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뒷담화> LG 손자, 저축은행 입사…왜?

재벌이 저축은행에 취직한 까닭은?

[일요시사=경제2팀] 푸른그룹의 2세 경영수업 움직임이 포착됐다. 구혜원 푸른그룹 회장의 장남 주신홍씨가 최근 핵심계열사인 푸른저축은행에 입사했다. 주신홍씨는 LG 창업주 고 구평회 전 E1 회장의 외손자이자 사조참치로 알려진 사조그룹 주진우 회장의 조카다. 이에 따라 푸른저축은행의 LG그룹, 사조그룹과의 특수관계에 관심이 주목된다.

이달 1일부터 푸른저축은행 최대주주 주신홍(32)씨가 과장으로 입사했다. 주씨는 감리부 과장으로 근무하면서 경영 보폭을 넓혀갈 계획이다. 주씨의 여동생들도 같은 코스를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세 경영수업

푸른그룹은 푸른저축은행을 비롯해 부국사료, 푸른 F&D, 푸른통상 등을 거느린 중견그룹이다. 푸른그룹 핵심계열사는 푸른저축은행이다. 주진규 푸른그룹 전 회장이 사망하고 부인 구혜원 회장이 그룹을 경영하고 있다. 구혜원 회장은 LG 창업자 구평회 E1 회장의 막내딸이다.

주신홍씨의 아버지인 주진규 푸른그룹 회장은 사조그룹 주진우 회장의 동생이다. 주진규 회장은 지난 1999년 별세했다. 당시 그는 청평에서 가족휴가 중 사고로 머리를 다쳐 타계했다.

주 전 회장의 사망 후 경영권 승계 작업은 빨라졌다. 우선 구혜원 회장은 남편 주 전 회장의 뒤를 이어 푸른그룹의 경영권을 잡았다. 지난해에는 구혜원 회장이 푸른저축은행 공동대표로 취임했다. 송명구 대표와 공동대표를 맡고 있지만 구 회장이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LG가는 보수적인 분위기로 유명하다. 특히 LG가의 여성들은 주로 내조, 육아, 사회봉사 등에 주력하며 경영보다는 주부로 지내는 경우가 많다. LG가의 분위기에 따라 주부로 지냈던 구 회장은 남편의 타계 후 경영인으로 변신해 세상 속으로 뛰어들었다.

또한 푸른저축은행은 차기 후계자를 중심으로 계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푸른그룹 지분을 확대해왔다. 현재 공시에 따르면(기준일 2013년 12월 31일) 푸른상호저축은행은 구혜원 회장과 아들 주신홍씨 등 최대주주가 지분 63%를 소유하고 있다.

구 회장의 장남인 주신홍씨는 부친이 사망한 다음해인 2000년 푸른저축은행 17.8% 지분을 차지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당시 그의 나이 18세. 아무것도 모르는 나이에 한 그룹의 경영권을 물려받은 셈이다. 현재 주신홍씨의 푸른저축은행 지분율은 17.2%다. 주신홍씨는 푸른그룹 계열사 임대업체 푸른통상의 대표도 맡고 있다.

주씨의 두 여동생 주은진씨(29)와 주은혜씨(27)에 대한 승계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푸른그룹 삼남매에 대해 아직까지 알려진 바는 없지만 주은진씨는 대학원생, 주은혜씨는 대학생으로 파악됐다.

공시에서 주신홍씨의 여동생 JOO GRACE씨와 주은혜씨는 푸른그룹 계열사인 축산업체 푸른F&D의 지분을 각각 23.6%를 차지했다. JOO GRACE는 주신홍씨의 둘째 동생 주은진씨로 확인됐다. 주은진씨는 현재 푸른F&D의 비상근이사로 있다. 주은진씨는 임대업체 푸른통상의 감사도 맡고 있다. 푸른통상에서 주신홍씨, 주은진씨, 주은혜씨는 각각 30%의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10%는 구 회장이 갖고 있다.

