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도 늘고 상금도 늘고 “야호! 신난다 신나”

매우 맑은 KLPGA투어 기상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가 지난해 22개에서 4개 늘어난 총 26개 대회로 치러지고 총 상금액도 24억원 늘어났다. KLPGA는 최근 2014시즌 투어 스케줄을 발표하면서 “2014시즌 KLPGA투어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와 공동개최하는 하나·외환챔피언십을 제외하고 총 26개 대회, 총상금 약 155억원, 평균상금 약 6억원 규모로 열린다”고 밝혔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가 대회 수는 모두 4개가 늘어났고, 총 상금액도 지난해 131억원에서 155억원으로 증가해 골프계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볼빅과 하이원리조트는 6월 볼빅여자오픈과 8월 채리티하이원리조트 오픈을 개최해 2010년 이후 4년 만에 KLPGA투어를 다시 열고 지난 해 일본 측 스폰서 사정으로 무산됐던 ‘한·일 여자프로골프 국가대항전’과 서울경제 여자오픈도 올해 다시 열릴 예정이다.

투어 스케줄 발표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의 총상금이 6억원에서 8억원으로 올랐고 현대차 중국여자오픈의 총상금도 40만달러에서 45만달러로 증액되는 등 상금 규모도 커졌다.
국내 개막전은 4월10일 롯데스카이힐제주에서 열리는 ‘롯데마트 여자오픈’이며 한 주간 휴식기를 거친 뒤 4월25일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를 시작으로 11주 연속 대회가 이어진다.
7월6일 막을 내리는 금호타이어여자오픈으로 상반기를 마치면 3주간 휴식기를 갖고 7월31일 한화금융클래식으로 하반기를 출발한다. 9월18일 메트라이프·한국경제 KLPGA챔피언십부터는 또다시 9주 연속의 레이스가 펼쳐진다.
지난해에는 6주 연속 대회가 이어진 것이 최고였다.
올해부터 모든 대회에 2부 티오프제를 도입함에 따라 대기시간 없이 원활하게 경기를 진행할 수 있게 됐고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부 투어인 드림투어도 지난해보다 5개 대회 늘어난 20차전 규모로 열리고 총상금(14억원)도 한 대회당 5000만원에서 7000만원으로 늘었다. 상금의 증액뿐만 아니라 기존 드림투어 상금 순위 상위 3명에게만 주어지던 정규투어 시드권을 6명까지 확대해 치열한 경쟁 체제를 갖췄고 올해부터는 정회원만 출전할 수 있도록 규정을 변경하는 등 실질적인 투어의 형태를 갖추기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3부 투어인 점프투어는 지난해와 같이 16차전(총상금 4억8000만원), 시니어투어는 10차전(총상금 4억원)으로 치러진다. KLPGA 전체 투어 총상금은 정규투어 155억원을 포함해 약 178억원이다.
지난해 상위권에 포진한 장하나, 김효주, 김세영과 전인지의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정상 탈환을 노리는 김하늘의 플레이가 주요 관전 포인트다.
KLPGA투어는 해가 지날수록 높아지는 인기로 언제나 맑음이다. 미모와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 구름 관중을 모으고 있고, 예상하지 못했던 강자들까지 나타나면서 흥미진진한 경기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매 대회마다 어느 한 사람의 우세를 점칠 수 없는 혼돈 그 자체였다. 또한 대회가 끝날 때마다 대상과 상금왕, 신인상 등 각 부문의 순위가 뒤바뀔 만큼 치열해 골프팬을 더욱 열광하게 만들었다.
특히 장하나와 김세영의 장타 대결과 상금왕 경쟁, 장하나와 김효주의 대상 경쟁, 김효주와 전인지의 신인상 경쟁 등 볼거리로 가득찬 한 해였다. 이런 현상에 힘입어 올 시즌에는 지난해보다 2~3개 대회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상금 지난해 대비 24억원 증액
강한 승부욕·두둑한 배짱 갖춘 루키들
장하나·김효주·김세영 등 춘추전국시대

올 시즌 역시 전문가 대부분이 장하나의 상승세를 예상했다. 이미 시즌 두 번째 대회에서 우승하며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고, 남자 못지 않은 장타력을 앞세운 공격적인 플레이가 올해에도 빛을 낼 것이라는 의견이었다. 특히 장하나는 총 50점 만점 중 48점을 얻을 정도로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음을 예견했다.
