 한다.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대통령들이 모두 실패한 원인은 너무 탐욕스러웠고, 시대 변화를 제대로 못 따라갔다는 것이었다. -최근 한국 정치·사회에서 작게나마 희망을 봤거나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그 반대가 된 일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제일 시급한 과제는 아주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다. 이를 완화하지 않으면, 한국 정치는 국민통합을 이룰 수 없다. 우리는 초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고, 출산율은 매우 낮다. 경제의 역동성이 거의 없어지고 있다. 정치인이 말로만 소통·통합을 외친들 아무 소용이 없다. -추석 연휴를 앞둔 <일요시사> 독자에게 남길 덕담 한마디가 있다면? ▲대통령을 선출하는 기준이 여론조사에 휩쓸리는 식으로 정해지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윤 전 대통령도 그렇게 대통령에 당선됐다. 오랫동안 검사였던 사람이 지도자가 된 사례가 세계적으로 별로 없다. 이들은 남의 부정적인 측면만 따지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창의적·긍정적 역할을 하기 힘든 사람들이다. 제가 그를 호의적으로 봤던 것도 큰 잘못이었다. 당시 국민의힘엔 대통령감이 없었다. 그래서 저는 윤 전 대통령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것을 일컬어 “별의 순간을 잡았다”고 말했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제가 우려했던 행동을 했다. 저는 이승만 전 대통령 외엔 모든 대통령을 만나봤다. 직접 자문도 했고,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 적도 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라는 책도 출간했다. 이들이 실패한 원인은 초심을 관철하지 못했단 것이었다.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에선 오래전에 보수·진보가 사라졌다. 지난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제15대 대선도 보수·진보의 싸움이 아니었다. 모두 보수였다. 1980년대 운동권 출신들은 정치권에 진출한 후 스스로 대단한 진보를 자처했다. 그런데 이들은 진보의 뜻도 모른다. 이들은 정권을 네 번 잡을 동안 양극화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무슨 진보 정권인가? 국민이 정치 상황을 냉철하게 관찰하시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 자세를 갖추셔야 한다. 대통령·국회의원도 결국 국민이 선출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 <ctzxp@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