재계에서는 푸른그룹의 2세 경영 수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주신홍, 주은진, 주은혜씨 2세 승계구도는 사실상 확정됐다는 평가다. 그러나 2세 경영이 바로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구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각에 대해 푸른저축은행은 확대해석이라며 경계했다. 푸른저축은행 관계자는 “(주신홍씨가) 이제 출근하신 지 이틀 되셨다”며 “앞으로 연수를 받으시고 업무 자체 교육부터 받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최대주주 주신홍 과장으로 입사
부친 사망 후 18세 때 경영권 받아
구씨일가 외손자…사조와 친인척
 

푸른저축은행의 LG가와 사조그룹과의 관계도 주목된다. 푸른저축은행은 지난 2011년 LIG건설에 대규모의 자금을 대주다 큰 손실을 떠안은 바 있다. LIG그룹은 1999년 LG그룹에서 분리됐지만 LG화재(현 LIG손해보험)가 모태다.

당시 경찰은 LIG그룹과 대주주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면서 푸른저축은행으로 수사를 확대했다. 푸른저축은행은 LIG건설의 PF자금을 공급해온 정황이 있었기 때문. PF자금은 대규모 위험사업에 대한 자금조달수법으로 프로젝트의 사업성만 가지고 담보 없이 은행으로부터 자금 대출을 받는 것이다. 따라서 은행은 보통 특수 관계가 없으면 기업에 PF자금을 대주지 않는다.
 

푸른저축은행은 법정 관리를 신청한 LIG건설에 300억원을 대출해줬다. 이 가운데 60억원가량은 직접 대출, 240억원가량은 지급보증 대출로 조사됐다. 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 시중은행보다 큰 금액을 대출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푸른저축은행은 LIG건설 기업어음 사태 연루의혹을 사기도 했다. 구 회장과 LIG 회장과의 특수 관계 때문이다. 구혜원 회장은 구자원 LIG 회장과 사촌지간이다. 구자원 회장의 부친은 구철회 LG 창업고문이다. 다만 저축은행법상 대출이 금지되는 대주주 친익척의 범위에 사촌은 포함되지 않아 푸른저축은행은 LIG건설 부실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지난해에는 푸른저축은행이 대주주의 친인척 자금을 관리하기 위해 차명계좌를 개설하다 적발됐다. 당시 금융감독원은 푸른저축은행에 대한 특별검사를 벌여 대주주인 구혜원 회장의 친인척 자금을 관리하기 위해 개설된 수십 개 차명계좌를 발견했다. 

수백억원에 달하는 자금의 출처를 조사한 결과 자금세탁을 거치는 등 불법적인 거래와 관련된 정황이 일부 드러났다. 푸른저축은행은 구 회장 측 예금을 차명계좌로 관리하면서 일반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적용한 것. 금융실명제법을 위반한 데다 대주주에 금전적 이익을 제공하면 안 된다는 저축은행법을 어겼다.

친가·시댁 돕다…

당시 금융권에서는 푸른저축은행의 차명계좌가 구 대표의 시어머니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 대표의 시어머니는 이일향 사조산업 이사다. 이일향 이사는 주인용 사조그룹 창업주 부인이자 구 회장 남편 주진규 푸른그룹 전 회장의 모친이다.

 

박효선 기자 <dklo216@ilyosisa.co.kr>

 

[푸른저축은행은?]

푸른그룹의 핵심계열사 역할을 하고 있는 푸른저축은행은 은행업계가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우량은행으로 꼽힌다. 저축은행 업계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푸른저축은행은 지난해 오히려 순이익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푸른저축은행의 주요사업은 예금, 대출, 방카슈랑스 등이다.

푸른저축은행은 1971년 6월 삼익상호신용금고로 설립됐다. 1979년 사조산업에 인수돼 이듬해 사조상호신용금고로 사명을 변경했다. 1994년에는 전국 최우수 상호신용금고로 선정됐다. 1996년 연속 3년 업계 순익 1위를 달성했다. 1998년에는 극동 상호신용금고를 인수하고, 사명을 푸른상호신용금고로 개정했다. 같은 해 푸른그룹이 출범했다. 2002년 푸른상호저축은행으로 전환했다.

2010년에는 기업지배구조평가 우수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푸른저축은행에서 출자한 계열사인 ‘푸른2저축은행’은 오릭스저축은행(현 OSB저축은행)에 매각되면서 계열사에서 제외됐다. 2011년 푸른저축은행의 최대주주의 특수관계법인이었던 사조마을 또한 매각이 완료되면서 특별관계가 해소됐다. <효>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