이어 지난해 슈퍼 루키로 가장 많은 기대를 받았던 김효주의 플레이도 여전히 관심의 대상이다. 신인상과 최저타수상을 거머쥐긴 했지만, 아마추어 때 이미 프로 무대를 휩쓸었던 그녀가 지난해 성적에 만족하지 않고 절치부심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전문가들이 많았다. 또한 그녀의 평정심을 잃지 않는 멘탈과 안정된 스윙이 올해도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 언제나 상위권에 자리잡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하나에게 상금왕을 뺏겼지만, 장타에서 앞선 김세영도 주목해볼 만하다. 포기를 모르는 근성이 ‘역전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얻어낸 것처럼 위기상황에서 승부수를 띄우는 그녀의 플레이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한 한 번 탄 분위기가 좀처럼 식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지난해 1승을 거뒀지만, 마음고생이 많았던 김하늘에 대한 기대는 여전했다. 긍정적인 성격의 그녀가 작년 아픈 시간을 잘 극복한 만큼 보다 성숙된 플레이를 펼칠 것이라는 것이 지배적이었다. 또한 언제든 우승할 수 있는 멘탈과 실력을 겸비해 혼돈의 KLPGA투어를 더 혼란에 빠뜨릴 선수로 꼽혔다.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정리했던 전인지에 대한 기대도 컸다. 겨우내 재활에 성공한다면 뛰어난 체격과 스윙을 가진 그녀의 활약도 KLPGA투어의 재밋거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밖에 신인상을 노리는 백규정을 비롯해 허윤경, 이승현 등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호시탐탐 우승을 노리고 있어 KLPGA투어는 그 어느 때보다 볼거리가 가득한 시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 시즌 백규정에 대한 기대는 벌써부터 뜨겁다. 국가대표 시절 슈퍼 루키 김효주와 함께 한국여자 골프의 미래를 짊어질 선수로 주목 받았고, 지난해에는 세계 여자아마추어 골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이를 증명했다. 또한 드림투어에서 2승을 거두며 준비된 신인으로 평가 받고 있다. 시드순위 1위로 올 시즌 KLPGA 투어에서 모습을 보일 백규정은 173cm의 당당한 체구와 두둑한 배짱이 일품이다. 물러설 줄 모르는 플레이는 화끈하고 강한 승부근성으로 다져졌다.


뜨거운 기대

이미 중국에서 열린 시즌 첫 번째 경기인 스윙잉스커츠 레이디스 마스터스에서 4위에 올라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전문가들 역시 대부분 백규정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KLPGA투어 김경자 전무는 “국가대표와 드림투어, 점프투어를 거치면서 다양한 경험과 좋은 성적을 냈다”며 “쟁쟁한 프로선수들과 경쟁해 밀리지 않는 승부욕이 올 시즌 그녀가 기대되는 점이다”고 평가했다. 올 시즌 신인상에 대한 강한 집념을 보이고 있는 그녀의 플레이도 투어의 흥밋거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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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이 칼을 휘두르자 기업은 납작 엎드렸다. 이 대통령의 행보를 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산재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 만큼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환영하는 의견과 구조적 문제를 뒤로하고 기업 ‘잡도리’만 하고 있다는 의견 등이다. 건설업계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발 관세나 국내 경기 문제가 아니다. 산업재해(이하 산재)가 건설 현장을 뒤흔드는 중이다. 대통령은 여러 현안 중 산재로 인한 사망사고 근절을 국정 과제 첫머리에 올린 듯한 모습이다. 대통령 한마디 이재명 대통령이 반복되는 산재 사망사고의 고리를 끊겠다고 나섰다.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을 법과 제도를 통해 처벌하겠다고 선언했다. 발언 수위도 나날이 세지고 있다. 본보기가 된 기업은 대통령이 일으킨 칼바람을 온몸으로 맞는 모양새다. 지난 5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분기 ‘산업재해 현황 부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3월 재해 조사 대상 사고 사망자는 총 137명(잠정)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8명)보다 1명(0.7%) 줄었다. 사망사고 건수도 같은 기간 136건에서 129건으로 7건(5.1%)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29명으로 지난해보다 2명, 기타 업종(건설업과 제조업 이외 업종)이 38명으로 6명 감소했지만 건설업은 71명으로 오히려 7명 늘었다. 노동부는 부산 기장군 건설 현장 화재와 서울-세종고속도로 교량 붕괴 등 대형 사고의 영향으로 건설업 사망자 수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2월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리조트 신축 공사장에서 불이 나 6명이 숨졌다. 또 같은 달 25일, 경기도 안성시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 교량 상판 구조물이 붕괴해 4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일어났다. 규모별로는 상시 근로자 50인(건설 업종은 공사 금액 50억원) 미만 사업장에서 올해 1분기 사망자는 83명으로 지난해보다 5명(6.4%), 사망사고 건수는 83건으로 7건(9.2%) 늘었다. 반면 50인 이상 대형 사업장과 대규모 공사 현장에선 사망자 54명, 사고 건수 46건으로 각각 6명, 14건 줄었다. 사망사고 유형별로는 ‘추락’ 62명, ‘끼임’ 11명, ‘물체에 맞음’ 16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1명, 7명, 5명 감소했다. 화재와 폭발로는 10명, ‘붕괴’ 사고로는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자체별로는 경기(31명), 서울(17명), 경북(15명), 부산·전남(12명), 경남(11명), 충남(9명), 강원·울산(6명) 순으로 많았다. 산재로 인한 사망은 건설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사고다. 정부는 산재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놨다. 2022년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도 그중 하나다. 중처법은 근로자의 사망사고 등 중대 재해가 발생했을 때 기업의 경영 책임자 등이 안전 보건 관리 체계 구축 등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되면 처벌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취임 이후부터 직접 챙겨 국정 운영 계획에도 포함 문제는 실효성이다. 중처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죽는 일이 계속 일어나고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이 대통령이 칼을 빼 들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비용을 아끼기 위해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는 것은 일종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또는 사회적 타살”이라고 비판했다. 필요하면 법을 개정해서라도 ‘산재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일상적으로 산업 현장을 점검해서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고 작업하면 엄정하게 제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제도가 있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최대의 조치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사고 위험이 큰 업무를 하청과 외주를 통해 해결하는 ‘위험의 외주화’ 현상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산재 사망사고 근절 ‘드라이브’는 점진적으로 거세지고 있다. 초기에는 주무 부처에 대책을 요구했다면 최근에는 직접 목소리를 내고 움직이는 식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산재를 줄이라고 지시했는데도 불구하고 사망사고가 이어지자 특유의 행동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 대통령이 고용노동부에 산재 관련 종합 대책을 주문한 뒤에도 ▲인천 맨홀 작업 노동자 질식사 ▲포스코이앤씨 노동자 끼임사 ▲경기 의정부 아파트 신축 현장 노동자 추락사 등의 사고가 일어났다. 불과 한 달 새 일어난 일이다. 지난달 6일 인천 계양구 병방동의 한 도로 맨홀 안에서 지하 시설물 조사 작업 중이던 노동자 1명이 의식을 잃고 1명은 실종됐다. 이들은 결국 사망했다. 조사 결과 이 사고는 용역 계약 위반에 따라 허가 절차 없이 진행하다가 발생한 인재로 드러났다. 법으로도 안 됐는데… 숨진 근로자는 산소 마스크 등 안전 장비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채 작업하다 유독가스에 중독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현장 안전 관리에 미흡한 점이 있었는데 철저히 밝히고 법령 위반 여부가 있었는지를 조사해 책임자를 엄중히 조치하라”며 “후진국형 산업재해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안전관리를 정비하고 사전 지도·감독을 강화하는 등 관련 부처도 특단의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는 경남 함양-울산고속도로 의령나들목 공사 현장에서 사면 보강 작업을 하던 60대 근로자가 천공기(지반을 뚫는 건설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포스코이앤씨 시공 현장에서만 올해 들어 4번째 일어난 사망사고다. 지난 1월 경남 김해 아파트 신축 현장 추락사고, 경기도 광명 신안산선 건설 현장 붕괴사고, 대구 주상복합 신축 현장 추락사고 등도 줄을 이었다. 이 대통령은 “똑같은 방식으로 사망사고가 나는 것은 결국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고 아주 심하게 얘기하면 법률적 용어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산재 사망사고가 나면) 여러 차례 공시하도록 해서 투자를 안 하고 주가가 폭락하게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여름휴가를 마치고 복귀 첫 일성도 산재 관련 발언이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모든 산업재해 사망사고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대통령에게 직보하라”고 지시했다. 산재 사망사고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한 것이다. 사과문 내고 또 반복되다 지난 9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을 통해 전해진 이 대통령의 발언은 전날인 8일 경기 의정부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안전망 철거 작업을 하던 50대 근로자가 6층 높이에서 떨어져 숨진 사고가 영향을 미쳤다. 이 대통령이 선포한 ‘산재와의 전쟁’에 기업은 바짝 얼어붙은 상황이다. 지난달 25일 경기 시흥 SPC 삼립 공장을 방문해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해당 공장은 지난 5월 50대 여성 노동자가 작동 중인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사망했고 2022년과 2023년에도 여성 노동자가 각각 소스 교반기와 반죽 기계에 끼어 숨지는 등 중대 산재가 빈번하게 일어났던 곳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SPC 근로자의 노동 시간 등을 자세히 물었다. 그러면서 “(산재가) 심야에 대체적으로 발생하고 12시간씩 4일간 일하다 보면 사실 심야 시간에 힘들다. 주의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심야 장시간 노동 때문에 생긴 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지적에 SPC 회장을 비롯해 그룹 관계자들이 쩔쩔맨 것으로 전해졌다. SPC그룹은 이 대통령이 다녀간 지 이틀 만인 지난달 27일, 8시간 초과 야근을 폐지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제품 특성상 필수적인 품목 외에는 야간 생산을 최대한 없애 공장 가동 시간을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또 주간 근무 시간도 점진적으로 줄여 장시간 근무로 인한 피로 누적, 집중력 저하, 사고 위험 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달 29일 담화문을 내고 고개를 숙였다. 정희민 전 대표이사는 “어제(28일) 사고 직후 모든 현장에서 즉시 모든 작업을 중단했고 전사적 긴급 안전 점검을 실시해 안전히 확실하게 확인되기 전까지 무기한 작업을 중지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력업체를 포함한 모든 근로자의 안전이 최우선 가치가 되도록 필요한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해 근본적인 쇄신 계기로 삼겠다”며 “또다시 이런 비극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사즉생의 각오와 회사의 명운을 걸고 안전 체계의 전환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전 대표의 사과는 엿새 만에 또다시 일어난 사고로 빛이 바랬다. 지난 4일 오후 경기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제1공구 현장에서 미얀마 국적 30대 근로자가 감전돼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 근로자는 병원으로 이송된 지 8일 만인 지난 12일 의식을 회복했다. 높아진 발언 수위·제재 조치 “왜 기업만 잡도리?” 의견도 정 전 대표는 사의를 표명하고 물러났다. 연이어 산재사고가 일어난 포스코이앤씨는 ‘본보기’가 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일단 이 대통령은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건설 면허 취소, 공공 입찰 금지 등 법률상 가능한 방안을 모두 찾아서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국내 건설 면허 취소는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상 최고 수위의 징계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책임이 있던 동아건설산업에 내려진 사례가 유일하다. 건설 면허가 취소되면 신규 사업을 할 수 없고, 다시 면허를 취득한다고 해도 수주 이력이 없기 때문에 관급공사를 따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경찰은 사고 관련 수사 전담팀을 만들고 고용노동부 안양지청과 함께 포스코이앤씨와 하청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DL건설도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진 전원이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에 책임을 지고 일괄 사표를 제출하는 등 납작 엎드렸다. 특히 이 대통령이 휴가에서 돌아와 산재 관련 발언을 한 직후 터진 사고여서 충격파가 더 컸다. DL건설에서 사표를 제출한 임직원은 80여명, 공사를 중단한 현장은 44곳에 이른다. 이재명정부는 산재사고로 인한 사망자 비율을 2030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1만명당 0.29명까지 끌어내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산재로 인한 사망자 비율은 1만명당 0.39명으로 OECD 평균을 크게 웃도는 실정이다. 이 같은 내용은 ‘이재명정부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됐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전 세계에서 또는 OECD 국가 중 산업재해율, 사망재해율이 가장 높다는 불명예를 이번 정부에서 반드시 끊어내겠다”고 의지를 드러낸 부분을 국정과제로 담은 것이다. 구조 문제 나 몰라라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지나치게 건설업계만 잡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관련 법과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데도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면 구조적인 문제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수주 경쟁이 과열되면서 저가 입찰이 늘고 안전관리에 소홀해지는 점이 산재로 이어지는 식의 고리를 끊어야 진정한 의미의 ‘근절’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jsjang@ilyosisa.co.kr>